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46] ‘특수동물 특화’ 나음동물의료센터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46번째 주인공은 특수동물 특화동물병원인 ‘나음동물의료센터’입니다.

데일리벳에서 ‘나음동물의료센터’의 나승원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수의대에 진학하겠다고 결심했어요. 당시만 해도 반려동물 문화가 지금처럼 활발하진 않았지만, 동물을 좋아했고, 아픈 동물을 돌보는 상상만으로도 막연한 행복감을 느꼈죠. 그 감정이 저를 수의학이라는 길로 이끌었습니다.

워낙 확고한 생각이었기 때문에 모의고사나 진로 상담에서도 수의대만을 지망했습니다. 대입 원서도 모두 수의대만 지원했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확신이 지금의 저를 만든 셈이에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키운 동물이 고슴도치였어요. 예전부터 다양한 특수동물을 키워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이어진 거죠.

‘특수동물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특수동물을 키우면서 쌓인 익숙함과 흥미가 있었고, 실제 진료와 치료 과정을 경험하면서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분야의 매력이 커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특수동물 쪽으로 특화하게 되었어요.

특수동물에 대한 경험이 많았고, 자신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특수동물을 메인으로 진료하는 병원은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대부분의 병원이 반려견·반려묘 진료를 중심으로 하면서 부가적으로 특수동물을 다루는 정도였죠.

그래서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개원을 결심했어요. 이후 저희 병원에서 실습한 수의사 선생님 중에서도 특수동물 병원을 직접 여신 분들이 여럿 계시고, 그 덕분에 이 분야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게 가장 보람된 부분이에요.

현재 저희 병원에서 가장 많이 진료하는 동물은 조류입니다. 하루 진료 케이스가 평균 80~90마리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조류일 정도로 비중이 커요. 하루에 40마리가 넘는 날도 많고요.

진료 분야는 내과, 외과, 영상진단 등 전반적으로 다 다루고 있습니다. 특수동물을 위한 CT도 보유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특수동물 환자가 많다 보니 그에 맞춰 시스템과 장비를 최적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4년 제23차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 총회(FAVA 2024)에서 도마뱀붙이의 피부 봉합법을 강의 중인 나승원 원장.

특수동물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해요. 단 한 번 붙잡히는 것만으로도 코르티솔 수치가 1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을 만큼 예민하죠.

그래서 진료 시간 자체를 짧고 효율적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해요. 저는 상담, 엑스레이 촬영, 검사까지 5분 안에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성의 없이 대충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오히려 최적의 동선으로 진료를 진행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거예요.

치료율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진료 속도, 환경, 접근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일반 반려동물과는 다른 민감함과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아이들이 생각나지만, 특히 기억나는 아이는 심한 경련을 하던 앵무새가 있었습니다. 보호자님께서는 매일 아침 병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병원 앞에 나와 계셨는데, 늘 눈물을 흘리시며 기다리셨어요. 그 모습이 정말 마음에 남아 있어요.

다행히 아이가 차츰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었고, 퇴원하는 날에는 보호자님과 저, 모두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어요. 생명이 회복되는 순간을 함께 나눈다는 건, 수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자 잊을 수 없는 기억인 것 같아요.

저는 보호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병원이 잘되고 말고보다 ‘아이들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큽니다.

지방 등 먼 지역에서 오는 보호자도 많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응급처치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인터넷 정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오히려 동물을 위험에 빠뜨리는 사례도 흔하죠.

그래서 보호자 대상 강연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하지 마세요’ 같은 기본적인 가이드만 잘 전달돼도 살릴 수 있는 동물이 많다고 믿습니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의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추계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앵무새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접근 및 치료를 주제로 강의 중인 나승원 원장.

100%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다만 응급 환자는 예외적으로 우선 진료합니다. 특수동물의 경우 응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수동물 진료는 동물뿐 아니라 보호자도 예민한 경우가 많고, 동물의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아서 정신적인 부담이 큰 편이에요. 그래서 멘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매년 새로운 진료 방식이나 수술법이 등장해요. 학회나 최신 논문을 통해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필수죠. 국내 자료뿐만 아니라 해외 학회 참석이나 논문 탐독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동물들에 대한 ‘진심’이에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고, 그 마음이 결국 실력과 연결되더라고요.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이 가장 좋은 출발점입니다.

제 오랜 꿈은 ‘전국 어디서든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특수동물 병원’이 생기는 거예요. 지금도 환자들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고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데, 진료 접근성이 더 높아지면 그만큼 동물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믿어요.

다행히 요즘은 특수동물에 관심을 갖는 수의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저희 병원 출신 선생님들도 곳곳에서 개원을 이어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 흐름을 이어가면서 전국적인 진료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를 바라고, 저도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조예원 기자 yeson87@naver.com

[사설] 문재인 정부·농식품부 콜라보로 산으로 가는 동물진료비 공시제, 혼란만 부추겨

한 동물병원의 진료비 게시 모습. 금액은 적혀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당연한 얘기다.

올해부터 동물진료비 게시항목이 20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국 동물병원이 게시한 진료비를 조사해 비교사이트에 공개하는 동물진료비 공시제 역시 20개 항목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동물 의료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겠다”며 시행된 공시제는 산으로 가고 있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는커녕, 현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원한 그림은 ‘A진료는 5만원, B항목은 10만원’처럼 정확한 금액을 게시하고, 이를 비교하여 보호자들의 선택을 돕는 그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동물병원에 가서 보호자들에게 진료비 게시·공시가 도움이 되는지 물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상황에 따라 다름, 체중에 따라 상이, 약품의 종류나 투여 경로에 따라 비용 상이” 등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연한 결과다.

진료비 게시항목 중 하나인 심장사상충 예방비만 봐도 먹는 약, 바르는 약, 주사제가 있으며, 같은 성분의 먹는 약도 오리지널 제품인지 제네릭(카피약)인지에 따라 원가가 다르다. 똑같은 회사의 똑같은 제품이라도 체중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애초에 체중별로 제품이 출시된다. 그런데 어떻게 ‘심장사상충 예방비’ OO원이라고 진료비를 게시할 수 있나.

실제 본지가 확인한 동물병원도 심장사상충 예방비, 외부기생충 예방비, 광범위 구충비 금액에 대해 비고란에 ‘동물의 체중, 약품의 세부성분, 투여경로 등에 따라 비용 상이’라고만 적혀 있다.

불가능한 걸 하라고 하니 동물병원 현장에서도 난감하고, 보호자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액은 적을 수 없고, 비고란에 적을 내용만 자꾸 늘어난다.

이런 혼란은 애초에 예상됐다.

동물진료비 게시제도 도입이 논의될 때 수의계에서 “진료비 게시든 공시든 진료항목을 먼저 표준화한 뒤에 시행해야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줄기차게 얘기했다.

2018년 본지 기사 <동물병원 진료비 수가제·공시제, 준비없이 시작하면 혼란만 가중-표준수가제, 공시제 모두 ‘진료항목 표준화’ 선행 필요>에 따르면, 중성화수술을 예로 들면서 “공시제 도입을 위해서도 전제 조건이 있다. 동물병원별로 다른 ‘진료 항목’을 먼저 표준화하여 통일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혼란만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8년 8월 1일자 본지 기사

진료항목을 표준화한 뒤, 여기서 게시하라고 하는 진료비 항목은 ‘A1코드+B3코드+C5코드를 말한다’라고 규정되어야 동물병원에서도 혼란이 없고, 정확한 비교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적인 내용이다.

이런 수의계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 수의사법 개정안 초안에는 ‘진료표준화를 먼저 한 뒤 진료비를 게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2021년 5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선행조건을 삭제해 버렸다. 현장의 혼란을 모르겠고, 일단 시행부터 해보자는 것이다. 이때는 제20대 대선을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던 문 정부가 공약 이행률에 집착하고 있던 시점과 맞물린다.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해 삭제된 ‘진료항목 표준화'(@2021년 5월 21일 본지 기사)

‘대통령 공약을 한 곳에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이행 정도를 평가해 국민이 손쉽게 공약의 진척 정도를 보여주는 사이트’인 문재인미터는 2021년 문재인 정부의 <반려동물 보호자 부담 완화를 위한 진료체계 개선> 공약을 진행 중(50%)으로 평가했었지만, 2022년 5월 3일 평가에서 100% 완료했다고 분석했다.

동물진료비 사전고지, 게시, 공시 등의 내용을 담은 ‘진료비 수의사법’이 통과된 이후이기 때문이다.

