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거북, 생태계교란 생물로 신규 지정된다

애완용 기르다 방생하면 생태계 피해 우려..유입주의 생물 162종 추가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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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거북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반려 목적으로 기르다 방생한 늑대거북이 생태계는 물론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어서다.

환경부는 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를 생태계 교란 생물에 추가하고, 유입주의 생물 162종을 신규로 지정한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 및 ‘유입주의 생물 지정 고시’개정안을 7월 22일 행정예고했다.

늑대거북
(사진 : 환경부)

애완용으로 퍼진 늑대거북 성체 50cm까지 자라

천적 없어 생태계 교란 위험

환경부는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되어 개체수 조절 및 제거 관리가 필요한 생물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한다.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붉은불개미, 붉은귀거북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지정이 예고된 늑대거북, 돼지풀아재비 모두 국립생태원이 최근 실시한 생태계 위해성 평가에서 모두 ‘위해성 1급’으로 판정됐다. 위해성 1급은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커 조절 및 제거가 필요한 생물이다.

늑대거북은 포식성이 강하고 국내에 천적이 없어 환경에 노출될 경우 국내 수생태계에 위해성이 크게 우려된다. 해외에서는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 애완용으로 사육하는 사례가 많은데, 성체로 자라면 50cm내외로 커지다 보니 유기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면 학술연구·교육·전시 등의 목적으로 유역(지방)환경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수입·사육·양도·양수 등이 모두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지정 이전부터 늑대거북을 사육하고 있던 사람은 해당 개체에 한정해 계속 사육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늑대거북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시점으로부터 6개월 안에 관할 유역(지방)환경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이한 반려생물방사→생태계 피해→사육금지→풍선효과

유입주의 생물 확대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생태계 교란 생물’과 달리 ‘유입주의 생물’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유입되면 우리 생태계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로키산엘크 등 162종을 유입주의 생물로 신규 지정할 방침이다. 포유류(11종)는 물론 조류(10), 어류(21), 절지동물(2), 양서류(12), 파충류(9) 식물(97)를 포함하고 있다.

기존 생태계 교란 생물과 유전적·생태적 특성이 유사하거나 사회적·생태적 피해를 야기한 사례가 있는 경우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되면, 이를 수입하려 할 경우 사전에 관할 유역(지방)환경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환경청은 수입 승인 신청을 최초로 받으면 국립생태원을 통해 위해성을 평가해야 한다.

환경부는 “특이한 반려생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외래생물이 유입되고, 자연 생태계에 유출되면서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면 그와 유사한 생물종의 수요가 증가하는 풍선 효과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위해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의심되는 생물종이라면 ‘유입주의 생물’로 폭넓게 지정해 국내 유입 여부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정부의 외래생물 관리 정책이 효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관상용 등으로 소유하고 있는 외래생물을 함부로 자연에 유기하거나 방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

늑대거북, 생태계교란 생물로 신규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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