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신상신고 시작, 올해 말까지 모든 수의사 면허자 참여해야

대한수의사회(KVMA, 회장 허주형)가 수의사 신상신고를 시작했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는 면허를 받은 후부터 3년마다 실태와 취업 현황을 대한수의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기존 수의사법도 수의사 신상신고에 대한 규정이 있었고 대한수의사회가 필요에 따라 신상신고를 했었지만, 수의사법이 개정되면서 ‘3년’이라는 구체적인 주기가 설정됐다.

이번 신상신고는 수의사법 개정 이후 처음 진행되는 ‘수의사 신상신고’다. 바로 이전 신상신고는 대한수의사회가 회장 직선제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 부여를 위해 2022년에 진행한 바 있다.

2022년 수의사 신상신고에는 총 면허발급자 21,753명 중 15,209명이 참여했다.

구체적인 수의사 분포를 보면, 15,209명 중 임상수의사가 7,990명(52.5%), 공무원 수의사가 2,211명(14.5%), 공중방역수의사가 441명(2.9%), 학계 종사자가 694명(4.6%), 수의관련사업 종사자가 878명(5.8%), 축산물위생 분야 종사자가 107명(0.7%), 유관기관 종사자가 325명(2.1%), 농장 종사자가 60명(0.4%), 수의장교(군진)가 157명(1.0%), 비수의업종 종사자가 584명(3.8%), 비근로자가 1,663명(10.9%), 재외거주자가 99명(0.7%)이었다.

임상수의사 7,990명의 경우, 반려동물 임상수의사가 6,513명(81.5%), 농장동물 임상수의사가 897명(11.2%), 혼합동물(농장 및 반려동물) 임상수의사가 405명(5.1%), 기타(수생동물, 야생동물 등) 임상수의사가 58명(0.7%)이었다. 117명(1.4%)은 구체적인 축종을 기재하지 않았다.

수의사 분포 현황(2022년 수의사신상신고 결과, 자료 : 대한수의사회)

올해 신상신고에서 달라진 점은 ‘수의사 실태 및 취업상황 등 신고서’ 서식이 신설된 것이다.

출신대학, 졸업연도, 면허번호 등 기본 인적 사항뿐만 아니라 취업 현황과 직장명, 소재지까지 보고해야 한다. 취업 현황은 크게 임상, 공무원, 학계, 수의관련산업, 유관기관, 축산물위생, 농장, 군인, 비수의업종 및 재외거주로 나뉜다. 임상수의사의 경우, 소속된 동물병원의 개설 형태가 ▲수의사 ▲국가 또는 지방단체 ▲수의과대학 ▲비영리법인 ▲동물진료법인 중 무엇인지도 조사한다.

기존에 면허를 받은 수의사도 올해 12월 31일까지 신상신고를 해야 한다. 이후 3년마다 신상신고를 하면 된다.

이번 수의사 신상신고는 6월 2일(월)부터 12월 31일(수)까지 진행된다. 대한민국 수의사 면허자 모두가 신고대상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수의사 면허를 발급받은 사람은 총 23,346명이다.

대한수의사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신상신고를 할 수 있으며, 온라인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 서면 신고도 가능하다.

수의사 신상신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법 제14조(신고)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4조에 따라 수의사의 수급상황을 파악하고 동물진료 및 방역 등 국가수의정책에 기여하기 위해 수의사 신상신고를 실시한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2025년 수의사 신상신고에 대한 자세한 방법 확인 및 신상신고는 대한수의사회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위클리이슈] 이재명 선대위와 정책 협약+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첫발 등

지난주 수의계 이슈를 빠르게 돌아보는 ‘위클리이슈’입니다. 2025년 5월 다섯째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https://www.dailyvet.co.kr/news/academy/247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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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WOAH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

제주도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인정받았다. 기존에 청정국이었던 소해면상뇌증(BSE), 아프리카마역, 가성우역에 대해서도 청정국 지위를 재인정받았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2차 WOAH 총회에 참석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총회에서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증서를 수령한 최정록 CVO(수석수의관)

앞서 한국은 2023년 전국 단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인정을 추진했지만, 당해 총회를 앞둔 5월 충북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며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제주도에 한정한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WOAH 사무국의 사전 검토와 전문가그룹 및 과학위원회 평가 등을 거쳐 순조롭게 준비됐지만, 이번에는 제주도와 가까운 전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를 직접 찾아 총회 개최 직전인 23일 엠마뉘엘 수베항 WOAH 사무총장을 면담하면서 “제주도는 육지부와 지리적으로 분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검역 및 방역 강화 조치로 구제역을 철저히 통제하여 비발생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태지역 육상동물 항생제 내성 분야 협력센터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정될 수 있도록 WOAH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의 수석수의관(CVO)인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은 일본 등 주요 국가의 CVO와 만나 방역 및 수출입 검역 현안을 교류하는 한편 동아시아 각국을 위협하는 초국경질병(TADs,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에 관한 정보 공유 강화에 합의했다. 오는 7월 일본에서 동아시아 CVO 포럼 및 초국경질병 통제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입을 모았다.

총회 마지막 날인 5월 29일 제주도는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인정됐다. 소해면상뇌증, 아프리카마역, 가성우역 등 3개 가축질병에 대한 청정국 지위도 재인정됐다.

농식품부는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은 우리나라 방역관리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기회라고 자평했다. 싱가포르 등과 제주도 청정지역 승인을 전제로 축산물 수출 검역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은 “금번 총회에서 제주도가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국내산 축산물의 수출 확대와 더불어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으로 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초국경질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아태지역 국가 간 가축방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아시아 수석수의관 포럼 정례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오는 6월 11일(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 선포식’을 열고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을 축하할 예정이다.

