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수의대, 필리핀대학교 수의대 방문…공동 연구·교육 교류 기반 다져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박상익)이 지난 7월 5일(토)부터 8일(화)까지 필리핀 로스바노스(Los Baños)에 위치한 필리핀국립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Los Baños, UPLB) 수의과대학을 방문해 국제 학술 교류 활동을 펼쳤다.

이번 교류는 필리핀대학교 수의과대학 해부학 교수인 Mary Jasmin Ang 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Mary Jasmin Ang 교수는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22년 필리핀대학교 수의과대학 해부학 교수로 부임했다.

방문단은 전남대 수의대 문창종 교수와 김중선 교수를 비롯해 대학원생과 학부생으로 구성됐다.

방문단은 필리핀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주요 교육 및 연구 시설을 견학하고, 양교 연구진 간 세미나에 참여해 연구 주제 발표와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야생동물 및 해양생물의 해부학, 반려동물 및 가축의 뇌신경계 관련 연구, 그리고 공동 샘플 공유 등 실질적인 공동 연구 추진 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전남대 수의대 방문단은 필리핀 수의대 Maria Amelita Estachio 학장 및 연구진과의 공식 면담을 통해 양 기관 간 교육 및 연구 협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필리핀대학교 수의과대학은 현재 다양한 야생동물 연구와 더불어 지역사회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중성화수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번 방문에 참여한 전남대 수의대 정소희 학생은 “해외 수의학 교육 현장을 직접 보고,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연구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어 큰 자극이 되었다”며 “앞으로 수의학의 글로벌 협력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남대 수의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필리핀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공동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야생동물 연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수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올해 말 없어지는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인천시 직영 동물보호센터 필요”

(사)인천광역시수의사회가 위탁 운영 중인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정식 동물보호센터명 : 인천광역시수의사회)의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관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좌담회가 열렸다. 인천광역시 직영 동물보호센터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됐다.

인천광역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김유곤)는 18일(금) 인천시 유기동물 보호 시스템 실태와 향후 발전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김유곤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유경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박중우 인천시 농축산과장, 오이세 인천시수의사회 사업이사, 고수경 더가치할개 대표, 이주하 법무법인 제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패널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자로 참여한 유경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부평구2)은 올해 초 ‘인천시의회 제30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동물 감옥소’를 언급하며 인천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의 관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는 인천시 옹진군, 연수구, 미추홀구, 남동구 4개 군·구의 유기동물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다. 현재 18년째 운영 중이다. 시설 노후화와 운영비 부족으로 올해 말에 폐쇄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경희 의원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동물들이 전염병, 공격 등으로 죽는 일이 발생하는데, 시군은 환경 개선·치료비 확보에 소극적이고, 인천시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군 80%+인천시 20%’ 구조인 유기동물 관리 예산 비율이 50%:50%가 되도록 인천시가 시비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참고로 인천시의회는 지난달에 있었던 올해 제1회 추경에서 유기동물 입양 지원을 위한 예산 1억 원을 편성했고, 관련 부서와 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고수경 더가치할개 대표 역시 지자체(인천시 및 시군)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으며, 이주하 변호사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기동물을 보호 및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이세 인천시수의사회 이사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를 제대로 운영하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오이세 이사는 “상주 수의사 등 전문 인력이 없으니 (질병이 발생해도) 제대로 된 예방·치료가 어렵고 감염병에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며 인구 300만 도시에 맞게 인천광역시가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 인천시수의사회의 유기동물보호소 위탁 운영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수의사회가 유기동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인천시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중우 인천시 농축산과장은 보호소 환경 개선 예산 대폭 확대, 예산 매칭비율 인상 등으로 시·군의 부담을 줄이고, 인천시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기동물 정책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직영 동물보호센터 필요성’에 대해서는 위탁 운영과 직영화의 장단점을 비교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충남도의회, 수의사 공무원 인력난 지적

(사진 : 충남도의회)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위원장 이연희)가 7월 22일(화) 제360회 임시회 제3차 농수산해양위원회 회의를 열고, 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 축산기술연구소 소관 2025회계연도 주요업무 추진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연희 위원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고병원성 AI가) 전국적으로 감소 추세인데 충남은 오히려 3.3배 증가한 상황”이라며 “현재 양계농가들이 대거 출하를 앞두고 있는 시기인데 단 한 건의 확진으로도 지역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방역 관리 체계를 선제적이고 강력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 일선에 서야 할 수의사 공무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거듭 지적됐다.

신영호 부위원장은 “매년 공중방역수의사 인력이 줄고 있다”며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이나 처우개선에 힘쓰는 등 실질적 대안을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 일환으로 타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주거비 지원 필요성을 지목했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가 올해 초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당시 복무 중이던 공중방역수의사 379명 중 주거지원을 받는 비율은 67%로 조사됐다.

다만 주거지원의 실질적인 내용은 편차가 컸다. 월 20만원 정도의 지원에 그치거나, 관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정도인 경우까지 포함됐다.

신영호 부위원장은 2023년에도 ‘동물방역 최일선에서 분투하는 가축방역관 처우개선 촉구 건의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관련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편삼범 위원은 수의직 결원 문제를 지목했다. 편 위원은 “현재 충남동물위생시험소 수의직에 결원이 많아 업무가 가중되고, 인력 부족으로 예산 집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정리 추경 때 이 부분을 반드시 반영해 인력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 보험료는 월 1만 8,203원

2살 말티즈 기준 마이브라운 펫보험 가격 화면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반려동물전문보험㈜(이하 마이브라운/대표 이용환)이 공식 론칭됐다.

