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만성신장병 보호자의 99%가 극심한 걱정·불안·우려를 경험했다

사람도 ‘중병에 효자 없다’고 하는데..”

22일(토)~23일(일) 바이오노트 웨비나에서 연자로 나선 닥터캣고양이병원 유현진 원장은 올해 Feline VMA(구 AAFP) 컨퍼런스에서 접한 만성신장병(CKD) 관련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CKD로 진단된 고양이 보호자의 99%가 극심한 걱정·불안·우려를 경험하고, 3명 중 2명이 하루 일과의 큰 변화를 겪었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이러한 관리 부담과 스트레스가 CKD의 장기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환자와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을 감안해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KD는 고양이에서 흔한 만성질환이다. 5~10세령만 되어도 고양이의 40%가량이 CKD로 진단받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 노령묘의 80%까지 CKD에 이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는 개보다 네프론의 수가 적고, 사막에서 유래한 동물이라 갈증·음수 욕구가 적어 소변 및 노폐물 배출로 신장이 혹사당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신장질환에도 취약하다.

사구체여과율(GFR) 측정이 보편적인 사람과 달리 고양이에서는 CKD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IRIS나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 가이드라인은 3개월 이상의 구조적·기능적 손상이 있을 때 CKD로 분류하도록 권고한다.

유 원장은 “IRIS 1~2기에 일찍 찾아내 (악화되지 않고) 가능한 오래 머무르는 것을 관리의 목표로 잡아야 한다”며 완치될 수 없는 비가역적 질병이라는 점을 보호자들이 인지해야 장기 관리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날 유 원장은 CKD 관리의 기본이 되는 IRIS 병기 분류 및 치료 전략뿐만 아니라 올해 Feline VMA 컨퍼런스에서 접한 최신 지견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CKD 환묘를 돌보는 보호자의 경험에 대한 영국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지목했다. 출근 전 새벽에 일어나 밥과 약을 챙기고, 퇴근해서 이를 반복하는 ‘저녁이 없는 삶’이 강제된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보호자에게 가해지는 관리 부담과 정서적 스트레스가 보호자-고양이 관계를 해치고, CKD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제적·신체적·정신적 피로는 어쩔 수 없지만, 이를 인정하고 최대한 보호자·환자의 상황에 맞춰 수의사가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면역매개성 사구체신염(ICGN), 변비, 요독증, CKD 관련 미네랄골질환(Mineral Bone Disorder)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합병증의 진단과 치료 전략을 소개했다.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진통에서는 곧 국내 출시될 조에티스社의 ‘솔렌시아(Solensia)’에 기대를 걸었다.

요독증 개선을 위한 경구용 구형흡착탄으로는 데크라社의 포러스원(Porus One)에 주목했다. 인의에서는 투석 개시를 지연시키는 약물로 활용되고 있는 구형흡착탄이 수의에서는 과거 논문 근거가 부족한 약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데크라 포러스원이 서구권에 보급되면서 관련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보호자와 고양이들이 각각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보호자의 돌봄 환경, 환묘의 성향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여러 다양한 진단 도구를 활용해 최대한 빨리 진단해 관리해야 한다. 갑상샘기능항진증, 고혈압, 관절질환 등 병발질환에 잘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웨비나는 23일(일)까지 아이해듀에서 시청할 수 있다.

[위클리벳 478회] 주 60시간 넘게 일하는 수의사들, 삶의 질은 어디에?

오늘 주제는 수의사들의 ‘삶의 질’입니다.

동물병원 원장들은 물론, 대학동물병원에서 전공수의사(임상대학원생)들까지 주당 근무 시간이 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전공수의사들의 경우, 주당 근무 시간은 길면서도 수입은 매우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위클리벳 478회에서 수의사들의 낮은 ‘삶의 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연 : 문희정 아나운서,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수의사)

전문병원·미국전문의·기생충까지..제주대 2025 백록수의학술제 열려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주홍구)이 14일(금) 백록수의학술제를 개최했다. 백록학술제는 제주대학교 수의과학연구소가 주최하는 학술제로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주홍구 학장은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 장이 되길 바란다”며 학술제의 시작을 알렸다.

김수미 원장

김수미 원장은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 한 수의자이자 치과의사로, 현재는 치과 전문 동물병원(케어덴동물치과&내과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강연에서는 스케일링, 신경치료, 보철치료뿐만 아니라, 고양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구내염, 치아흡수성 질환, 치주염, 그리고 전발치 과정까지 상세히 소개됐다.

김 원장은 또한, 개에서 진행되는 치주조직재생술(GTR, Guided Tissue Regeneration) 케이스를 소개하며 “단순한 스케일링이나 발치 수준을 넘어, 개에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에게 메탈 크라운 보철치료를 적용한 사례도 소개됐는데 김수미 원장은 “동물 환자는 씹는 행위가 큰 즐거움이기 때문에 (보철치료가)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턱 및 안면 부위에 발생하는 melanoma, fibrosarcoma 같은 악성 종양 환자에 대한 외과적 처치과정도 소개됐다.

김수미 원장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갖는 것이 큰 강점이 된다”며 전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진 수의사

유진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영상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ECFVG를 통해 미국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현재 펜실베니아 수의과대학에서 수의영상의학 레지던시 과정을 밟고 있다.

유진 수의사는 온라인 강연에서 영상의학의 역할을 실제 증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특히 이물질섭취 환자에서 X-ray와 CT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또한, 영상 판독이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수술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는 점도 강조했다.

호두, 도토리, 밤, 아보카도 등 반려동물이 흔히 삼키는 다양한 이물질에 대한 실제 케이스를 통해 매질(공기·액체·장 내용물)에 따라 영상에서 보이는 양상이 달라진다는 점도 설명했다. 장의 상태가 gas 또는 fluid에 더 지배적인지에 따라 이물질의 대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한 음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lung lobe torsion과 necrotizing pneumonia를 비교하며, trapped gas, 기관지의 형태 변화 등 영상에서 발견되는 이상 소견이 수술 여부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과 X-ray에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최종 진단과 치료 방향 결정은 CT 촬영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도 있었다.

