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 보호 동아리 RE-WILD(회장 홍찬영, 지도교수 안상진)가 5월 23일(금)에 강원대 캠퍼스 일대에서 생물다양성의 날 기념 ‘수줍깅(수의대생들과 함께하는 줍깅)’ 행사를 개최했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환경 실천 캠페인으로서 생물다양성과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에는 강원대학교 14개 학과의 학부생과 더불어 한국외대 학생, 춘천시민까지 참여해 생물다양성 보호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iological Diversity)은 생물다양성 협약이 발표된 날을 기념하고, 생물 종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전을 위해 UN이 제정한 날로, 매년 5월 22일이다. 올해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 테마는 ‘자연과의 조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Harmony with Nature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이었다.
행사는 안상진 교수의 “The Web of Life: 야생동물과 생물다양성” 강연과 RE-WILD 동아리 소개로 시작됐다. 이후 활동 계획 및 주의 사항에 대한 안내가 이어진 뒤,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강원대 캠퍼스 및 인근 지역에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다.
플로깅뿐 아니라 지정된 미션을 수행하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행동에 동참했다. 행사 말미에는 단체 사진 촬영과 기념품 배부가 이어졌으며,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강원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견학도 진행됐다.
RE-WILD 회장 홍찬영 학생(본2)은 “이번 행사는 수의대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 첫 공식 캠페인”이라며 “작은 행동이지만 지구와 생명을 향한 큰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교수인 안상진 교수는 “강의실 밖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는 이런 자리가 무척 뜻깊었다”며 “학생들이 생명을 존중하는 수의학의 정신을 지역 사회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나갔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RE-WILD는 강원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원대 수의대생들로 구성된 동아리로 ‘2025년 SDGs 분야 동아리 지원 공모전’에 선정되어 1년간 강원국제개발협력센터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활동, 수의학과 생태학을 아우르는 청년 주도의 실천적 활동 등 지역 사회와의 지속적 연대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이 5월 21일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 동물방역 국제워크숍에서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럼피스킨, 포유류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등 주요 방역정책을 소개하다 전한 말이다.
강화하는 쪽으로만 흘러온 방역대책을 어떻게 완화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주최한 동물방역 국제전문가 초청 국제워크숍
국가주도 방역 강화 일변도에 공무원들부터 이탈
이번 워크숍은 경기도청이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와 함께 마련했다. 그만큼 경기도 소속 수의직 공무원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경기도는 북부 동물위생시험소를 따로 둘 정도로 넓고 축산 규모도 커 수의직이 많다. 서울과 가까워 상대적으로 선호도도 높았다. 하지만 최근 사정은 다르다. 시군이 아닌 경기도청 소속 수의직마저 채용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경기도가 채용을 공고한 경기도청 수의7급은 18명이다. 이날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는 신청자조차 18명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채용인원은 10명 미만일 전망이다. 이러한 미달은 지난해에도 벌어졌다.
한 경기도 소속 수의직 공무원은 “경기도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옛말이다. 서울시도 수의직 채용은 미달된다고 한다”며 시군은 경기도로, 경기도는 서울로, 서울은 또 다른 곳으로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동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직 외면의 기저에는 우선 처우에 대한 불만족이 있다. 굳이 반려동물 임상 선호 현상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비임상 분야를 원하는 수의사들도 일반 업계에 진출하면 공무원보다 훨씬 높은 급여, 더 나은 근로 조건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돈만 문제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업무가 너무 많고, 일선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탑다운(TOP-DOWN)으로 내려온 일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워크숍에 모인 전문가 패널들은 대부분 국가주도의 방역보다 농장 중심의 자율방역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목했다.
원론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국가주도의 방역이 강화되다 못해 이를 시행하는 공무원들부터 이탈하고 있는 한국에선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국가 동물보건 프로그램의 구성 요건을 설명하는 모 살만 교수
방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사람, 사람, 사람
‘열심히 한다’는 명제만 남은 업무 쌓여
“축산 수출국도 아닌데..방역 목표부터 명확해야”
이번 워크숍에서 사흘간 초청강연을 이어간 콜로라도주립대 모 살만 교수와 산게타 라오 교수는 동물질병 예찰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설명하며 ‘사람’을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예찰 프로그램을 실현할 인력이 충분한지, 지속가능한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유대성 전남대 교수도 방역 시스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 축산 선진국에서는 신규 질병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사람이 필요할 지’를 핵심적으로 연구한다는 것이다.