국내 동물병원 최초 다빈치 로봇 도입한 일산동물의료원

일산동물의료원 로봇·최소침습 수술실

지난달 열린 2025년 한국임상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한 발표가 수의사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산동물의료원의 ‘다빈치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담낭절제술 임상 케이스’ 발표가 주인공이었습니다(발표자 신동민, 정주현).

최근 일산동물의료원은 우리나라 동물병원 중 최초로 美인튜이티브의 로봇 복강경 수술 장비 다빈치(da Vinci®)를 도입하고 실제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다빈치 도입은 국내 최초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물병원 중에서도 美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 이어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비 가격이 비싼 만큼 도입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일산동물의료원은 어떻게 다빈치 로봇을 도입하게 됐을까요.

일산동물의료원에서 직접 만난 신동민 외과센터장은 “일반 복강경으로 할 수 있는 수술이 있고, 로봇으로 할 수 있는 수술이 있다. 케이스가 복잡하고 어려워질수록 로봇이 빛을 발한다”며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하다보니 로봇 수술의 필요성을 점점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신동민 센터장이 속해 있는 한국수의최소침습수술연구회(KVMIS)가 송도에서 ‘Advanced Course in Small Animal Thoracoscopy and Laparoscopy’ 워크샵을 개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수의내시경학회(Veterinary Endoscopy Society, VES) 회장인 Nicole J Buote 코넬대 수의외과학교수(미국수의외과전문의, DACVS)가 내한해 이론 강의와 핸즈온 워크샵을 지도했는데요, Nicole Buote 교수님이 바로 전 세계 동물병원 중 최초로 다빈치 로봇을 사용하는 코넬대 교수였기 때문입니다.

실제 워크샵에서도 복강경 담낭절제술, 복강경 부신절제술, 흉강경 흉관결찰술에 대한 강의와 함께 수의학 분야에서 로봇장비 활용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었습니다. 코넬대 역시 복강경 수술을 하면서 느낀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다빈치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Nicole J Buote 교수
Nicole J Buote 교수가 지도한 핸즈온 워크샵

KVMIS 워크샵을 위해 한국을 찾은 Nicole Buote 교수님은 일산동물의료원을 방문해 별도로 강의를 했습니다. 그때 채웅주 대표원장님을 비롯한 수의사들이 로봇 수술의 장점과 필요성을 인지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Nicole Buote 교수님이 한국을 다녀간 지 약 8개월 만에 일산동물의료원은 다빈치 로봇을 활용해 3.2kg 반려견의 담낭절제술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임상수의학회 이후 2주 정도 뒤에 일산동물의료원을 방문했는데, 이미 다빈치 로봇 수술 케이스가 3건으로 늘어있었습니다. 담낭절제술에 이어 부신절제술, 췌장절제술이 진행됐습니다.

현재는 로봇 장비 도입 초기인 만큼,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케이스를 선별해서 로봇 수술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신동민 센터장은 “다빈치를 활용하면서 로봇 수술의 장점을 점점 더 이해하고 있고, 힘든 케이스일수록 빛을 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서전 콘솔에서의 조작(@일산동물의료원)
환자용 카트 로봇팔 움직임(@일산동물의료원)

다빈치는 의사가 앉아서 조작하는 서전 콘솔(Surgeon console), 최대 4개의 로봇팔이 직접 환자에 수술을 수행하는 환자용 카트(Patient-side cart), 비전타워 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사가 콘솔에 앉아서 환자의 체내 영상을 3D로 보면서 컨트롤러를 움직이면, 환자용 카트의 로봇팔들이 정교하게 수술을 진행하죠.

서전 콘솔에서는 3D 화면으로 환자의 복강 안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원근감이 확보됩니다. 또한, 로봇팔 끝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훨씬 정교한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술자의 손 떨림도 시스템적으로 보정해줍니다.

신동민 센터장이 다빈치 로봇이 포도 껍질을 봉합하는 영상을 보여줬는데요, 얼마나 봉합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빈치 로봇이 포도 껍질을 봉합하는 영상

신동민 센터장님과 정주현 원장님도 임상수의학회 발표에서 “다빈치 로봇을 활용한 봉합이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봉합 시간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며 “실제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복강경 담낭절제술 케이스에서도 수술 시간이 현저히 단축됐고, 수술의 어려움과 합병증이 최소화됐으며, 수술 후 빠른 회복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빈치 로봇은 우리나라 대학병원·종합병원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빈치가 한국 의사들을 만나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인튜이티브는 2012년 아예 세계 최초로 한국에 지사를 만들었고, 지난 2023년에는 서울성모병원을 아시아 최초의 로봇수술 프로그램 교육센터(Total Program Observation Center)로 지정했습니다. 한국의 대형병원들이 다빈치 로봇을 사용하면서 만든 프로토콜이 세계적인 기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SAGES, Society of American Gastrointestinal and Endoscopic Surgeons)의 로봇 수술 아틀라스. 국내 로봇 수술 권위자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형우진 교수도 저자로 참여했다. 한국계 미국인 외과의사인 우양희 씨 이름도 보인다.
사람의 경우 로봇 수술에 대한 다양한 프로토콜과 수술법이 정립되어 있다(@SAGES 아틀라스).

이와 달리, 수의학 분야는 이제 시작입니다.