마이브라운은 15일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공개하고, 국내 반려동물 보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보험업계 최초 ‘반려동물만을 위한 전문 보험사’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만 생각하는 보험’을 슬로건으로 내건 마이브라운은 반려동물의 진료권 향상과 보호자의 치료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지난해 3월 설립, 올 6월 금융위의 본허가를 취득했다. 기존 손해보험사들이 부수적으로 취급해 온 반려동물보험과 달리, 기획부터 상품개발, 고객지원까지 전 영역이 반려동물에 특화된 구조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보험사업의 부가 영역이 아닌, 반려동물 보험 자체를 사업의 본질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마이브라운은 “반려동물 보험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격과 보장 두 측면 모두에서 과감한 전략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대표 상품의 경우, 옐로우 플랜 보험료는 말티즈 2세 기준 월 19,863원, 푸들 2세 기준 월 1만 8,203원, 고양이의 경우 먼치킨 2세 기준 월 18,454원으로 책정돼 가격 부담을 크게 낮췄다. 말티즈와 푸들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양육되는 견종으로, 보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기준 견종으로 삼았다. 마이브라운은 “보험료는 동일 연령·품종 기준 타 보험사 대비 약 20~30% 저렴하면서도 보장 수준은 강화해 비용 대비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마이브라운은 ▲MRI, CT, 내시경, 관절경, 화상, 항암으로 구성된 고액 검사 항목 6종 횟수 제한 없이 보상(연간 총 보상 한도 내) ▲CPR, 경련, 3도 화상, 항암, 췌장염, 요도개통술(고양이 수컷 한정)로 구성된 고액 치료 6종도 횟수 제한 없이 보상(연간 총 보상 한도 내) ▲특정 질병 이력 보유 반려동물도 가입 가능 ▲연간 최대 3천만 원 보상한도 등 넓은 보장성을 자랑한다. 슬개골 질환 면책기간은 180일로 업계에서 가장 짧다.

상품은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와 보호자의 니즈를 고려해 총 3가지 플랜으로 구성됐다. 옐로우 플랜은 일일 기본 의료비 15만 원, 횟수 제한 없이 고액 치료비 200만 원까지 보장하며, 브라운 플랜은 각각 20만 원, 250만 원, 블랙 플랜은 30만 원, 300만 원까지 보장 범위가 확대된다. 모든 상품은 연간 최대 3천만 원 한도 내에서 자기부담금 3만 원을 제외한 병원비의 70%를 보장해 실질적인 의료비 부담 완화를 돕는다.

수의사 출신 전문가가 상품 기획을 주도한 점도 눈에 띈다. 수의학적 지식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품개발은 반려동물의 실제 치료 실태와 보호자 니즈를 모두 반영했다. 피부병, 구토·설사 등 주요 질환부터 외상, 골절, 수술까지 폭넓은 항목이 포함돼 있으며 보호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높은 항목 위주로 구성됐다.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는 실시간 보험금 지급 시스템 ‘라이브청구’가 핵심 기능이다. 마이브라운과 연계된 파트너 병원 진료 시 앱 내 QR코드로 접수하면 보험금 심사 및 지급이 진료 직후 즉시 진행돼 국민건강보험처럼 보호자는 본인부담금만 결제하면 된다. 청구 여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 서류 제출이 필요 없는 점에서 기존 보험의 불편함을 대폭 개선했다.

파트너 병원에서의 라이브청구 이용률이 50%를 넘을 경우 다음 해 보험료를 2% 추가 할인해 지속적 이용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도 연계했다.

마이브라운은 ‘보장은 좁고 가격은 비싸다’는 기존 반려동물 보험의 인식을 깰 수 있도록 보장은 더 넓고 가격은 합리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반려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반려동물 보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용환 마이브라운 대표이사는 “반려동물 보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며 “마이브라운은 보험업계의 전문성과 반려동물에 대한 진정성을 결합해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에게 꼭 필요한 보험이 되도록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토록 특별한 수의사와 동물 환자를 바라보며’ 국내 1호 수의인문사회학 박사 주설아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수의인문사회학은 아직 첫 발을 내딛는 단계에 있습니다. 수의인문사회학 교실은 서울대의 천명선 교수팀이 유일하고, 최근에야 첫 박사를 배출했죠.

하지만 보호자와의 갈등, 수의사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며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의 시선으로도 수의사를 바라봐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임상수의사 출신으로서 수의인문사회학을 전공해 국내 1호 박사가 된 주설아 박사(사진)를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의인문사회학, 조금 더 폭넓게는 인간동물학을 연구하고 있는 주설아 수의사입니다. 2023년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실에서 박사를 졸업했고, 현재는 같은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강의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대, 성공회대에서 인간동물학 관련 강의를 맡고 있어요. 수의대에서는 그간 서울대·전남대·전북대 등에서 특강 형식으로 수의윤리나 전문직업성, 수의학과 관련된 인간동물관계 등을 강의했는데 오는 2학기부터는 강원대 수의대에서 한 학기 동안 진행되는 수의윤리 예과 과목을 정식으로 강의하게 됐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지원을 받는 [대학원생 주도 국제 심포지엄]을 저희 연구실이 개최하게 됐어요. “동물과 함께, 경계를 넘다(Transcending Species Boundaries)”를 주제로 수의인문사회학, 인간동물학의 기조강연과 연구 발표 등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행사에 오스트리아, 캐나다의 수의인문사회학 및 인간동물학 연구자들이 오실 예정이에요. 전국의 수의대생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도 마련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상대적으로 신생 학문이고, 연구자가 많진 않아요. 수의대 내에서 수의인문사회학이나 수의윤리, 인간동물학 관련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실은 손에 꼽습니다.

비엔나 수의과대학의 미절리 인간동물학 연구소(Messerli Research Institute for Human-Animal Interaction) 스벤야 스프링거 교수팀, 코펜하겐 수의과대학의 피터 산되 교수팀, 노팅엄 수의과대학 케이트 밀러 교수팀이 대표적입니다.

스벤야 스프링거 교수는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FAVA 2024에서도 강연하셨는데요, 이번 12월 행사때도 오실 예정입니다.

이렇게 수의인문사회학 연구진이 소수라 국제 학회에 가면 마주칠 수밖에 없어요. 관심 주제가 비슷하다 보니 책이나 논문을 읽다 보면 같은 이름이 반복되어 나오고요. 내적 친밀감이 깊어지는 거죠.

수의인문사회학에서는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비교분석도 매우 중요한 연구 방법이라, 해외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우리 교실도 현재 알라스카 대학과 진행 중인 연구가 있고요, 저도 반려동물 보호자 대상 설문 연구를 비엔나 연구소와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 수의대에 들어왔어요. 생물 과목을 좋아했죠. 전남대 수의대 06학번으로 입학했는데, 학부과정을 거치면서 실험실이나 (자연)과학 연구는 저와 안 맞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졸업은 하고 면허는 따자’는 생각에 학부 공부는 저공비행이었습니다(웃음). 그때그때 재미있는 과목은 있었지만 그 뿐이었죠.

그러다 보니 졸업한 후에는 방황을 좀 했습니다.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것이 뭘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을 계속하며 20대 중후반을 보냈습니다.

