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의 고양이 이야기⑨] 고양이 공부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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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수의과대학 학부생이 예상치 못한 질문이 담긴 메일을 보내왔다. 내용은 고양이를 너무나 좋아하고, 졸업 후에 국내에서 고양이 수의사를 정말 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 학부과정 중에, 더 나아가 졸업 후에 어떻게 고양이 수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였다. 여러 독자들은 이에 대한 어떤 답을 줄 수 있는가?

주지의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공식화된 수의전문의 제도는 없다. 미국에는 대학 혹은 단체가 인증하는 전문의 제도가 있으며, 고양이 임상관련 전문의는 미국수의임상가협회(ABVP, American Board of Veterinary Practitioners)가 인정하는 것으로 ‘DABVP (feline)’ (미국수의임상 고양이 전문의, 여기서 DABVP는 Diplomate of the American Board of Veterinary Practitioners)으로 일컫는다. 이러한 인증을 얻기 위해선 3년을 공부해야 하고 자격시험에 응해야 한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 자격이 생기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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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AAFP 회장 수잔 리틀 수의사

하여, 필자의 답은 이러하였다. “고양이를 잘 진료하고 싶다면, 우선 개와는 다른 고양이에 대한 측은지심을 기본으로 하여 고양이에 대한 사랑, 공감, 배려, 이해가 있어야 하며, 보호자의 맘을 헤아릴 줄 아는 따듯함, 상냥함이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학업(특히 고양이 질환 관련)을 잘 이수하면 좋고(물론 성적도 좋으면 금상첨화), 실습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또한 “실습을 위해 방학 때 학교 혹은 동물병원 방문 과정을 활용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퇴직할 때까지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라고. 어떻게, 필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는가?

생명을 다루는 직업으로서 평생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스스로 학업에 대한 연마에 부단히 노력하되, 이런 상황에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단체 및 학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고양이친화진료의 세 가지 실천 강령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고양이 임상 관련 지속적인 학습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달 칼럼의 마무리는 미국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마침 2016년 미국고양이임상가협회(AAFP, American Association of Feline Practitioners) 학회가 워싱턴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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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임상분야에서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선 미국이긴 하지만 미국수의사들의 학업에 대한 열의는 정말 본받을 만하다. 연령대도 30대 초반에서 심지어 80대로 다양하며 강의에 대한 집중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질문 등 강의에 대한 참여도도 높다. 이들을 이렇게 움직이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이들도 의무 보수교육이 존재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차이를 비롯해 필자가 보기에 미국의 고양이 임상은 여러 면에서 좀 다르다. 고양이의 감성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지 일단 대부분이 여자수의사고 실제 고양이만 진료하는 고양이병원도 상당수다. 거기에 고양이친화 진료가 몸에 밴 것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 임상가가 가입할 수 있는 국제적인 고양이 단체라면 미주대륙(북미는 물론 남미까지 포함)을 중심으로 한 미국고양이임상가협회(AAPF)와 유럽을 기반으로 하되 미주대륙 이외 전 세계를 포괄하는 국제고양이수의사회(ISFM, International Society of Feline Medicine)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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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Korean Society of Feline Medicine)는 국제고양이수의사회인 ISFM의 학술관련 한국 협력자(National Partner)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단체가 주최하는 학회는 일 년에 총 3번 열리는데 매년 가을 정도에 미국 50개주를 순환하면서 개최되는 미국고양이임상가협회 학회(AAFP Conference)와 ISFM이 주최하는 유럽지역 학회와 아시아지역 학회가 있다. ISFM 학회 중 좀 더 활성화된 유럽지역 학회는 매년 5, 6월에 유럽 국가를 순회하면서 개최하며 아시아지역 학회는 매년 2, 3월에 홍콩 및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개최하였다. 

필자가 학술이사로 있는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얼마 전 7월 23일과 24일 양일간에 걸쳐서 개최했던 2016 KSFM-ISFM Korean and Asian Feline Conference는 ISFM의 아시아지역 학회를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와 공동주최한 고양이 임상 관련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국제 학회였으며, 국제적인 연자를 초빙해 고양이 임상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진행하여 국내외 임상가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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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학회처럼 향후 ‘고양이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는 다양한 주제와 연자를 통해 부족함 없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일조하기 위해 한국고양이수의사회는 ISFM, AAFP 등 해외학회와 공조하여 좀 더 임상에 도움이 되는 콘텐트와 연자를 준비하여 한국 고양이 임상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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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의 고양이 이야기⑨] 고양이 공부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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