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서 ASF 양성 멧돼지 검출‥광역울타리 전략 `무색`

기존 발생지역서 동떨어진 충북·경북 인접 지역..전국 확산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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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됐다. 기존에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됐던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 크게 벗어난 지역이다. ASF 남하 방지를 위해 세운 광역울타리가 무색해진 셈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8일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신일리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영월에서 ASF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멧돼지 ASF 발생시군도 11개로 늘었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
(자료 : 돼지와사람)

이제껏 환경부는 경기·강원 북부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광역울타리를 설치하고, 광역울타리 이북에 감염 폐사체 수색과 멧돼지 개체수 저감 활동을 집중해왔다.

광역울타리를 마지노선으로 ASF 바이러스의 남하를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그 효과에는 의문 부호가 이어져왔다. 지난달에만 포천, 가평, 인제 등지에서 광역울타리 이남의 ASF 멧돼지 확인이 거듭됐다.

이번 영월 발생건은 더욱 문제다. 기존 광역울타리 이남에서의 ASF 발생이 울타리 인근에 머물렀던 것에 반해, 영월 ASF 검출지점은 기존 발생지역으로부터 약 100km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청, 횡성, 원주, 평창 등 비발생시군을 뛰어 넘은 셈이다. 당장 충북 제천과 단양에 인접하고 있다.

이제껏 당국은 광역울타리 이남에서 ASF 멧돼지가 확인될 때마다 더 남쪽에 광역울타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최근에도 가평, 인제 등지에서 광역울타리가 뚫리자 홍천-양양을 잇는 추가 광역울타리 노선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광역울타리를 크게 벗어난 영월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땜질식 처방을 되풀이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당국은 발생지점 주변에 차단 울타리 16km 구간을 신속히 설치하는 한편, 반경 10km 지점의 총기포획을 유보했다. 아울러 수색인력 120명과 수색견 5개팀을 발생지점 주변에 투입해 폐사체 제거에 나선다.

환경부는 “광역울타리를 멀리 벗어난 지역에서 양성개체가 발생할 경우 1, 2차 울타리로 발생지역을 봉쇄해 외부지역 확산을 차단하고, 감염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비발생지역에도 수색인원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SF 양성개체 발견지점 주변의 1, 2차 울타리 설치는 기존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1일 영월 주천면 금마리 야산에서 멧돼지 폐사체 6구가 추가로 발견돼, 이들 모두가 ASF 양성 반응을 보였다. 영월군에서 처음으로 ASF가 확인된 지점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곳으로, 이미 주변 멧돼지들에 ASF 바이러스가 퍼져 있다는 방증이다.

방역당국은 영월과 충북 단양·제천, 경북 영주·봉화를 포함한 주변 12개 시군 양돈농장 178호에 ASF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1월부터 이들 농장 내 축산차량 진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ASF 멧돼지 검출지점 반경 10km 내에 위치한 농장 5개소는 입구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도축장 출하 모돈을 전수 검사하는 등 예찰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양돈농장이 외부울타리 등 방역시설 설치를 완비하고 입산 금지,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월서 ASF 양성 멧돼지 검출‥광역울타리 전략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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