유진 수의사는 강연 말미에 수의영상의학 공부에 도움이 되는 전공 서적과 온라인 자료들을 추천하며, “임상 현장에서 영상을 해석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갖추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선민 교수

라이징 스타(Rising star) 특강에서는 최근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임용된 수의기생충학 김선민 교수가 강연했다.

김선민 교수는 수생동물, 야생동물을 아울러 기생충을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는 주로 고래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괭이 부검 활동을 통해 혼획을 방지할 정책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상괭이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계통수 분석과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내 미기록종 기생충을 발견하고, 이 기생충이 어린 돌고래에서 100%에 달하는 폐사율을 보이는 치명적인 기생충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

작년에 창설된 국제 상괭이 보존네트워크에서 야생동물 보전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강연 제목인 ‘기생충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청중들에게 ‘우리가 기생충에 대해 어떤 오해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아함을 자아냈다.

김선민 교수는 밍크고래 해체했을 때 쏟아져 나온 고래회충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이 기존 수의기생충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이 기생충을 바라보기를 촉구했다.

간흡충, 선충과 같은 기생충이 산업동물, 반려동물, 야생동물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기생충이지만, 기생충을 하나의 생물체로서 바라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는 한쪽은 이익을 얻고 다른 한쪽은 해를 입는 관계이지만, ‘기생한다’는 것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김선민 교수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자신이 부검한 18종 260여 마리의 해양포유류 중 일부 케이스를 보여주며, 기생충이 해양동물 폐사의 원인이 아닌 경우가 더 많았음을 강조했다.

물론, 기생충이 폐사를 일으킬 수 있다. 흡충이 청신경을 손상시켜 고래 무리가 한꺼번에 잘못된 방향으로 집단 좌초를 일으키거나, 기생충이 과다하게 증식할 경우 장폐색을 일으켜 숙주가 폐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생충감염으로 폐사한 비율은 낮았다.

김선민 교수는“야생동물에서 기생충감염은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며, 기생충도 자신의 역할이 있고 생태계 생물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기생충을 없애려는 인간의 개입은 오히려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학생들이 수의기생충학이라는 학문의 틀을 넘어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가진 수의사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wendy2249@naver.com

유찬주 기자 yoochanju23@gmail.com

전성훈 해마루 인터벤션센터장, 혈관 인터벤션시술 성과 SCIE 국제학술지에 연이어 발표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 센터 전성훈 센터장이 인터벤션 영상의학(interventional radiology) 분야의 연구 성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에 연이어 발표했다. 2025년 한 해에만 총 3편의 논문이 SCIE 학술지에 게재됐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이란 영상장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혈관/비혈관에 카테터나 기구를 삽입하여 치료를 시행하는 비침습적 영상 가이드 시술을 말한다. 수의학에서는 심장 인터벤션이나 일부 비혈관 스텐트 시술을 제외하고 아직 증례나 연구가 많지 않다.

특히, 종양 및 혈관 인터벤션은 수의사들이 참고할 논문들이 많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해마루동물병원은 2021년 인터벤션센터를 개소한 이후, 관련 치료와 연구를 선도하며 국내외 학회 발표와 논문 게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발표된 3편의 연구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한 증례들로 국내외 수의 인터벤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논문에 게재된 시술 영상: 종양으로 공급되는 혈관을 각각 선택하여 색전물질을 주입하였으며 parent artery의 개통을 통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였다(Digital subtraction images: (A to C) In case 1, (A) Distal aorta (Ao) angiogram. (B) Right internal iliac artery (IIA) angiogram shows tumour staining from the prostatic artery (PA) and caudal vesical artery (CDV) (black dotted line). (C) Prostatic artery angiogram after embolisation shows loss of tumour staining. (D to F) In case 2, (D) In aorta angiogram, the umbilical artery (dotted arrow) was seen. (E) Angiogram of the umbilical artery shows tumour staining with small tortuous vessels (red dotted line). (F) Umbilical artery angiogram after embolisation shows tumour staining diminished (yellow dotted line). EIA External iliac artery, IPA Internal pudendal artery).

첫 번째 논문은 영국의 Journal of Small Animal Practice에 게재된 ‘Transarterial embolisation in the treatment of persistent haematuria in two dogs with lower urinary tract carcinoma’이다. 이 논문에서는 거대 방광 종양으로 지속적인 혈뇨를 보였던 개 2마리에서 방광 종양 색전술을 적용한 증례를 다뤘다.

기존에는 방광 괴사, 파열 등의 심각한 합병증 우려로 비뇨기 종양 색전술은 전립선 종양에만 국한되었다. 본 증례에서는 방광으로 공급되는 caudal vesical artery 혹은 umbilical artery로 색전물질이 흘러 들어가 합병증이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양으로 공급되는 혈관만을 초선택(superselective)했고, 시간이 지나 재개통이 되는 색전 물질(gelatin sponge particle)을 이용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종양으로 인한 혈뇨는 즉시 개선됐고, 시술 전에 보였던 배뇨곤란 증상도 개선됐다. 또한, 종양의 색전효과로 인해 종양 크기가 50% 이상 감소했으며, 빈혈과 혈소판 감소증이 동반된 개체에서는 4주 후 빈혈이 해소되고 혈소판 수치도 정상화됐다. 이 시술은 반복적인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두 환자 모두 반복적인 색전술을 통해 삶의 질 저하를 최소화했고, 전이가 되지 않은 개체의 경우 1년 이상 증상 없이 생존하고 있다.

현재 해마루동물병원에서는 하부 비뇨기 종양에서 종양색전술을 200례 이상 시행했으며, 30여 마리 환자를 장기간 평가한 전향적 임상 연구도 유명 SCIE 저널에 게재를 앞두고 있다.

