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7 – 외국 수의사에게 듣다 QnA②

등록 : 2022.01.05 11:01:20   수정 : 2022.01.05 11:01:22 데일리벳 관리자

참 많은 미래 수의사, 젊은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질문을 남겨주셨는데요, 그중 베트윈 프로젝트와 부합하는 질문들 위주로 박수정, 이지선, 이나연 선생님께 전달을 드렸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말 마지막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먼저 미국 수의사 박수정 선생님에 대한 나머지 질문과 답변입니다.

Q1.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수의대에 입학한 학생입니다. 분명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여러 고민을 거치면서 동물의 권리와 동물복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동물실험과 관련되어 여러 문제점(예를 들어, 무분별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동물실험)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대학교 실습에 사용되는 ‘실험동물 더미(Dummy)’의 존재에 관해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은 아직 더미를 사용하는 곳이 굉장히 드문데, 혹시 미국의 대학교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그리고 만약 더미를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다른 수의대에서의 사용 여부에 관해 잘 모르신다면, 박수정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더미의 사용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사합니다!

– 제가 다녔던 코넬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의 교육에 더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이었습니다. CPR 등의 응급상황부터, 카테터를 잡고 urinary catheter를 꼽는 등 여러 가지 procedure를 연습하는데 많이 쓰였습니다. 마침 얼마 전에 synthetic model에 대한 기사도 떴네요.(https://www.facebook.com/CornellVet/posts/10158538451458897)

코넬 외에도 전부는 아니지만 다른 여러 학교에서 이런 모델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1-2학년 등 저년차 수의대생들의 실습에는 더미가 굉장히 유용한 편이지만, 더미의 사용은 일부교과 과정일 뿐 대부분의 lab은 사체나 실습견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전부 다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는 미국의 모든 수의대생은 사체로 간단한 수술, catheter 등의 처치부터 시작해서 central line placement, esophageal tube placement 등 기본적인 시술과 수술 테크닉을 배우는 사체실습 과정을 거치게 되고, 학교에서 따로 관리하는 실습견들을 통해 보정, 붕대법, 신체검사, 초음파, 엑스레이 등 비침습적 기술 부분을 연습하는 실습시간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이 실습견들은 학교 차원에서 철저하게 좋은 환경에서 관리되고, 학생들/스태프들이 돌아가면서 산책, 사회화 등 엄격한 가이드라인 아래 굉장히 구체적인 케어를 받으며 일정 나이가 되면 은퇴하여 교직원이나 학생들에게 입양됩니다.

무분별한 동물실험은 당연히 줄여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된 이슈들을 봤을 때 실험동물들의 처우, 학교에서도 3R과 IACUC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리뷰하고 논문을 디자인하며 검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과는 별개로 수의대생들이 졸업하기 전, 제대로 된 교육환경에 있을 때 직접 지도를 받으며 사체와 실제 동물들에게 실습을 할 수 있고 경험을 키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나 여러 가지 요소가 전반적으로 수의대생들의 경험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미국 수의대에서는 훨씬 적극적으로 수의대생들이 hands on experience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편입니다. Esophageal tube placement, Gastric tube placement, Urinary catheter, Dental extraction, 초음파 등등 여러 가지 기본적인 스킬과 시술 등은 cadaver로 실습하거나 로테이션 중에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각 수의대는 지역주민들이 올 수 있는 community primary care servi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컬동물병원과 같이 백신, 중성화, 기타 1차 병원에서 보통 제공하는 치료나 수술을 하는 로테이션이고, 학생들이 주치의 역할을 하며 보호자 상담, 의료기록작성, 백신 등 교수진의 지도 아래 각종 처치와 시술, 수술까지 참여합니다. Primary care와는 별개로 수의대들이 근처 보호소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의대생들이 최소 10~20두 이상의 중성화 수술과 함께 Gastropexy나 Mass removal, 그 외 여러 가지 수술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과나 응급의학과 로테이션 실습 중에도 기본적인 처치, 봉합, Screw placement 등등 많은 부분을 학생들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더미의 사용과 실험동물, 실습견들의 처우개선 등의 이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개선함과 동시에, 수의대생들의 교육과 경험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Q2. 미국 수의외과 스페셜리스트가 되면 주로 어떤 규모와 위치의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나요? 2차 병원급 이상은 필수적으로 전문의를 고용해야 하는 제도적인 규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수의외과전문의가 된다면 커리어의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전체적으로 외과전문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의 자격만 딴다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 위치, 규모의 병원으로 골라서 갈 수 있습니다. 한해 미국 전체에서 5~60명 내외의 외과전문의가 배출되는데, 지금 ACVS 공식 홈페이지에서(교수직을 제외하고) 외과의를 구하는 포스팅만 150개가 올라와 있으니까요. 이렇게 외과의를 구하는 곳은 모두 최소 2차 병원 이상이지만 원한다면 본인이 개원할 수도 있고, 최소인원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수술하는 Mobile surgery 서비스를 할 수도 있고,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남으려면 남을 수도 있습니다.

2차 병원에서 필수적으로 전문의를 고용해야 하는 제도적인 규제는 없지만, 분과가 되어있는 2차 동물병원이면 각 과마다 전문의는 항상 있고 그들로 인해 운영됩니다. 인턴, 스페셜티인턴, 레지던트 등의 해당과의 house officer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과는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이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2차 동물병원이어도 ER에서 일하는 닥터들은 제일 위에 board-certified criticalist(응급의학전문의)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전문의가 아닌 GP 이거나 로테이팅, 스페셜티 인턴을 마친 닥터들입니다.

