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 학생이 수의사에게 호르몬 프로토콜을 물어본다, 정말 참담하다”

농장동물 수의사 양성, 진료권·임상환경부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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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가 4일 홍성 충남도서관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충남 산업동물 의료원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농장동물 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병원을 내세웠는데, 이날 토론회에서 발언에 나선 수의사들은 농장동물 수의사를 양성하려면 일선 진료환경 개선이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패널토론자로 나선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이런 상태에서 산업동물 의료원을 만든다고 한들 (농장동물 수의사 양성에) 개선이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육 미흡도 문제지만 농장동물 수의사로 일하기 힘들다는 점이 더 큰 저해요인이라는 것이다.

농장에서 진료하는 백영철 총무이사 (자료사진)

한국소임상수의사회 백영철 총무이사는 “대동물 수의사가 부족하다, 늘려야 한다 말은 많지만 정작 임상 현장은 붕괴되어 있다”면서 “여전히 자가진료가 허용된 농장동물에서 수의사 진료권은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영철 이사는 “농대에서도 진료기술을 가르친다. 농장에 실습나온 축산학과 학생이 수의사에게 호르몬제 프로토콜을 물어본다. 정말 참담하다”면서 “후배 농장동물 수의사를 많이 양성하기에 앞서 진료시장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농장에 만연한 불법진료 문제를 근절하고, 나아가 자가진료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료권이 침해 받는 환경이 농장동물 수의사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불법진료, 자가진료 등으로 인해 한 지역에서 공존하는 수의사의 숫자가 적어지면 수의사 1인이 담당해야 할 지역이 커지고, 자연히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의사가 하나의 농장에서도 다양한 진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진료영역이 커져야 이 같은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다며, 대학 동물병원이 될 산업동물 의료원의 역할을 기대했다.

허주형 회장은 “국가방역업무의 상당 부분을 민간에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면서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계속 발생하는데 농장수의사 양성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산업동물 의료원 설립을 계기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과 학생이 수의사에게 호르몬 프로토콜을 물어본다, 정말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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