결국, 동물진료비 게시제, 공시제는 청와대 국무회의 이후 선결조건(표준화) 없이 통과되어 버렸고, 현재 혼란의 시발점이 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일차적인 잘못이 있다면, 그다음 잘못은 진료비 게시항목 숫자 늘리기에 집착한 농림축산식품부에 있다.

진료비 게시제가 11개 항목으로 우선 시행된 뒤, 진료비 공시제도 11개 항목을 조사해 공개됐다. 처음 진료비 공시가 이뤄진 것은 2023년 8월 3일이다. 역시나 곧바로 <지역 같은데 3300원 vs 5만원… 반려동물 진료비 ‘천차만별’>, <서울 내에서 ‘개 진찰료’ 22배차…반려인들 “진료비 표준화 필요”>, <“동물병원 입원비 50만원? 무서워서 못 가요” 대학병원 1인실보다 비싸다니>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극단적인 최젓값, 최곳값을 가지고 비교한 기사였긴 하지만, 제대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예를 들어, 고양이 하루 입원비 최고비용(50만원)은 단순 입원비가 아니라 수액, 혈액검사 등 검사비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큰데, 단순히 금액만 비교하니 보호자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준 것이다. 실제 입원비 최고비용(50만원)이 나온 경기도 화성시의 입원비 중간비용은 66,000원이었다.

“A1+B3+C5코드 금액의 합산을 입력하세요”처럼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진료항목 표준화 없이 고양이 입원비를 적으라고 하니, 누구는 단순 입원비를 기록하고, 누구는 여러 가지 처치 비용이 포함된 금액을 적은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진료비 게시제와 공시제가 혼란을 유발하고 있는데,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농식품부는 오히려 진료비 게시항목을 11개에서 20개로 늘리기로 한다.

실적이라도 채우듯 ‘20개’라는 숫자에 꽂힌 행보를 보여준다.

2023년 마련된 동물의료 개선방안 중

농식품부는 2023년 11월 마련한 동물의료 개선 종합대책에서 외이염 치료,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결막염 치료, 유루증 치료, 중성화수술, 무릎뼈 탈골 수술, 위장관 출혈 치료, 심인성 폐수종 치료, 빈혈 치료 9개 항목을 늘리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코로나(개) 백신, 혈액화학검사, 전해질 검사, 초음파 검사, CT, MRI, 심장사상충 예방, 외부기생충 예방, 광범위 구충 9개 항목으로 바꿨다.

20개라는 숫자는 정해놓고, 이것저것 짜 맞춘 셈이다.

그럼, 교체된 9개 항목은 진료비 게시가 상대적으로 수월할까? 전혀 아니다. 복잡하고 어렵다. ‘혈액화학검사 및 판독료’ 항목만 해도 의료기기별로 패널 구성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무슨 패널 검사까지의 금액을 조사하겠다는 것인가? 진료비 조사를 수행해야 하는 한국소비자연맹 등도 조사방법 구체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수의계에서 제시한 선결 조건이 없으면, 어떤 항목을 게시하고 조사해도 똑같은 결과가 초래된다.

20개 항목에 대한 진료비 조사가 곧 시작된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마련해도 진료비 조사 설문은 작년보다 길어지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럴수록 응답 참여율이나 응답의 정확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정확한 진료비 조사 결과를 비교사이트에 올려놓으면 보호자의 알권리가 정말 증진될까?

선결조건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숫자 늘리기에만 집착한 농식품부의 콜라보로 세금은 세금대로 쓰고, 행정 피로도와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책임은 누가 지나.

수의직 6급 상향·동물보건복지과 신설 건의한 인천시수의사회

인천광역시수의사회(회장 박정현)가 28일(수) 오후 7시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시당위원장 고남석)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박정현 회장, 이행숙 부회장, 오이세 사업이사, 박영준 학술이사, 이재필 야나(YANA) 단장, 박성용 소통홍보이사, 신호숙 대외협력이사 등 인천시수의사회 임원진과 고남석 시당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 김성준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 주보미 정책부국장, 이병래 홍보소통위원장, 장성숙 인천광역시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회는 수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혜영 연수구의원이 맡았다.

이날 인천시수의사회는 인천광역시 동물보건·복지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 전달했다.

총 20개의 정책이 제안됐다.

인천광역시 동물보건복지과(가칭) 신설, 인천시립 유기동물보호소 설립, 인천광역시 수의직 공무원 채용 시 7급에서 6급 상향, 길고양이 TNR 사업 등 정부 용역 사업 단가 인상 등 인천시 차원에서 시행 가능한 정책과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 삭제, 동물등록방법 내장형 일원화, 동물의료광고심의제 즉각 시행, 자가진료 조장 커뮤니티 규제, 폭언·폭행·협박 등으로부터 수의사 보호, 반려동물보험 가입 지원, 인체용의약품 출납대장 등 불필요한 규제 행정 철폐 등 국가 차원에서 시행 가능한 정책으로 구성됐다.

박정현 회장이 제안한 정책을 설명 중이다.

현재 인천시의 동물보호복지 정책은 경제산업본부 농축산과 동물관리팀, 동물보호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정원도시국 동물보호과), 경기도(축산동물복지국 동물복지과, 반려동물과)와 달리 여전히 팀단위 조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전히 수의직 신규 채용 급수가 7급에 머물고 있어 수의사들이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가 신규 수의직을 6급으로 모집해 성과를 낸 것처럼 인천시도 수의사를 6급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게 인천시수의사회의 판단이다.

박정현 인천시수의사회장은 “인구 300만이 넘어선 인천시가 동물복지 행정에서는 굉장히 뒤처져 있다”며 “팀 단위 조직이 아닌 과(가칭 동물보건복지과) 단위 조직을 만들어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수립·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직 채용에 대해서는 “좋은 정책이 나오려면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6년씩 공부한 젊은 수의사들이 들어와야 전문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전문적인 인력 채용-좋은 아이디어 제안-정책 마련-시행)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고 있다. 수의사 채용을 위해 신규 수의직 6급 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성숙 인천시의원 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수의직이 결원이더라. 현실에 맞는 수의직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며 “공고를 냈는데 단순히 오지 않는다고만 할 수는 없다. 처우가 열악하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보호소에 직접 가봤는데 너무 열악해서 깜짝 놀랐다”며 “인천광역시 유기동물보호소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호 동물의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인수공통감염병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현 회장 또한 “인천시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고 시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민간 위탁 운영이 아닌 공공 직영 보호소를 설립해 동물복지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남석 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들은 수의사회가 제안한 정책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며 주기적인 만남과 소통을 제안했다. 특히, 내년에 지방선거가 열리는 만큼, 인천시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정책들은 지방선거 공약에 담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주보미 정책부국장은 “이재명 후보의 공약 중 동물보호를 넘어 복지 중심 체계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부분에 지자체와 협력해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인천시수의사회가 제안한 과 승격, 수의6급 채용 등이) 이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 공약에 담긴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에 대해서는 윤혜영 의원이 수의계의 우려 사항을 인천시당에 전달했고, 곧 이재명 캠프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선대위는 하루 전인 26일(화) (사)도로시지켜줄개·반려동물공존센터와 인천반려동물 연대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반려견들과 구조견들에게 특보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천시 직영 동물복지센터 ‘인천 리본센터(가칭)’ 설립 ▲지역소비 기반의 반려경제 조성 ▲생명존중 교육 확대 및 의무화 ▲재개발 지역 유기·들개 보호 및 중성화(TNR)사업 제도화 ▲지역 역량 강화: 구조-훈련-입양 선순환 구조 확립 ▲‘어른들의 거짓말’을 넘어서는 생명정책 등이 논의됐다.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실상은 동물의료 하향평준화에 동물 하대 정책”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5월 27일(화)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수가 제안하는 대선공약을 전했다.

반려동물 분야에서는 예방접종 등 기초의료의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하는 형태의 동물건강보험체계 수립을 제안했는데,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한 표준수가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앞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정책협약 체결 등을 거듭했던 허주형 회장도 표준수가제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허 회장은 “정치인들이 수의료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처럼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데 그친 것”이라며 표준수가제는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최이돈 회장도 “표준수가제는 동물의료를 하향평준화하려는 것”이라며 “들었을 때 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상은 동물과 보호자들을 하대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수의사회가 27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표준수가제 공약을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5월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하면서 표준수가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표준수가제를 다시 공약한 것이다.