동물복지에 어렴풋한 관심은 있었지만, 당장 유학이나 대학원을 택할 상황도 아니었어요. 협회에서 잠깐 근무해보기도 하고, 임상수의사로도 2년반 정도 일했습니다. 그 임상 경험이 정말 크고 값진 경험이 됐죠.

임상수의사로 일하며 동물병원에서 만난 많은 보호자들 중에 불행해 보이는 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명 처음에는 기쁜 마음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데려왔을텐데 왜 인간도 동물도 불행할까? 왜 이렇게 서로를 힘들게 만들까? 무엇이 이 관계를 이렇게 만드는 걸까?

당시 본가에서 14년간 키웠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는데, 함께 살았던 삶과 관계를 되돌아보니 보호자로서도, 수의사로서도 너무 부족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너무 크게 다가왔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잘 살아간다는 것, 떠나보낸다는 것은 어떤 경험이고 의미일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죠.

이후 잠시 임상을 쉬던 중 대한수의사회에서 주관한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사업에 참여했어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동물과 관련된 수업을 하면서 결국 ‘인간이 변해야 동물의 삶이 변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동물 역시 인간의 삶의 큰 부분을 변화시킨다’는 걸 더욱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더라고요. 수의대에서는 동물을 과학적이고 의료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배웠으니까요. 사회 속에서의 동물, 인간과의 관계 안에서의 동물은 생소했죠. 인문사회학적 소양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배움에 대한 갈망과 고민이 커지던 차에 데일리벳에서 천명선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고 ‘수의인문사회학’이란 분야를 처음 알게 됐어요. 천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첫 대학원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학부시절 저공비행했던 불량 학생이었다 보니 친구들은 제가 대학원을 간다 하니 깜짝 놀랐죠(웃음). 뒤늦게나마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았다는 데 감사하고 있습니다.

2022년 에든버러에서 열린 유럽농업식품윤리학회에 참가한 주설아 박사

사실 마음만 앞섰지 동물 윤리와 동물 복지의 차이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부를 시작했죠. 수의인문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융합적이고 다학제적이다 보니 방대하고 생소한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각오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2018년 가을에 석박통합과정으로 입학했는데요, 수업은 주로 수의대가 아닌 다른 대학에서 들었습니다. 수의대에서는 천명선 교수님의 수의인문사회학 특론 정도였죠. 타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통계학, 교육학 수업을 들으면서 여러 이론들과 연구방법론을 배웠습니다. 천 교수님도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방법론을 익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거든요.

사실 이 분야 공부를 해본 적이 없으니 배경지식이 아예 없었습니다. 용어부터 낯설고요. 그런데 바로 대학원 수업을 들어야 했던 거잖아요?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마음속으로 정말 수없이 외쳤습니다. 토론 수업을 하는데 입도 뻥긋 못하겠더라고요. 지금도 공부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정말 아득했습니다.

그래도 더디지만 조금씩 들리고 쌓이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교수님들, 연구실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며 재미를 느끼기도 하면서 학위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천 교수님과 사회학, 인문학, 과학기술학 등 다양한 분야 교수님들께서 인간동물연구네트워크를 만드셨는데, 그 연구 그룹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많이 배웠죠.

저희 연구실은 천 교수님을 중심으로 사회 안팎과 경계에서의 동물의 건강, 질병, 죽음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연구합니다.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까요? 설문조사나 인터뷰, 참여 연구 같은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대중과 전문가들의 인식과 경험, 인간과 동물의 상호 영향, 이와 관련된 사회·문화·정책적 요인을 밝혀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수의인문사회학이라고 하면 보통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탁상공론적인 분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오히려 저희 연구는 매우 실제적인 방식으로 사회나 이해당사자들, 즉 인간과 동물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초창기 참여했던 연구가 ‘수의사회 기본정책수립 방안 및 수의사 윤리의식 강화(제도·교육)연구’였는데, 그 연구 내용은 이후 수의사 윤리강령이 개정되는데 일조했습니다.

환경부와 진행했던 동물이용 지역 축제 연구, 재난상황에서의 반려동물 대피 가이드라인 연구, 가축 항생제 신중사용 교육 컨텐츠 개발 등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의사 윤리와 전문직업성에 관련된 교육과 연구도 수의인문사회학에서 매우 중요한데요, 저희 교실이 최근 2년간 대한수의사회지 월간 ‘동물의료’와 데일리벳에 기고한 수의윤리 라운드토론 칼럼도 그 일환입니다. 칼럼을 쓰면서 저희도 많이 공부했고, 수의인문사회학을 조금씩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수의인문사회학은 특정한 방법론에 기반한다기 보다 주제 중심적(topic-based)으로 연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구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현상을 분석·탐구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수의인문사회학의 장점이죠.

마고 드멜로라는 학자가 “인간동물학은 인간-동물 관계를 이해하는 도구이면서 우리가 동물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책 결정이나 법 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했는데요, 저희 연구의 지향점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동물 관계에 초점을 맞춰 동물의 건강, 질병, 노화, 삶과 죽음과 관련된 경험이나 사회적 현상,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관심이 있어요. 특히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관계적 특성, 반려동물 환자와 돌봄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 박사 학위논문은 반려동물의 노화, 질병, 죽음을 겪은 보호자들의 돌봄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입니다.

10년 이상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운 보호자 3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의 전 생애에 걸친 경험을 인터뷰했어요. 그렇게 생애를 함께 한다는 것, 같이 부대끼며 살아간다는 것이 곧 ‘돌봄’이더라고요.

‘돌봄(care)’은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죠. 보통은 시혜적이고, 따뜻하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해되지만 실상은 달라요. 매우 상호적이며, 정신적·신체적 노동이기도 합니다. 의료(medical care)로 쓰일 때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건강 증진이나 질병 치료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반려동물 돌봄은 동물이 평생 의존하고 인간이 평생 키워주는, 마냥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방식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굉장히 상호적이고 특별한 행위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아프고,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보호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달라집니다. 그 안에서 보호자는 혼란을 겪기도 하고요, 죄책감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 환자들은 특별합니다. 그들에게 적용되는 수의학적 돌봄도 매우 특별하고요. 이런 다면적인 특성을 연구에 담고 싶었습니다.

2023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세계 최초로 열린 수의윤리컨퍼런스에 참여해 발표한 주설아 박사

예과에서는 수의사 전문직업성을 다루는 과목이 2년 동안 학기마다 배치됩니다. 기본적인 수의윤리 개념, 동물복지, 수의사 전문직업성, 수의역사, 인간동물관계를 다루죠.

