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농가 무작위 표본조사·도축장 검사 10배로’ 구제역 백신예찰 개편

항체양성률 90% 속에 숨어 있는 미흡농가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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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 항체예찰 시스템이 개편된다. 기존에 항체양성률이 높았던 우수농가는 표본조사로 전환하는 대신 미흡농가는 연2회까지 검사를 늘린다. 염소 예찰도 강화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 같은 개선방안이 포함된 ‘2024년도 구제역 혈청예찰사업 세부실시요령’을 일선 가축방역기관에 배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과거 구제역이 발생했던 농가 다수가 백신접종이 미흡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농장검사와 도축장검사를 강화해 백신접종 미흡 농가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자가접종에 의존하는 소 전업농(50두 이상)이다. 농장이 직접 백신을 접종하는데 정작 농장은 접종으로 인한 유산이나 유량감소 등 경제적 피해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개정 요령은 이들 소 자가접종 농가를 최근 3년간 백신항체양성률을 기준으로 우수농가(90% 이상), 상대적 미흡농가(80%~90%), 미흡농가(80% 미만)로 구분한다.

기존에는 모든 소 사육농가를 연1회 예찰했는데, 이제는 단위별로 검사강도를 차등화한다. 우수농가는 22%만 무작위로 추출해 검사하는 한편 상대적 미흡농가는 연 1회 검사, 미흡농가는 연 2회 검사한다. 우수농가의 무작위 추출검사는 지역별 축산 규모를 반영한다.

농가수를 기준으로는 예찰 대상이 오히려 줄어든 셈인데, 대신 도축장 검사를 대폭 강화한다. 기존 소 연간 1만두에서 10만두로 크게 늘어난다.

도축장 검사는 출하농장당 1마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통상적으로 한 번에 소수만 출하하는 소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검사에서 항체 음성으로 판명될 경우 출하농장은 확인검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도축장 검사물량이 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농장이 도축장 검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 혈청예찰 세부실시요령 개편 (자료 : 농림축산검역본부)

숨어 있는 미흡농가 찾아낼 수 있을까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의 전년도 소 구제역 백신 항체양성률은 평균 95.5%였다.

하지만 청주·증평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11곳 중 7곳은 항체양성률이 기준치(소80%)에 미치지 못했다. 평시 예찰에선 드러나지 않다가, 발생농가가 되어 뒤늦게 검사해본 결과 백신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결국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때 막지 못할 농가는 우수농가의 그늘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도축장 검사 물량을 대폭 확대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농장 항체예찰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 자체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마리든 16마리든 무작위성이 결여된 채 농장이 지정해주는 소만 채혈하는 식으로 흐르면 백신접종 미흡을 제대로 찾아낼 수 없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도 현장에서 일부 채혈대상을 고르고, 방문 전에 난수표에 기반하여 무작위로 검사대상을 지정해두는 식의 규정이 있지만 현장에서 얼마나 지키는지는 신뢰의 문제”라며 “농가들 대상으로 예찰 신뢰도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수농가 무작위 표본조사·도축장 검사 10배로’ 구제역 백신예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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