이 후보는 “동물병원비가 월평균 양육비의 40%에 이른다”며 “표준수가제를 도입하고, 표준 진료 절차를 마련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표준수가제는 사람 건강보험의 급여항목처럼 진료행위나 항목별로 수가를 통일하는 제도다. 공약한 이재명 후보부터 ‘진료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제시한 만큼 표준수가를 정한다면 현재보다 낮아지는 방향일 가능성이 높다.

허주형 회장은 “동물에서 표준수가를 정하려면 사람처럼 (공공)건강보험이 필요하다. 각 진료항목별 구성요소를 세부적으로 조사해야 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담당기관도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드는 비용도, 수가를 통일하면서 피해를 입는 수의사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표준수가제를 도입할 의지는 없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문재인 정부도, 윤석열 정부도 표준수가제를 거론했지만 그 뿐이었다. 구체적인 도입방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이돈 동물병원협회장은 표준수가제는 동물의료의 하향평준화를 위한 정책이라면서 정치권의 반려동물 규제에 목표 자체가 없다는 점을 비판했다.

최 회장은 “사람에 비해 동물 진료비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저도 20년 넘게 들었지만, 진료비가 낮다는 기준이 뭔 지도 모르겠다”면서 “어떤 다른 나라보다 낮으면 되는 건지, 동일한 항목의 사람 수가보다 낮으면 되는 건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준수가제가 동물의료 발전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저희 병원은 동물에게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장비든 인력이든 계속 투자해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그만큼 가격이 높다는 평을 받는다”면서 “(표준수가제로) 제약이 온다면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20년 동안 한국의 동물의료가 크게 발달한 것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별다른 규제 없이 동물의료를 발전하려는 노력을 경제적으로 보답받을 수 있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수의사들의 노력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설령 표준수가제로 특정 진료항목의 비용이 낮게 책정된다 한들 소비자 부담 완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더했다. 사람의 비급여 진료비가 그렇듯 풍선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요즘 수의대에는 정말 우수한 인재가 들어온다. 임상 발전에 대한 의지도 더 크다”면서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다면 수의료 발전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 수의 임상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모닉, Monocryl, 리가슈어! 메디레이가 제안하는 치과 수술 장비

메디레이는 전국 동물병원의 수술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장비와 소모품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수술실 경험을 바탕으로 수의사를 위한 진짜 선택지를 제안한다.

동물병원에서 덴탈 및 구강 수술은 흔히 접하는 외과적 처치 중 하나다.

특히 발치, 구개열 수술, 치은 절제술 등은 수술 환경이 협소하고 점막 조직이 민감하기 때문에 사용되는 수술용품이 일반 외과 수술보다 훨씬 정밀하고 빠른 반응성을 요구한다. 특히 감염 위험이 크고 공간이 제한된 덴탈 수술에서는 지혈과 봉합 도구의 선택이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12살 말티즈가 혀 밑에 종양이 생겨 수술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출혈이 많고 봉합 범위가 넓어 빠른 절개와 정밀한 봉합이 필수였죠.”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서 진행된 구강 종양 절제 수술 사례다.

이 수술에서 사용된 장비는 에치콘의 HARMONIC 초음파 절제기와 Monocryl 봉합사, 그리고 출혈 부위의 정밀 결찰을 위한 코비디엔의 LigaSure™ Small Jaw였다. 수술은 40분 만에 마무리됐고, 환자는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덴탈 및 구강 수술은 출혈, 감염, 조직 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까다로운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사용되는 장비와 소모품의 선택이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 **에치콘(Ethicon)**과 **코비디엔(Covidien)**의 덴탈 수술용 대표 제품들을 중심으로 필수 수술용품 구성을 소개해 본다.

덴탈 수술은 습기와 세균이 많은 환경에서 이루어지므로 빠른 흡수성과 부드러운 조직 반응을 가진 봉합사를 선택해야 한다.

■ 에치콘(Ethicon)

* Vicryl™ / Vicryl® Plus : 빠른 흡수형 멀티필라멘트. 구강 점막과 잇몸 조직에 무리 없이 사용 가능. 상처가 치유되는 동안 강한 힘으로 지탱해 줌(흡수기간 약 56~70일).

* Monocryl™ / Monocryl® Plus : 단사(모노필라멘트) 구조로 민감한 조직에도 자극이 적음. 발치 후 봉합, 구개열, 잇몸 절제술, 연조직 봉합에 적합. 7~14일 조직 지지 후 2~3주 이내 자연 흡수됨. 탄성 좋고, 매듭 유지력이 우수함.

■ 코비디엔(Covidien)

* Polysorb™ : 합성 흡수성 멀티필라멘트. 탁월한 인장 강도와 매듭 보존력으로 특히 높은 초기 장력. 조직 반응이 낮음. 발치 후 잇몸 봉합, 치은절제술, 점막 절개에 적합. 14~21일 동안 조직 지지 후 56~70일 이내 완전 흡수됨.

구강 수술에서 출혈 제어와 절개 정밀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때는 조직 반응을 줄이면서 절개와 지혈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리가슈어, 하모닉 에너지장비가 효과적이다.

■ 메드트로닉 리가슈어 FT10 (Valleylab™ Energy Platform)

* LigaSure™ Jaw (LF1212, LF2019) : 조직 절제와 혈관 봉합을 동시에 수행. 구강 내부 구조에도 적용 가능.

* FT10은 조직 저항을 실시간 감지해 출력 에너지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기능을 제공.

■ 에치콘 하모닉 GEN11 Energy Platform

* HARMONIC Focus™ :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한 절제. 열 손상을 최소화하고 미세조직도 안전하게 절개.

* ENSEAL™ : 혈관 밀봉과 조직 분리 기능을 동시에 수행. 정밀 박리와 지혈에 유리.

덴탈 수술 중에도 출혈이 예상되는 부위는 작은 혈관을 결찰할 수 있는 Hemoclip 시스템이 유용하다.

■ 에치콘(Ethicon)

* Ligaclip™ Extra : 다양한 사이즈 제공. 조직 손상 최소화.

* Ligaclip™ Multi-Clip Applier : 한 손 조작으로 간단히 적용 가능. 구강 내 조작성 우수.

■ 코비디엔(Covidien)

* Surgiclip™ Clip Applier : 한 손 조작으로 간단히 사용. 구강 내 소혈관 또는 치은하 점막 출혈 제어에 적합. 다양한 사이즈.

덴탈·구강 수술은 단순한 발치를 넘어 점점 고난도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봉합사와 에너지 장비, Hemoclip까지도 정밀 수술에 적합한 장비 선택이 환자의 회복과 병원의 신뢰도를 좌우한다.

에치콘과 코비디엔은 이러한 수술 환경에 특화된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동물병원의 외과 진료를 더 안전하고 정밀하게 만들어 주는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덴탈 수술은 점막·연조직이 얇고 예민한 만큼, 지혈과 봉합에서의 실수는 바로 회복 속도 저하와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지혈 방식에 따라 수술 시간과 감염률, 재출혈 가능성이 달라지는 만큼 수술 목적과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지혈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디레이는 수술 현장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장비와 소모품을 선별하여, 수의사의 실제 술기를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제품 구입은 메디레이몰에서 가능하고 카카오채널 또는 전화(02-6327-8777)로 문의할 수 있다.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④] 상급동물병원·전문병원 지정, 수의전문의 양성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2019년, 2020~2024년에 이어 세 번째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은 총 4개 분야 20개 추진과제로 구성됐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종합계획의 4개 분야를 소개하는 시리즈 기사를 게재합니다. <동물복지 안전망 강화> 기사<인프라 확충> 기사, <반려문화 확산> 기사에 이어 마지막 네 번째 분야인 <동물영업·의료 체계 개선 및 연관산업 육성>의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반려동물 관련 전(全) 영업자의 점검 준수율을 95% 이상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동물영업 관리를 강화한다. 현재 동물보호법에 따른 반려동물 관련 영업은 동물생산업, 동물수입업, 동물판매업, 동물장묘업(이하 허가제), 동물전시업, 동물운송업, 동물위탁관리업, 동물미용업(이하 등록제) 8종이다.

정부는 동물생산업 시설 및 인력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동물판매 시 표준계약서 제정·보급으로 양육자-공급자 간 갈등을 최소화하여 파양·유기동물 발생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애견카페 등이 해당하는 동물전시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생산·수입·판매·전시업에 대한 허가갱신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동물영업자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모범영업자 대상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8개 영업 유형별로 동물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급하고, 24시간 영업장에 대해서는 안전관리 전문가 지정 또는 채용 근거도 만들 예정이다. 동물보호단체-지자체와 협력 점검도 추진한다.

