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방적 살처분 거부 산안마을 `과학적 방역 원한다`

살처분 명령취소 행정심판 청구..20일 온라인 토론회 열어

등록 : 2021.01.21 11:40:42   수정 : 2021.01.21 11:40:4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방역당국의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거부한 화성 소재 친환경 산란계 농장 ‘산안마을’이 18일 경기도에 살처분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20일 화성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산안마을 예방적 살처분, 지역에서 답을 찾다’ 온라인 토론회에는 당초 주최 측의 예상을 뛰어 넘는 인원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산안마을은 지난달 23일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화성시 향남읍 소재 산란계 농장(22차)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예살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 날 화성시가 내린 예살 명령을 거부한 상태다.

예살 행정명령 계고를 거듭 거부한 산안마을은 18일 경기도에 살처분 명령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방역당국의 예살 명령을 거부한 농장은 산안마을이 두 번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첫 거부 농장이었던 익산 참사랑농장의 사태 경과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2017년 고병원성 AI 예살 명령을 거부했던 참사랑농장은 산안마을과 마찬가지로 전북도청에 살처분 정지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된 가운데 살처분 명령 취소소송을 벌였지만, 3년여의 법정다툼 끝에 패소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김현지 정책팀장은 “비록 패소했지만 재판과정에서 행정청이 위험도 평가 없이 살처분 명령을 내리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살처분 명령권자는 지자체이지만, 스스로도 권한이 없다고 인식할 정도로 기계적 살처분을 남발하고 있었다. 결국 중앙정부의 방침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관할 지자체장에게 살처분 명령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예살 범위를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에 못 박아 두고 있다. 시도 지방가축방역심의회가 살처분 대상 축소를 건의할 수 있지만 농식품부 장관의 결정이 필요하다.

지역 방역당국이 예살 범위를 줄이면서도 AI 확산을 막아난 사례도 소개됐다.

2016년 12월 경남 양산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지만, 예살 범위는 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로만 제한하고 주변의 나머지 농장들은 철저한 방역을 조건으로 살려냈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예살을 피한 농가들은 이동제한 기간 중 매일 AI 항원검사를 실시하고, 달걀도 별도의 환적장을 마련해 가공장에 직판하는 방법으로 수평전파 위험을 줄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예방적 살처분에 대해 “평시에 농장의 차단방역 역량, 매개체, 축산 관련 동선 등을 분석한 역학자료를 보유해야 하지만, 현재는 단순히 반경을 그려 적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지 팀장도 “동물보호단체라고 비과학적일 것이란 편견이 있지만, 저희가 원하는 것이 과학적 방역”이라며 “역학조사 기반으로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병원성 AI 백신 검토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종웅 회장은 “백신을 도입하더라도 살처분을 병행해야 하지만, 효과적인 보조수단으로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다”며 “경제적 효과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미 고병원성 AI 백신을 곧장 만들 수 있는 뱅크가 운영되고 있고, 방어력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종웅 회장은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따지는 프레임을 벗어나 백신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