김정주 과장도 이날 럼피스킨 방역 완화 기조를 설명하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 럼피스킨처럼 사회적 재난으로 볼 수 없는 질병까지 지나치게 강하게 관리하면, 안그래도 부족한 가축방역관이 더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육돼지는 물론 멧돼지에서도 ASF 발생이 줄었지만 돼지가 권역 내외로 이동할 때나 모돈이 출하될 때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 대규모 능동예찰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능동예찰은 방역당국이 미처 모르는 새에 감염돼지가 이동할 가능성을 염두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하는 검사다 보니 방역업무에 가해지는 업무부담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에서 강해은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장이 소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ASF 바이러스는 여전히 고병원성을 유지하고 있다. 감염된 돼지는 죽는다. 바꿔 말하면 감염 개체를 찾기 쉬운 셈이다. 때문에 농장이 일부러 숨기려 하지 않는 한 ASF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돼지를 이동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르반판 베트남국립농업대 교수는 지난해 FAVA 2024 초청강연에서 “발열 없는 돼지에서는 채혈해 검사해도 ASF를 찾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는 돼지 오제스키병이나 돼지열병(CSF) 예찰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
이처럼 효율성은 떨어지면서 ‘열심히 한다. 방역을 강화했다. 줄이거나 중단하자니 책임이 돌아올까 불안하다’는 명제만 남은 업무가 쌓이다 보니 젊은 수의사들부터 공직을 외면했다.
워크숍에 참가한 또다른 수의직 공무원은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방역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축산 수출국도 아닌 우리나라가 호주, 덴마크, 브라질 같이 청정화를 목표로 강력한 방역정책과 수많은 규제, 예산을 들이는 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요 질병 발생 여부가 축산물 수출입의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두고서도 “물론 비관세 무역장벽을 위해서도 방역에 아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일선의 수용한계를 넘어선 정책을 계속 펼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도 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김정주 과장은 “올해 브루셀라 예찰을 축소 조정했고, 오제스키 예찰도 줄였다”면서 CSF 등의 청정화 추진 의지도 내비쳤다. 업무 효율화를 위한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 고도화에도 나선다.
지난 편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험이 아닌 관찰을 통해 인과성을 추론할 때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세 가지 대표적인 구조인 선택 바이어스, 정보 바이어스, 교란을 소개하고 체계적 오류인 바이어스에 대해서 기본 개념을 알아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중 관찰한 대상의 대표성과 관련된 선택 바이어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 * *
“이 약을 맞은 동물들이 더 빨리 나았어요.”
“이런 농장에서 감염이 더 많이 발생했어요.”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듣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믿습니다. 하지만 그 말들이 어떤 대상을 관찰해서 만들어졌는지를 물어본 적은 드뭅니다.
“우리는 누구를 보고, 전체를 말하고 있는 걸까?”
예를 들어, 입양 후기들을 보면, 예전에 학대를 받았던 반려동물들이 오히려 더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픈 경험을 한 동물들이 오히려 더 착해지더라.”
이런 말은 보호자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입양된 개체들 중 그런 사례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 관찰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관찰을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가”라는 인과 추론의 근거로 삼을 때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학대를 받은 동물은 더 순하다”는 결론을 일반화하거나, 그 데이터를 정책, 교육, 행동 기준으로 확장하려 할 때 그 순간부터는 선택된 일부 개체만을 보고 전체 구조를 해석하게 되는 바이어스가 개입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그 동물들은 학대 이후에도 회복 가능성이 있었고,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입양 시스템에 들어올 수 있었던 개체들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극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공격성이나 회피 반응이 높아 입양 자체가 어려웠던 개체들은 애초에 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관찰된 사실은 맞지만, 그것을 인과의 목적으로 해석하는 순간, 우리는 선택 바이어스의 전형적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선택 바이어스는 “왜 그렇게 됐는가?”가 아니라, “누가 관찰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만 그 인과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가축 질병 사례에서도 비슷한 착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석에서 차단방역 시설이 잘 갖춰진 농장에서 감염 사례가 더 많이 보고됐다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방역이 감염을 막는 데 효과가 없나 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그 데이터는, 감염을 인지하고 보고하거나 검사를 요청한 농장들로부터 들어졌습니다. 적극적으로 방역을 하는 농장일수록 감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시망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반대로, 감염이 있어도 신고하지 않거나 감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농장들은 애초에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방역을 했는데도 감염됐다”는 게 아니라, “감염된 농장 중에서 방역을 잘 해온 농장들만 잘 관찰(보고)됐다”는 사실을 보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택 바이어스입니다. 보이는 결과를 원인처럼 받아들이는 순간, 인과는 거꾸로 뒤집히게 됩니다.