연도별 추진계획

동물생산업의 부모견 동물등록을 의무화한다. 생산부터 판매 단계까지 반려동물 개체정보를 파악해 투명한 관리 구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2026년 4월 부모견 의무등록을 시행할 예정인데, 현행 동물보호법에 외장형 등록 방법도 허용되어 있어서 논란이다. 부모견 의무등록 시행 전 동물등록 방법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해야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보호정보시스템도 개편해 수기로 기재하던 모견과 자견의 개체번호 부여 방식을 표준화한다. 생산, 판매, 양육자의 동물등록까지 개체번호 연계되도록 한다. 축산물에 적용되는 이력제와 유사한 형태다.

연도별 추진계획

정부는 “반려동물 전문진료 수요 증가, 의료정보 통계 부족, 의료서비스 소외 문제 등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할 제도, 인프라,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동물 의료 체계를 정비한다.

동물병원 분류를 경증(기초·예방)·중증, 외래·입원 등으로 구분하고 상급동물병원·전문동물병원 지정을 추진한다.

고난도 진료에 특화된 전문병원 또는 상급병원 지정에 대한 인증 기준을 2026년까지 마련한 뒤, 2027년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수의과대학에서 운영하는 대학동물병원을 상급동물병원으로 우선 지정하여 안정적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응급실의 24시간 진료 기능 유지를 위한 정책수가 신설 등을 검토한다.

전문과목 선정(내과, 외과 등) 및 수련병원(대학병원 등) 지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도 구성한다. 위원회에는 학계, 단체 등이 다양하게 합류할 예정이다.

동물의료 정보를 표준화하고 관련 통계작성 등을 위한 의료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구체적으로 동물의료 표준코드를 올해 확립하고, 2026년에 전자차트(EMR)에 탑재시킨 뒤, 2027년부터 동물병원의 진료기록을 관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해당 자료를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지원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현재 3,511종의 동물질병명과 4,930종의 동물진료행위명에 대한 코드(총 8,441개)가 마련되어 있다(동물 진료의 권장 표준 고시).

연도별 추진계획

동물의료 분야별 수의사 적정 수급 계획도 마련한다.

‘수급 현황 정밀 진단 및 중장기 수요 예측을 위한 연구용역’을 올해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교육 기반 정비, 공공분야 처우개선, 동물의료인력 정보 관리 강화 등이 담긴 ‘동물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계획’을 내년에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수의사 보조인력(동물보건사) 역량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발전 방안도 곧 발표된다.

국내 수의대는 1989년 이후 10개로 유지 중이며, 정원은 496명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수의사 면허 발급자는 총 22,806명이며, 그중 14,000여 명이 수의사와 관련된 현업에 종사한다고 한다. 현업 종사자 중 임상수의사가 8,765명인데, 반려동물 임상수의사가 7,182명(82%), 농장동물 임상수의사가 981명(11%)이었다. 공직 수의사는 2,463명, 관련 산업 종사자가 1,026명이다.

정부는 “반려동물의 가족화·고령화로 전문화된 진료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수의전문의 양성 체계 및 진료 과목별 분류 체계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의전문의 양성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및 사람 의료를 참고하고, 학회별로 운용되고 있는 수의전문의 인정 기준을 통합해 신뢰도 높은 국내 단일 기준을 2027년까지 마련한 뒤, 전문 진료과목 분류 체계와 수의전문의 근거를 법제화한다.

이외에도 수의사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과 수의사 국가시험의 투명성·전문성 강화 계획도 세웠다.

연도별 추진계획

반려동물 연관산업 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2029년까지 국내 반려동물시장(반려동물연관산업) 규모를 16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반려동물산업육성법((가칭)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펫푸드 산업 체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지난해 논란 속에 마련한 펫푸드 분류 체계를 2026년부터 시행한다(반려동물완전사료, 반려동물기타사료).

반려동물 집단 사망 관련 사료, 피해 반려동물 등에 긴급 대응할 수 있도록 ‘(가칭)반려동물사료안전법’ 마련도 추진한다. 지난해 발생한 원인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사태에 대한 후속조치다.

반려동물 실증 시설인 ’One-Welfare Valley‘ 조성을 2027년까지 마무리하고 펫테크, 펫헬스케어 분야까지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는 계획도 담겼다. 체계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펫푸드 등의 수출 확대를 돕는다.

연도별 추진계획

정부는 “동물장묘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입지 제한, 지역주민 반발 등으로 반려동물 장례문화 확산에 한계가 있다”며 “장묘시설기준 세분화 및 규제완화, 지역주민 지원 근거 마련 등을 통해 장묘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장례식장의 인가밀집지역 내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장묘시설에 야외장지, 자연장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2026년까지 마련한다. 공설 동물장묘시설(반려동물 공공장례식장) 설립 시 지자체의 인근 지역주민 지원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협력·상생도 추진한다.

연도별 추진계획

정부는 “신규 수요를 감안하여, 현행 영업 및 새로운 영업 형태의 실태조사, 해외사례 연구 등을 통해 펫시터·호텔과 미용업을 영업장 기반 방식에서 가정방문 출장 영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6년에 조사를 시행하고, 2027년에 범위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참고로 현재 펫시터와 호텔링은 동물보호법상 ‘동물위탁관리업’이며, 미용은 ‘동물미용업’이다. 둘 다 등록제로 운영되며, 방문 영업에 대한 기준은 없다.

정부는 자격요건·영업일수 등 일정 기준 충족 시 신고제로 출장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도별 추진계획

[기고] 챗GPT는 동물병원 운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동물병원 운영의 본질은 의료서비스지만 실제로 자원이 투입되는 영역은 이보다 훨씬 넓습니다. 특히 진료 전후 보호자 응대, 내부 문서 작성, 직원 교육 등 ‘비진료성 반복 업무’는 진료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병원 리소스를 점진적으로 고갈시킵니다.

이러한 비의료 업무가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병원의 핵심 가치인 진료의 품질과 일관성에까지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인력 여유가 적은 중소형병원에서는 운영 효율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창의적 도구’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기술은 병원 운영의 비정형 작업을 체계화하는 도구로 업무 설계 및 리소스 재배분의 도구로 접근되어야 합니다.

가령,

– 직원 온보딩 자료가 비구조적 구두 전수에 그칠 경우, 인수인계의 일관성이 깨지고 학습 효율이 저하됩니다.

– 공지문, 안내문, 진료 외 문서가 매번 수기로 작성될 경우, 문서 품질과 커뮤니케이션 효율 모두 떨어집니다.

– 콘텐츠 기획 업무가 전담자 없이 운영되는 경우, 병원의 인지도 제고가 어려워집니다.

챗GPT는 위와 같은 작업들을 자동화하거나 구조화함으로써 반복 작업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시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병원 운영 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됩니다.

동물병원 운영 자동화의 필요성과 생성형 AI의 도입 움직임은 해외 수의학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미국 동물병원협회(AAHA)와 동물병원 관리 플랫폼 Digitail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기술에 대한 동물병원 종사자들의 관심과 활용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AI 기술에 대한 인식: 전체 응답자의 83.8%가 AI 기술에 익숙하다고 응답하였으며, 이는 AI가 동물병원 업계에서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AI 도입 현황: 응답자의 39.2%는 이미 동물병원 현장에서 AI를 도입하여 사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병원 운영에 널리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진료 외 운영 업무에서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가 병원 실무의 조력자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호자 안내문 작성 자동화

진료 시간 변경, 휴진 안내, 수술 후 주의 사항 등은 자주 발생하는 업무지만, 매번 새로 작성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챗GPT는 병원 상황에 맞는 공지문을 초안으로 작성하고, 보호자 친화적인 어투로 정리해 반복 작업의 효율을 높입니다.

