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찬 변호사의 법률칼럼⑭] 수의사는 지인의 투자로 동물병원을 개설해 수익을 투자비율에 따라 나눌 수 있는가

수의사법 제17조 제2항의 해석

등록 : 2016.04.14 12:04:34   수정 : 2016.07.18 12:06:02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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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병원의 대형화 바람이 거세다.

MRI, CT와 같은 첨단장비를 갖춘 동물병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예전에 없던 엄청난 규모의 동물병원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 1인이 부담할 수 있는 비용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대형동물병원의 경우 다수의 수의사가 모인 동업형태의 동물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동물병원 동업의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나의 동물병원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개원하는 형태, 단순 프랜차이즈 형태,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경영지원회사)를 이용한 네트워크 모델의 형태 등 다양하다.

여기서 MSO는 수의료행위와 관계없는 약품구매대행, 인력모집 및 공급, 홍보마케팅 대행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먼저 수의사가 수의사 아닌 지인의 투자를 통해 동물병원을 개설하고 동물병원 수익의 일부를 투자비율에 따라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수의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수의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동물진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동물진료법인), 수의학을 전공하는 대학,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만이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다.

즉, 「수의사법」상 수의사는 수의사 아닌 자와 동업의 형태를 통해 동물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이 연일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수의사가 아닌 자로부터의 투자제의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에게 수의사가 아닌 지인으로부터 동물병원의 개원비용 및 일부 운영자금을 지원받고 동물병원의 수입을 투자 비율에 따라 나누자는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또한 건물주로부터 매월 동물병원 수입의 30%를 자신에게 주면 동물병원의 월차임을 면제해주겠다는 유형의 제안도 있다.

이러한 형태의 동물병원은 초기 동물병원이 자리를 잡는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수의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지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건물주로부터 임차료를 면제받고 동물병원의 수익을 나누는 것은 위 「수의사법」 제17조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자와 함께 재산을 출자해 수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행위를 실질적으로 「수의사법」 제1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조의 취지는 동물병원의 개설자격을 수의료행위에 전문성을 가진 수의사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법인, 기관 등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그 이외의 자가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이는 수의사가 아닌 투자자가 있는 동물병원이 그 특성상 수익을 위해 부실한 진료나 과잉진료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만약 수의사가 수의사 아닌자와의 동업을 통해 동물병원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 수의사의 진료권이 위축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양질의 진료는 어려워질 것이다.

 

다만 「수의사법」은 수의사의 ‘진료권 보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수의사법」 제17조 제2항 위반에 따른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물론 동물병원 개설자격이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동물을 진료하는 행위를 수의사면허 효력의 정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정청의 처분만으로는 실효적으로 ‘사무장 동물병원(샵 동물병원)’을 가려내 처벌하기 어렵다.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의료법은 의사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의사면허 정지처분을 규정하고 있으며, 해당 의사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환수청구를 당하게 된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수의사는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지인 투자자나 건물주의 동업권유가 있다면 그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수의사법」 제17조 제2항은 수의사의 ‘진료권 보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향후 「수의사법」 개정과정에서 처벌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처벌규정이 없어 이른바 ‘사무장 동물병원(샵 동물병원)’으로 의심되더라도 경찰수사를 통해 불법성을 밝히기 어렵다.

다음 칼럼에서는 수의업계에서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경영지원회사)를 이용한 네트워크 모델의 형태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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