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노령화 시대, 개·고양이 장수의 과학 조명한 JVS 특별호 발간

장수·노화의 과학적 원리, 노령성 질병 대응, 수명 연장과 항노화 전략 집중 조명


9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대한수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VS(Journal of Veterinary Science)가 10월 특별호를 발간했다. JVS가 특별호를 발간한 것은 감염병과 원헬스를 다뤘던 2017년 이후 8년만이다.

이번 특별호는 ‘개·고양이 장수의 과학(The Science of Longevity in Dogs & Cats)’을 주제로 다뤘다. 반려동물의 노령화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점에 주목했다.

대한수의학회 학회장을 맡으면서 이번 특별호 기획과 발간을 이끈 한호재 서울대 교수는 에디토리얼을 통해 “최근 개·고양이의 수명은 20세에 이르게 됐다”며 “이는 진단·치료·영양·복지의 발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사람에게와 다름없는 과학적 엄격함을 부여하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의 노령화가 노령성 질환, 장기 기능 저하, 인지 장애 등 사람 의학이 직면하고 있는 난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목했다.

단순한 질병 발생 후 치료에서 나아가 생애주기에 걸친 사전예방적 건강 관리와 삶의 질로 수의학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특별호는 ▲장수의 과학적 원리와 노화의 생물학 ▲노령화와 관련한 개·고양이 질병과 관리 ▲수명 연장과 항노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골자로 11편의 논문을 수록했다. 관련 연구를 벌이고 일선에서 동물을 진료하는 국내외 저명 학자 13인이 함께 했다.

서울대 백승준 교수팀은 코끼리, 박쥐, 고래 등 장수하는 포유류로부터 반려동물의 노화·건강에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유전적 특징을 조명한다(Genetic insights from long-lived mammals: lessons for companion animal aging and health).

서울대 신승관 교수팀은 7년부터 17년까지 큰 품종별 편차를 보이는 반려견의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체중, 유전적 요인, 환경, 후성유전학 요인을 분석한다(Diverse breeds, diverse lifespans: understanding longevity in domestic dogs).

미국 버지니아-메릴랜드 수의과대학 오드리 러플 교수팀은 개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후성유전학적, 환경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다룬다. 체중과 비만, 중성화, 품종 등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두루 분석한다(Genetic, epigenetic, and environmental factors influencing dog lifespan: a systematic review).

황금동물병원 오원석 박사팀은 개·고양이 노령성 질환의 병태생리학을 분석한다(Pathophysiology of geriatric diseases in dogs and cats: a foundation for geriatric care). 이어 나이든 개·고양이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관리법을 조명한다(Nutrition and aging in dogs and cats: assessment and dietary strategies).

건국대 박희명 교수팀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개·고양이의 노령성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에 주목했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진단을 위한 도구와 바이오마커, 대응 전략을 함께 소개한다(Cognitive dysfunction in aging dogs and cats: diagnosis and management perspectives).

태국 출라롱콘 대학 Sroisuda Chotimanukul 교수팀은 반려견에서 노화와 연관된 불임과 생식기 관련 질환을 다룬다(Age-related canine reproductive health: impact on fertility and disorders).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제인 암스트롱 교수팀은 개·고양이의 노화 과학의 메커니즘부터 임상적 활용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접근을 선보인다. Dog Aging Project(DAP), Golden Retriever Lifetime Study(GRLS) 등 관련 주요 코호트를 소개하면서 영양, 약물, 생활습관을 포함한 노화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Geroscience and aging interventions in dogs and cats: from mechanisms to clinical care).

미국 조지아대 아만다 콜먼 교수팀은 반려견에서 장수를 촉진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법론으로서 라파마이신(Rapamycin)에 주목한다. 건강한 중년 반려견에게 저용량 라파마이신을 투여해 건강 및 수명 증진 효과를 평가하는 대규모 연구를 소개한다(Rapamycin as a potential intervention to promote longevity and extend healthspan in companion dogs).

서울대 한호재 교수팀은 노화세포제거요법 등 반려견을 위한 항노화 전략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Anti-aging strategies for dogs: current insights and future directions).

특별호의 마지막은 한호재 교수와 제인 암스트롱 교수, 오원석 박사가 함께 영양, 신체활동, 스트레스 및 환경, 마이크로바이옴 등 개·고양이의 노화 및 건강 수명에 미치는 요인을 함께 분석하며 마무리한다(Lifestyle factors affecting aging and healthspan in dogs and cats).

JVS 특별호 발간을 이끈 서울대 한호재 교수

한호재 교수는 현 시대의 수의과학자가 주목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반려동물의 건강한 수명 연장을 꼽으면서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 행복하고 품위 있게 살아가는 시간을 늘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에게 더 긴 삶을 선물하는 것이 수의사의 사명이라면, 그 삶이 안락하고 존엄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윤리적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번 특별호는 반려동물 노화와 관련된 전문가들을 저자로 초빙해 1,500여편의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기초부터 생활패턴까지 관련 최신 지견을 집대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반려동물의 건강한 장수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심화하고, 실질적인 동물복지에 기여하려는 대한수의학회의 의지를 담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JVS 특별판 ‘개·고양이 장수의 과학’은 JV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노령화 시대, 개·고양이 장수의 과학 조명한 JVS 특별호 발간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