신규 직원 온보딩 자료 정리

전화 응대 방식, 장비 사용법, 진료 보조 절차 등은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구두로 전달됩니다. 챗GPT를 활용하면 이러한 정보를 문서화할 수 있으며, 체크리스트나 대응 매뉴얼 형식으로 자동 생성해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병원 콘텐츠 기획 보조

병원 SNS 계정 운영, 블로그 게시물 작성 등 콘텐츠 생산은 전담 인력이 없을 경우 부담이 큽니다. 챗GPT는 주제별 콘텐츠 아이디어, 문구, 자막 예시까지 제공해 비전문가도 마케팅 활동을 손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복 문서의 표준화 및 자동 생성

수술 동의서, 보호자 리플렛 등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문서를 자동 생성할 수 있습니다. 기존 스타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버전의 문서를 만들 수 있어 병원 내부 문서의 품질과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 AI가 작성한 문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병원 고유의 언어와 운영 철학을 반영하려면 실무자의 판단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합니다. 특히 진료 영역에서는 윤리적·법적 검토가 필요하므로 진료 외 운영 업무부터 도입을 시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출발점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AI의 실질적 활용을 위해서는 병원 내부의 운영 흐름이 먼저 디지털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챗GPT와 같은 AI 기술이 실제 병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병원 운영 시스템의 구조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클라우드 진료차트 ‘플러스벳’은 위와 같은 시스템 구조화를 지원하며 병원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플러스벳은 접수부터 진료, 보호자 응대, 진료 후 안내까지 병원 내 주요 업무 흐름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특히 반복적인 일정 관리, 보호자 및 원내 커뮤니케이션, 예약·접수 과정에서의 병목을 줄이고 내부 실무자가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플러스벳이 무료 배포한 ‘동물병원 마케팅이 쉬워지는 챗GPT 활용법’에서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효과를 내려면 먼저 병원의 업무 흐름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진료 외 운영 업무에 챗GPT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프롬프트 예시와 함께 실무 중심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동물병원 운영 흐름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하는 과정은 챗GPT가 병원 실무에서 유의미하게 도입되기 위한 필수적인 기반 마련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병원이 바빠지는 이유는 단지 환자가 많아져서만은 아닙니다. 진료 외에도 일정 관리, 보호자 응대, 내부 문서 작업처럼 손이 많이 가는 운영 업무가 병원의 하루를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영의 부담이 커질수록 진료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병원 전반의 경험 품질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운영 효율을 높이고, 의료진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병원 브랜드 경험까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챗GPT는 이러한 변화의 시작점이자, 가장 현실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진료는 수의사의 손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손이 보호자에게 닿기까지는 수많은 행정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정돈하고, ‘고객 경험’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챗GPT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복습까지 챙기는 오르바이오 심장·복부초음파 실습 교육, 7월 수강생 모집

소수정예 교육으로 수의사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오르바이오(주) 수의영상 아카데미’가 7월 교육생을 모집한다.

오르바이오의 2025년 7월 초음파 실기교육은 심장초음파(기초반), 복부초음파(기초반), 고양이종합반, 개 중급반(경력자용)으로 구성됐다. 클래스당 수의사 3명씩만 모집한다.

오르바이오 초음파 교육은 30년 경력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영상의학 최민철 명예교수(한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가 직접 지도한다. 이론 교육과 실습 교육이 포함된 과정으로 초음파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수의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교육 시작 30분 전부터 이전 강의 내용에 대한 복습도 진행된다.

‘개 중급반(경력자용)’은 초음파를 조금 더 심도 있게 배우고자 하는 수의사들에게 추천되는 코스다.

심장초음파 기초반과 복부초음파 기초반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고양이 종합반과 개 중급반은 매주 목요일에 진행된다. 교육 시간은 오후 2시와 오후 8시로 구분되어 있다.

심장 기초반은 심장 초음파의 4대 기본 원리, 4 Windows 스캔 및 M-mode, Doppler-Scan법, MMVD 및 기타 심질환 등을 배울 수 있다. 복부 기초반은 복부 full scan 방법, 부신/췌장/림프절 스캔, 고양이 복부 스캔을 배운다. 기본 건강검진 실습도 포함된다.

고양이종합반은 기초 복부 스캔법, 기초 심장 스캔법, HCM과 췌장염 스캔법, 기타 고양이 질환 진단, 기본 건강검진법을 배울 수 있고, 개 중급반은 담도계 검사, 부신/림프절/췌장 완전 스캔, 심장 기본 VIEW 및 수축/이완 기능 검사, 생검(biopsy) 기법 등을 배운다.

1:1 맞춤형 강의 및 실습을 하는 ‘프리미엄 과외반’도 운영된다(별도 문의).

참가 대상은 수의사이며, 선착순 마감된다. 과정을 수료하면 ‘이수증’이 증정된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참가 신청은 구글폼을 통해 할 수 있다.

[기고] 수의사가 만드는 임상시험 : 참여와 실행을 위한 실전 가이드

반려동물 임상시험은 수의학 발전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임상수의사에게는 낯설고 거리감 있는 주제입니다.

지난 기고(바로가기)에서는 임상시험의 필요성과 흐름, 그리고 수의사들의 다양한 인식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고자 합니다.

*   *   *   *

동물 임상시험은 단순한 약물 사용이 아닌, 과학적 검증과 윤리적 기준을 기반으로 한 임상적 연구활동입니다. 수의사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무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임상시험의 시작은 “시험계획서(Protocol)”의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시험계획서는 투약 방식, 검사 시점, 병용약물 제한, 이상반응 대응 등 모든 절차가 구조적으로 정리된 문서입니다.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시험 전체의 흐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병용약물은 자칫하면 시험계획서 불일치(일탈)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선정 및 제외 기준과 투약 중지 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발생하는 계획서 일탈 예시 (지연된 방문)

“예를 들어, 일반 진료에서는 며칠 늦게 방문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임상시험에서는 정해진 기간을 벗어나면 해당 자료가 분석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약물 반응이나 증상의 변화는 관찰 시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보호자 설명과 동의서 작성입니다. 임상시험은 보호자의 자율적 동의를 전제로 하며, 동의는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한 책임은 수의사가 아닌 시험 의뢰자(IND holder: 신약후보물질을 규제기관에 제출한 주체)에게 있으며, 대부분 임상시험 보험을 통해 보장됩니다.

사실상 반려동물 임상시험은 사람 임상시험보다 더 높은 안전성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승인된 정식 임상시험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시험 전에 비글 등의 같은 종에서 일반적으로 3~5배 이상의 용량으로 독성시험을 완료한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이기에, 예상치 못한 반응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 임상처럼, 반려동물 임상도 이번에 나온 FDA 가이드라인 초안(GFI #282)에서 보호자가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어야 하고, 시험에 대한 설명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셋째,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인 전자증례기록지(eCRF: electronic Case Report Form)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는 인체 임상시험에서 이미 표준처럼 사용되며, 수의학 임상시험에서도 점차 도입되고 있습니다.

시험계획서의 흐름에 따라 데이터를 구조화하여 입력하도록 되어 있어, 입력자와 시점의 추적이 가능하고, 데이터 일관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장점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자차트와 비슷하지만, 구조화된 정해진 틀에 맞춰 기록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전자증례기록지(eCRF) 예시

”전자차트를 사용해본 수의사라면 작성이 어렵지 않으며, 임상시험 계획서에 맞춰 구조화된 형태의 차트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쯤에서 많은 수의사들이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걸 내가 다 해야 한다면, 나는 못하겠는데…”

하지만 실제로 임상시험은 우리가 익숙한 진료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하며 경과를 확인합니다. 피부 질환 환자에게는 일정 주기마다 상태를 재확인하며 치료 방침을 조정합니다. 임상시험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설계됩니다.

보호자 설명과 동의서 작성도 낯선 절차가 아닙니다. 수술이나 치료 전에 보호자에게 질병, 치료 효과, 예상 부작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것은 이미 수의사가 매일 하고 있는 일입니다.

전자 증례기록지도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차트와 유사하며, 방문일, 신체검사 결과, 경과, 수의사 소견 등을 구조화하여 기록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임상시험은 우리가 평소에 하는 진료를 보다 체계화한 “연구 행위”입니다. 말만 다를 뿐, 본질은 익숙한 작업입니다.

   

임상시험은 단순히 신약 개발을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실제로 시험에 참여한 수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성장과 이득을 경험합니다.

첫째, 최신 치료 트렌드와 접근 방식의 체득입니다. 임상시험은 항상 최신 치료법과 표준화된 접근 방식을 반영하여 설계되므로, 참여 수의사는 자연스럽게 가장 앞선 임상 기준과 정량적 평가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둘째, 좋은 정보를 선별하는 안목이 생깁니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고, 제약사나 콘텐츠는 저마다 “자신들의 약이 최고”라고 주장합니다. 이럴 때 수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걸러내는 눈입니다. 임상시험을 해본 수의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 이 논문은 무작위배정(Randomization)으로 설계되었는가?