어떤 케이스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포트는 어디에 장착하는지 등에 대한 프로토콜을 정립해 가야 합니다. 사람에서 우리나라 의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물에서도 한국 수의사들이 다빈치 로봇 활용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신 센터장은 현재 코넬대 Nicole Buote 교수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케이스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코넬대와 일산동물의료원 2곳의 동물병원에만 다빈치 장비가 있지만, 곧 더 많은 동물병원이 다빈치를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의 Maureen Griffin 교수(미국수의외과전문의)가 신동민 센터장과 로봇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한 동물병원에서도 로봇 장비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동민 센터장은 다빈치 로봇 도입을 확정한 뒤, 올해 초 코넬대학교 동물병원에 연수를 가서 다빈치 수술을 경험하고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형견이 많은 미국과 소형견이 대부분인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릅니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 수행하는 다빈치 로봇 수술이 전 세계 최초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산동물의료원 신동민 외과센터장

신동민 센터장은 한국외과로봇수술학회에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관련 학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대한내시경로봇외과학회(KSERS 2025)에 참가했는데, 올해 KSERS 학회에서는 최소침습 간 수술을 주제로 SAGES와 조인트 심포지엄도 진행됐습니다.

일산동물의료원은 앞으로 간 수술, 허니아 수술, 요관 수술 등 다양한 케이스에서 로봇 수술 적응증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로봇 수술이 팀워크가 중요한 수술(Team Surgery)인 만큼, 팀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합니다.

국내 동물병원 최초로 다빈치 로봇 장비를 도입했지만, 최초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게 신 센터장의 생각입니다.

신동민 센터장은 “로봇 수술을 하는 수의사들끼리 논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로봇을 더 잘 활용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사람처럼 매뉴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로봇 수술을 시작한 것도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 심장질환, 수술인가 중재시술인가

한국수의심장협회(회장 윤원경)가 6월 1일(일)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제2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수의심장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Giulio Menciotti 버지니아공과대학교 수의과대학 심장학 교수의 영상 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강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전 제작된 강의 영상에 자막을 단 형식으로 진행했다. 심장전문의의 도움 없이도 승모판폐쇄부전(MMVD)을 관리할 수 있는 실전 노하우와 심장초음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국내 연자로 구성된 오후 세션은 심장질환 관리의 첨단에 선 심장수술과 중재시술(인터벤션)에 주목했다.

수술과 중재시술 모두 가능한 동맥관개존증(PDA)을 두고 수술 경험이 많은 장재영 원장과 중재 경험이 많은 윤원경 회장이 각각 노하우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초로 개심술을 성공해 관련 지견을 이끌고 있는 김대현 충남대 교수가 심장수술 증례와 일선 병원과의 연계 시 중요한 포인트를 소개했다.

장민 경북대 교수는 심장질환 고양이에서 검사를 위한 진정과 PDA 환자를 위한 마취를 조명했다.

충남대 김대현 교수는 심장수술의 주요 고려사항들을 소개했다. 지역 동물병원에서 심장수술을 의뢰할 때 자주 받는 질문들에 초점을 맞췄다.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 체중은 ‘1kg’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체외순환을 실시하기 위해 최소한의 혈액량이 요구되는 만큼 1kg 미만이면 시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7kg에서 39kg까지 심장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 물론 체중이 작으면 걱정되는 부분은 있지만 수술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나이에 대해서도 “사람도 80대 노인이 (심장수술에서) 회복하는 건 다를 수 있지만, 절대적인 금기는 아니다”라며 “신체 나이, 다른 장기의 건강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심장수술이라고 하면 국내 반려견에서 다발하는 승모판 문제에 대한 수술이 눈길을 끌지만, 심장의 다양한 선천적 기형도 수술이 가능하다며 여러 증례를 소개했다. 심장중격결손이나 심실중격결손, 방실사이막결손(AVSD) 등의 수술 경험이 이미 있고 예후도 좋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동맥판막역류나 쿠싱증후군, 폐고혈압, 담낭점액종 등 예전에는 심장수술을 할 수 없다고 봤던 여러 병행질환들도 이제는 대부분 금기가 해제됐다면서 지역 동물병원이 심장환자의 수술을 고려할 때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동맥관개존증(PDA)은 비교적 흔한 심혈관 기형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수술만 해법이었지만, 최근에는 ACDO와 같은 기구가 보급되면서 중재시술의 주요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따로 전문 교육을 받고 여럿의 첨단 고가장비를 들여야 하는 중재시술에 비해 수술은 동물병원의 투자 요구량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PDA 수술 노하우를 상세히 소개한 장재영외과동물병원 장재영 원장은 사람에서도 영유아 PDA에서 수술과 중재시술의 비교가 최근에서야 분석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내 동물의료에서는 중재시술로 무게 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것을 두고 “수술적 접근도 여전히 수의임상에서 가치 있고 필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수호천사동물병원 윤원경 원장은 “최소 통증과 빠른 회복은 중재시술이 가진 극명한 장점”이라면서도 “혈관을 통한 중재시술은 초소형견을 선호하는 국내 환경에 어울리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대형견이 많은 미국에서는 3kg 미만이면 중재보단 수술을 선택하는데, 우리나라는 애초에 환자 대부분이 3kg 미만이라는 것이다.

윤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PDA 중재시술의 주요 주의사항과 노하우를 소개하는 한편 유럽의 5개 병원이 실시한 PDA 중재시술 339건과 수호천사동물병원에서 실시한 PDA 중재시술 117건의 결과를 비교 분석해 주목됐다.

수호천사동물병원의 증례가 유럽 증례에 비해 환자 나이의 중간값이 높고, 체중이 대체로 낮다는 차이점은 있었지만 두 증례군 모두 9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왼쪽부터) 김대현 교수, 장민 교수, 윤원경 원장, 장재영 원장

심포지움 마지막을 장식한 연자들의 패널토론도 심장수술에 초점을 맞췄다.

중재시술의 기구 선택 기준이나 심장수술 후 심장약 중단, 승모판폐쇄부전 중증 환자에서 심장수술과 TEER(V-Clamp)의 선택 기준 등 일선 임상가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대한 전문가 노하우를 전했다.