그림: 시술 전/ 시술 1개월 후 종양 크기를 비교한 CT 영상. 색전술을 통해서 종양 크기가 각각 58%, 60.9% 감소했다(상단 사진 E, F: 시술 전 Case 1, 2 CT 영상, 하단 사진 D, E: 시술 1개월 후 Case 1, 2 CT 영상).

두 번째 논문은 미국 Journal of American Animal Hospital Association에 게재된 ‘Mechanical Thrombectomy of Acute Aortic Thromboembolism Using Stent-Retriever Thrombectomy Device in a Dog’으로, 급성 대동맥 혈전증으로 후지마비가 발생한 개에서 stent-retriever를 이용해 혈전을 제거하고 정상 보행을 회복한 증례를 보고했다.

수의학에서 외과적 혈전제거, aspirator 기기를 이용한 혈전제거술은 수행되어 왔으나, 본 연구는 인의 신경계 인터벤션 시술에서 사용되는 Stent-retriever(Solitaire)를 수의학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혈전을 제거할 수 있었다.

해당 환자는 시술 직후 양측 대퇴동맥의 혈류신호가 확인됐고, 자발 움직임이 회복됐으며, 8일 차부터 완전한 보행을 보였다. 본 연구는 기존 보고된 혈전제거술과 달리 비침습적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혈전을 제거한 증례로, 급성 대동맥 혈전증 환자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논문에 게재된 환자의 혈전제거 과정의 모식도 및 제거된 혈전 모습(Serial fluoroscopic images (C–F) obtained during thrombectomy, schematic illustration of stentretriever thrombectomy procedure (G–J), and the stent-retriever device with thrombi after the first attempt of thrombectomy (K) and removed thrombi after three attempts (L). (C, G) A microcatheter was inserted into the occluded segment within the right external iliac artery, and a stent-retriever thrombectomy device was advanced through the microcatheter. (D, H) After retracting the microcatheter, the stentretriever device (arrowheads) was deployed to capture the thrombi. (E, F, I, J) Sixty minutes after deployment, the stent-retriever device (arrowheads) and microcatheter assembly were concurrently retracted into the long sheath. (K, L) Dark red thromboembolic material was captured within the stent-retriever device. Ao, aorta; Lt. EIA, left external iliac artery; Rt. EIA, right external iliac artery.)

세 번째 논문은 일본 Journal of Veterinary Medical Science에 게재된 연구로, 편측성 폐동맥 협착증과 반대편 폐동맥 형성부전증이라는 복합적인 선천성 심장기형을 가진 어린 고양이에서 폐동맥 협착증을 풍선성형술을 통해 교정한 후, 장기간 변화를 관찰한 증례다(Successful balloon angioplasty of right pulmonary coarctation with left pulmonary artery interruption in a cat: a long-term outcome follow-up case report).

편측성 폐동맥 협착증은 고양이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선천적인 심장기형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폐동맥 가지 중 한 곳에 심한 협착이 발생하며, 풍선성형술을 이용해 교정한다. 본 증례는 우측 폐동맥 가지에서 발생한 폐동맥 협착증과 함께 좌측 폐동맥의 형성 부전증이 동반된 복잡한 증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저산소성 폐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컸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식도 동맥이나 기관지 동맥에서 측부순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환자는 4개월령 고양이로, 심장 초음파에서 우측 폐동맥 가지의 폐색과 편측 폐동맥 무형성이 확인됐으며, CT 검사를 통해 확진됐다. 폐동맥 무형성이 된 폐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폐 용적이 반대편에 비해 작았다(그림). 좁아진 우측 폐동맥 가지는 압력경사가 151.42mmHg(velocity: 6.15 m/s)로 심각한 수준의 폐동맥 협착 상태였고, 이로 인한 우심실의 비대(RV hypertrophy) 및 우심방의 확장도 동반된 상태였다.

논문 발췌 그림: 진단 당시 CT 영상, 우측 폐동맥 가지의 협착(*) 소견이 확인되며, 후방 폐동맥은 협착으로 인해 post-stenotic dilatation 소견이 확인된다. (흰색 화살표) 이에 반해 좌측 폐동맥 가지는 매우 얇게 저형성(파란 화살표) 되어 있으며 폐동맥으로 혈관이 이어지지 않고 tapering 되어 소실된다(In the 3-dimensional (3D) reconstructed computed tomography (CT) angiogram (A, B), there is a focal narrowing of the proximal right pulmonary artery (RPA) (white star) accompanied by dilation of the main pulmonary artery (MPA). Post-stenotic dilation of the RPA branch (white arrows) is also visible. The left pulmonary artery branch is absent (blue arrows). Transverse and dorsal reconstructed CT images (C, D) reveal asymmetric lung fields with hypoinflation, along with elevation of the left hemidiaphragm and a mediastinal shift due to hypoinflation. Multiple pulmonary parenchymal bands (pseudofibrosis) are evident. MPA: main pulmonary artery, Ao: aorta, RPA: right pulmonic artery, RPA-Cr: cranial part of the right pulmonic artery, RPA-Cd: caudal part of the right pulmonic artery).