• 블라인드(Blind) 구조였는가?

• 대조군(Control group)이 있었는가?

특히 수의학 임상에서는 보호자의 주관적인 관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Caregiver placebo effect(보호자 플라시보 효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보호자가 치료 효과를 기대한 나머지 실제보다 개선된 것으로 인식하고 보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며, 이를 경험한 수의사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는 안목도 함께 키워갑니다.

“Muñana et al. (2010)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는 치료를 받지 않은 위약군의 79%에서 보호자가 ‘증상이 호전됐다’고 보고했으며, 29%는 치료 반응군으로 분류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진료 현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보호자의 평가조차, 기대감 하나만으로, 플라시보 효과로 크게 왜곡될 수 있습니다.”

셋째, 실질적인 비용 지원 혜택입니다. 임상시험에 따라 검사나 치료에 드는 비용이 전액 또는 일부 지원되며, 참여 동물 1마리당 일정 수준의 연구비가 제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며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동물병원은 학술적 참여 외에도 현실적인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경쟁력 있는 수의사로의 성장입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수의사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확실히 달라집니다.

최신 치료 기준에 익숙해지고, 논문을 구조적으로 읽을 수 있으며, 보호자에게 신뢰감 있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는 단순한 임상시험 참여를 넘어, 임상과 연구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수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임상시험의 성공 여부는 동물병원의 규모나 장비가 아니라,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 지원은 제한적이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참여하는 1인 동물병원의 원장님

• 환자 중심의 태도를 가진 과장급 수의사

• 임상시험의 목적을 이해하고 일상 진료처럼 성실히 임하는 수의사

이러한 수의사들이 참여한 임상시험은 더 정확하고, 더 안정적입니다. 반면, 아무리 큰 동물병원이라도 담당 수의사가 이를 ‘야근비 없는 부가 업무’로 인식하면 시험은 흐트러지고 데이터 품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이 대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지지만, 반려동물 임상시험은 로컬 동물병원이 중심적으로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보호자 접근성과 현실적인 환자 모집이라는 측면에서, 로컬 동물병원이 임상시험의 핵심 현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수의사들도 충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부담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담당 수의사의 추천

2. 시험 주관 기관에 대한 신뢰

3. 본인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보호자는 수의사의 안내와 판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이는 Gruen et al. (2014)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보호자들은 수의사 추천, 기관에 대한 신뢰, 그리고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을 임상시험 참여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꼽았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설명, 무료 검사나 일부 금전적 지원과 같은 경제적 혜택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시험마다 다르지만, 보통 1~3회 방문에 대해 혈액검사, 영상진단 등의 비용이 무료이거나 일부 보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 임상시험에서는 CRC(연구간호사), CRA(임상시험 모니터요원), 일반 간호사, 행정직원, 데이터 매니저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이 투입되어 시험을 분담합니다. 반면 수의사는 설명, 서류 작성, 투약, 기록까지 대부분의 절차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임상시험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의학, 특히 반려동물 의학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DCT, Decentralized Clinical Trial)”이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보호자가 동물병원 외부에서도 설문에 응답하거나 전자동의서를 통해 원격으로 참여하는 등, 일부 절차를 분산시키는 구조를 말합니다. 수의사는 진료와 평가에 집중하고, 기록과 모니터링은 중앙 시스템이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사람 임상시험에서는 COVID-19 팬데믹을 계기로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이 가속화되었으며, 2024년 미국 FDA가 최종 가이드라인을 통해 그 중요성과 적용 요건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분산형 임상시험이 단순한 임시 수단이 아닌, 신뢰 가능한 임상시험 방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반려동물 임상시험에서도 분산형 임상시험은 수의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호자의 피로도를 낮추며, 데이터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상시험은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설계부터 기록, 설명까지 수의사와 동물 환자의 미래를 바꾸는 과정입니다. 수의사가 이를 진료의 연장선에 있는 연구 행위로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참여할 때, 임상시험은 수의학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널리 인용되는 임상시험인 EPIC study는 무증상이지만 심비대가 동반된 승모판 질환(MMVD) 환견을 대상으로 피모벤단(Pimobendan)의 예방적 효과를 검증한 글로벌 다기관 임상시험입니다. 전 세계 36개 동물병원이 참여하였으며 그중 다수가 로컬 동물병원이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이후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킬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현장의 수의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주도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EPIC study처럼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임상시험 결과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어떻게 동물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임상시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앞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야생동물 질병 전문가 초청 워크숍 7월 열린다

국내 야생동물 관련 주요 질병에 대한 현장 중심 교육이 마련된다. ‘야생동물 질병 관리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오는 7월 3일(목)과 4일(금) 양일간 서울 양재 엘타워와 서울동물원에서 이어진다.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강원야생동물구조센터,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이번 워크숍을 함께 주관한다. 강원대가 운영하는 야생동물 질병 전문인력 양성 특성화대학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첫 날 양재 엘타워에서 열릴 이론 교육은 국내 야생동물 주요 질병의 현황과 진단, 백신 등 실무와 연구를 잇는 현장 중심 강연으로 진행된다.

전세계를 위협하는 조류인플루엔자 유행을 조명할 최강석 서울대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기생충, 외상에 대한 영상학적 평가 등 다양한 질환 진단을 다룬다.

이튿날에는 서울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동물원 종보전연구실을 견학한다.

이번 워크숍은 수의대생, 수의사를 포함해 야생동물 질병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선착순 100명을 모집하며, 사전 신청 시 숙박도 제공된다.

강원대 수의대 안상진 교수는 “야생동물 질병은 단순한 개체 치료를 넘어 생태계 보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워크숍이 실무와 연구를 잇는 가교가 되어 더 많은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연결되고, 학생들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워크숍 사전신청 등 자세한 사항은 강원야생동물구조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3일을 AI 시료채취해도 월120만원..젊은 수의사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겠나”

한국돼지수의사회 최종영 회장과 한국가금수의사회 송치용 회장이 5월 27일(화)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장 농장동물 임상수의사의 설 자리를 없애는 방역정책의 문제점을 함께 지적했다.

정부는 재난형 가축전염병을 막겠다며 농장을 직접 관리한다. 그 정도는 점점 강력해지고, 그 사이 임상수의사는 배제된다. 백신, 면역증강제 등을 관납으로 지원하며 자가진료를 부추긴다. 그러면서 일이 너무 많아진 공무원은 이탈한다. 농장을 진료하는 수의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공무원 결원 규모만 들며 가축방역관이 부족하다고 한다.

한국가금수의사회 송치용 회장

평택에서 가금 진료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송치용 회장은 “표현이 조심스럽지만 딱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가금 공수의로서 참여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업무를 소개하면서다.

공수의로 위촉되면 월 110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겨울철 특별방역대책기간에는 가금농장 AI 능동예찰을 위한 시료채취에 시달린다. 가금농장 축사 동별로 닭 8마리의 검체를 채취하여 안성의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남부지소에 직접 가져다 준다. 시료채취 과정은 물론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당하다. 차도 기름값도 본인 부담이다. 하지만 받는 비용은 고작 농장당 6만 6천원이다.

송 회장은 “매주 월수금에 반나절씩 해봤자 받는 돈은 월120만원 정도에 그친다. 시간이 너무 소요되어 다른 일(가금진료)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라며 “이런 일을 젊은 수의사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가금 진료 수의사로서 AI 방역을 돕는다는 사명감으로 참여하는 것도 주1일 정도면 족하지, 전업에 피해가 갈 정도인데도 처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수의사가 들이는 시간으로 따져 수당을 지급해야 맞다”고 덧붙였다.

돼지·가금 현장에 진료비를 받는 문화가 아직도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송 회장은 “관납을 통해 백신이든 면역증강제든 항생제를 제외하면 웬만한 약품은 다 지원된다. 사료나 약품회사가 무료로 서비스해주는데 익숙하다 보니, 아직도 약품 거래에 무료 진료가 묶여 있다”며 “방역에서도 현장 수의사를 보조 요원쯤으로 여긴다. 10여년간 정치 분야로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바뀐 게 없다”고 비판했다.