본과 1학년에는 ‘동물, 수의사, 사회’ 과목이 있습니다.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 수의윤리와 전문직업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슈에 대한 토론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가령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 위원이라고 가정하여 특정 실험을 승인할지 여부를 토론하거나, 데일리벳 칼럼에서도 소개했던 것과 같이 임상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딜레마를 두고 윤리적 의사결정 도구를 적용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거죠.

대학원 과정을 시작하면서 천 교수님의 학부 수업을 청강할 때 ‘(저의) 학부시절 이런 과목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며 공부했어요. 그래서 다음 학기 강원대 수의대 강의를 준비하면서 굉장히 설렙니다.

강원대에서 진행할 수업의 목표는 학생들이 수의윤리, 수의인문사회학이라는 학문 분야에 자신감을 느끼고 수의사, 수의학, 동물 환자에 대해 좀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하는 공부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수의사가 되고 싶은 지, 어떤 수의사가 되어야 하는 지, 내가 졸업 후 만날 환자·고객·동료들은 누구인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의 시작점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물론 제가 어떤 답을 주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요, 학생분들 각자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수의 윤리나 수의인문사회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수의인문사회학으로 진로를 고려하신다면 인문사회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진 않지만, 글 읽기와 쓰기를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시고, 사회와 타자에 대한 넓은 호기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역사나 철학 등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있다면 학위과정에서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적인 부분을 떠나, 다양한 경험과 배움은 언젠가 어디선가 반드시 도움이 되고, 특히 내 자신을 알고 나의 선택을 믿고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 김환기 화백님의 작품과 삶에 대한 태도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에게도 늘 되뇌이는 문구입니다만,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자신을 가질 수 있는 공부를 하라. 그리고 자신을 가져라. 용감하라.”

사회 속 다양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동물 그리고 동물 곁의 사람들의 삶과 관계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수의학이라는 학문이 정말 신기해요. 수의사라는 직업이 이토록 어렵고, 독특하고, 하지만 매력적이라는 걸 수의인문사회학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느끼게 됩니다.

일선에서 동물을 만나 치료하고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 동물을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계신 분들, 그리고 미래에 수의사가 될 분들께 ‘수의사’라는 직업군이 가지는 사회적 역할과 정체성, 전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수의사로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는데 제 연구가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의 노화는 7세부터 시작됩니다”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코리아가 반려묘의 생애 주기 별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7세 이상 반려묘 노화 관리 캠페인’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은 고양이의 노화는 중년기인 7세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반려묘 보호자들에게 알리고, 생애 주기에 따른 고양이의 건강 변화와 그에 맞는 올바른 영양 솔루션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통증이나 불편함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건강 이상을 조기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정기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또한 노화가 시작되면 신장 기능 저하, 세포 노화, 관절 약화와 같은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미미해 놓치기 쉽다.

로얄캐닌코리아 관계자는 “고양이 7세는 사람의 나이로 44세에 해당하는 중년기로, 보이지 않는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고양이는 특성상 아픈 티를 잘 내지 않아, 이미 노화가 시작된 7세부터는 동물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연령대에 맞는 맞춤형 영양 공급을 통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로얄캐닌의 반려묘 노화 관리 캠페인을 통해 보호자들이 반려묘의 노화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령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얄캐닌코리아는 9월 중순까지 서울 지역 전역에 버스 정류장 쉘터 광고와 유튜브, 포털사이트, 소셜미디어, IPTV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반려묘의 노화 관리 캠페인 메시지를 전달하여 ‘고양이와 개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Cats and Dogs First)’ 하는 기업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노화가 시작되는 7세 이상 반려묘의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영양 설계를 갖춘 로얄캐닌의 ‘인도어 7+’ 제품은 고양이의 활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과 소화 흡수율이 높은 단백질을 함유했다. 여기에, 노령묘에게 적당한 농도의 인을 함유하여 신장 건강에 도움을 줌으로써 실내 생활로 활동량이 적은 7세 이상 노령묘의 건강한 노화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년 넘게 지속된 펫로스 증후군 5명 중 1명인데..공감 받지 못한 슬픔

반려동물의 수명은 길어야 20년 안팎으로 여겨진다. 사람보다 짧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반려생활의 예정된 수순인 셈이다.

2년마다 국내 반려동물과 반려가구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벌이는 KB경영연구소가 올해 조사에서는 펫로스(Pet Loss)에 주목했다.

펫로스 경험을 둘러싼 반려가구의 심리적 증상부터 주변 반응, 이별로 인한 후유증을 회복한 방법과 시간, 사회적 지원까지 조명했다.

KB경영연구소가 국내 반려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54.7%가 펫로스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펫로스를 경험한 반려가구 3곳 중 2곳은 노환·질병 등으로 반려동물과 이별했다. 노환·질병 등으로 인한 자연사(54.8%)와 안락사(12.8%)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사고사(11.3%)나 실종(10.4%), 돌연사(7.3%) 등 예기치 못한 이별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경험한 30~50대 성인남녀 23명을 대상으로 표적집단심층면접(FGD)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펫로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공감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거나 “이해를 바라지도 않고 내가 힘들어할 때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참여자는 “이런 힘든 마음이 강아지를 기르지 않는 사람한테는 이해 안 되는 것들이고,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한테도 일부에게는 너무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이고 해서요”라며 공감을 받지 못한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노화·질병·죽음을 중심으로 보호자의 돌봄 경험에 대해 연구한 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실 주설아 박사는 펫로스로 인한 슬픔이 “(반려동물과의) 관계 자체를 부정당하는 것 같은데 기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부모와 사별하는 경험은 거의 누구나 겪는만큼 보편적인 공감을 얻지만, 반려동물은 기르는 것도 떠나보내는 것도 일반적인 경험이 아닌만큼 주변으로부터 별 게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일 자체가 더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층면접에서는 ‘공감받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자료 : KB경영연구소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은 반려동물과의 이별 이후 겪는 상실감·우울감 등 심리적 고통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연구진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체계에 포함되는 공식적인 진단은 아니”라면서도 사람에서 사별로 인해 발병하는 ‘지속성 애도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를 차용했다. 사별 이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는데 불편을 주는 슬픔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펫로스 증후군으로 본 것이다.