물론 전문의가 아니면 Specialist(혹은 Surgeon, Radiologist, Cardiologist)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불법이자 허위광고입니다.

Q3. 미국에서는 1차 병원에서 리퍼한 동물 환자의 기본 처치가 엉망이었을 경우를 확인하게 되면 보호자에게 그 내용에 대해 함구를 하는 분위기인지, 아니면 수의사 직업군의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 보호자에게 사실대로 설명하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 대학병원부터 프라이빗(로컬)까지 여러 병원에서 근무해본 결과 개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Referring vet을 비난하는 투의 말투나 섣불리 넘겨짚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학생, 인턴, 레지던트들에게도 교육하고 신경을 쓰는 것과는 별개로 일부러 부정적인 인식이나 평판을 의식해서 잘못된 처치에 대해 함구하거나 있는 사실을 숨기진 않습니다. 비난이나 사견 없이 있는 사실 그대로 전달하고 판단은 보호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죠.

물론 이게 가능한 것은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렇게 리퍼를 받는 전문의들은 기본적으로 근거중심의학으로 공부하고 일정 수준 이상 레벨의 인증된 트레이닝을 거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수술이나 처치에 대한 기본적인 임상적인 결정 과정이 evidence-based, 근거중심이고 그렇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대중의 인식을 봤을 때 개개인의 잘못이 수의사 직업군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거나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은 영국 수의사 이나연 선생님의 나머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Q1. 영국에서는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수준이 확연히 높다는 것을 체감하실 때가 있나요?

– 이 부분은 아쉽게도 제가 한국에 오래 생활하며 느껴본 바가 적어서 한국에 비해 높다거나 낮다는 비교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영국에도 동물을 정말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도 너무 많지만, 이 보호자가 정말 이 동물을 잘 돌봐 줄 수 있는지, 동물의 복지가 염려스러웠던 케이스도 없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한국과 조금 다른 부분을 조금 비교해본다면 영국의 유기견 / 유기묘 보호소에서는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이상은 안락사를 하지 않는 편이에요. 보호소 쪽에서 직접 데리고 있기 벅차다면 대부분 봉사활동 해주시는 분들이 집에서 임시 보호를 하시고 필요한 진료나 약 등등의 비용은 보호소에서 지원해주는 방식을 주로 봤어요. 아무래도 한국에는 새 가족을 찾지 못하면 안타깝게도 안락사를 해야 하는 보호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이들이 새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더 오래 기다려줄 수 있는 이런 부분은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혹시 동물을 진료하는 데에 있어서 보호자가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면 보호자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보고 지원해주는 자선단체들도 몇몇 있어서 최대한 금전적인 이유로 동물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노력하는 편이에요.

Q2. 방문하는 환자가 사는 지역의 범위가 동물병원이 많은 한국과 비슷한가요?(걸어서, 혹은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동물병원에 보통 방문을 하는지 아니면 멀리 있는 동물병원에 방문하는지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 이 부분은 조금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인 것 같아요. 대부분은 가장 가까운 병원을 선호하셔서 차로 10분~15분 이상 걸리는 거리에서는 자주 안 오시지만 혹시 이사를 했는데 병원을 바꾸고 싶지 않다던가, 혹은 먼저 다니던 병원이 어떠한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가 등의 이유로 조금 더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는 편이랍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 외진 시골은 아니라서 조금 더 한적한 동네에서는 조금 더 멀리서도 오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저도 확실하게 아는 편은 아니에요.

2차 동물병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 병원까지의 거리와 그 병원에서 볼 수 있는 분야 등을 고려해서 리퍼를 하는 편이에요. 수의사 선생님마다 각 2차 병원으로 리퍼했을 때의 경험도 다 다르다 보니 어떤 분들은 한 분야에서 특히 선호하시는 2차 병원이 있는 경우도 있답니다.

마지막, 대만 수의사 이지선 선생님입니다!

Q1. 현재 수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해외에서 수의대를 다니시고 수의사 활동을 하시면서 어려서부터 준비하면 도움이 많이 되었겠다고 느낀 부분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해외로 나가는 것에 대해 후배 수의사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 언어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일상생활 용어로는 진료를 보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마저 따라갈 수 없습니다. 대만의 경우는 중국어로 된 전문용어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전문용어까지 공부해야 했어서, 한국어 외에 익숙한 언어가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은 도전 정신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힘은 들지만, 본인이 속할 수 있는 바운더리가 커지는 것은 분명히 메리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2.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수의대에 입학한 학생입니다. 아직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동물실험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대학교 실습에 사용되는 ‘실험동물 더미(Dummy)’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은 아직 더미를 사용하는 곳이 굉장히 드문데, 혹시 대만의 수의대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 대만도 더미를 사용하는 곳은 드물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험동물도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실험의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4R과 5F라고 불리는데 ‘Replacement, Reduction, Refinement, Responsibility와 Freedom from Hunger and Thirst, Freedom from Discomfort, Freedom from Pain, Injury or Disease, Freedom to Express Normal Behavior Patterns, Freedom from Fear and Distress’이 그 내용입니다.

*이 글은 외국 수의사와 대한민국 수의사를 이어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프로젝트에 게재된 컨텐츠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수의미래연구소의 동의를 받고 컨텐츠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전체 컨텐츠는 베트윈 홈페이지(https://maily.so/vetwee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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