1개월 후, 협착부 해소를 위한 풍선확장술을 실시했으며, 시술 후 압력경사는 31.19mmHg(velocity: 2.79 m/s)로 감소했다. 1년 후 재검에서 우심실 비대 및 우심방 확장 소견도 개선되어 심장이 정상화됐다. 장기간 추적 결과, 흉부 방사선 영상에서 폐동맥 협착증이 교정된 우측 폐야는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좌측 폐야는 폐용적 감소와 허탈 소견이 관찰됐다. 이는 폐동맥 형성부전증으로 의한 폐혈류량 감소에 따른 변화로 추정되며, 만약 어린 시절에 우측 폐동맥 협착증에 대한 교정을 받지 않았더라면, 폐혈류량 감소에 따른 저산소증 및 이로 인한 임상증상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환자는 추적 관찰된 3년간 무증상으로 투약 없이 지내고 있다. 해당 연구는 드문 선천성 심폐기형에 대한 성공적인 인터벤션 치료와 장기 예후를 제시한 사례로, 향후 유사 질환 치료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논문 발췌 그림: 풍선 성형술 1년 후 흉부 방사선 및 심장 초음파 영상(Thoracic radiography images (A, B) and transthoracic echocardiography images (C, D, E, F) one year after the balloon angioplasty procedure. Lateral (A) and ventrodorsal (B) thoracic radiographs show collapse of the left hemithorax lung field with a leftward shift of the mediastinum and hyperinflation of the right lung fields. A moderate bronchointerstitial pattern is also observed in the most lung fields. Right parasternal long-axis (C) and short-axis (D) echocardiograms reveal a decrease in the size of the right atrium and in right ventricular hypertrophy. Left parasternal short-axis echocardiogram (E, F) with color Doppler demonstrates reduced turbulent flow within the right pulmonary artery (RPA) and a decrease in maximum velocity through the stenotic region, from 6.15 m/sec to 2.79 m/sec, cor-responding to a pressure gradient (PG) of 26.29mmHg. RV: right ventricle, RA: right atrium, LV: left ventricle, LA: left atrium, Ao: Aorta, PV: pulmonic valve, PAS: stenotic lesion of right pulmonic artery.)

해마루동물병원 전성훈 센터장은 “그동안 심장이나 비혈관 스텐트 외에는 인터벤션 증례나 연구가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종양 및 혈관 인터벤션 시술의 임상성과 공유를 통해 국내외 수의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규모 간암 색전술 회고 분석 연구와 구강 종양 및 비뇨기계 종양 색전술 회고 분석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국제 학회 발표를 통해 국내 수의 인터벤션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기능성 브랜드 ‘아나포유®’ 시리즈, 동물병원서 뜨거운 반응

아나포유®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높은 삶의 질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주)베덴라인, 베덴텍의 미션을 담아 개발된 자체 브랜드다.

현재 아나포유® 브랜드로 아나포유® 바울콘, 아나포유® 헴프씨드오일, 아나포유® 옥스탑, 아나포유® 이뮨프로, 아나포유® 알앤유 등이 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아나포유® 바울콘과 아나포유® 헴프씨드오일은 동물병원 전용 제품이다.

아나포유® 바울콘은 염증성장질환(IBD)을 포함한 개·고양이의 만성장질환(CE)를 컨트롤하는 동물용의약품 신약으로, 뛰어난 효과와 투여의 용이성 등으로 동물병원 판매 시작 이후 전국의 동물병원으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반응을 얻고 있다.

아나포유® 헴프씨드오일은 분리불안, 뇌전증, 각종 통증 등에서 효과가 보고되어 임상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미국 수입 완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동물약품·영양제 전문 유통사인 우리엔팜이 전국 동물병원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아나포유® 옥스탑은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을 통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와 간 기능 개선 효과가 검증된 제품이다.

아나포유® 이뮨프로는 특허 코팅 공법을 적용한 유산균과 면역 보조 성분을 최적 비율로 배합해 반려동물의 장 건강과 면역 균형 유지를 돕도록 설계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아나포유® 알앤유는 리조푸스 코지 유래 RU 성분을 핵심으로, 피부·피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영양제이다.

아나포유® 제품들은 35년 이상 수의 업계 경력을 가진 ㈜베덴라인, 베덴텍 대표 이주하 수의사와 동료들이 수년간의 연구·시험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개발·검증한 제품군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며 자신 있게 권장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베덴라인, 베덴텍은 앞으로도 아나포유® 브랜드 강화와 추가 제품 개발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나포유® 바울콘과 아나포유® 헴프씨드오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우리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그 외 아나포유® 제품들은 ‘아나포유 코리아’ 공식 쇼핑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물진료부 공개법안 검토 가능성 커져..국회서 긴급 대응 나선 수의사회

동물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의 검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12월 4일 개최 예정인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6차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법안에 총 6개의 수의사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이중 정청래 의원 법안, 조경태 의원 법안이 동물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지난해 7월 16일 “반려동물 의료사고 분쟁이 많아지고 있는데, 의료행위는 전문적이고 폐쇄적인 특성상 보호자가 진료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부당한 진료를 막고, 진료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진료 중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개정안을 발의했다.

6일 뒤인 7월 22일에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반려동물 보호자가 요구할 경우 진료부를 발급받을 수 있는 규정이 없어서 보호자의 알권리가 침해되고 동물진료업의 투명성이 저해된다. 또한, 펫보험의 경우 진료부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치료 내용이 파악되어야 이와 관련한 보험 청구 및 지급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및 불법진료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없이 진료기록 공개만을 우선하는 현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즉각적인 행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 처방에 따라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하는 ▲’수의사 처방제’ 확대·정착, 수의사 처방제에도 불구하고 처방전 없이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합법적으로 팔 수 있는 ▲약사법의 ‘약사예외조항’ 철폐, 사람 의료와 같은 ▲’동물의료 기록에 대한 표준 확립’ 등을 동물진료부 공개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제20대 국회 및 제21대 국회에서도 동물진료부 공개 의무화 법안(수의사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으나, 심사 끝에 통과되지 않고 폐기됐다. 선결 조건 없이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발생할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선결 조건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수의사회는 “당시 항생·항균제, 마취제, 호르몬제 등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까지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동물용의약품 유통 체계의 문제점 등을 주로 지적하고 관련 제도의 정비가 먼저 필요함을 국회 및 정부에 설명했다”며 “이러한 상황은 수년간 제자리로 작년 10월,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국회의원이 실데나필 성분의 동물용의약품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 가능하다는 점을 지목하며 동물용의약품의 인체 오남용 방지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22대 국회에서도 진료부 공개 법안이 발의됐다. 동물의료 환경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관련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민원해소용 법안 발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진료부 공개 법안을 ‘자가진료를 부추기는 수의사법 개악’으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시도지부 및 산하단체 등에 관련 국회의원과 면담, 지역 간담회 등을 추진하여 법 개정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주문했다. 공개된 기록에 따라 소유자가 임의로 의약품을 사용하는 동물약품 오남용 문제와 진료기록에 대한 의료체계와의 차이점 등이 핵심이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11월 21일(금) 국회에서 관련 국회의원 및 보좌진 등을 만나 개정안의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진료부 공개를 검토하기에 앞서 동물용의약품 유통체계 개선 등 다른 제도 정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법안심사소위 개최 전까지 법 개정을 막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반려동물 심폐소생술 배우세요’ 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 교육 12월 6일 개최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KVECCS)가 오는 12월 6일(토)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반려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습 중심의 심폐소생술(CPR) 교육 세미나를 진행한다.