펫로스를 경험한 반려가구의 83.2%가 상실감·우울감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들 중 19.4%가 1년 이상 심리적 고통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잃고 상실감·우울감을 겪은 반려인 5명 중 1명이 펫로스 증후군에 시달린 셈이다.

펫로스로 우울감을 경험한 반려인 5명 중 1명이 1년 이상 심리적 고통을 받았다
(자료 : KB경영연구소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펫로스를 경험한 반려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증상은 자책감과 후회로 나타났다.

‘돌봄 부족에 대한(더 잘 돌봐주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후회’가 71.5%로 가장 많았다(복수응답). 무기력·우울감(38.6%)과 지속적인 슬픔(45.2%)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표적집단심층면접에서는 펫로스로 겪은 우울감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한 참가자는 “(우울감이) 너무 커서 공황장애처럼 찾아왔다.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비가 와도 창문을 열고 있었고, 3개월 정도를 문을 아무 데도 못 닫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항상 있던 자리를 무의식중에 가곤 했다는 경험담도 전했다.

펫로스를 경험한 반려인에게 우울감을 극복한 방법을 질문한 결과 ‘충분한 애도 기간’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53.6%). 가족·지인으로부터의 공감·위로(42.4%)가 뒤를 이었다.

표적집단심층면접에서도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의 이름으로 된 식물을 재배하거나, 이별노트를 만들거나, 가족과 대화하고 위로하며 추억하는 시간을 보내는 등의 경험담이 확인됐다.

다른 동물을 만나며 새로운 인연을 통해 치유하는 사례도 주목할만 하다. 유기동물 임시보호로 극복했다는 응답도 5%대로 비율이 낮긴 했지만 실존했다. 새로운 반려동물을 입양해 펫로스를 극복했다는 응답도 33%로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반려동물 입양시설로 꼽히는 반려마루 여주의 박현종 센터장은 “자원봉사를 하러 오셨던 분들이 입양하는 케이스가 많다”며 펫로스 증후군으로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봉사, 임시보호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 용기를 얻게 된다고 전했다.

(자료 : KB경영연구소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이처럼 펫로스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는 것은 개인에게 오롯이 맡겨져 있다.

이에 대해 오프라인 심리상담센터나 온라인 상담, 의료기관 등 전문가를 통한 상담·치료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필요하다’는 의견은 26.1%에 그쳤다. 대다수인 64.5%는 ‘반반’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다만 펫로스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한 반려인(29.7%)이 그렇지 않은 반려인(8.7%)에 비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 컸다.

제도적 지원책으로는 펫로스 상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51.2%), 펫로스 증후군 관리 전문가 자격제(33.8%) 등이 높은 응답률을 얻었다.

유기동물과 교감하며 배우는 생명존중..경기도 청소년 봉사 프로그램 모집

경기도가 여름방학을 맞아 도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기동물과 함께하는 생명존중교육 연계 여름방학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반려마루화성에서 7월 30일(수), 8월 6일(수), 8월 13일(수) 오후 2시에 열리며, 회차별 15명의 청소년을 모집한다.

경기도는 청소년들에게 생명존중교육과 유기동물 방지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책임감 있는 반려문화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참가자들은 ▲유기 예방 및 생명존중교육 ▲교감활동(리딩캣, 리딩독) ▲보호동물 산책 및 사회화 활동 ▲인식표 만들기 ▲홍보카드 만들기 등의 활동에 참여하며, 2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참여 신청은 7월 15일부터 8월 12일까지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많은 인원의 참여를 위해 신청은 최대 2회까지로 제한한다.

경기도는 “청소년들이 유기동물 보호와 생명존중의 가치를 배우고, 성숙한 반려문화 정착에 기여하며, 나아가 보호동물 입양 활성화와 유기 방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것”이라고 기대했다.

변희정 경기도 반려동물과장은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생명존중을 배우고 유기동물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책임감 있는 반려문화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반려마루 화성은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외에도 초등학생 직업 체험 등 다양한 동물교감프로그램을 매월 운영하고 있다. 8월에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교감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경기도동물보호복지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간] 개와 고양이의 심부정맥 : 기전, 진단, 관리요령

개와 고양이의 심장 부정맥을 심도 있게 다루는 도서가 국내에 출간됐다. OKVET이 ‘개와 고양이의 심부정맥 : 기전, 진단, 관리요령’을 번역출간한 것이다(원서 : Cardiac Arrhythmias in Dogs and Cats: Mechanisms, diagnosis and management).

지난해 국내에 출간된 ‘개와 고양이의 심전도 : 부정맥의 진단(Electrocardiography of the Dog and Cat: Diagnosis of Arrhythmias)’과 함께 반려동물의 심장질환 진단 및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와 고양이의 심부정맥’은 ‘개와 고양이의 심전도’와 마찬가지로 부정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Roberto Santilli 코넬대학교 수의심장학 교수(유럽수의내과전문의(심장))를 비롯해 같은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의 Romain Pariaut 교수(미국수의내과전문의(심장), 유럽수의내과전문의(심장)), 이탈리아의 Clinica Veterinaria Malpensa Anicura의 Manuela Perego 수의사(유럽수의내과전문의(심장))가 함께 집필했다.

번역은 현창백 박사(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안성택 원장(BK심장동물병원), 서상일 원장(닥터서동물심장병원), 김지윤 원장(광주 서현동물병원)이 맡았다.

책은 ▲부정맥의 발생기전 ▲자율 신경계가 부정맥에 미치는 영향 ▲부정맥의 분류와 임상적 증상 ▲부정맥 진단을 위한 심전도의 활용 ▲부정맥 평가 및 관리에 사용되는 홀터 모니터링 ▲부정맥 치료 ▲부정맥 환자에서 마취 ▲심장 페이스메이커와 삽입형 제세동기 ▲카테터 절제술 ▲동성 빈맥 ▲국소 심방성 부정맥 ▲심방세동 ▲심실성 부정맥 ▲심방정지 ▲전도장애 ▲좌심실 비대증의 부정맥 ▲확장성 심근증과 부정맥 등 33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심장 부정맥의 병리생리학적 기전, 진단 기법, 치료 원칙을 다룰 뿐만 아니라, 최신 전기생리학적 연구와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표면 및 동적 심전도 분석, 항부정맥제의 작용 기전과 적용, 카테터 절제술과 같은 중재적 치료 방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수의내과학 및 심장학 전문가뿐만 아니라, 부정맥 치료에 관심이 있는 임상 수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대표 역자인 현창백 박사는 “심장 부정맥은 개와 고양이의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그 진단과 치료는 수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며 “본서는 개와 고양이의 심장 부정맥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면서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정리한 전문적인 참고서”라고 말했다.