얼마 전, 동물병원 개업과 폐업 데이터를 함께 보여주는 데일리벳 기사를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단순히 “몇 개가 있다”는 수치만이 아니라, 그 수치가 어떤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적 시도는 우리가 자주 빠지는 함정을 피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 동물병원이 5개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숫자만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지역은 10개 넘게 있는데 여긴 5개밖에 없네? 시장 여력이 있겠다.”
실제로 인구 분포나 경제력, 반려동물 수까지 고려해 봐도 상대적으로 병원 수가 적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하겠죠.
“여긴 병원이 부족하니까, 새로 열면 되겠다.”
하지만 만약 이 지역이 최근 1~2년 사이 병원 10곳이 폐업한 지역이라면요? 예전에는 15개였지만 지금은 5개만 남은 상황이라면? 그 ‘적은 숫자’는 기회의 신호가 아니라, 경고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다시 물어야 합니다.
“이 숫자는 어디서부터 온 것인가?”
“무엇이 빠졌고, 무엇만 남아 있는가?”
우리는 보이는 병원만 보고, 사라진 병원들을 잊고 있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존자 바이어스(survivorship bias)이라고 불리는 선택 바이어스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 * * *
감시 체계를 강화하거나, 임상 현장에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고 해도 체계적으로 만들어지는 이 오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포착되지 않은 조건은 여전히 남고, 관찰되지 못한 집단은 여전히 비가시적인 채로 남습니다. 즉, 표본 수를 늘리더라도 이 바이어스를 줄일 수 없습니다.
이건 ①편에서 언급했듯, 바이어스는 통계적 우연이 아니라, 애초에 비교의 구조가 왜곡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치는 일상 속 장면들, 동물병원에서의 상담, 현장의 방역 결정, 그 안에 이런 선택 바이어스의 가능성이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생각한 인과성이, 과연 모든 대상에 적용이 될까?”
그런 질문을 한 번 더 던질 수 있다면, 상관성의 안개 사이에서 인과성을 조금 더 분명히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수의사라면, 현장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연구를 하든 하지 않든 이런 말들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필자가 들을 때 마다 흠칫하는 문장이기도 하며, 이 시리즈 시작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기원은 중고등학교 시절 받은 과학 수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고, 다른 조건은 모두 같게 통제한 뒤 하나만 바꿔서 실험하는 연구설계, 그 설계 안에서만 “이게 원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고등교육과정에서 이 설계에서 유래한 다른 방법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실험연구가 아닌 연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깁니다.
“통계적 유의성(또는 상관성)이 항상 인과성은 아니야”
분명 이 말은 맞습니다. 실제로, 통계적 유의성이 항상 인과를 말해주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그러니까 그건 의미 없어”
라는 식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실험이 아닌, 단지 데이터만을 이용했다며, 그 연구의 결론에 대해 의심 또는 심지어 불신의 여지를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실험연구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실의 문제가 실험연구로 항상 해결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윤리적인 이유로, 시간이나 비용 문제로 실험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흡연이 폐암의 원인인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에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이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현장을 바꾸는 판단의 근거이기 때문에 반드시 인과성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실험’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사람들을 무작위로 나눠 일부에겐 20년 동안 흡연을 하게하고, 나머지에겐 금연을 하게 하는 실험 대장정, 또는 농장을 직접 지어서, 차량을 무작위로 출입시키고, 방역 수준을 다르게 적용해보는 실험 등은 과학적으로는 ‘이상적인 설계’일 수 있어도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비윤리적이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실험이 불가능한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류는 현실이 허용하는 방식 안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해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실험이 아닌 일상에서 수집된 기록들 즉, 관찰자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 진료기록, 백신 접종 이력, 질병 발생 보고, 환경 모니터링 자료들처럼 누가, 무엇을, 언제 겪었는지를 시간순으로 따라가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죠. 그 데이터가 있다면 그리고 실험이 불가능하다면, 우린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야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통계적 유의성이 인과성이 되는거야?”