반려동물이 노령화되고 다양한 질병을 관리하며 생활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에 보호자가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람처럼 119 구급체계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려동물에서는 보호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가 보호자 세미나를 마련했다. 단순한 이론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닌, 참가자가 직접 실습까지 할 수 있도록 구성을 더했다.

이론 강의는 일산동물의료원 백지선 응급중환자의학과장이, 실습교육은 구윤회 경북대 수의응급의학 교수가 진행한다.

반려동물에서 심정지나 호흡 정지, 기도 폐색 등이 발생했을 때 보호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과 즉시 시행해야 하는 심폐소생술의 원칙과 절차를 소개한다.

RECOVER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CPR 시행 시 필요한 압박 속도와 깊이, 손 위치, 기도 확보 방법 등을 보호자 눈높이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실습 세션에서는 더미를 활용한 흉부압박 훈련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더미에 직접 손을 얹어 적절한 압박 강도와 리듬을 경험하며 전문가에게 즉석에서 자세 교정을 받게 된다.

응급 상황에서는 당황하다 보니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이론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데, 보호자가 평소에 CPR을 직접 실습해 두는 것이 실제 상황에서 더 정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우 문정희 작가의 ‘마누이야기’ 북 콘서트에서는 문 작가가 반려견 마누와의 일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온 과정,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 펫로스 극복에 도움이 되었던 지점들을 차분하게 전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FASAVA 2025 콩그레스에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북 콘서트에는 반려견 마누가 갑작스럽게 기력이 떨어져 응급으로 내원했던 경험도 소개될 예정인데, 이 사례는 이번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 세미나의 주제와 맞물리며 보호자들에게 응급 상황의 현실성과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호자 세미나는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 중 실습 교육은 별도로 선착순 20명만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은 구글폼을 통해 진행된다.

주최 측은 “반려동물 응급 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만큼, 보호자가 기초적인 CPR을 알고 있느냐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많은 보호자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2025 전국 수의대 리그오브레전드 최강팀은 전북대 ‘Vetamales’

2025 Veterinary E-Sports Championship(VEC)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회에서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대표팀 ‘Vetamales’가 정상에 올랐다. 전략적 팀 전투(롤토체스) 부문에서는 전남대 이제강 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5기 집행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11월 1일(토)부터 16일(일)까지 약 보름간 진행됐다.

리그오브레전드 부문에는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중 8개 대학 대표팀이 출전했다. 2개조 단판 리그전으로 4강 본선 토너먼트 진출팀을 가렸다.

A조에서는 충북대(3승 0패)와 서울대(2승 1패)가 본선에 올랐고, B조는 전북대·건국대·경북대가 모두 2승 1패로 동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전북대는 +31의 킬데스 차로 B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행을 확정했고, 건국대가 +17로 2위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4강전에서 전북대가 서울대를, 충북대가 건국대 대표팀을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3·4위전에서는 건국대가 서울대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전북대 ‘Vetamales’와 충북대 ’자두자 두졸려’의 결승전은 전 경기가 유튜브 생중계된 가운데 진행됐다. 전북대는 경기 내내 탄탄한 밴픽과 플레이를 보여주며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는 초반의 불리함을 교전 능력과 팀플레이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팀 ‘Vetamales’의 김세직 팀장(본3)은 “전북대가 처음으로 LoL 대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게 되어 정말 뜻깊다”며 “선후배가 한팀으로 뭉쳐 서로를 믿고 끝까지 노력한 결과가 이렇게 큰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함께한 팀원들과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략적 팀 전투(롤토체스) 부문은 총 64명이 참가해 총 네 개의 스테이지로 진행됐다.

예선은 각 조 상위 4명이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승에 진출한 8명의 선수가 3경기를 치러 최종 점수 상위 3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1위는 전남대 이제강, 2위는 경상대 우수한, 3위는 전남대 옥민석 학생이 차지했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

수의직 부족 강원도, “퇴직 공무원 현장 배치가 가축 방역에 큰 힘”

수의직 공무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김진태)가 지난 5월부터 오랜 현장 경험을 갖춘 퇴직 공무원 수의사의 전문성과 경험을 적극 활용한 ‘퇴직 공무원 사회공헌사업’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재난형 가축전염병의 도내 비발생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인사혁신처 공모에 선정된 이번 사업을 통해 강원도 퇴직 공무원 수의사 6명을 일선 현장에 배치, 매월 7회 이상 축산농가·거점소독시설 등 고위험 시설을 대상으로 예찰·시료채취 및 방역 점검 등을 추진하여 가축전염병 감시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특별방역기간인 10월부터는 가금농장 점검 및 시료채취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강원도 측은 “부족한 도내 수의직 공무원의 업무 부담 경감과 방역 공백 최소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최근 고병원성 AI 확산과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등으로 질병 유입 위험이 큰 상황에서, 퇴직 공무원들의 경험과 역량이 도 방역체계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당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퇴직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고 재난형 가축전염병 비발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11월 기준, 강원도 내 전체 수의직 공무원은 정원 119명 중 82명만 근무해 37명 결원 상태였으며, 18개 시·군의 경우 정원 35명 중 26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축방역관 운영사업’을 5월부터 가동하고, 공직 경력 10년 이상의 퇴직 공무원 수의사 6명을 ‘명예가축방역감시원’으로 위촉했다.