이어 “원저자의 의도를 온전히 반영하면서도 한국 수의 임상 환경에 맞도록 필요한 주석과 설명을 추가했다”며 “이 책이 국내 수의사들에게 개와 고양이의 심장 부정맥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유익한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구입은 OKVET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재생의학 특화치료 나선 SNC동물메디컬센터 최중연 원장을 만나다

최근 반려동물 재생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재생의학 특화에 나선 동물병원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SNC동물메디컬센터가 그 주인공입니다.

SNC동물메디컬센터는 줄기세포, 엑소좀, NK Cell은 물론, 애니씰 브랜드로 대표되는 아텔로콜라겐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SNC동물메디컬센터의 최중연 대표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사실 수의대에 꼭 진학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수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해 보지 못했었죠.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수의대에 가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웠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런데 수의대가 제 적성에 너무 잘 맞았습니다.

무엇보다 수의사로 살아가면서 보람찬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리고 수의사는 공부를 계속 해야 하고, 현장감 있게 일도 해야 하는데, 이런 게 저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GP로 수의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응급상황에 대처하고 빠른 판단이 필요한 외과가 제 적성에 더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 외과 공부를 더 했습니다. 진료수의사로 쭉 근무하다가 3년 차 때부터 외과 분야에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7년 차에 SNC동물메디컬센터를 개원했습니다.

저희 병원의 미션은 ‘인성과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함께 동물과 보호자의 행복을 생각하는 우리만의 동물병원을 만든다’입니다. 인성이 좋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인성만 좋은 사람보다 실력까지 좋은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한 미션이죠.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행복’입니다. 결핍이 없는 단어가 행복인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과 보호자의 행복을 위한 실천’을 강조합니다.

미션을 이렇게 설정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동물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도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경북 산불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동물 6~7마리를 맡아서 입원 치료했었습니다. 앞으로도 치료가 필요한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동물들을 돕고 싶어요.

네. 새로운 걸 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요. 무조건 해보자는 주의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가봤는데 그 길이 아니면 내려오면 됩니다.

이번 경북 산불 피해 환자를 치료할 때 더셈펫바이오 측에서 애니씰 제품(애니씰 겐타패치)을 기부 해주셔서 사용하게 됐고, 그때 애니씰*을 처음 접했습니다.

영심이라는 화상 환자가 있었는데요, 근육까지 손상을 받았던 아이였습니다. 수술을 3번이나 했죠. 2차 수술 때까지도 심부감염 때문에 회복이 잘 안됐었는데, 3차 수술 때 애니씰 겐타패치를 적용했어요. 심부감염 부위까지 항생제가 잘 도달되어서 그런지 잘 회복했고, 그 뒤에 애니씰 겐타패치에 대한 신뢰가 생겼습니다. 감염성 질환 시 패치 적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장점이 커서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SNC동물메디컬센터 제공
SNC동물메디컬센터 제공

(편집자 주 : ANYSEAL(애니씰)은 더셈펫바이오의 반려동물의료기기 브랜드다. ‘타입1 아텔로콜라겐(atelocollagen)’을 주성분으로 한 동물용의료기기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콜라겐사용조직보충재 ‘애니씰 C’는 슬개골 탈구를 포함해 힘줄 파열, 관절염, 인대 손상 등에 많이 사용된다. ‘애니씰 C 덴탈콜라겐’은 타입1 아텔로콜라겐(atelocollagen) 6%를 사용한 반려동물 전용 구강치료용 의료기기다. 구강 병변 부위에 직접 주사하며, 만성구내염이나 치주염 등 치주질환으로 손상된 치주조직 보충 및 회복에 도움을 준다. ‘애니씰 겐타패치’는 동물 생체 유래 흡수성 타입 1 콜라겐과 겐타마이신이 결합된 동물용 겐타마이신 콜라겐 스펀지(Gentamicin-Impregnated Collagen Sponge : GICS)다. 화상·수술 부위에 부착하면 감염을 예방하고 빠른 조식 재생을 돕는데, 이번 산불 사태에 화상을 입은 동물에게 적용되어 큰 효과를 봤다).

아텔로콜라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확실하게 생긴 상태여서 다른 제품도 써보고 있습니다. 우선 애니씰C 관절주사를 사용 중인데요, 통증이 없고 재생효과가 있다고 해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수의사들이 관절주사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주사를 놓을 때 불편해하지는 않는지와 통증이 실제로 경감되는지입니다. 통증이 줄어야 반려동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보호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거든요.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애니씰C는 확실히 통증이 없는 것 같고, 보호자분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주사를 맞고 아파하지 않으니까요. 처치 후 증상 개선이 눈에 보인다는 보호자분들의 피드백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치료라는 건 동물이 아프지 않도록 하고, 그런 동물을 보면서 보호자분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물의 삶의 질이 높아져서 동물과 보호자의 행복이 함께 커지는 과정인데, 관절주사 측면에서 보면, 관절이 아프면 다리를 들게 되고 삶의 질이 감소하잖아요? 애니씰C 주사를 통해 통증이 줄어들고 증상이 개선되니까 삶의 질이 확실하게 개선되는 것 같습니다.

애니씰 덴탈콜라겐도 사용해 봤습니다. 발치 후 구멍이 난 부분에 넣고 봉합했는데, 치과 진료 후 통증이 심할 텐데도 밥을 잘 먹었다고 하니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보호자분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술이 권장되지만, 보호자분께서 수술을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재생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죠.

저희 병원의 재생치료 케이스도 많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250케이스 정도 될 정도로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요. 췌장염, 신부전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하자, 수치가 감소하고 삶의 질이 개선된 케이스가 있고, 피부병이 좋아진 사례도 있습니다. 분명,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니즈가 있고, 비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전후, 수술 중에 함께 적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하죠.

콜라겐 관절주사도 연골 수복에 도움을 주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콜라겐 관절 주사는 비침습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재생치료에서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의 목표는 명확한 동물의료 서비스의 미래를 정의하고, 5년 내 SNC 직영 2차 동물병원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올해 전사목표는 전문 의료 서비스와 운영 최적화를 통해 지역 최고 전문 의료 센터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고요. 매년 회고를 반복하면서 개선해야 하거나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을 리스트업하고 이를 통해 가슴 뛰는 목표를 세웁니다.

