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전면 허용?` 허울 뿐인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

농식품부 반려동물 자가진료 허용범위 지침 윤곽..대수 지부장단 `단체행동 불사할 것`

등록 : 2017.05.22 06:17:32   수정 : 2017.05.21 22:32:1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오는 7월부터 반려동물의 자가진료가 법적으로 금지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일반인의 피하주사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오순민 방역총괄과장은 19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임원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자가진료 제한 업무추진 현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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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수의사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비(非)수의사의 자가진료가 허용되는 동물은 축산농가가 사육하는 가축으로 한정됐다. 개정안이 발효되는 7월 1일부터는 반려동물에서의 자가진료는 법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사회상규에 비춰 통상적인 행위는 무면허진료행위로 처벌되지 않는다. 일반의약품의 자가투약은 문제삼지 않는 의료법과 마찬가지다.

오순민 과장은 “외국사례, 의료법 사례, 법무법인을 포함한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통상적인 행위의 범위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검토중인 지침안을 소개했다.

▲보호자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약을 먹이거나 바르는 행위 ▲피하주사 ▲수의사 처방·지도에 따라 행하는 투약행위 등이 주 골자다.

쟁점은 피하주사다. ‘의약품 성분이나 제반 상황 등과 관계없이 피하주사 행위 자체를 전면 허용한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반려동물 임상수의사인 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반려동물 번식장과 펫샵, 보호자들 사이에서 만연된 자가접종을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서 쓰이는 주사제 대부분이 피하제제인 만큼, 비전문가의 마구잡이식 주사를 전면 허용한 예전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박근하 강원도수의사회장은 “피하주사를 허용하는 것은 자가진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김재일 광주시수의사회장도 “반려동물 임상현장에서 피하주사는 백신과 항생제가 99%를 차지하는데, 결국 정부가 백신의 부적절한 사용과 항생제 오남용을 부추기는 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재영 대수 동물보호복지위원장은 “피하주사는 고양이에서 육종(sarcoma)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피하주사는 쉽고 위해가 적다’는 인식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천병훈 부산시수의사회장도 “동물간호복지사에게는 침습적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일반인의 자가접종을 허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대집회를 포함해 어떤 대응책을 써서라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가진료특위를 맡고 있는 허주형 동물병원협회장은 “정부가 동물진료를 의료행위가 아닌 이익단체간 협의사항으로만 보는 것이 문제”라며 “반수의사적 정부안에 대해서는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는 다음주 관련기관 협의회를 거쳐 5월까지 지침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은 “자가진료 특위와 수의사복지위, 지부장단 연석회의를 22일 개최해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이를 회원들과도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