좌심방 압력이 매우 높은 환자에게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심방중격결손이 유도된 사례에 대한 논의도 눈길을 끌었다.

윤원경 회장은 “예전에는 보호자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던 정도의 환자들도 이제는 심장수술이 가능해져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심장수술을 보냈던 환자들이 대부분 좋은 예후로 이어졌다는 경험을 전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재시술에 대해서는 “좋은 감독자에게 정확히 배우는 것이 환자를 위해서도 수의사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면서 “시술자는 직접 심장초음파를 잡고 본인이 가는 길을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심장의 병태생리학도 완전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수의심장협회는 올해 하반기 미국수의내과전문의(심장학) 초청 정회원 학술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6월 첫번째 일요일에 오프라인 심포지움을 이어간다.

서울대 수의대 나눔회, 5월 두 차례 봉사로 동물복지 실천 이어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나눔회 봉사단이 5월 한 달간 두 차례에 걸쳐 동물의료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5월 11일(일) 서울대동물병원에서 중성화수술 봉사를, 5월 25일(일) 보호소 현장 백신접종 봉사를 진행했다.

5월 11일(일) 중성화수술 봉사에서는 ‘보리야 사랑해’ 보호소로부터 인계받은 유기동물 8마리(암컷 개 2마리, 수컷 개 5마리, 암컷 고양이 1마리)를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이 시행되었다.

학부생 16명을 포함해, 이인형 교수(마취통증의학과), 조종기 교수(산과) 및 8명의 수의사가 봉사에 참여했으며, 마취 전 종합 신체검사, 혈액검사, 심장사상충 검사 등을 통해 수술 가능 여부를 평가한 후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했다.

녹십자수의약품에서 셀리녹스(Cellinox) 항생제를 후원했다.

5월 25일(일) 백신접종 봉사는 경기도 남양주 보호소에서 진행됐다.

이날 봉사에는 조종기 교수와 학부생 7명이 참여했으며, 총 35마리의 보호동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나눔회는 백신 접종 봉사를 앞두고 지난 3월 백신 세미나와 조별 모의 실습을 진행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백신 주사에 필요한 준비물과 주사법에 대해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이를 통해 참여 학생들의 이해도와 실전 감각을 높일 수 있었다.

녹십자수의약품과 중앙백신연구소가 개 종합백신, 고양이 종합백신, 광견병 백신을 후원했다.

나눔회 김기재 회장(본3)은 “수술을 마친 아이들이 회복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매 순간의 긴장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다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개물림 사고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봉사자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운영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동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눔회의 방향성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수의대 나눔회는 오는 6월 21일(토)부터 22일(일)까지 예정된 장기 봉사를 비롯해 앞으로도 보호소 동물들의 건강관리와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전가원 기자 wjsrkdnjs52@snu.ac.kr

대한수의사회지 동물의료 6월호, 주목할만한 글은

대한수의사회지 월간 [동물의료] 2025년 6월호가 회원들을 찾는다.

동물의료 6월호는 여주 반려마루 기관 탐방으로 문을 연다(p122). 2023년 개관한 여주 반려마루는 2,700평 규모의 유기동물 보호·입양시설이다. 개관 당해 화성에서 600여마리의 개들을 긴급 구조해 보호하고, 최근에는 영남 산불 사태에서도 구조된 개들 상당수가 여주 반려마루로 왔을 정도로 공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수의사인 박현종 반려마루 여주 센터장은 “’유기동물’이 아닌 ‘입양하고 싶은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고, 산·학·관 협력을 통한 다양한 교육 및 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반려동물 문화·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농장동물] 코너에서는 고승열 다란동물병원장이 H9N2형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현황을 전한다(p161). 고승열 원장은 산란계 농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Y280계열 H9N2형 저병원성 AI의 증상·부검소견은 물론 농장 밖 동물이나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도 함께 살폈다.

[반려동물] 코너에서는 피부환자에서의 엑소좀 활용을 비롯해 심근경색·심근허혈, 단두종 폐쇄성 기도 증후군(BOAS), 소변을 이용한 이행세포암종 분자진단 등 다채로운 주제들을 조명한다.

[노무] 코너에서는 동물병원에서 자주 활용하는 신규 직원에 대한 수습기간 설정의 유의사항을 다룬다(p215).

한두환 수의사·변호사의 [수의사의 생활법률] 코너에서는 의료분쟁이 언론 기사로 비화돼 피해를 입은 경우 대응하기 위한 정정보도청구, 보도금지가처분을 소개한다(p219).

동물의료 6월호는 3일(화) 발간돼 이달 초순 중 회비를 납부한 대한수의사회 회원 및 관계기관으로 발송될 예정이다.

“수의직 외면·이탈 부르는 심각한 승진 적체..동물위생시험소 3급 기관 돼야”

5월 29일(목) 광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47차 학술발표대회를 찾은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수의직 공무원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전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수의사 공무원이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며, 현재 월2~30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특수업무수당이 월150만원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학회장에서 만난 이재욱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장(사진)은 돈보다 더 큰 문제도 있다고 지목했다. 수의직 공무원의 승진 적체가 심각해 조직이 안에서부터 곪고 있다는 것이다.

예상하시겠지만, 수의직 공무원 채용미달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다른 수의사 직역과의 소득 차이가 주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조직에 문제가 있다.

수의직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반드시 수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닌 행정 쪽은 일부 다른 직렬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단순 실험은 도와줄 수 있을지 몰라도, 질병 대응은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그렇다. 수의직 공무원의 승진 적체가 무척 심각하다.

어느 조직이든 하급자에서 상급자로 갈수록 사람이 줄어드는 피라미드 형태가 정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수의직렬은 항아리 구조다. 신규자가 없다 보니 7급은 부족하다. 반면 6급은 넘쳐난다. 수십년을 근무했지만 5급 사무관도 되지 못한 채 퇴임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다.

