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국감] 갈비사자 논란 한 달 전 건강검진 기록엔 ‘전반적으로 양호’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부경동물원 점검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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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일명 ‘갈비 사자’ 논란이 발생했다. 사자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로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다.

해당 수사자는 7월에 청주동물원으로 이관되어 ‘바람이’라는 새 이름을 받고 잘 지내고 있다.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바람이’는 기존에 2마리의 사자가 생활하던 청주동물원 정상에 있는 1,075㎡ 면적의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이다.

부경동물원은 갈비사자 논란이 발생하고 약 2달 뒤 경영난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이주환 국회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환경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할 지자체가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경동물원을 총 101번 점검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1건의 점검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던 경우(70건), 동물원 운영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 경우(4건), 동물원 문이 닫혀 점검을 못 한 경우(3건)가 77차례로 76%에 달했다. 지적사항이 있는 경우는 24차례였는데, 소독일지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계획이 현행화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전문인력이 없다는 지적이 여러 번 있었고, 2021년 10월부터는 ‘동물원 경영이 악화되어 관리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특히 2022년 8월에는 ‘동물 질병·안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최소 2022년 8월에는 부경동물원의 문제를 파악했을 텐데, 갈비사자 논란이 발생할 때(2023년 6월)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와 별도로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올해 3차례 부경동물원을 점검했는데, 2월 점검에서 “특이사항이 없다”고 했다가 6월에는 “사육동물 관리기준을 위반했다”며 개선명령을 내렸다.

2023년 5월 24일 부경동물원 동물건강검진 일지. 맹수류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수의사가 수행한 동물건강검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환경부가 제출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경동물원 점검 현황 및 동물 건강검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부경동물원은 올해 총 6차례 수의사로부터 동물 건강진단을 받았다(1월 25일, 3월 7일, 4월 26일, 5월 24일, 6월 16일, 7월 26일).

이중 갈비사자 논란이 발생하기 전 맹수류 건강검진일지에는 ‘노령으로 인한 야윔 현상(1월)’을 제외하고 영양상태·육안검진상태 정상, 노령인걸 감안하면 건강이 양호, 전반적으로 양호, 건강함 등의 의견이 담겼다.

그런데, 논란 이후 7월 26일 점검에서는 맹수류에 대해 ‘힘이 없고 탈수, 탈진 증상을 보이며, 사육장이 너무 무덥고 환기가 안 된다’는 의견을 남겼으며 “열사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동물이 다수 보인다. 지금 현재 조치가 필요한 개체도 몇몇 보인다”는 종합의견을 남겼다.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의사의 체계적인 건강검진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의사 1명이 많은 수의 개체를 하루에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힘들고, 수당도 터무니 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시 환경정책과는 “수의사는 의사에는 해당하지 않고 재능기부 형식의 봉사 개념으로 수당을 지급한다”며 부경동물원 점검 수의사에게 12만원 정도의 일당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올해 5월 기준 부경동물원의 보유 동물은 총 34종 69개체였다.

이주환 의원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동물원 동물이 있음에도 환경부 등 관리·감독 기관들은 공론화되기 전까지 늑장 대응과 사안 덮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하며 “동물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국감] 갈비사자 논란 한 달 전 건강검진 기록엔 ‘전반적으로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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