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처방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발표..‘있는 처방제부터 잘 지키도록 내실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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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항생제 내성 관련 7개 부처 합동으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2026~2030)’을 수립했다.

축산 분야에서는 수의사 처방 하에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판매량 평가 지표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 점검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동물용 항생제 전(全)성분으로 처방제가 확대됐지만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자가진료는 여전하고, 처방제를 위반해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보니 현장에서 굳이 번거로운 ‘신중 사용’에 동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국내 동물용 항생제 판매량 추이
(자료 : 2024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항생제를 많이 쓸수록 항생제 내성이 높아질 위험도 커진다.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 모두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축산 분야에서는 가축별로 다른 체중을 보정하기 위해 가축보정단위(PCU, Population Correction Unit)를 활용하는데, 국내 축산 항생제 판매량은 2020년 217mg/PCU에서 2024년 240mg/PCU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17개국의 평균치(88.5mg/PCU)에 비해 훨씬 높다.

닭 대장균에서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의 내성률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한국(17.1%)이 미국(3.5%), 일본(0.7%)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

지난 대책에서 정부는 비인체 분야 항생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처방대상 동물용 항생제를 모든 성분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항생제 판매량을 줄이는데는 실패했다. 2024년 축산 항생제 판매량은 연간 853톤으로 전년대비 8%, 2015년 대비 20% 증가했다.

정부는 “제2차 대책은 제도 기반 마련 단계로, 항생제 사용량 감소 및 최적 사용을 위한 정책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며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통한 항생제의 치료 효능 보호’와 ‘적극적인 감염 예방 및 관리를 통한 항생제 내성 발생 최소화’를 제3차 대책의 전략 목표로 지목했다.

    

정부는 이번 제3차 대책을 통해 축·수산 분야에서도 항생제 신중 사용을 위한 관리 강화를 추진한다.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을 개선해 항생제 사용량을 산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약사예외조항’이 구멍이다. 동물약국은 주사용이 아닌 동물용 항생제라면 수의사 처방없이도 마음대로 판매할 수 있다.

사실 수의사 진료를 받기 번거로워 자가진료를 원하는 농장이 동물약국까지 찾을 필요도 없다. 수의사처방제를 굳이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거래하는 동물용의약품판매업소에서 전화주문을 넣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난해 한국돼지수의사회 연구진이 발표한 ‘양돈 항생제 수의사 처방 실태조사 및 개선안 제시’에도 이 같은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연구진이 국내 돼지농장 150개소를 조사한 결과 수의사 진료 후 항생제를 구입하는 비율은 37%에 그쳤다.

동물병원에서 바로 항생제를 공급받아 별도의 처방전이 필요없는 16개 농장을 제외한 134개 농장 중 76%는 처방전을 주지 않아도 약품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본지 2025년 12월 4일자 ‘수의사처방제 유명무실 사실로..돼지농장 76%가 처방전 없이 항생제 받는다’ 참고).

‘모든 항생제를 처방대상으로 지정했고, 수의사가 진료하여 꼭 필요한 경우 신중히 항생제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제도의 외형을 갖췄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이를 무시한다. 당국도 단속하지 않는다. 그렇게 수의사처방제 도입한 지 13년이 흘러, 깨진 유리창만 즐비해졌다.

정부는 축산 항생제 판매량을 해외와 보다 면밀히 비교하기 위해 신규 지표를 추가 도입한다. 2029년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권장하는 도축 전 생체중 반영 판매량 지표(mg/Animal Biomass)를 도입해 사용량 추정 정확도를 높인다.

축산 현장에서 항생제 사용 수요를 줄이기 위해 소모성 질병에 대한 예방 관리도 뒷받침한다.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소모성 질병에 대한 백신 지침을 보급하고 개발 지원을 확대해 항생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세균성 질병 압력을 줄이기 위한 사육환경 개선도 과제다.

반려동물용 항생제 신중 사용을 위한 보호자 대상 교육 콘텐츠도 개발·보급한다.

기존에 허가된 동물용 항생제에 최신 과학에 기반한 안전성·유효성 재평가를 실시하는 한편 소·돼지·닭 등 다소비 축산물에 도입된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를 양·오리 등 기타 가축용 동물용의약품으로도 단계적 확대한다.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처방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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