행정직렬이라면 7급 공무원이 6급으로 승진하는데 5년 정도면 된다. 반면 수의직은 10년이 넘게 걸린다. 6급을 넘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그야말로 관운에 달렸다.

1990년대, 2000년대에 만들어진 현재의 조직 체계가 20년 넘게 그대로인데 사람만 많아졌다. 20년 전에는 30~40명이었던 시험소가 이제는 80~100명에 달한다. 질병도 많아지고, 도축검사가 공영화되면서 인력이 많이 늘었다.

이처럼 사람은 많아졌는데 올라갈 자리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10년대 후반 시도별로 동물방역위생과가 생기면서 잠깐 숨통이 트였지만 그때뿐이었다. 도청에 관련 과가 많고 시험소도 두 곳인 경기도를 제외하면, 다른 시도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현재 4급 기관인 동물위생시험소가 3급 기관이 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4~5급 자리가 자연히 늘어난다. 7~6급의 승진 적체도 줄어들 수 있다.

행정직처럼 5년 만에 6급 달고 올라가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11년, 12년까지 걸리는 것은 너무 하지 않나. 6년제를 나온 훌륭한 인재들인데 적어도 7~8년이면 승진을 해야 맞다.

행정직은 물론 9급 축산직이 7급 수의직보다 더 빨리 진급한다. 공무원으로서는 정말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승진 연한을 꽉 채워야만 승진하는 환경은 조직을 내부에서부터 곪게 만든다. 시간만 보내도 10년, 열심히 해도 10년 걸려 승진한다면 누가 일을 열심히 하려 하겠나.

이런 상황이니 하던 업무만 해도 힘들고, 새로운 업무가 필요해도 반발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3급 기관으로 바꾸기는 정말 쉽지 않다. 4급 기관인 동물위생시험소를 3급으로 올리는 대신, 기존의 3급 기관을 4급으로 내려야 하는 방식이라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를 설득해야 한다. 행안부 규정에 의거해 동물위생시험소보다 인력이 훨씬 적은 부서도 3급 기관인 경우도 있다.

이는 현재 있는 4~5급자를 위한 일이 아니다. 후배 수의직 공무원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제다. 승진하면 급여 문제도 개선된다. 열심히 하면 빨리 진급하는 문화가 되어야 수의직 기피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

전남 돼지농장선 증상 없었던 구제역, 실험실에선 증상·전염 확인됐다

전남 영암에서 시작됐던 구제역이 무안 돼지농장들 사이의 확산이 억제된 것에 구제역 백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안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에서 별다른 구제역 임상증상이 확인되지 않고 양성 검출도 제한적이었던 반면 검역본부의 감염 실험에서는 영암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구제역 증상과 전파를 잘 유발했다.

영암 발생과 무안 돼지 양성 확인 사이에 진행된 긴급백신이 감염 확산 억제에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검역본부 구제역진단과 김수미 수의연구관(사진)은 5월 29일(목) 광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47차 학술발표대회에서 전남 발생 구제역 바이러스의 특성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지난 3월 14일 영암군 소재 한우농가에서 전남 최초로 확진된 구제역은 열흘여간 인근 한우농장 14개소에서 확인됐다(영암13, 무안1).

3월 23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어 4월 이동제한 해제를 위한 확인검사를 진행하던 중 무안군 소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항원이 검출됐고, 무안군에서만 돼지농가 5개소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김수미 연구관은 “초기 발생했던 영암 소 사육농장은 NSP 항체양성률이 굉장히 높았다. 1차농장 방역대 안에 NSP 항체 양성 농장도 많았다”면서 “어느 정도 질병이 진행된 이후 초기 신고가 접수됐고, 영암은 초반에 구제역이 어느 정도 오염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O/ME-SA/Ind-2001e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2017년 보은주를 포함해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O형 혈청형 구제역 5종은 모두 이 유전형에 속한다. 김 연구관은 “(우리나라가 속한) Pool-1에서 가장 유행하는 유전형이다. 당분간 국내 유입 위험이 가장 높다”고 지목했다.

VP1 유전자 기준으로는 2023년 청주 바이러스(97.9%)보다 2021년 몽골 발생주(98.1%)와의 상동성이 더 높았다. 다만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암 발생농장 8개소에서 분리된 구제역 바이러스의 VP1 유전자가 일치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영암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안 돼지농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도 같은 그룹으로 분류됐다.

이번 전남 구제역에서 특이한 점은 돼지 발생농장에서 별다른 구제역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암의 소 발생농장에서는 구강의 가피나 침 흘림 등 구제역 증상이 확인됐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해당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검역본부 연구진이 영암 바이러스를 활용해 돼지에서 감염실험을 실시했다. 구제역 항체 음성인 돼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공격접종하거나 감염증상축과 동거시키는 방식으로 병원성과 바이러스 배출 양상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공격접종은 물론 동거축까지 구제역 전염이 확인됐다. 두 경우 모두 구강·코·발굽의 수포와 같은 전형적 증상을 보였다. 증상과 전염을 일으키는 여느 구제역 바이러스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무안 발생농장에서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영암 발생 직후 진행된 긴급백신이 작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김수미 연구관은 “구제역은 우리나라 전체가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 포착-역학조사-대응’서 ‘통합 예찰-예측-예방’으로 패러다임 바꾼다

전국 동물위생시험소는 가축방역, 축산물위생의 실무 조직이다. 주요 가축전염병을 예찰하고, 도축장에서 축산물을 검사한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반려동물이나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업무도 늘고 있다.

