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비급여 진료비 공개 위헌 소송 졌다…동물진료비 공시제 탄력

헌재,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에 합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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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공동으로 대응하던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위헌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물진료비 게시·공시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비급여 진료비용의 보고 및 공개에 대한 의료계의 위헌소송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2월 23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한 의료법과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분석결과를 공개하도록 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의료법이 개정되며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현황조사’ 조항이 생겼고, 의료기관은 비급여 진료 항목, 기준, 진료비, 진료내역 등을 보건복지부에 보고하게 됐다.

여기에, 2021년 3월 제정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에 따라 병원급은 물론, 의원급 의료기관(의원, 치과의원, 한의원)까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에 포함되며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직업수행의 자유 등 환자와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발상이자 헌법이 명시한 자유시장 경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주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서울시치과의사회 등이 비급여 보고 의료법 개정안에 헌법소원을 냈으며, 의료법 시행규칙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이어졌다. 서울시의사회·서울시치과의사회·서울시한의사회가 위헌 확인 공동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공동 제출하기도 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당시 “개정 의료법은 의료인에게 과도한 행정력을 요구해 본연의 진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1인 원장에 1인 직원인 곳도 많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었다.

특히, 31명의 비급여자료공개 위헌소송단까지 꾸린 서울시치과의사회는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치과병·의원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과태료를 부과하면 불복소송을 하겠다며 자료제출 거부 운동까지 펼쳤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로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심평원의 비급여 진료비 검색 시스템

헌재 “비급여 진료비 공개, 국민 알권리와 의료선택권 보장 수단”

헌재 “비급여 진료 코드 없으므로, 진료비 및 진료내역까지 조사할 수밖에 없어”

헌법재판소는 “비급여의 관리는 국민의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할 국가의 책무에 해당한다”며 “비급여 진료정보 보고·공개는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진료비뿐만 아니라 진료내역까지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병원마다 제각각 비급여 진료의 명칭과 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가 없으므로 진료내역을 추가로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급여항목과 달리 비급여 진료비는 질병명에 대한 코드가 없으므로 진료내역까지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동물진료비도 동일하다.

동물진료비 역시 별도의 질병명·수의사 진료행위 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수의계도 “동물진료비 게시·공시제 도입에 앞서 동물진료표준화(코드 마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수의사법이 개정된 바 있다.

다만, 9명 중 4명의 재판관(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은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는 매우 민감한 의료정보로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보고대상인 비급여 항목이나 진료내역과 관련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보고의무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합헌 판결이 나오자 의료계는 곧바로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비급여 영역을 사실상 국가의 감시와 통제하에 두는 결과를 초래하며 의료수준이 저하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 보장이 취지라면, 그 대상은 항목과 금액만으로 충분한데, 도대체 왜 민감한 진료정보까지 필요한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는 결국 비급여를 통제하고 국민의 진료정보를 집적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동물진료비 공시제 탄력받을 것”

한편, 이번 합헌 판결이 나오자 수의계 일각에서 “동물진료비 공시제도 탄력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1월 4일 개정·공포된 ‘수의사법’에 따라 중대진료 사전설명 및 서면동의, 중대진료 예상진료비 사전고지, 주요 동물진료업 진료비 사전게시가 차례로 시행됐으며, 올해 6월에는 정부가 전국의 동물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할 예정이다(동물진료비 공시제).

특히, 동물진료비 공시제를 앞두고 ‘의료계 헌법소원에서 위헌 결정이 나오면 동물병원도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왔으나 이번 판결로 물거품이 됐다.

참고로 농식품부가 지난달 행정예고한 ‘동물병원의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초안에는 동물병원이 게시한 진료비용은 물론, 진료비 산정 기준과 진료행위 실시 횟수까지 조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의료계, 비급여 진료비 공개 위헌 소송 졌다…동물진료비 공시제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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