돼지 임상수의사인 최종영 회장은 “정부의 방역 정책 상당 부분이 진료행위를 포함하고 있지만, 임상수의사를 통하지 않고 농장을 직접 관리한다”면서 “재난형 질병 통제라도 실질적인 시행주체는 수의사인 해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방역의 모든 업무를 공무원이 담당하려 한다.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예전과 달리 주요 가축전염병 발생이 많아지고, 고병원성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능동예찰 물량공세가 이어지며 일은 더 많아졌다. 최 회장은 “타 직렬 공무원보다 일은 더 많은데 처우는 부족하니 이탈한다. 거꾸로 현장에서는 수의사의 역할이 계속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이날 대한수의사회가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정책 중 하나는 농장 전담 수의사 제도와 권역별 공공 거점동물병원이다. 민간 중심의 방역 체계를 마련할 때 수의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영 회장은 “가축방역관은 모자라지 않다. 공무원 숫자가 결원이라고 가축방역관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농장동물 임상수의사가 진료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공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가축방역관은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농장 전담 수의사 제도·거점 동물병원을 통해 진료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항생제 오남용 억제와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도 거듭 지적됐다.

최종영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축산물 안전성과 항생제 관리를 중요시하는 반면 한국은 처방전 없이 팔리는 약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며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 2위다. 재난형 질병에만 몰입할 뿐 실제로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송치용 회장도 “이미 가금에서 사용이 금지된 엔로플록사신도 농장에 한가득이다. 단종된다니까 사재기를 해두고 정확한 진단 없이 쓴다. 항생제도 백신도 귀동냥으로 쓴다”며 “궁극적으로는 농장도 피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장 전담 수의사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앞서 10만수 이상 가금농장에서 의무화된 ‘방역관리책임자’ 제도는 이미 변질됐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다. 약품 거래처인 농장이 ‘방역관리책임자’로 이름만 올려달라고 요청하면 수의사가 거절할 수도 없고, 결국 공짜로 행정업무만 늘어난 꼴이 됐다는 것이다.

유료로 진료서비스를 받는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농장에서 ‘농장 전담 수의사’가 제도화된다 한들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에 대해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농장 전담 수의사 제도는 연계된 공공 거점동물병원으로 현재 동물위생시험소의 역할을 일부 가져오는 것”이라며 “거점동물병원이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끔 방역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수의컨퍼런스 7월 19~20일 개최, 심장초음파 실습에 동물보건사 연수교육까지

2024 경기수의컨퍼런스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이성식)가 7월 19~20일(토~일)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경기수의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반려동물의 노령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질환과 로컬 동물병원에 내원 빈도가 많은 안과, 응급의학, 피부, 치과, 심장질환에 대한 심도 있는 강의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심장 수술, 간담췌 수술, 구강종양, 혈액투석에 대한 강의를 통해 진보된 임상 내용도 배울 수 있다.

특히, 심장초음파 실습 교육(Wet-lab)도 예정되어 있어, 심장질병 진단 능력을 높일 기회도 제공된다.

19일(토)에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총 4개 강의실에서 특이증례와 돼지수의사회 세미나가 열린다. 특이증례 세션에서는 전기항암치료, 혈액투석, 심폐체외순환, 소형견 VSD의 수술적 치료, 기저질환이 있는 MMVD 등이 다뤄진다.

20일(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9개 강의실에서 안과, 응급의학, 산업동물·특수동물, 피부, 치과, 심장 등의 강의가 하루 종일 이어진다. 업체홍보 강의 세션과 심장초음파 wet-lab도 운영된다. 모든 강의가 끝난 뒤 경품추첨과 만찬 등 경기도수의사회 소통·화합의 시간도 예정되어 있다.

20일(일) 하루 등록 시 수의사 연수교육 시간 10시간이 인정된다.

동물보건사 연수교육도 진행된다. 설채현 원장(놀로동물행동클리닉), 강민희 교수(장안대), 김재영 원장(태능고양이병원), 조도남 원장(동수원동물병원)이 연자로 나서며, 동물보건사 자격증 소지자가 참석하면 5시간의 선택교육 시간이 인정된다.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은 “경기도수의사회는 항상 회원 여러분이 실제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워 모두가 힘든 상황인 만큼 저렴한 교육비에 보다 넓고 편안한 환경에서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며 “7월에 컨퍼런스를 개최하니 마음 편하게 연수교육을 수료하고 휴가를 떠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5년 경기수의컨퍼런스 연수교육 조기 등록은 6월 10일까지, 사전 등록은 7월 10일까지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참가 신청은 경기도수의사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의사 신청 페이지동물보건사 신청 페이지가 별도로 운영된다.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 방식 구체화..혈액화학 검사비 조사 기준은 ‘10종’으로

올해부터 20개 항목으로 늘어난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가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방법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수의사회, 한국소비자연맹은 5월 26일(월) 서울 한남동 한국소비자연맹 회의실에서 조사 회의를 열고 진료비 설문 문항 구성을 논의했다. 1인 원장 동물병원과 대형 동물병원으로 구성된 원장 3인으로부터 전문가 자문을 구했다.

올해 조사는 전국 동물병원 4,159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의사법에 따라 진료비 게시가 의무화된 항목의 비용을 전수조사한다. 이를 토대로 전국·시도·시군구별로 각 진료항목의 중간값·평균값 등 대표값을 공시한다.

올해는 ▲혈액화학 검사 ▲전해질 검사 ▲초음파 검사 ▲CT ▲MRI ▲심장사상충 예방 ▲외부기생충 예방 ▲광범위 구충 등 신규 항목이 추가되면서 20종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설문 분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조사 실무를 담당할 소비자연맹과 대수도 응답 피로도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혈액화학 검사나 심장사상충·외부기생충·광범위 구충의 투약·조제비가 환자 상황이나 검사항목 수, 의약품 종류에 따라 너무 다양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날 조사팀과 전문가 자문위원은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해 올해 진행할 진료비 설문 내용을 논의했다.

‘혈액화학검사 및 판독료’ 항목은 의료기기별로 패널 구성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통일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목된다.

[동물소유자등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동물진료업의 행위에 대한 진료비용] 농식품부 고시는 혈액화학검사가 기본검사와 종합검사로 나뉠 경우 종합검사를 기준으로 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종합검사가 10종인지 15종인지 17종인지 불명확하다. 조사 결과 진료비 편차가 과대 측정될 위험을 줄이려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조사팀은 가능한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다수의 동물병원에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본 검사 ‘10종’으로 가닥을 잡았다. 건강한 동물의 중성화 수술 시 마취 전 검사로 적용하는 경우를 포함해 일선 현장에서 10종 검사를 다수 활용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초음파 검사의 경우에도 농식품부 고시에는 ‘복부 기본 검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원칙만 명시했을 뿐 세부적인 기준이 없다. 이날 협의 과정에서는 특정 장기가 아닌 복강 장기 전반을 모두 살피는 검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CT나 MRI 촬영의 경우 마취 등 영상검사 외적으로 수반되는 비용은 제외하되, 실제로 병행되는 경우가 많은 조영검사는 포함하는 형태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투약·조제비 항목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 정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일선에서 통상적으로 처방되는 레볼루션, 애드보킷, 넥스가드 스펙트라, 크레델리오 플러스 등 심장사상충 예방은 물론 내부기생충 일부를 함께 예방하는 제품의 경우 ‘심장사상충 예방’으로 분류해야 할 지 ‘광범위 구충’으로 구분해야 할 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장사상충 예방효과를 포함한 약품은 전체 구충범위의 좁고 넓음에 관계없이 모두 ‘심장사상충 예방’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예방제제들 중 넓은 구충범위를 가진 제품을 ‘광범위 구충’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는데 무게가 실렸다.

이처럼 전문가 자문을 거쳐 기준을 구체화하긴 했지만 동물병원 진료비 편차가 과대평가될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혈액화학검사의 경우 고가·저가 장비의 원가 차이가 큰 데다, 심장사상충 예방도 제제 종류에 따른 기본적인 사입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팀은 이날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진료비 조사문항을 다듬을 계획이다. 온라인 설문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성공 못할 것..수익·데이터 흐름 지속 감시”

대한수의사회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SNU반려동물검진센터(이하 SNU검진센터)에 대한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5월 27일(화)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법적 문제를 계속 따져보겠다”면서도 현재로선 SNU검진센터의 강행을 강제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향후 SNU검진센터의 수익이나 진료데이터가 영리자본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면서 “기업이 하는 병원은 (이제껏) 다 망했다”고도 지적했다.