동물위생시험소가 주축인 한국동물위생학회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5월 29일(목) 광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개최한 제47차 학술발표대회에서 신설한 기조강연의 첫 연자로 질병관리청 김종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사진)을 초청했다. 김종희 과장은 질병관리청에서 원헬스 TF를 맡아 부처간 협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 과장은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포유류 전파 확산을 계기로 팬데믹 예방을 위한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면서 질병에 대한 대응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과거 사람에서 특정 질병이 발생하고 나서야 그 원인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동물도 검사하는 식으로 대응했다면, 이제는 사람·동물·환경을 통합적으로 감시하는 것으로 출발해 질병 동향을 예측하여 예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서 벗어나, 소는 물론 농장주, 주변 풀숲의 진드기에 이르기까지 예찰하면서 동향을 살피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간 협업이 전제된다. 김 과장은 “다 부처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공동의 역학조사 매뉴얼을 만드는 등 사전에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서 검역본부와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수공통감염병대책위원회를 일례로 들었다.

이를 중심으로 포유류 인플루엔자 예찰을 강화하거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나 큐열 등의 인수공통감염병을 다각도로 감시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코로나19만 봐도 중국에서 사람 감염이 포착된 후에야 주변의 동물 발생을 역추적하기 시작했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부처간 사전 협의로 정책 일관성을 높이고 협력체계도 유기적으로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독일이 부처간 협력을 ‘법제화’할만큼 EU나 태국 등에서 이미 원헬스 측면의 정책적 변화가 포착된다고도 지목했다.

국내에서도 SFTS 다부처 감시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대한수의사회도 참여해 SFTS 감염 반려동물과 주변 밀접접촉자(보호자·의료진)를 모니터링한다. SFTS 감염 동물을 진료하다 물린 수의테크니션이나 주사 바늘에 찔린 수의사 등의 2차감염 사례도 찾아냈다.

김종희 과장은 “감염병예방법 개정과 함께 한국형 원헬스 공동실행계획의 세부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원헬스 기반 질병 대응에 다부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주 찾은 동물위생학회, 새로운 시도로 변화 모색

한국동물위생학회(회장 이재욱)가 5월 29일(목)과 30일(금) 양일간 광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제47차 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원헬스, 수의사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발표대회는 기조강연을 신설하고 학술 세션도 ▲기후변화와 동물질병 ▲축산과 식품안전 ▲수의사의 도전과 기회로 재편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전국 동물위생시험소와 검역본부에서 가축방역, 축산물 위생,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에 힘쓰는 수의사들이 모여 현장 질병 관련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의법의검사 도입 사례, 인트플로우의 인공지능 활용 가축질병 예찰 등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첫 날 개회식에는 고광완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과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과 김광남(광주)·백남수(전남) 지부장이 자리해 축하를 전했다.

김정희 검역본부장은 봄까지 발생이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전남에서 최초로 발생한 구제역 등 방역상황을 언급하며 “일선에서 노력하는 시험연구기관과 현장 전문가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정희 본부장은 “포유류 AI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가축에서의 인플루엔자 모니터링도 확대됐고 그 밖의 인수공통감염병 감시도 늘어났다”며 “이 또한 시험연구기관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겠지만 원헬스 시대의 필요성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질병관리청 김종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도 국내외 원헬스 협력체계를 소개하며 사람·동물 보건부서의 협력을 강조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동물위생시험소 역할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축산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동물의료인으로서 활약해야 한다”면서 그에 걸맞은 획기적인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한국동물위생학회 이재욱 회장, 차기 조유정 회장과 정지영 수석부회장

이튿날 이어진 정기총회에서는 조유정 대구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장을 신임 한국동물위생학회장(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조유정 회장의 뒤를 이을 수석부회장으로는 전남동물위생시험소 정지영 소장을 선임했다.

이재욱 회장은 “2년 임기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내실 있게 운영하여 학회 살림을 개선했고 학회 위상도 높아졌다”면서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격려에 감사드린다”고 이임 소감을 전했다.

조유정 신임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가축방역, 축산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동물위생시험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동물위생시험소의 위상 제고와 처우 개선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한국동물위생학회 학술발표대회는 내년 울산광역시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동물용의약품 중국 수출, 장기 전략 세우고 현지 파트너 잘 선정해야”

2025년 동물약사(動物藥事) 업무 워크숍이 5월 29~30일(목~금) 이틀간 홍천 비발디파크 소노펠리체에서 개최됐다.

이번 동물약사업무 워크숍에서는 특별히 정현진 한국엘랑코동물약품 대표(사진)가 ‘중국 동물약품 등록 사례’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한국엘랑코동물약품은 최근 항균제 제품 바이트릴 맥스의 중국 수출에 성공했다. 바이트릴® 맥스(Baytril® Max, 拜有利®)는 한국엘랑코동물약품㈜ 반월 공장에서 생산된다.

엘랑코동물약품은 2010년 처음 중국 허가 등록을 시작됐고, 2024년 8월에 중국 농업농촌부(Ministry of Agriculture and Rural Affairs, MARA)의 제품 등록 승인을 받았다. 첫 자료 제출(2014년)부터 10년 이상 소요된 대장정이었다. 2024년 12월 10일 첫 수출 배치가 선적됐고, 올해 1월 중국에 제품이 정식 출시됐다.

정현진 대표는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약 4억명 이상이고, 2030년까지 인구의 70%가 중산층이 될 전망”이라며 “중산층 증가에 따라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수약관리조례, 수약등록관리방법, 수입수약등록관리규정 등 중국의 동물용의약품 관련 규정과 NY/T, GB 등 시험 방법 및 조건 기준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농업농촌부(MARA), 중국농업과학원(CAAS) 등 관련 기관, CVDE, IVDC 등 평가 및 품질검사기관과 등록절차를 소개했다. 중국의 경우, 등록 유형 확인, 대리인 지정, 품질자료 및 임상자료 제출, 시험기관 평가 후 심사 통과 시 5년간 유효한 등록증이 발급된다고 한다.