‘동물 돌봄의 정치’를 묻다..생추어리의 정의·법제화·지역사회 공존 모색

내년 웅담채취용 사육곰 산업의 법적 종식을 앞두고 지난 9월 동물보호단체들이 농장으로부터 매입·구조한 곰 10마리가 전남 구례군 사육곰 보호시설로 이송됐다.

정부 예산을 들여 만든 일종의 공공 생추어리인 셈인데, 이 외에도 이미 여러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보호하는 생추어리를 자체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토)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 열린 ‘2025 생추어리를 생각하는 포럼’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보금자리 선언’을 계기로 결성된 ‘생추어리를 생각하는 모임(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해방물결, 새벽이생추어리)’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생추어리의 개념부터 운영 원칙, 제도적 기반, 돌봄 노동, 지역사회와의 공존·협력 등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이날 논의는 “생추어리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설명할 것인가”라는 공통된 질문으로 수렴됐다.

(사진 : 동물해방물결)

포럼의 문을 연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최태규 대표는 생추어리를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에게 평생의 돌봄을 제공하는 피난처’로 정의했다.

비영리 운영, 비(非)번식, 비상업화, 제한적 관람 등 국제 생추어리연맹(GFAS) 기준을 바탕으로 생추어리의 핵심 조건을 짚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안내 없는 관람 금지’와 ‘연구 제한’ 원칙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설의 역할과 동물의 유래를 안내자가 설명하는 구조를 갖추고, 연구 또한 동물의 복지와 안락사 기준 등 윤리적 원칙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작년 발표된 ‘보금자리 선언’을 언급하며, 생추어리가 동물을 삶의 주체로 대하고 새로운 인간–동물 관계를 탐색하는 공간임을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제보다는 돌봄과 존중을 중심에 둔 실천”으로 규정했다.

새벽이생추어리 그린 활동가는 국내 첫 생추어리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마주한 실질적인 고민을 공유했다. 구조된 동물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부터 생추어리 환경으로의 적응, 이어지는 장기 돌봄 등 운영 과정의 복합성을 지목했다.

GFAS 기준을 참고해 마련한 내부 지침을 소개하면서 “동물에게 ‘선택권’을 보장하는 공간 조성이 운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번식 원칙이 생추어리의 수용 능력과 돌봄의 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 운영 과정의 다양한 쟁점들이 제도적 논의와 지속적인 평가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물해방물결 김도희 대표는 생추어리가 국내 법체계에서 명확한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현재 생추어리는 기존 지자체 보호센터나 민간 보호시설과 법적 범주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운영 기준과 책임 구조가 불명확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금자리 법률안과 동물보호법 개정안 초안을 소개하며, 생추어리의 목적과 원칙을 법적으로 규정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보금자리가 법 안에 자리를 잡는 것은, 돌봄이 사회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사건”이라며 제도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사진 : 동물해방물결)

포럼은 동물을 돌보는 노동과 관계를 재해석하는 정치학적 논의로 이어졌다.

김민재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는 동물 돌봄 노동의 불안정한 사회적 위치를 지적하며, 대상에 대한 정서적 존중을 본질로 하는 돌봄 노동의 공공 영역 제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는 돌봄을 역동적이고 위험성을 내재한 ‘관계’로 정의했다. 그는 돌봄의 외주화 대신 시민 모두가 삶에 돌봄을 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물 생추어리가 지역사회에 공존하며 교육적 역할을 수행하는 실제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이승찬 동물해방물결 캠페인국장과 김경림 인제 신월리 달뜨는마을 영농조합법인 사무장은 ‘달뜨는 보금자리’ 사례를 소개하며 동물·청년·주민이 공존하며 지역 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지역 밀착형 모델을 설명했다.

함정희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중랑천팀장은 ‘Rewilding’을 목표로 서울 동북권 생태계 거점으로 조성된 중랑천 생추어리 사례를 발표했다. 시민, 예술가 등 다양한 집단이 주체가 되는 공존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전달했다.

이어진 청중 토론에서는 법·제도적 기반, 돌봄 노동의 범위, 지역사회 협력 가능성 등이 활발히 논의됐다. 이를 통해 생추어리를 둘러싼 현장의 요구와 정책적 과제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

김민지 기자 jenny030705@naver.com

반려동물 혈액 과응고·저응고 주제 경기동물의료원 세미나, 26일 무료 개최

경기동물의료원이 임상 수의사들의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11월 26일(수) 오후 8시 경기동물의료원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반려동물 혈액 과응고·저응고 최신 업데이트’를 주제로 진행된다.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유도현 교수가 연자로 초청되어 반려동물에서 발생하는 혈액응고 이상 질환의 최신 진단 및 치료 접근법을 심도 있게 다룬다. 특히,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할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는 전국의 임상 수의사를 대상으로 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행사는 경기동물의료원 본원 2층 메인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사전 신청을 통한 선착순 등록 방식으로 운영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수의사들은 포스터 이미지에 있는 QR코드 또는 구글폼으로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동물의료원 이승혁 원장은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과 최신 지식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곧 의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세미나가 혈액응고 질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더 나은 치료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기사, iM3 수의영상진단장비 ‘CR7 2.0 VET’ 국내 출시

㈜신기사(대표 이준규)가 전 세계 수의치과 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호주 브랜드 iM3의 최신 디지털 영상진단장비‘CR7 2.0 VET’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1989년 호주에서 설립된 iM3는 수의치과전문의와 협력해 수의치과 진료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온 회사다.

그 결과물 중 하나인 CR7 2.0 VET은 반려동물 치과 영상 촬영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모두 높인 디지털 영상 스캐너로 평가받고 있다.

CR7 2.0 VET은 최대 40 LP/mm의 이론 해상도(실제 약 25 LP/mm)를 구현하며, 재사용이 가능한 유연한 이미지 플레이트(사이즈 0~5)를 지원해 고양이,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다양한 구강 구조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트 자동 투입부는 먼지나 털 등으로 인한 화질 저하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으며, RFID 칩을 내장한 iM3 IPX 이미지 플레이트를 사용해 플레이트 크기 자동 인식 및 노출면 오류 방지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력은 영상 정확도를 높이고, 진료 과정의 반복 작업을 줄여준다.

