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채 발견된 농약중독 의심 독수리, 자연으로 돌아가다

전북야생동물구조센터, 야생동물 방생 행사 통해 독수리와 말똥가리 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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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한재익)가 지난 2월 14일 야생동물 방생 행사를 했다. 이날 독수리와 말똥가리 각 한 마리가 정읍시 신태인읍의 한 개활지에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독수리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243-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종이다. 생태계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사냥하기보다 주로 사체를 먹는다. 이 때문에, 겨울철 논밭의 농약을 먹고 죽은 오리나 기러기류의 사체를 먹고 2차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방사한 독수리 역시 농약 중독이 의심되는 개체였다. 2월 8일 정읍시 칠보면의 농경지 인근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기력이 몹시 저하되어 날지 못하는 상태였다.

전북야생동물구조센터 의료진은 ‘처음에는 움직이는 것을 보았는데 점차 활동을 멈췄다’는 신고자의 제보와 골격 및 의식에 문제가 없는데도 강직성 전신 마비를 보이는 증상을 바탕으로 농약 중독으로 잠정진단한 뒤, 약물과 수액 치료를 진행했다.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어 일주일 만에 방생할 수 있었고, 독수리는 힘차게 날갯짓하며 자연으로 돌아갔다.

함께 방사된 말똥가리는 지난 1월 7일부터 장기 치료를 받던 개체였다. 열상이 심하고 기력이 매우 없었지만 한 달간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해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한재익 센터장은 “자연 보호 가치를 알리기 위해 방생 행사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야생동물센터는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총 1389마리를 구조하는 등 활발한 야생동물 구조·치료 활동을 하고 있다.

강주호 기자 zoolog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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