이런 질문에서 관찰자료를 통한 인과추론 논의가 시작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인과를 추론하려 할 때 인과성이 있어 보이지만 (즉, 통계적 상관성은 보이지만) 사실은 없는 경우, 혹은 실제로 인과성이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 경우처럼(즉, 통계적 상관성은 나타나지 않음), 관계의 방향이나 존재 자체가 흐려지는 착각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일상에서 수집된 데이터에서 실험연구의 구성을 무너뜨리는, 즉 그런 착각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세 가지 구조인 선택바이어스, 정보바이어스, 그리고 교란에 대해 순서대로 짚어보려고 합니다.
현실에서는 이 세 가지가 서로 겹치는 면도 있고, 실제 상황에서는 구분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간단히 미리 말씀드리자면 (물론 실제보다 훨씬 단순화된 설명이긴 하지만), 선택바이어스는 표본의 대표성으로 인해 생기는 오류, 정보바이어스는 우리가 수집한 정보가 부정확해서 생기는 오류입니다. 마지막으로 교란(confounding)은, 원인과 결과 모두에 영향을 주는 제3의 요인이 원인처럼 보이게 만들어, 인과성 추정에 혼란을 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실 이런 용어나 개념 없이도 여러분은 이미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많은 판단엔 이미 인과에 대한 직관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 익숙한 감각을, 조금 더 또렷한 구조로 보여드리려는 것뿐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연구뿐만 아니라 진료실 및 일상 속에서도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상관성이라는 안개 속에서 인과성을 식별해내는 힘을 함께 길러보겠습니다.
다음 편인 “선택 바이어스”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그 바탕이 되는 개념, ‘바이어스’라는 오류 자체가 무엇인지 이번 편에서 짚고 가보겠습니다.
데이터를 해석할 때, 오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무작위 오류(random error)이고, 다른 하나는 체계적 오류(systematic error), 즉 바이어스(bias)입니다.
무작위 오류(random error)는 말 그대로, 방향 없이 랜덤하게 나타나는 오류입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참값, 그러니까 여기서는 ‘인과성’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추정값이 그 주변에서 흔들리게 만들죠. 여러 번 인과성을 추정하면 평균적으로 참값과 일치하게 됩니다. 다행히 이 오류는 표본 수를 늘리면 줄일 수 있습니다. 반복 측정이나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해 안정된 추정에 가까워질 수 있는 오류입니다.
다른 하나는 체계적 오류(systematic error), 바이어스(bias)입니다. 말 그대로, 랜덤이 아니라 특정한 방향성을 띠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류입니다. 참값보다 크거나 작게, 또는 인과관계가 실제보다 훨씬 강하게 보이거나,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거나, 심지어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오류는 단순히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방향 자체를 틀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오류는 표본 수를 늘리더라도 줄일 수 없습니다. 데이터가 많다고해서, 모든 의문에 답할 수는 없다는 거죠. 우리는 이 오류를 구분해서 인식하고, 일상 속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는 바이어스(bias)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편향’, ‘바이어스’, ‘삐뚤림’, ‘치우침’등 다양한 번역어가 존재하지만, 각각의 표현이 담고 있는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고, 아직 학계에서도 공식적으로 정리된 번역어는 없습니다. 특히, 인과 추론의 구조 자체가 왜곡되는 방식을 설명해야 하기에, 이 글에서는 바이어스라는 원어를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그 체계적 오류 중 하나인 선택 바이어스가 우리의 판단을 어떻게 어긋나게 만들고 있는지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겠습니다.
경북대 수의대 오태호 교수팀 진윤석 수의사와 반려동물 의료 스타트업 지엔지셀(GNG CELL)이 반려동물 환자에 대한 엑소좀 임상 연구 결과를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개 동종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개 신장질환 치료 케이스’를 제25차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와 일본수의재생의료학회 제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각각 소개했다.
중간엽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면역 반응 없이 조직 재생과 질병 조절에 기여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소량 배양 생산하는 반면에 엑소좀은 공정 개발을 통한 대량 정제·수득이 가능하고 장기간 냉동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줄기세포 배양·적용 과정의 허들인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때문에 엑소좀은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효율적인 치료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신장질환 환자 19마리 중 보호자 협조로 데이터 확보가 용이했던 4증례를 소개했다. 췌장염과 급성신장손상(AKI) 복합 증례 1건, 당뇨와 만성신장병(CKD) 복합 증례 1건, 심장병과 급성신장손상 복합 증례 2건에 대해 엑소좀을 적용한 결과를 선보였다.
