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인정받았다. 기존에 청정국이었던 소해면상뇌증(BSE), 아프리카마역, 가성우역에 대해서도 청정국 지위를 재인정받았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2차 WOAH 총회에 참석했다.

앞서 한국은 2023년 전국 단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인정을 추진했지만, 당해 총회를 앞둔 5월 충북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며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제주도에 한정한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WOAH 사무국의 사전 검토와 전문가그룹 및 과학위원회 평가 등을 거쳐 순조롭게 준비됐지만, 이번에는 제주도와 가까운 전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를 직접 찾아 총회 개최 직전인 23일 엠마뉘엘 수베항 WOAH 사무총장을 면담하면서 “제주도는 육지부와 지리적으로 분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검역 및 방역 강화 조치로 구제역을 철저히 통제하여 비발생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태지역 육상동물 항생제 내성 분야 협력센터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정될 수 있도록 WOAH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의 수석수의관(CVO)인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은 일본 등 주요 국가의 CVO와 만나 방역 및 수출입 검역 현안을 교류하는 한편 동아시아 각국을 위협하는 초국경질병(TADs,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에 관한 정보 공유 강화에 합의했다. 오는 7월 일본에서 동아시아 CVO 포럼 및 초국경질병 통제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입을 모았다.
총회 마지막 날인 5월 29일 제주도는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인정됐다. 소해면상뇌증, 아프리카마역, 가성우역 등 3개 가축질병에 대한 청정국 지위도 재인정됐다.
농식품부는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은 우리나라 방역관리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기회라고 자평했다. 싱가포르 등과 제주도 청정지역 승인을 전제로 축산물 수출 검역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은 “금번 총회에서 제주도가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국내산 축산물의 수출 확대와 더불어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으로 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초국경질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아태지역 국가 간 가축방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아시아 수석수의관 포럼 정례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오는 6월 11일(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 선포식’을 열고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을 축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