10여 년에 걸친 바이트릴 맥스의 중국 등록 과정과 경험을 자세히 소개한 정현진 대표는 “중국 기준을 처음부터 맞춰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특히, 장기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구 서류·자료가 한국과 다르고 공식 번역 여부도 확인하는 만큼, 중국 등록 과정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또한, 관련 법규와 규정, 약전 개정도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단기 전략만 가지고는 애초에 등록이 어려운 셈이다.

정현진 대표는 “중국 등록·수출을 할 거라면 장기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조건 필수”라며 “10년을 바라보고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트너사 선정도 강조했다.

중국에 제품 등록을 위해서는 대리인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엘랑코동물약품의 경우 중국지사가 대리인 역할을 했지만, 한국기업의 경우 별도로 대리인을 찾아야 한다. 이때 대리인의 역량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현진 대표는 “현지 파트너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며 “꼭 파트너사의 등록 이력을 확인하고 선정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파트너사의 능력이 등록 가능성과 승인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었다.

정현진 대표는 ‘한국기업을 위한 중국 등록 가이드라인’, ‘한중 등록 협의체 구성 및 업데이트 내용 및 사례 공유’, ‘중국 등록 성공·실패 사례 공유 플랫폼 및 Q&A 허브’ 등을 제안하며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과 소통을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아직 장벽이 높다. 고성장과 고장벽이 공존하는 시장”이라며 “체계적인 자료 준비, 법규 이해, 현지 파트너 역량 확보, 규제 변화 모니터링 등을 통해 준비해야 중국에 제품을 등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동물용의약품 회사, 글로벌 60조 시장 중 8조원 시장 노려야

2025년 동물약사(動物藥事) 업무 워크숍이 5월 29~30일(목~금) 이틀간 홍천 비발디파크 소노펠리체에서 개최됐다.

이번 동물약사업무 워크숍에서는 특별히 나승식 녹십자수의약품 대표(사진)가 ‘글로벌 동물약품 시장동향 : 한국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시사점’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녹십자수의약품은 2027년까지 코스닥 상장, 글로벌 진출, 연 1천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노력 중이다.

데이터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글로벌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현재 약 6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매년 5~7%씩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2032년까지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반려동물 의약품 비율이 20% 미만(2021년 기준 19.9%)이지만, 글로벌 동물약품 시장에서는 반려동물 시장 비율이 50% 이상(2021년 기준 52.7%)이다.

시장 규모는 북미와 서유럽 시장이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큰 편이고, 성장률은 남미와 중동이 큰 편이다.

나승식 대표에 따르면, 글로벌 전체 시장(약 60조원) 중 국내 기업이 현실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은 약 8조원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과 서유럽 시장이 크지만, 인허가, EU-GMP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수출이 쉽지 않다. 국내 기업 중 EU-GMP 인증 사례는 이글벳의 ‘무균주사제 독일 EU-GMP’를 획득이 유일하다.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이 선진국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업계의 반발도 있다.

나머지 시장도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포지션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은 지역 내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결국, 국내 기업이 수출을 하려면 나머지 8조원 시장을 목표로 잡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세워야 한다.

나승식 대표는 “글로벌 상위 20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약 79%를 차지하는데, 이런 기업들은 전략적 M&A로 조직을 확대하고, R&D 투자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TOP10 동물용의약품 기업은 조에티스, MSD동물약품,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엘랑코동물약품, 세바, 버박, 피브로, 데크라, 휴브파마, 베토퀴놀이다. 또한, 글로벌 상위 6개 기업의 R&D 지출 규모는 2021년 기준 평균 매출액 대비 8.5%에 달했으나, 국내 동물용의약품 R&D 지출 비율은 3% 이하로 추정된다.

나 대표는 “글로벌 TOP60 회사 중 18개(30%)가 5년 사이 순위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중위그룹의 성공 전략을 확인하고 우리 회사와 비슷한 회사가 있다면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기업별 전략 우선순위를 수립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지역, 축종, CMO, R&D), 해외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및 국내기업 간 협력, 혁신기술 확보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및 투자 유치, 현지 전문가 영입 등 현지화 사업모델 다양화 및 인허가 전문성 확보, 브랜드인지도 강화 및 글로벌 조직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동물약품산업발전방안, GMP선진화 용역 모두 앞으로 더 중요”

2025년 동물약사(動物藥事) 업무 워크숍이 5월 29~30일(목~금) 이틀간 홍천 비발디파크 소노펠리체에서 개최됐다.

매년 열리는 동물약사업무 워크샵은 동물용의약품등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동물약품협회, 동물약품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소통의 장이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최근 마련된 동물용의약품산업발전방안(동물용의약품 산업발전 종합대책)과 현재 진행 중인 동물용의약품 GMP 선진화 연구용역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발전방안’과 ‘GMP선진화’ 모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조현준 사무관이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소개 중이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동물약품산업발전방안의 목표는 ‘2035년까지 산업 규모를 3배(1.3조원→ 4.0조원), 수출 규모를 5배(0.3조원→1.5조 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동물용의약품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①연구개발(R&D) 강화, ②규제 혁신, ③수출지원 프로그램 등 확대, ④품질 및 안전성 강화라는 4대 전략을 마련했다. 또한, 연구개발(R&D) 혁신 프로젝트 추진, 신속 허가(패스트트랙) 체계 구축 등 인허가 제도 개선, (가칭)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동물약품산업육성법) 제정 등 산업계 지원 기반 정비,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선진화 등 10개 세부 과제를 만들었다.