연구진은 이들 복합질환 환견에 기존의 표준치료와 엑소좀을 병용한 결과 이상 반응이 없었고, BUN과 크레아티닌 등 신장지표가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식욕도 정상 수준까지 개선돼 보호자 만족도가 높아졌다.
반려견 엑소좀 치료제 개발을 위한 2018년 창업한 지엔지셀은 “지난해 녹십자수의약품과 CMO계약을 맺고 KVGMP에서 대량생산공정을 완성해 임상용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임상연구 자료와 함께 검역본부에 반려견 만성신장병 세포외소포치료제 임상3상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엔지셀은 “일본에 독점판매권 계약과 완제품 수출을 협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일본수의재생의료학회에도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나아가 항암제의 세포독성 부작용을 줄이고, 항암효과를 높이는 항암제 탑재 세포외소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IDEXX는 직영 체계 전환 이후, 한국 수의업계의 진단 환경을 향상시키고자 다양한 기술 지원과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왔다. 고객 병원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수의사들이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과 기술 기반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IDEXX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이상 유기동물보호소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후원이 아닌, 진단 전문성을 살린 맞춤형 검사와 물품 기부 등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보호 동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IDEXX는 “사람의 언어로 증상을 표현할 수 없는 반려동물에게 정확한 진단은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기술을 넘어 진심을 담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동물복지 향상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회장 김지헌), 일본고양이수의사회(JSFM, 회장 Ishida Takuo), 대만고양이수의사회(TSFM, 회장 Rick Wong), Indigo Cat(대표 Karl Qiao Qiao), 중국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WESAVC, 회장 Rensheng Wei/사무총장 Xiaoyun Lai)가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설립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들은 21일(수)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25년 제17회 중국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 컨퍼런스(17th WESAVC, Western and Eastern Small Animal Clinical Veterinarian Congress)에서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창립에 합의하고,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KSFM, JSFM, TSFM처럼 중국도 중국고양이수의사회(CSFM)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중국 본토와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보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 때문에 TSFM와 CSFM의 공존이 쉽지 않았다.
4개국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 논의를 펼쳤으며, Karl Qiao Qiao 수의사가 대표로 있는 Indigo cat이 참여하는 대안에 합의했다.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 정식 회원인 Karl Qiao Qiao 수의사는 독일 하일브론에서 AniCura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6년 전 중국 고양이 수의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Chinese Feline Medicine Specialty Committee(CFMSC)를 설립한 바 있다.
왼쪽부터) Jiang Hong Indigo Cat 공동설립자, Xiaoyun Lai WESAVC 사무총장, 김지헌 KSFM 회장, Ishida Takuo JSFM 회장, Rick Wong TSFM 회장, Rensheng Wei WESAVC 회장(시루이펑그룹 부회장)
이날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설립이라는 큰 그림에 합의한 각 단체는 내년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이름으로 첫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열리는 아시아소동물수의전문의컨퍼런스(Asian Small Animal Veterinary Specialist Conference)에서 첫 번째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때까지 회원 자격, 규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한국고양이수의사회는 지난 2016년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와 함께 아시아 고양이컨퍼런스를 개최하고, 2018년부터 주도적으로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설립을 추진해왔다. 일본고양이수의사회(JSFM), 대만고양이수의사회(TSFM), 중국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WESAVC)와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합의문 발표를 앞두고도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협회 간 중재 등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이기쁨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김지헌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회장은 “이번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의 출범은 지난 10여 년간의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수의사들이 교류함으로써 고양이 임상 수준이 향상되고 반려묘 문화가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은 ‘2025 동물용의약품등 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합동 GMP·GLP·GCP 전문교육 프로그램’의 마지막 8회차 교육이었다. 교육에는 동물용 백신 제조·수입 업체 품질관리 및 연구개발 담당자 29명이 참가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022년부터 매년 GMP(제조·품질관리기준)·GLP(비임상시험관리기준)·GCP(임상시험관리기준) 교육을 실시 중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2월부터 이번까지 동물용의약품 GMP 선진화 항목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마련했다.