네트워크 기능도 강화됐다. CR7 2.0 VET은 최대 10대의 PC와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어, 병원 내 여러 진료실이나 협진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자료 관리가 가능하다.

iM3의 공식 수입원인 ㈜신기사는 지난 9월 개최된 아시아수의치과포럼에서 CR7 2.0 VET 장비를 전시하며 국내 수의사들로부터 큰 관심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신기사 반려동물사업부 관계자는 “CR7 2.0 VET은 수의치과 영상 진료에서 요구되는 정밀성·속도·편의성을 모두 충족하는 장비”라며 “빠른 영상 처리와 고해상도 진단이 가능해 반려동물의 진료 품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비의 내구성과 향후 확장성을 고려할 때 iM3의 영상 솔루션은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수의치과 진료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용 회장, 국회에서 “표준수가제는 탁상행정…수의혁신위원회 설립 필요”

국회사무처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대표 이태형)가 19일(수) 국회의원회관에서 ‘반려동물 의료보험 확산을 통한 반려동물 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박병용 경상북도수의사회장, 허찬 한국동물병원협회 경영혁신위원장, 윤은희 영남이공대학교 교수의 발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특히, 박병용 경북수의사회장은 ‘인센티브 기반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및 수의혁신위원회(DOVI) 설립’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경북수의사회 박병용 회장

박병용 회장은 동물진료비를 둘러싼 논쟁과 펫보험 고도화를 위한 국가 정책을 제안했다.

우선, 동물진료비의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박병용 회장은 “병원별로 임대료, 보유 장비 수준, 직원 수, 사용 약품의 종류, 진료 난이도, 지역적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진료비는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존재했었던 수가(동물병원 진료보수기준)를 1999년 정부가 없애면서 진료비를 통일하면 오히려 수의사들이 담합으로 처벌된다. 수가제 폐지 이후 수의사들이 노력해서 동물의료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공적보험(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있어서 (급여항목 진료 시) 본인부담금 일부만 내는 사람 의료와 달리 공보험이 없는 동물의료는 모든 진료항목이 비급여다. 보호자의 본인부담률이 100%”라며 “이러한 구조적인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물병원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시행 중인 진료비 게시제, 예상진료비 사전고지제를 넘어, 표준진료절차 사전 안내 의무화나 표준수가제 도입 등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탁상행정식 발상이며, 전국 1천명의 수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니 수의사들이 대부분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병용 회장은 “동물의료 수준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율경쟁을 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여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진료비 상한액 설정법’이나 대통령 공약이었던 ‘표준수가제’ 등에 대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평균 건당 1만원 수준인 상담료가 5만원 정도로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의견이었다.

수의혁신위원회 설립을 제안하는 박병용 회장

박병용 회장은 “강제 규제는 비효율적이고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규제 정책이 아닌 자율 참여형·인센티브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동물병원이 정부 정책에 참여할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참여하는 병원에 혜택을 주는 방식이 맞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동물병원 간 정보 비대칭 해소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동물의료 빅데이터 확보 및 표준 데이터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을 적정하게 처방하는 의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그린처방의원’ 제도를 벤치마킹한 ‘수의 그린 데이터 파트너’ 제도를 즉시 시행함으로써 동물의료데이터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의혁신위원회(DOVI) 설립 제안도 관심을 받았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임시로 만드는 ‘TF’는 한계가 있고, 장기적으로 전문적인 동물의료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할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게 박 회장의 판단이다. 세부적으로 대한수의사회 산하 수의정책 혁신·소통위원회(CVPAC)를 상설 위원회로 설립해 빅데이터 구축과 AI 등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수의료 시스템 정립에 기여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병용 회장에 이어 발제를 한 허찬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병원경영혁신위원장 역시 ‘동물병원 진료 빅데이터 구축’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펫보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빅데이터 플랫폼-동물병원 전자차트(EMR)-펫보험 청구 시스템이 자동으로 연동되어 사용자 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려묘 보호자’인 윤은희 영남이공대학교 반려동물보건과 교수는 “반려인 입장에서는 매월 약 4만원 수준의 펫보험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일부 항목만 보장하는 월 1만원대의 실속형 펫보험 출시 등 펫보험 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농식품부 이재명 서기관은 정부 국정과제에 담긴 ‘공익형 표준수가제’에 대해 소개했다.

