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농 근로자가 기르던 실내 반려묘에서도 고병원성 AI 보고

감염 젖소나 미살균 우유에 접촉 없었는데 발병 후 폐사..2차 전파 우려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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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젖소농장에서 일한 근로자가 가정에서 기르던 반려묘가 고병원성 AI로 폐사한 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근로자가 인플루엔자 검사를 거부하면서 전염 경로를 확정할 순 없었지만, 고양이가 AI 발생농장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도 전염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병원성 AI 감염 고양이를 진료하면서 접촉한 동물병원 직원들로의 추가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질병관리청(CDC)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생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시간주립대 동물병원에 고병원성 AI 감염 고양이가 내원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감염 환묘 2마리가 며칠 사이에 독립적으로 내원했다.

환묘A는 집에서만 생활하는 5년령 고양이로 식욕감소, 방향감각상실, 무기력증을 포함한 신경증상을 보였다. 성인 보호자 중 1명이 지역 젖소농장에서 일했는데, 해당 농장은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농장 근처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묘A는 증상이 악화되면서 이내 안락사됐다. 부검결과 뇌와 코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클레이드 2.3.4.4b가 검출됐다. 미국 농무부 국립수의학연구소가 규명한 유전자 염기서열은 미시간주 젖소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AI와 구별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묘A의 동거묘나 보호자 가족 구성원 일부가 기침이나 안구 관련 증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검사에 응한 고양이나 보호자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젖소농장 직원인 보호자는 검사를 거부했다.

환묘A가 미시간주립대 동물병원에 내원한 지 6일 후에 환묘B도 비슷한 증상으로 내원했다. 식욕부진, 신경증상이 심각했고 내원 24시간 이내에 폐사했다.

환묘B의 보호자는 낙농업계 직원으로 조사됐다. 미시간 카운티의 여러 젖소농장에서 나온 원유를 운반하는 일을 했는데, 해당 보호자가 운반한 우유 중 일부는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농장에서 생산됐다.

환묘B의 보호자는 원유를 취급할 때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고 얼굴이나 옷에 우유가 튀는 경우가 잦았으며,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작업복을 벗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묘B가 증상을 보이기 이틀 전에 눈이 가려운 증상을 경험했지만 다른 증상은 보고하지 않았다.

환묘B의 보호자 역시 인플루엔자 검사를 거부했고, 공중보건당국과의 추가 접촉도 거부했다.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한 탓이다.

CDC 연구진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감염은 드물지만 사람에게 감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환묘 A·B의 보호자가 고병원성 AI 감염 젖소나 오염된 제품·환경에 직업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고병원성 AI 유행지역에서 호흡기·신경계 징후가 있는 고양이를 진료하는 수의사는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美 낙농 근로자가 기르던 실내 반려묘에서도 고병원성 AI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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