허주형 회장은 “서울대가 아니라 타 대학에서도 (SNU검진센터 설립 추진과) 비슷한 행위를 해선 안 될 문제”라면서도 “서울대가 가지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서울대의 병원이 가지는 무게감이 기타 지방거점국립대와 다른 만큼 서울대 구성원이라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데, SNU검진센터 추진 과정은 그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의사회의 반대가 SNU검진센터 설립을 추진한 SNU홀딩스로 하여금 추가 설립 추진을 못하도록 막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주형 회장은 “(SNU검진센터 설립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수익이나 진료 데이터가 어디로 넘어가는지 끝까지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법률 검토도 계속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영리법인의 동물병원 개설을 금지한 수의사법의 취지를 우회해, 비영리 동물진료법인으로 개설한 동물병원의 수익이 투자처로 불법적으로 흘러가는지 여부를 감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검진만 하고 치료는 하지 않는다’는 SNU검진센터 측의 설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함께 지목했다. 치료 매출을 일으키지 않으면 동물병원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이돈 회장은 “동물의료를 사람의료처럼 접근하는 것이 문제다. 사람은 건강보험상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하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SNU검진센터 측이 지금은 ‘검진만 하고 지역병원으로 환자를 보내겠다’고 설명하지만, 결국 경영이 악화되면 슬그머니 치료까지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 동물병원에 미치는 경영적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대 이름을 달고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광진구수의사회의 지적에 더 힘이 실리게 된다.

게다가 설령 SNU검진센터가 추후 일반적인 대형 동물병원이 된다 한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날 간담회에서의 지적이다.

허주형 회장은 “앞서 대한제분 등의 사례에서와 같이 기업이 하는 병원은 빠르든 늦든 결국 다 망했다”면서 “SNU검진센터는 앞으로 굉장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건강검진만을 위해서는 대형 검진센터를 운영할 만큼의 환자수를 확보하기 힘들고, 처음 약속과 달리 치료를 시작한다 해도 그에 따른 수의사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적자구조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이돈 회장은 “사람의 대학병원이 3분 진료해도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데, 동물병원은 한 시간에 1마리, 많아야 2마리를 본다”며 “동물병원은 열심히 한만큼 노동력의 가치를 받는 사업이다. 외부 투자를 받아서 수익률을 따질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SNU반려동물검진센터는 최근 광진구로부터 동물병원 개설 신고를 마쳤다. 네이버 플레이스에도 등록되어 있다.

충격 받은 한국 수의사들 “우리가 중국에 밀리다니..”

“인공지능, CT·MRI 장비, 신약 개발, 학회 프로그램까지…우리가 다 밀리는데?”

중국 샤먼에서 열린 동서부학회에 참가한 한 동물병원 원장의 말이다.

2025년 제17회 중국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 컨퍼런스(17th WESAVC, Western and Eastern Small Animal Clinical Veterinarian Congress) 및 WESAVA 소동물의료전시회가 21~23일(수~금) 3일간 중국 샤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20,000여 명이 참석하고, 1천개 업체가 홍보부스를 차렸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수의사 및 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방문했다.

중국을 처음, 또는 오랜만에 방문한 수의사들은 하나 같이 중국의 빠른 발전 속도에 놀라워했다. 개별 임상수의사의 실력은 아직 한국이 나을지 몰라도 나머지 부분에서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질렀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시장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수의학 관련 제품 및 서비스가 개발·전시되어 있었고, 여러 중국 회사가 자체 개발한 CT·MRI 장비를 소개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도 있다는 평도 있었지만, 한 영상장비 회사가 설립된 지 10년도 채 안 됐다고 하자 “곧 좋은 제품을 만들겠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글로벌 회사 중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도 다수 확인됐다. 시장 규모가 다른 만큼, 좋은 브랜드와 동물용의약품 신약, 동물용의료기기 신제품 출시가 우리보다 빠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19년 설립된 Shanghai Hongyu Medical. V-Clamp로 유명하며, 이날 전시장에서도 V-Clamp 수술을 하는 동물병원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동물병원들의 이름도 찾을 수 있었다.

동물용의약품 R&D 능력에서도 중국에 뒤처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번 학회에서는 반려견 아토피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Lirucitinib’ 성분 의약품이 소개됐다. Lirucitinib은 Janus kinase(JAK) 억제제로, 조에티스의 아포퀠®(Oclacitinib)처럼 반려견의 가려움증(소양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성분이다.

중국의 생명공학 기업인 MingMed Biotechnology의 자회사인 FelicaMed가 개발했으며, 지난해 10월 중국 농업농촌부(MARA)로부터 동물용의약품 허가를 받았다. 이후, MingMed는 엘랑코동물약품(Elanco)의 중국 자회사인 Elanco(Sichuan) Animal Health와 제품 개발 및 상업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엘랑코는 ilunocitinib을 활성 성분으로 하는 Zenrelia™를 개발해 몇 달 전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해당 제품이 소개되자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엘랑코 신약이 중국에 먼저 출시되나 보다”라고 생각했던 수의사들도 실제로 중국 회사가 개발한 성분이라는 점을 알게 되자 놀라워했다.

Lirucitinib 제품 소개 세션

대회의 컨텐츠도 다양했다.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WESAVC)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그 안에서 동시다발적인 세부 행사가 진행됐다.

반려동물복지 컨퍼런스, 소동물 피부과 포럼, 아시아 소동물임상영양학회 미팅, 소동물병원 서비스 컨퍼런스, 반려동물의료 유통업체 컨퍼런스, 고양이 지식 경연대회, 중국 체인동물병원 설립자 컨퍼런스, 한방수의학 임상케이스 경연대회, 중국 펫산업 리더 서밋, 심장질환포럼, 반려동물 의료산업 매칭 컨퍼런스, 중국 반려동물 스마트 헬스케어 서밋, 신제품 출시 및 홍보 컨퍼런스, 동물병원 네트워킹 신규고객 확보 모델 서밋, 수의정형외과 경연대회, 수의영상의학 경연대회, 아시아 소동물종양 컨퍼런스, 대형동물병원 부트캠프, 해외 비즈니스 매칭 미팅 등이 동시에 열렸다.

CPR 실습 교육과 경진대회도 눈길을 끌었다.

CPR 실습 교육에서는 모형을 통해 RECOVER(Reassessment Campaign On Veterinary Resuscitation) 가이드라인에 따른 CPR 실습이 진행됐다.

경진대회의 경우, 수의정형외과 경진대회와 초음파 경진대회가 진행됐다. 각각 정해진 시간 안에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초음파 경진대회의 경우, 3분, 10분 등 제한 시간 안에 특정 장기를 얼마나 잘 찾는지를 평가했다. 중국 수의대생들이 36개 팀을 꾸려 참가했는데, 이 대회의 수상 경력이 동물병원 취업에 도움이 되고, 학교도 학생들의 수상 소식을 학생 모집 홍보에 활용한다고 한다. 초음파 경진대회에서는 삼성메디슨의 V6 장비가 사용됐다.

CPR 실습 교육 현장
CPR 실습 교육 현장
수의정형외과 Dry-lab 경진대회
복부초음파 경진대회

얼마 전 일본을 방문했었다는 한 원장은 “일본에서는 수의학적으로 배울 게 많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히려 여기 와서 많은 걸 배우고 접한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수의컨퍼런스인 2025 WVC(Western Veterinary Conference)에 참가했었던 한 수의사도 “WVC보다 동서부학회가 더 볼 게 많다”고 전했다.

중국의 발전 속도에 놀란 수의사들은 하나 같이 그 이유로 ‘적은 규제’를 꼽았다.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이 금지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영리법인동물병원이 허용되어 있다 보니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어 수의학 발전이 빠르다. 동서부임상수의학회(WESAVC) Rensheng Wei 회장도 중국 최대 동물병원 체인 신루이펑그룹(Xinruipeng group)의 부회장이다. 2018년 설립된 신루이펑그룹에는 중국 90여개 도시 1600여개 동물병원이 가입되어 있다.

또한, 동물진료비 게시제나 동물진료비 공시제 등 과도한 규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의 유입도 막고, 진료비 게시항목도 점점 늘리는 ‘규제 일변도 정책’의 우리나라 동물의료계와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 동물용의약품, 동물용의료기기의 인허가 속도도 오히려 한국보다 중국이 빠르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이 작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인허가 속도를 높이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는 것은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빨리빨리 민족이었던 우리나라가 이렇게 (수의학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졌다는 게 참담하다. 지금이라도 동물의료 관련 규제를 늘려가는 기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한 원장의 말이 귀에 계속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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