이 서기관은 “전체 동물병원이 일괄적으로 준수하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공공동물병원에서 유기동물, 국가봉사동물, 취약계층 반려동물에만 적용하는 제도다. 그래서 ‘공익형’ 표준수가제”라며 “모든 병원이 획일적으로 준수하는 제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등록제 활성화와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방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같은 품종의 반려견을 여러 마리 양육하는 가정에서 한 마리만 펫보험에 가입하고 다른 동물까지 펫보험을 청구하거나, 펫보험 가입을 위해 진료기록을 지워달라고 요구하는 모럴해저드가 펫보험사의 손해율을 높이고 펫보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은주 메리츠화재 리더는 “펫보험 관련 모럴해저드가 있을 거라고 추측하지만, (현재처럼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그것조차 확인할 수 없다”며 “동물등록제가 정착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에 펫보험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유기동물 입양 시 펫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 김상훈 국회의원, 정희용 국회의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상훈 국회의원(대구 서구)은 “펫보험을 통해서 보호자들은 부담을 낮추고, 수의사분들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며 “데이터 공유 등 정책적 이슈에 대해 국회에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인 정희용 국회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반려인으로서 반려동물이 아플 때 체계적으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의사회의 이야기를 경청해서 국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고, 반려동물도 동물행복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사)동물복지표준협회 이태형 대표는 “토론했던 주제들은 수의료 혁신을 통해 반려인과 수의사, 정부 모두에게 실익이 되는 펫보험의 확산과 고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AVMA 재인증 나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AVMA COE 실사단 리셉션 개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조제열)이 11월 16일(일) 수의과대학 81동 1층 수의학도서관 및 수의학 박물관 앞 박종수홀에서 미국수의사회 교육인증위원회(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Council on Education, 이하 AVMA COE) 실사단을 맞아 리셉션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국제교육인증 심사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AVMA COE 실사단 대표 Patrick Farrell 박사를 비롯해 수의과대학 교수진, 교직원, 재학생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실사단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화합의 분위기 속에서 환영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학생 대표와 학생동아리 ‘인영’이 리셉션 진행을 지원하여 행사의 활기를 더했다. 행사장은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구성원과 실사단 간의 뜻깊은 소통의 장이 됐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교육과정의 내실화, 첨단 연구 역량 강화, 그리고 국제 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며 미래 수의학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 이번 AVMA COE 실사는 2018년 실사 이후 7년 만에 받는 재인증 실사로 이러한 노력을 공식적으로 재점검받는 자리로서, 한국 수의학 교육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제열 학장은 “이번 AVMA COE 현장 방문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다. 교육과정의 현대화와 임상 자원 강화를 통해 탁월함과 연민이 공존하는 수의학 교육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교수진과 직원에게는 성찰의 시간, 학생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계기이자 단과대 전체의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사는 1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이를 계기로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 △임상 교육 환경 △시설 및 연구 인프라 △학생 지원체계 등 대학 전반을 점검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 여건을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AVMA COE 실사단은 17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동물병원과 학내 교육 및 연구시설 전반을 둘러봤으며, 18일에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평창, 김천, 과천 지역의 교육·실습 시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평창캠퍼스 방문 그룹은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대동물병원, 바이오노트 실습동을 둘러봤고, 다른 그룹은 김천 검역본부와 과천 한국마사회를 찾아 협력 교육 현황을 확인했다.

실사단은 말, 소, 염소 등 다양한 산업동물 임상실습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점검하며, 학생들의 현장 중심 교육 운영을 살펴봤다.

한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2010년 자체평가 보고서 초안을 마련하며 AVMA 인증 준비를 본격화했다. 2014년 자문실사와 2018년 현장실사를 거쳐 2019년 4월 AVMA 교육인증위원회(AVMA COE)로부터 7년의 완전인증 자격을 획득한 바 있다. 아시아 수의과대학 최초의 AVMA 인증이었다.

박나린 기자 022182@snu.ac.kr

[증거기반의학] 우리가 놓쳐온 증거: 경험에 관하여

한국 수의학계에서는 이런 공식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논문은 근거이고, 경험은 참고일 뿐이다.”

형식이 갖춰진 연구가 높은 신뢰를 얻고,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경험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위치에 놓이는 구조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익숙한 위계는 수의학 임상의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증거기반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의 원칙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   *   *   *

저는 임상을 업으로 삼지 않는, 연구를 업으로 삼는 역학자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임상수의사분들이 마주하는 복잡한 현실과 연구의 간극이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연구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연구가 연구답기 위해서는 현실을 단순화해야 합니다.

이상화된 환경, 제한된 표본, 교란 요인의 제거 등등

이것은 연구의 강점이지만, 동시에 임상 실제와의 간격이 생기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간격은 특히 야생동물의학처럼 변수의 폭이 넓은 분야에서 더 크게 드러납니다.

또한 의학과 달리, 다양한 종과 품종을 동시에 다루는 수의학에서는 동일한 질병이라도 생리, 약동학, 환경 반응이 크게 다릅니다. 연구가 이 모든 변수를 충분히 포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빈틈을 무엇으로 채울까요?

답은 이미 현장에서 매일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경험입니다.

    

EBM은 처음부터 “연구만을 따르라”는 체계가 아니었습니다. EBM을 구성하는 세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선의 연구

임상 경험

환자·보호자의 가치

이 세 요소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전제입니다.

세 요소가 동시에 고려되지 않는 순간, 그 판단은 더 이상 EBM이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임상 경험을 근거에서 배제하는 태도는 증거기반의학의 원칙 자체에 반합니다.

   

논문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논문이라는 형식 자체’가 근거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거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불확실성이 얼마나 줄었는가”

연구가 아무리 좋은 형식을 갖추고 있어도, 그 연구가 실제 임상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해석의 여지가 크게 남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논문만을 근거로 삼으려는 태도, 이른바 논문 만능주의는 과학적으로도, EBM의 구조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연구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전제입니다.

   

경험이 주관적이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말이 “경험은 근거가 될 수 없다”로 이어지는 순간,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게 됩니다.

경험이 근거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명확합니다.

기록되었는가

반복이 확인되었는가

설명 가능성이 있는가

다른 사람에 의해 검증 가능한가

이 네 단계만 통과한다면, 경험은 연구가 다루기 어려운 임상 현실에서 불확실성을 크게 줄이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이미 많은 임상수의사분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영역입니다.

   

임상수의사분들은 연구보다 훨씬 더 복잡한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논문에서 제외된 환자군, 통제할 수 없는 환경, 연구 디자인이 포괄하지 못하는 변수들. 이 영역은 경험 없이는 설명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관찰들은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학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형식을 중심에 둔 관성 때문이었습니다.

경험을 근거에서 밀어내는 순간, 우리는 EBM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EBM의 원리를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험은 근거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근거로 다뤄지기 위한 과정이 미흡했을 뿐입니다.

경험이 기록되고, 공유되고, 설명될 때, 그 경험은 수의학 임상에서 연구와 나란히 불확실성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의 출발점은 이미 현장에 있습니다.

임상 수의사분들은 매일 진료실에서, 연구가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현실 속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관찰을 축적해오고 있습니다.

*   *   *   *

증거기반의학은 논문만을 따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쌓여온 경험을 어떻게 근거로 다룰 것인지, 그 경험이 어떻게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 그 질문을 함께 고민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의 수의학은 연구와 경험이 대립하는 시대가 아니라, 서로의 빈틈을 메우며 함께 확장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축적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보건대학원

임준식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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