산업발전방안은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여한 TF에서 23차례 회의를 거쳐 마련됐다.

국내 동물용의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과 신흥국의 중저가 제품 사이에서 입지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단순 제조 중심·제네릭 중심에서 벗어나 신약 등 신제품 개발 및 기술혁신 중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추진된 방안이다.

이날 동물용의약품산업발전방안을 발표한 조현준 사무관은 “발전 방안이 마련됐지만 끝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며 “업계 관계자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승교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 역시 “동물용의약품 산업발전방안은 단순 제조중심에서 벗어나 R&D 투자와 품질경쟁 확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담고 있다. 산업을 촘촘히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정책 의지를 담았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산업계 여러분의 협조와 정부의 노력이다. 내실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협회와 소통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동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도 “산업발전방안이 마련됐는데, 어떻게 실천하는지가 중요하다. 국내 동물용의약품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산업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이날 산업발전방안 마련에 기여한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 방역정책국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이동식 동물질병관리부장, 검역본부 동물약품관리과·동물약품평가과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동물용의약품 GMP 선진화 용역을 발표 중인 슈어어시스트 허성회 전무

동물용의약품 GMP 선진화 용역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동물용의약품 GMP 선진화를 위한 제도개선·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인 (주)슈어어시스트 허성회 전무가 발표자로 나섰다. 해당 연구용역은 슈어어시스트, C&D솔루션, 한국동물약품협회가 함께 수행 중이다.

지난 4월 10일에 착수보고회를 열었고, 5월 22일 첫 회의를 했다. ‘GMP 선진화 TF’도 구성했고, 학계, 경제전문가,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문단도 구성됐다.

GMP 선진화 용역은 선진 GMP 도입을 위한 법령 정비 및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물용의약품 GMP 운영규정 제·개정(안), 관련 법령근거 마련, GMP 선진화를 위한 시설투자 비용 산출,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공, 동물약품 업계 종사자를 위한 GMP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 있다.

이중, 운영규정 제·개정(안) 마련과 관련하여,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 개정과 함께 동물용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에 관한 규정(안)이 제정될 경우, 29개 하위규정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허가기준 7종, 지정기준 4종, 시험지침 6종, 사후관리 8종, 기타규정 4종).

시설투자 비용 산출을 위해서는 7월까지 16개 제조소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60여 개 제조업체 중 수준별로 16개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기관들은 7월에 중간보고회를 열고, 11월에 최종보고회를 개최한 뒤, 올해 안에 과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업계는 GMP 선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과도한 기준이 마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연구기관들은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반영하겠다”고 밝혔으며, 검역본부 역시 교육 등을 통해서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경상국립대 부산 동물병원, 서울대동물병원 1.6배 크기로 10월 착공

부산에 대학동물병원이 생긴다. 경상국립대학교 동물의료원 부산분원(경상국립대 부산동물병원) 설립이 가시화됐다.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 건립사업’이 5월 28일(수) 부산광역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부산시는 이에 따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과 경남 지역주민들은 그동안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이 급성·중증 질병을 앓더라도 대형 전문의료기관이 없어 많은 불편과 고통을 겪었다”며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동물병원은 대학동물병원으로써 응급진료와 전문클리닉 등을 갖춘 3차 반려동물 전문의료기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남구 동명불원 맞은편 동명대 교내에 들어설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은 동명대학교가 기부채납한 부지에 경상국립대가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임대형민자사업(BTL) 형태로 추진된다.

규모는 부지 13,300㎡, 연면적 9,213㎡으로 지하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의 1.6배로 전국에서 가장 큰 대학동물병원이라는 게 부산시 측 설명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동물병원 층별 주요시설(안)

1층에는 응급진료센터·영상의학센터·일반진료시설, 2층에는 내과계열 진료시설, 3층에는 수술실 등 외과진료시설, 4층에는 학생들의 교육과 실습을 위한 연구 및 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지하 1층에는 방사선 치료센터를 만든다.

이외에도 지역대학 반려동물학과와 연계해 취업·창업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사업들을 육성(인큐베이팅)하는 등 반려동물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도 활용된다.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 부산분원 사업은 부산시와 경상국립대, 동명대가 업무협약을 맺어 추진하는 사례다.

지난 2022년 3월 당시 전호환 동명대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학동물병원 건립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에도 만나 부산 경상국립대 동물병원 설립을 포함한 산학협력 대학혁신캠퍼스 조성을 협의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동명대는 부지를 기부채납하고, 경상국립대는 동물병원을 지어 운영하며, 부산시는 행정절차 지원과 관련 정책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2021년 12월 29일에는 부산시 대학동물병원 설립사업 자문위원 위촉식이 진행됐는데,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이영락 부산광역시수의사회장, 고필옥 경상국립대 수의대 학장, 조양래 경상국립대 수의대 총동문회장 등 수의계 인사들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이후, 2023년 6월 30일에 동명대학교가 부산 남구 용당동에 위치한 1만 3,300㎡ 규모의 대학 부지를 경상국립대 부산동물병원 건립을 위해 기부 채납했다.

2023년 12월 20일에는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을 포함해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3곳의 동물병원 신축에 대한 임대형 민자 사업(BTL) 예산이 교육부 국립대 시설개선 사업에 포함되며 3개 학교가 300~400억 원의 병원 신축 예산을 확보했다.

부산시는 “올해 1월부터 도시관리계획 입안, 관련기관 의견청취 및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쳤고, 5월 28일 도시관리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시관리계획이 결정됐다”며 “이후 해당계획 고시, 세부사업 시행조건 확정, 건축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0월경 착공식을 하고 공사에 들어가 2027년 6월경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부산시 푸른도시국장은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은 수준 높은 동물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려동물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시설(인프라)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경남 일원의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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