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이상육 논란, 정부-수의사-제약사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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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당국, 이상육 주요 원인은 농가의 잘못된 백신접종

자돈 백신접종 보이콧은 어불성설..보상정책 마련 위한 위협무기?

최근 논란이 된 구제역 백신 이상육 발생 문제에 대해 정부는 ‘이상육의 주요 발생 원인은 잘못된 백신접종’이라고 반박했다. 접종 부위가 변하는 이유가 1침 다두 사용, 비위생적 접종환경, 자가접종으로 인한 접종부주의(보정 미숙, 주사침 각도 등), 예방약의 부적절한 보관 등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2011년 검역본부∙국립축산과학원 합동 조사 결과 구제역 백신 부작용은 백신 자체에 기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기르는 돼지에게 수의사가 정확한 방법으로 접종한 경우 한돈협회가 주장하는 이상육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애초에 한돈협회가 조사한 결과보고서(2011년 도드람양돈농협)도 이상육 발생 원인으로 1침 다두 사용이나 접종 부주의, 예방약의 부적절한 보관 등을 꼽았다”면서 “원인을 알면서도 발생 현황만 강조하는 데에는 보상 문제 등 다른 측면이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돈협회 측의 ‘납득할 만한 대책’은 이상육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정부 측은 한돈협회가 제기한 비육돈 백신접종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태융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은 “2010년 같은 구제역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검역본부 관계자도 “부작용이 있다고 아예 백신 접종을 안하겠다는 것은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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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침을 교환하지 않고 계속 접종할 경우 무뎌진 주사침 때문에 조직손상 증가로 인한 감염확률이 오르고, 깊숙히 찌르기 어려워 근육접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돈수의사, 백신접종방법 준수 중요하지만 오일백신 특성도 무시 못 해

이 같은 백신 부작용 문제에 대해 황윤재 양돈수의사회장은 “구제역 백신으로 인한 이상육 발생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백신접종을 보이콧하면 안된다”면서 “다만, 오일을 부형제로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 특성 상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상육은 감염∙염증으로 인한 화농 형태 뿐만 아니라 백신 잔류나 육질 변색 등으로도 나타나는 만큼 오일 부형제 자체로 인한 문제 발생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1두 1침 원칙을 지키고 접종방법을 정확히 준수하면 감염으로 인한 화농을 줄어들겠지만 완전히 부작용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돈단체 백신 문제제기에 업계 난색..외국에선 문제사례 없어

정부도 백신 공신력 문제 없다는 입장

구제역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사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난색을 표명하는 분위기다.

구제역 백신 업체 관계자는 “소 구제역 백신을 돼지에 쓰기 때문에 (이상육, 항체형성저조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백신은 돼지와 반추동물 모두에게 쓸 수 있도록 개발∙등록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기타 관련 문제에 대한 답변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구제역 백신은 서서히 흡수되고 오래 방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DOE(Double Oil Emulsion) 제형을 선택했기 때문에 피부 등에서 이물 작용을 보일 수 있다”면서 “다만 대만 등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상시접종하는 외국에서는 이상육 관련 문제제기가 없는 것을 보면 백신 자체보다는 백신 접종 환경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 방역총괄과 이동식 사무관은 “현재 사용 중인 구제역 백신은 OIE 등 국제기준을 통과했으며 특히 2010,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이 백신을 사용해서 구제역을 막는데 효과를 분명히 봤기 때문에 백신 자체의 공신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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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육 부작용 감소 위해서는 정확하고 위생적인 접종 중요

접종 부위∙방법 변경 검토 중

정부와 양돈수의사들은 이상육 발생 감소를 위해 권고한 접종방법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가급적 1두 1침 원칙을 준수하고, 접종 전 항온수조 등을 통해 백신 온도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상육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접종 부위를 바꾸자는 움직임도 있다. 삼겹살 다음으로 비싼 부위인 목심 대신 엉덩이 근육주사나 피내∙복강주사 등 새로운 접종법을 개발하자는 것.

엉덩이 근육주사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가격은 싸지만 이상육 발생 시 지육폐기량이 많아질 수 있고, 주사침 잔류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백신 업체 관계자는 “돼지의 경우 구제역 백신을 근육접종 하도록만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위는 필드수의사나 정부방역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진단과에서 내년 말까지 새로운 구제역백신 접종부위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내접종, 복강접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황윤재 양돈수의사회장은 “피내접종의 경우 개발된다면 전용주사기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복강주사는 국내 환경에서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구제역 예방접종은 지난 2010년 구제역 사태 이후 시작됐다. 2011년 4,660만두분, 2012년 3,300만두분, 2013년 3,400만두분을 공급했다. 2011년 9월부터는 국내 발생한 O형을 비롯해 A, Asia1형을 포함한 3가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구제역 백신 이상육 논란, 정부-수의사-제약사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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