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당뇨관리 정복하기①] 개와 고양이도 당뇨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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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망원인 TOP 5를 알고 계십니까?”   

강의 시마다 필자가 참석한 수의사 분들께 즐겨 하는 질문이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필자도 알고 있는 부분인데 의외로 알고 계신 수의사 분들이 극히 드물다. 솔직히 말하자면 많은 강의 동안 단 한 분의 선생님도 맞추신 분이 없으셨다.

아픈 ‘동물’을 치료해주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하는 수의사들이기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정작 우리들이 아프면 사람 병원에 가야 하는데 본인들의 건강과 ‘사람’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긴 덕분에 맞추시는 분께 드리려고 준비해뒀던 경품을 새로 구입할 필요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점이다.

올해 1월 20일 발표된 “2013년 보건복지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 사망 원인 TOP 5 중 1위는 암, 2위는 심혈관 질환, 3위는 뇌혈관 질환, 4위는 자살, 5위가 당뇨이다. 이 중 질환에 의한 순위를 보자면 당뇨가 4위가 될 것이다.

4위라고 해도 어느 정도 인지 감이 없을 수도 있는데,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한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이 당뇨 또는 잠재적 당뇨 환자’이며 당뇨 환자 1인당 1~2명 정도의 간병인이 필요하므로 곧 ‘당뇨 대란’이 올 것이라고 한다.

더 걱정되는 부분은 30~44세의 젊은 당뇨병 환자들의 46%가 본인이 당뇨병 환자인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를 포함하여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신 상당수의 수의사 분들이 여기에 해당되리라고 생각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각자 병원에 있는 혈당계로 스스로의 혈당도 재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개와 고양이의 경우에는 어떨까? 아쉽게도 국내 전체의 현황을 대표할 만한 통계자료가 부족하기에 미국의 통계를 인용해보면 (Animal Health Survey, Morris Animal Foundation, 1998), 개와 고양이에서 사망 원인 TOP 10은 다음과 같다.

개와 고양이의 사망원인 TOP 10
개와 고양이의 사망원인 Top 10
(Animal Health Survey, Morris Animal Foundation, 1998)

사람과 마찬가지로 악성 종양이 사망 원인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뇨의 경우 개에서는 7위, 고양이에서는 4위로 나타나 있다.

대형견이 적고 당뇨가 호발하는 소형 품종이 대부분인 국내 실정상 국내 당뇨의 순위는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고양이의 경우 사망원인의 순위가 국내와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미국과 20여 년의 차이가 있는 국내 반려동물 분야의 상황을 감안해보면 이르면 5년 여 후에는 고양이에서도 순위가 많이 올라갈 것 같다.

비공식적인 통계이긴 하지만 2010년경 본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내분비질환으로 확진 된 257마리의 개에서 쿠싱증후군이 44%, 당뇨가 37%, 갑상선/부갑상선 질환이 10%, 애디슨 및 기타 호르몬 질환이 9% 정도를 차지하였다. 내분비 질환 중 당뇨가 20~30%의 비율로 보고되는 외국 문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라고 생각된다. (Retrospective Study in 257 Dogs with endocrine disorders; 2006 – 2009; Haemaru, 김성수/신봉훈).

이후 4년여가 흐르면서 국내의 노령견 및 내분비 질환 환자들은 확연히 증가하였으므로 당뇨 환자의 숫자도 당연히 증가했을 것이다.

     

당뇨에 관한 연재를 제안 받은 후, 어떤 내용이 임상 일선에 계신 동료 수의사분들께 도움이 될까를 많이 고민해보았다.

본 연재를 통해 개와 고양이 당뇨의 기본적인 내용들, 당뇨관리의 주안점 (인슐린요법, 식이관리, 운동, 보호자 교육), 혈당곡선 작성법, 혈당곡선 작성시 trouble shooting, 동물용 혈당계의 소개 등을 다루어 보려 한다.

가능하면 당뇨 환자의 중장기 관리 시 부딪히는 문제들의 해결법, 새로운 인슐린의 적용법, 고양이 당뇨 관리, 당뇨 치료의 미래와 최신의 경향까지 다룰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본인은 외국에서 내분비 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전문의가 아니다. 단지 임상 수의사의 한 명으로서 내분비에 관심이 많고 운 좋게 해당 환자들을 많이 진료한 경험을 조금 가지고 있을 뿐이다. 또한 임상 현장에서 불철주야 함께 노력하고 있는 일선 임상수의사, 특히 1인 병원 원장님들께 도움이 되고 싶은 것이 연재의 주 취지이므로 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evidence를 따지기 보다는 본인의 경험과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 한다.

재미있게 글을 쓰는 능력도 부족해서 그런 부분을 신경 쓰다 보면 연재가 너무 지루해질 것이 걱정되어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스스로 고백하고자 한다.

고로! 스스로의 지식과 최근에 읽은 논문을 자랑하시고 싶은 분들의 태클은 과감히 사절한다! 그런 말씀은 학회장에서 따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신 국내의 당뇨 및 내분비 환자의 치료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발전적인 말씀들은 적극적으로 해주십사 부탁드리고 싶다.

연재가 지속될수록 일선의 임상 동료 수의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는 만큼, 특히 당뇨 관리에 아직 자신이 없으신 1인 병원 원장님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김성수 프로필

   

[김성수의 당뇨관리 정복하기①] 개와 고양이도 당뇨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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