개인적으로는 병원 일만이 아닌 가슴 뛰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고 도전하면서 사는 게 꿈입니다.

‘흉부에 초점’ 수의영상의학회 학술대회 8월 개최, 허진영 미국전문의 초청

한국수의영상의학회(회장 최수영, KSVMI)가 8월 22일(금) 대구 엑스코(EXCO) 324호에서 2025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흉부 이미징에 초점을 맞췄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5개의 특강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첫 번째 강의는 미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DACVR)인 허진영 수의사가 맡았다. 약 2시간 동안 ‘영상의가 알아야 할 Pulmonary Anatomy and Physiology’를 주제로 강의한다.

허진영 전문의는 오후 3시부터 ‘Interpretation Principles of Lung CT’를 주제로 1시간 강의를 더 진행한다.

허진영 전문의뿐만 아니라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상권 교수,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승조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황태성 교수가 연자로 나서 각각 ▲Imaging of the Thoracic Boundaries and Pleura ▲Cardiovascular Computed Tomography ▲다양한 흉부 종양에서 방사선치료 접근 및 예후 평가에 대해 발표한다.

2025년 한국수의영상의학회 컨퍼런스 참여 신청은 8월 13일(수)까지 할 수 있다.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해 100명만 선착순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 및 참가 신청은 네이버 폼을 통해 할 수 있다.

넬동물심장수술팀 “세계 최초 개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적 치료 성공”

단백소실성장병증(PLE)을 앓고 있는 8세, 6.2kg의 스피츠

넬동물심장수술팀이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개 감염성 심내막염 환자에게 심폐체외순환을 이용한 성공적인 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치료 사례”라고 강조했다.

넬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장 내막, 특히 판막에 세균이나 진균 등 미생물이 감염되어 염증과 함께 베지테이션(vegetation) 덩어리가 형성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개에서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혈액 내 세균이 심장 판막에 정착해 판막을 손상시키고 심장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수술적 개입은 심한 판막 기능 장애, 중등도-중증 또는 중증 승모판막 역류가 있는 환자에게 심부전 유무와 관계없이 지시되는데, 항생제 치료만으로는 심한 판막 부전을 교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넬동물의료센터의 설명이다. 수술의 주된 목표는 감염되고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고, 생체막을 파괴하여 판막 기능을 회복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8살 6.2kg의 스피츠였다. 단백소실성장병증(Protein-Losing Enteropathy, PLE) 진단 이후 오랜 기간 투병한 환자였다. 반복되는 위장관 증상으로 타 병원에서 수년간 반복적인 항생제 치료를 받아온 이력이 있었다.

의료진은 “PLE는 혈전 위험성을 증가시켜 일반적으로 개심 수술의 금기사항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심부전이 진행된 상태였기에 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고, 환자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수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첫 수술 직후 대부분의 역류가 사라진 환자의 심장초음파(gif)

첫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환자는 모든 이뇨제와 심장 관련 약물을 끊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수술 4주 차에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신경계 증상이 나타났고, 초음파 검사 결과 판막에서 엄청난 세균 증식이 확인됐다. 심내막염이 재발한 것이다. 신경 증상의 원인은 떨어져 나간 베지테이션에 의한 색전증이었다.

노란색 원 안 빠른 속도로 심각하게 변성된 승모판막과 증식한 베지테이션. 혈액 배양과 심장초음파를 통해 감염성 심내막염을 확진.

혈액 배양에서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엔테로코커스 페시움(Enterococcus faecium)이 검출됐다. 의료진은 ‘장기간의 장염으로 인한 장벽의 손상 및 그로 인한 내성균의 기회감염’으로 판단했다.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받았던 이력도 치료를 어렵게 만들었다.

넬동물의료센터 의료진은 6주간 반코마이신 등 항생제 처치를 진행해 감염을 제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판막은 심하게 파괴되어 짧아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재수술 직전 감염으로 파괴되어 짧아진 판막과 심각한 승모판막 역류

첫 수술 4개월 뒤 환자는 반복적인 기절 증상을 보였고, 이뇨제 복용도 다시 필요해졌다. 수술 후 7개월째에는 난치성 심부전(refractory CHF)에 진입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부닥쳤다. 의료진은 오랜 고민 끝에 재수술을 결정했다.

넬동물심장수술팀은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심장 수술과 재수술은 본질적으로 복잡하고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며 “사람에게서도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이 판막 질환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재수술은 이전 수술로 인한 유착과 지속적 또는 재발성 감염 가능성 때문에 더 복잡하다.

넬동물심장수술팀은 두 번째 수술에서 심폐체외순환(Cardiopulmonary Bypass, CPB) 하에 감염으로 심하게 손상된 판막 부위를 변연 절제해 제거했다. 감염으로 파괴되어 무척 짧아진 승모판막 전엽(anterior mitral valve leaflet)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소 심낭 패치(bovine pericardium patch)를 이용해 광범위하게 재건하고 연장했다.

의료진은 이에 대해 “사람의 전엽 패치 증강술(Anterior Mitral Valve Leaflet Patch Augmentation)과 유사한 방식으로, 심한 판막 손상에도 불구하고 판막을 보존하고 기능을 현저히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좌)수술장면, (우)수술모식도 (아래)재수술 후 기능이 복원된 판막 모습

재수술 직후 환자는 모든 이뇨제를 끊을 수 있었고, 재수술 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절 증상 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넬동물의료센터는 “감염으로 인한 복합적인 판막 손상을 극복하고 심장 기능을 현저히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인 성과”라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엄태흠 원장은 “심장 수술 수개월이 지난 후 감염된 심장을 재수술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9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고맙게도 환자가 잘 버텨줬다. 현재 이식한 패치의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이다. 경과를 학계에 상세히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넬동물심장수술팀은 “이번 치료 사례는 개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수술적 치료 가능성을 전 세계 수의심장학계에 처음으로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 감염성 심내막염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70일임을 고려할 때, 발병 후 10개월이 지났고 현재 점점 개선되고 있는 환자의 경과가 이 치료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넬동물심장수술팀은 마지막으로 “개 심장 질환 치료의 지평이 넓어지고,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고통받는 많은 반려동물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위클리이슈] SNU검진센터 1인 시위 계속+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 출범 등

