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전국 4900개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해 농식품부 홈피에 공개

政,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발표..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세 범위 확대 추진

등록 : 2022.09.07 05:28:41   수정 : 2022.09.07 14:57:5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정부가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의 면세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2023년 진찰료, 입원비 등의 면세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었던 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는 내년 도입여부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한편,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병원 진료부 열람·제공 의무화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동물병원은 내년 1월부터 백신접종, 엑스레이 검사 등 진료비를 사전게시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이들 항목의 진료비를 조사해 내년 6월 홈페이지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동물진료 표준화 기반연구는 예산 투입을 늘린다. 2024년까지 다빈도 100개 진료항목을 표준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수의사회, 소비자단체, 동물보호단체가 참여하는 ‘동물의료 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동물의료 중장기 발전방향을 마련한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6일 발표했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2023년 진찰료·입원비 등 면제 추진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진료비의 부가세 면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앞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는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을 위한 세제상 지원방안 마련’이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반려동물 진료비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부가세를 면세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진료비 조사, 진료항목 표준화 이후에 면세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진료항목 표준화 법적 시행일인 2024년 이후에 면세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23년부터 동물병원이 게시할 진찰료, 입원비 등 주요 진료행위에 대한 비용·빈도를 조사해 기재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료비 행정조사를 실시한다. 비공개 표본조사로 진찰료, 입원비 등의 비용과 진료빈도를 사전에 파악하여 기재부와의 부가세 면제 항목 협의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진료항목 표준(표준 진료 프로토콜) 개발이 완료된 항목도 진료비 조사 등을 거쳐 부가세 면세 항목 확대를 지속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표준수가제 연구용역 내년 1월 시작한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동물 관련 공약을 첫 번째를 차지했다.

국정과제에는 빠졌지만, 농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도입 가능성을 신속히 검토하겠다’며 군불을 땠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는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경쟁 유도 방침에 따라 변호사 등 타 전문직의 보수규정 폐지와 발맞춰 사라졌다.

농식품부는 “새로 도입한다면 도입효과나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해외 사례, 진료비 완화 효과 등을 고려해 내년 1월부터 연구용역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준수가제 도입 여부는 물론 ‘의무냐 권장이냐’를 가를 도입 방식도 연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 법 개정에 찬성 기조

부작용 우려하면서도 대안은 뚜렷치 않아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은 이미 4건이나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농식품부는 이들 법 개정에 찬성하는 기조를 드러냈다.

농식품부는 “보호자가 의료사고·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진료부 열람·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제공된 진료부를 활용해 비전문가가 동물약품을 오남용하거나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놨다.

진료부 제공 목적을 동물 의료사고 확인 등으로 제한하고, 무면허 진료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의료법에서도 이미 진료기록 열람·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는만큼 법 개정 자체를 막기 어렵다는 시각을 내비치면서도 “보호자가 요구하기만 하면 무조건 진료부를 주도록 되어 있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동물의료계에서도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려면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진료부 열람·제공의 목적이나 활용 방안 등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사진 :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쳐)

하지만 동물약국 등을 통해 수의사 처방 없이 의약품을 유통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진료부 공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약사 측에서는 진료부 공개 의무화 법안을 환영하며 ‘동물약국에는 호재’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7월 MBC가 수의사를 사칭한 펫샵 업자를 보도하면서 인체용 전문의약품까지 불법적으로 유통된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내년 1월 주요 진료비 사전게시, 6월 지역별 가격분포 공개

산출근거, 진료횟수 병행 조사 방침에 우려도

개정 수의사법에 따라 진찰료, 입원비 등 주요 진료비는 2023년 1월부터 동물병원에 게시해야 한다(사전게시). 수의사 2인 이상 동물병원은 23년 1월부터, 1인 원장 동물병원은 1년 더 유예를 받아 24년 1월부터 적용된다.

공개 대상은 ▲초진·재진 진찰료, 진찰에 대한 상담료 ▲입원비 ▲개·고양이 종합백신, 광견병백신, 켄넬코프백신, 인플루엔자백신의 접종비 ▲전혈구 검사비와 그 판독료 ▲엑스선 촬영비와 그 판독료다.

동물병원 내부 접수창구나 진료실, 홈페이지 등 이용객이 알아보기 쉬운 곳에 게시하여야 한다.

농식품부는 “동물병원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진료비 게시 권장 서식을 개발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이 동물병원이 게시한 주요 진료비는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그 현황을 추가로 공개한다(공시제).

농식품부는 “소비자단체, 동물의료 관련 단체 등과 함께 진료비 현황을 조사해 지역별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안으로 진료비 현황 조사를 설계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곧장 조사를 시작해 6월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조사 대상은 전국 4,900여개 동물병원이다. 동물병원 중에서 출장진료전문동물병원은 제외된다.

조사 결과는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가령 서울의 고양이 종합백신비용의 최고값, 최저값, 평균값, 중간값을 게재하는 방식이다.

다만 농식품부가 조사항목으로 산출근거, 진료횟수를 함께 명시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령 예방접종비나 입원료 등의 비용 구성이나 마진 등 산출근거를 구체적으로 보고하게 한다면, 동물병원으로서는 예민한 문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람의료와 달리 진료항목별 비용을 세부적으로 산출하는 도구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조사 항목별 진료횟수를 별도로 제출하도록 한다면 동물병원에 큰 행정부담을 지울 수 있다. 제대로 하려면 일일이 차트를 뒤져야 하고, ‘한 달에 몇 번 합니까’ 식의 주관식 문항으로 간다면 졸속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출근거 등) 구체적인 조사 방안은 동물의료계와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물진료 표준화 규모 확대, 2024년까지 다빈도 100개 항목

어떻게 보급하고 활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

농식품부는 “같은 반려동물 질병에 대해 동물병원마다 질병명, 진료항목이 달라 진료비 편차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병원별 진료비 편차를 완화하고 동물의료 체계화를 위해 질병명·진료행위 절차 등을 표준화하여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진료 표준화는 규모를 키운다. 당초 2024년까지 40개 항목을 개발할 계획이었던 표준 진료 프로토콜을 다빈도 항목 100개로 늘린다. 이를 위해 내년 관련 예산을 4억원에서 12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벌써 최종보고서가 제출된 10개 항목(외이염, 아토피성피부염, 결막염, 유루증, 중성화수술, 슬개골 내측탈구, 위장관 출혈, 심인성 폐수종, 빈혈, 예방접종)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60종, 내후년까지 100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당국은 표준 개발이 완료된 진료항목부터 단계적으로 제공할 방침인데, 이를 어떻게 보급하고 활용할 지 구체적인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2일 열린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포럼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은 프로토콜을 개발해도 동물병원 수의사를 따르게 만들 강제력이나 유인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물병원 환경에 따라 같은 프로토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프로토콜이 제시하는 진료항목 구성의 강도가 셀수록 대형병원은 환영하고 소형병원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근거기반의료의 도구로서 마련한다면 마냥 수준을 낮추기도 어렵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보급·활용 방안은 동물의료계와 협의해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올해 말까지 ‘동물의료 중장기 발전방향’ 만든다

수의사회는 정부가 동물의료체계에 대한 로드맵 없이 진료비 문제에만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이어왔다. 동물의료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립·추진할 전담 정책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건의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동물병원 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동물의료 관련 제도는 소비자의 의료서비스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물의료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동물의료정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농식품부 방역정책과는 수의사회, 소비자단체, 보험업계, 동물보호단체가 참여하는 ‘동물의료 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달말 첫 회의를 개최했다.

각계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동물의료 중장기 발전방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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