GMP에서는 시설·장비 적격성 평가, 제조공정 벨리데이션 등을 소개했고, GLP 분야에서는 지점 비임상시험용 시료 관리 사항과 시험 의뢰자의 역할 등을 다뤘으며, GCP 분야는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한 임상 통계 등을 전달했다.
8회차 ‘동물용 백신 시드로트(seed lot) 시스템 교육’은 경북 김천 국제종자생명과학센터에서 대면 교육으로 진행됐다.
시드로트 시스템(SLS, SeedLot System)은 백신의 주성분인 세균·바이러스 등 원인체와 바이러스 증식용 배양 세포주 각각의 규격을 설정하고, 계대 횟수에 제한을 두어 GMP 시스템 아래 생산·관리하는 체계를 말한다. 올해부터 시드로트 시스템이 동물용 백신에 시범 도입됐다.
교육 1일 차에 인실리코젠 송하나 책임컨설턴트가 유전 서열 분석 프로그램 사용법을 중심으로 실습 교육을 했고, 2일 차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장일 수의연구사가 유전적 안정성 검사,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생물정보학 등을 주제로 실무 중심의 강의를 진행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지난해 민관합동 전문교육 수료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8회차 교육을 마련했다. 교육은 업계의 높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D 메디컬 영상 전문기업 쓰리디메디비젼(대표 김기진)이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헌영 교수, 베트남의 의료기기 전문기업 Sistar Vietnam과 협력해 14일(수) 베트남 호치민 소재 농람대학교(Nong Lam University)에서 수의학 라이브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 주제는 Thoracotomy and Lung Lobectomy(개흉술 및 폐엽절제술)였으며, 베트남 수의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에 윤헌영 교수의 이론 강의가 진행됐고, 오후에는 실제 환부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서저리 시연이 이어졌다.
특히, 수술 시연은 쓰리디메디비젼의 고해상도 3D 라이브 영상 시스템과 함께 송출됐다. 참석자들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와 수술 기구의 움직임, 조직 반응 등 수술 장면을 더욱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윤헌영 교수는 “기존의 이론 중심 2D 강의는 구조나 절차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3D 실습 영상을 접목함으로써 입체적인 해부 구조와 수술 과정을 훨씬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베트남에서는 이런 수준 높은 교육을 접하기 어려운데, 세계적인 수준의 수의학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수술 장면을 3D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고, 궁금한 점을 Q&A 세션에서 바로 질문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쓰리디메디비젼 측은 “워크숍에 참가한 수의사들이 베터플릭스(Veterflix) 사이트를 통해 해당 수술 시연 영상을 다시 시청하고 복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수의사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쓰리디메디비젼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농람대학교 수의학과대학 학장 LE Quang Thong 교수(사진 중앙)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Dr. Thong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사용 중인 수의학 교육 플랫폼 VET-TV를 향후 1년간 자교 강의에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VET-TV’는 현재 건국대학교를 포함한 국내 8개 수의과대학 및 20여 개 반려동물보건학과에서 활용 중이며, 농람대학교 도입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해외 도입 사례다.
쓰리디메디비젼 김기진 대표는 “앞으로도 이러한 수준 높은 교육을 베트남에서 Sistar Vietnam과 함께 꾸준히 이어갈 뿐만 아니라, 교육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수의학 교육의 저변을 넓히고, 나아가 한국 수의학 교육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나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반려동물산업에 관한 법이다.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이 13일(화)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2018~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해 반려동물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주산업, 보조산업, 연관산업으로 반려동물산업 구분
동물의료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으로 규정
반려동물산업육성법은 반려동물산업을 ‘반려동물 관련 재화를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정의하고, 주산업, 보조산업, 연관산업으로 구분했다.
반려동물생산업, 반려동물수출입업, 반려동물전문중개업, 반려동물판매업 및 반려동물장묘업은 주산업이고, 반려동물위탁관리업, 반려동물미용업, 반려동물운송업 및 반려동물전시업은 보조산업이다. 주산업은 현재 동물보호법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들이고, 보조산업은 등록제로 운영되는 사업들이다.
반려동물식품업, 반려동물의료·돌봄서비스업, 반려동물기술업 등 반려동물 관련 상품제조 및 서비스업은 연관산업으로 규정했다.
