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짓고 청진하고 엑스레이 촬영까지···방송 속 수의테크니션 모습 논란

EBS 에 수의테크니션 소개...영상 일부 논란

등록 : 2016.01.08 05:00:40   수정 : 2016.01.08 07:41:17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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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9일 방영된 <EBS 자유학기제-내 인생의 직업> ‘동물의 수호천사, 수의테크니션’ 편이 논란이다.

<EBS 내 인생의 직업>은 세상에 있는 다양한 직업을 골라 그 직업이 왜 유망하며,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직업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수의테크니션 편 방송에서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1천만 시대에 맞춰 수의테크니션 직업의 전문성과 필요성,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의 관계 등을 다뤘다. 하지만 방송 중 일부 장면이 불법진료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된 장면은 ‘약짓기’, ‘검이경 사용’, ‘청진’, ‘신체검사’, ‘엑스레이 촬영’, ‘슬개골 탈구 검사’ 등이다(사진 참고).

방송을 시청한 일부 수의사들은 “수의테크니션이라는 직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 수의테크니션의 역할과 업무가 제대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수의테크니션이 진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소개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의테크니션 직업의 국가공인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제도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또한 진료행위를 할 경우 수의사법 제10조(무면허 진료행위의 금지 –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

특정 행위가 불법진료 행위인지 아닌지는 실제 고소·고발이 이뤄진 후 판사가 최종 결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미 수의사법 상 진료행위를 ‘수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검안·처방·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로 정의한 바 있다.

해당 방송을 촬영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송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방송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으며, 8일 오전 현재 EBS 홈페이지에 해당 방송은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네이버 tvcast를 통해 여전히 누구나 여전히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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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각 병원별로 수의테크니션의 업무에 대해 돌아보고 개선할 점이 있다면 개선하여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수의테크니션은 언젠가 양성화 될 직업이고, 수의사와 함께 상생해야 하는 만큼 이번 방송이 수의테크니션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수의사의 진료행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의테크니션의 업무 범위 지정과 양성화 문제는 수 년전부터 수의계에서 이슈화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5월 한국동물간호협회 창립을 계기로 찬반 논란이 크게 발생했다.

당시, 수의테크니션 양성에 찬성하는 수의사들은 ▲동물병원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 ▲시대의 흐름이다 ▲수의사와 테크니션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수의계 발전과 동물병원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단체가 생긴만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수의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으며, 반대하는 수의사들은 ▲자가진료 철폐가 먼저다 ▲불법진료·자가진료를 조장하는 것이다 ▲현재 동물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크니션의 불법행위부터 막아라 ▲임상수의사의 설자리가 줄어들어 개원이 늘어난다 등의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