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할 수의사 없어서 새끼와 어미 소가 죽어가고 있다”

류일선 전 소임상수의사회장, 국회토론회에서 농장동물 기피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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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일선 아시아동물의학연구소 원장(사진, 전 한국소임상수의사회장)이 9일(월) 한국 수의학 발전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농장동물 임상 기피 현상의 심각성을 소개했다.

“제왕절개 할 수의사가 없어서 어미와 새끼가 죽어가고 있다”

류일선 회장은 “요즘에는 전부 반려동물 임상에만 관심이 있고 농장동물에는 관심이 없다”며 “제왕절개 할 수의사가 없어서 어미와 새끼가 죽어가고 있다”고 소임상수의사 부족 현상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 임상수의사의 81%는 반려동물 수의사다. 여기에 혼합진료 수의사(8%)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임상수의사 10명 중 9명이 반려동물 진료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농장동물 분야 기피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고, 농장동물 수의사는 점차 고령화되고 있다.

반려동물 임상분야가 포화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농장동물 수의사 진출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류 회장은 소임상수의사 양성 방안의 첫 번째 열쇠로 ‘학교’를 꼽았다.

현재 수의과대학에 농장동물 임상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이 부족하고,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에 농장동물 출장 진료를 위한 차량과 진료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게 류 회장의 생각이다.

류일선 회장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내 대동물병원을 분리하고 농장동물 실습 목장을 운영해야 하며, 지역 로컬 농장동물병원과 협약을 맺어 실습을 수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일선 회장은 소수의사 양성방안으로 ▲농·축협 동물병원 수의사의 축산경제지주 직원으로의 전환 ▲전국의 거점진료소 마련 및 농장동물수의사 순환 근무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프로그램 다양화 ▲공수의 T.O 확대 및 공수의 수당 현실화 ▲대동물 표준진료 매뉴얼 마련 ▲가축질병치료보험 확대 시행 ▲농장전담수의사제도 시행 ▲공중방역수의사 실무 교육에 농장동물 실습 포함 ▲졸업 후 농장동물 분야 진출을 전제로 수의대생 장학금 제공 ▲농장동물 수의사에 세제 혜택, 공수의 우선 배정, 진료차량 운영비 지원 같은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류 회장은 “현재 개업 수의사 연봉이 대략 1억~2억 정도고 축산경제 수의사의 연봉도 1억 정도”라며 “농협·축산경제로 지원하는 수의사가 있다는 것은 급여 수준과 워라벨까지 보장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농장동물수의사의 연 수입을 1~1.5억 수준으로 보장해주고, 근무여건도 개선해준다면 농장동물 분야로도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장동물 분야로 진출했을 때 자아실현할 수 있어야”

한편, 이진환 수대협(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회장은 농장동물 임상 기피 현상에 대해 “(원인으로) 소득 문제를 많이 언급했지만, 전국 수의과대학 학생 총조사에 따르면, 수의대생들의 진로 선택 기준은 1위가 관심과 흥미, 2위가 가치관 및 자아실현, 그리고 3번째가 소득이었다”며 수의대생이 농장동물 분야의 흥미를 느끼고 실제 그 분야로 진출했을 때 수의사로서 자아와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가진료 폐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왕절개 할 수의사 없어서 새끼와 어미 소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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