지난주 수의계 이슈를 빠르게 돌아보는 ‘위클리이슈’입니다. 2025년 7월 셋째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https://www.dailyvet.co.kr/news/association/251870

https://www.dailyvet.co.kr/news/academy/251723

https://www.dailyvet.co.kr/news/prevention-hygiene/251789

https://www.dailyvet.co.kr/news/policy/251655

https://www.dailyvet.co.kr/news/academy/251370

https://www.dailyvet.co.kr/news/college/251829

FASAVA2025 홍보대사에 배우 문정희 위촉

왼쪽부터) 문정희 배우, 최이돈 KAHA 회장

2025년 제13차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Congress 2025) 조직위원회(위원장 오태호)가 문정희 배우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21일(월)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V-ACADEMY V-Theater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는 문정희 홍보대사와 최이돈 대회장(KAHA 회장)을 비롯해 FASAVA2025 조직위원회 허찬 부위원장, 이학범 홍보위원장, 김종인 KAHA 홍보위원장, FASAVA2025 대회 후원사인 힐스코리아의 서정우 수의사, 유한양행 안성은 과장 등이 참석했다.

FASAVA2025 조직위는 “배우 문정희 님은 보호자와 수의사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로서 수의학의 전문성과 따듯한 마음이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뜻을 함께해 주셨다. 본 대회의 취지와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으로서, 홍보대사로 모시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정희 배우는 7년간 함께한 반려견 ‘마누’를 올해 2월 떠나보낸 뒤, 사진 전시회 ‘금빛동행-나의 골든 리트리버 마누와의 행복한 순간들’을 개최했으며, 마누와의 추억을 담은 책을 집필 중이다. 마누의 투병 과정에서 여러 수의사를 만나면서 수의사들의 고충과 진정성을 많이 알게 됐다고 한다.

FASAVA2025 조직위는 대회 현장에서 문정희 배우의 책 사인회 및 북콘서트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문정희 FASAVA2025 홍보대사는 “사랑했던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과정에서 수의사 선생님들께 굉장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말 못 하는 아이들과 중간에서 소통 역할을 해주시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느꼈다”며 “보호자로서 수의사분들의 입장을 알고 있어야 훨씬 더 많은 소통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FASAVA2025 대회가 우리나라 동물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텐데, 대회를 통해 반려 문화에 대한 저변 확대도 많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홍보대사가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이돈 FASAVA2025 대회장(KAHA 회장)은 “마누의 사례를 보면서 수의사가 하는 일이 단순한 의료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귀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문정희 배우님과 마누를 통해서 더 나은 수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FASAVA2025 대회가 우리나라의 발전된 수의학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알리는 좋은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문정희 배우님께서 수의사의 열정과 노력, 보호자와 반려견의 마음을 잘 전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정희 배우는 디즈니+ 골드랜드를 차기작으로 확정해 촬영에 한창이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금괴를 우연히 넘겨받은 한 여자가 금괴를 둘러싼 여러 인물의 탐욕과 배신이 얽힌 아수라장 속에서 금괴를 독차지하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벌이는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불법 금괴 밀수 사건에 휘말린 김희주(박보영 분)의 어머니 여선옥 역을 맡았다.

FASAVA2025 조직위원회 7월 정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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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금)에는 FASAVA2025 조직위원회의 7월 정례 회의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회의에는 오태호 조직위원장(경북대 교수), 최이돈 대회장(KAHA 회장), 박준서 공동대회장(대구시수의사회 회장) 등 조직위 위원들이 참석했다.

조직위는 6월 30일 자로 마감된 슈퍼얼리버드 신청자 현황을 파악하고, 초록 접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전 세계 17개국에서 1,200여 명이 FASAVA2025 대회 얼리버드 신청을 했으며, 119개의 초록이 접수됐다. 조직위는 포스터발표 초록 접수를 8월 15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한국임상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와 별도로 FASAVA2025 대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포스터발표 세션이다.

해외 참가자를 위한 대구 지역 동물병원 투어프로그램도 확정됐다. 경북대학교동물병원을 포함한 6개 동물병원이 참여한다. 8월 1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병원 투어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오프닝 세레머니(10/31), 웰컴 리셉션(10/31), 콩그레스 디너(11/1), 클로징 세레머니(11/2) 등 공식사교 프로그램 및 사교 프로그램에서 진행될 공연, FASAVA 이사회, 대한수의사회 이사회 등 별도 미팅에 대한 점검도 진행됐다.

이외에도 전시후원 업체 리스트와 런천 세미나 현황, 전시 부스 배치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업체가 전시 참가 신청을 하면서, 부스 배치도를 조정했다. 조직위원회는 7월 오사카, 8월 홍콩, 9월 필리핀 등에서 대회 홍보를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2025년 제13차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Congress 2025)는 One Vision, One Voice: Advancing Asia Pacific Veterinary Medicine을 주제로 10월 31일(금)부터 11월 2일(일)까지 3일간 대구 EXCO에서 열린다. 제21회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컨퍼런스, 2025년 한국임상수의학회 추계학술대회, 제15회 영남수의컨퍼런스가 동시에 개최된다.

FASAVA2025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FASAVA2025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시아 6개국 수석수의관, 일본서 모인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

동아시아 각국의 수석수의관(CVO, Chief Veterinary Officer)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7월 22일(화)과 23일(수) 양일간 일본 도쿄에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주관하는 동아시아 수석수의관 포럼과 한중일 워크숍에 참석한다.

앞서 최정록 국장은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동물보건기구 총회에서 일본 등 주요 주변국가의 CVO와 만나 동아시아 각국을 위협하는 초국경질병(TADs,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에 관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국가 사이에 인적·물적 교류가 증가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매개체 이동으로 가축질병이 국경을 초월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국가 간 협력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겨울 철새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옮기고, 철새에 붙은 진드기가 SFTS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상황에서 이들 주요 전염병을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근절할 수 없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몽골의 CVO와 세계동물보건기구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구제역, AI,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 가성우역 등 주요 초국경질병에 대한 국가별 발생 현황과 통제 조치 정보를 공유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를 중심으로 항생제 내성, 야생동물 건강 현안도 조명한다.

특히 한·중·일은 둘째 날 별도의 초국경질병 통제 워크숍을 열고 3국간 가축방역 협력 방안 논의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정록 국장은 “럼피스킨 조기 안정화,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획득, 고병원성 AI 확산 방지 등 한국의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공유하겠다”면서 “초국경질병 통제는 한 국가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우므로 국가 간 방역정보 공유 활성화, 기술협력 강화 등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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