법안은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명시했고, 반려동물산업에 대한 실태조사와 통계도 작성·관리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농식품부 산하에 반려동물산업육성·지원위원회, 반려동물산업 육성지원센터, 반려동물산업 종합정보시스템을 두며, 반려동물 사업자가 반려동물산업진흥협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반려동물산업 창업자, 우수반려동물업체, 반려동물사업자를 지원하도록 하고, 반려동물산업에 관한 분쟁조정을 위한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했다.
이개호 의원은 “반려동물 산업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반려동물 산업의 육성 및 지원,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반려동물 관련 법률로는 동물보호법이 있으나, 이는 ‘동물의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반려동물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지원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반려동물산업육성지원법을 제정하여 반려동물 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반려동물산업의 성장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5월 19일(월)부터 21일(수)까지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 동물방역 국제워크숍의 마지막 날은 럼피스킨을 다뤘다.
202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럼피스킨은 전국적인 백신정책으로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농가가 자율적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예고했다.
올해 발생양상을 보고 위험도를 평가한 후 전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지만 사실상 전환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양성축도 살처분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5월 21일 동물방역 국제워크숍에서 유대성 전남대 교수가 국내 럼피스킨 발생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2023년 국내 럼피스킨 발생농장의 70% 이상이 당국의 포착 이전에 이미 감염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럼피스킨 발생의 70%는 당국 포착 전 이미 감염된 것으로 추정
걸려도 살처분 안 한다..자율방역 전환에 무게
럼피스킨은 2023년 10월 19일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처음으로 확진됐다. 해당 농가를 진료한 수의사가 의심증상을 알리며 방역당국에 포착됐는데, 실제 국내에 유입된 시점은 그보다 한 달여 앞섰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유대성 전남대 교수가 소개한 자체 분석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전국적으로 발생한 럼피스킨 107건 중 77건은 10월 19일 이전에 이미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 이동제한, 전두수 백신접종 등 방역조치가 적용되면서 감염농장으로 인한 이차 발병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찬가지로 2024년에는 연간 발생건수가 24건으로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 방역의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발생농장의 양성축도 격리만 할 뿐 살처분하지 않고 있다. 이들 발생농장 4개소의 양성축 26마리의 살처분을 시범 유예한 결과, 5~10주간의 격리로 병원성이 소실되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1종 법정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을 2종으로 내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경기 여주양평)이 이를 위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2월 대표발의했다. 럼피스킨이 2종 전염병으로 완화되면 발생하더라도 이동제한은 방역대가 아닌 농장·개체 단위로 축소된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은 “1종에서 2종으로 하향 분류한 전례가 없지 않다. 1995년 돼지단독 등을 내린 바 있다”면서 럼피스킨 완화를 위한 가전법 개정안의 하반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소 전두수 백신접종도 내년부터 농가 자율접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종 하향 여부와 전국 위험도 평가 등을 고려해 자율접종 전환 시기를 내후년으로 미룰 수 있는 여지도 남겼지만, 내년 전환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김정주 과장은 “정부는 럼피스킨 발생 모니터링과 공항만 방제 등 유입 방지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럼피스킨 발생 양상을 고려해 소 사육농가 매개곤충 모니터링을 120개소로 확대하고, 사료 제조공장이나 가축시장 등 전파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럼피스킨 걸려도 곧 낫는데..부작용 감수하고 백신 자율접종할까?
상재화 시 경제적 피해 고려해야
자율접종 전환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일선 소 임상수의사는 “농가 스스로 비용을 들여 럼피스킨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럼피스킨에) 걸려도 놔두면 회복된다고 여기고 있는데, 오히려 백신접종 쪽이 부작용 피해가 확실한 셈이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다른 위험도를 고려해 방역당국이 일부 지역에 럼피스킨 백신을 무료로 지원한다 한들 실제 접종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결국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막지 못한다면 국내 자율방역 하에서는 상재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으로 풀이된다.
럼피스킨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여타 생산성과 연관된 질병처럼 다룰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유대성 전남대 교수는 “유럽 쪽에서는 (럼피스킨이) 농장에 상재화되면 유산, 난산이 많아지며 피해가 커지다 보니 농가가 자율적으로도 백신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백신 여부는) 정답이 있는 문제라기 보다 농장별 위험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럼피스킨 위험이 높은 일부 지역은 의무적으로 접종하되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적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