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가 제시하는 대선 공약 `동물의료·인수공통감염병 기구 신설`

안전한 K-축산 위한 농장동물 질병관리 기반 확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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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가 12월 반려동물·농장동물 분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 대통령 선거에 제언하는 수의사회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대한수의사회 대선공약은 지난 8월 전국 수의사회 지부와 산하단체, 수의과대학, 학회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 TF 회의를 거쳐 마련됐다. 11월 제2차 이사회에서 공약을 확정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국가’를 모토로 반려동물 의료체계, 농장동물 관리강화,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기구 신설에 초점을 맞췄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대선 후보 측에 공약을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약1 반려동물 복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동물의료체계

#동물의료정책조직 신설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폐지 #차상위계층 진료비 지원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 의료가 아직 사회적인 공공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최근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동물진료의 최종 단계인 가격 정보 공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동물의료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거나 동물의료를 지원하는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의료와 달리 반려동물 진료비에는 부가세가 부과된다. 동물병원 입지가 상대적으로 비싼 2종 근린생활시설으로만 제한되는 것도 부담이다.

수의사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에 동물의료 관련 전담부서가 없어 장기적인 개선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수는 정부에 동물의료정책 전담 조직을 신설하여 동물의료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수의사법을 전면 개정, 동물진료의 수의사·보호자·환자 관계(VCPR) 하에서 수의사의 책임과 동물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동물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약으로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폐지 ▲동물병원 입지 확대 위한 건축법 시행령 개정 ▲인체용의약품 도매 공급을 위한 약사법 개정 ▲수의업의 국가직업분류를 의료업으로 변경 등이 포함됐다.

차상위계층에게 반려동물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 기초 진료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함께 제안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동물의료 전담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지금처럼 민원에만 이끌리면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현재의 농식품부는 동물의료를 관장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공약2 농장동물 관리강화를 통한 안전 K-축산 육성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농장동물병원 육성 #지역거점 동물병원

농장동물 질병관리는 빈발하는 악성 가축전염병과 심해지는 동물용의약품 오남용으로 표류하고 있다.

대수는 “민간·지자체와 소통 없이 살처분, 입식금지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축산업 존망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방역주체의 피로도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축산농가의 경제적 편의를 위한 자가진료가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점도 동물용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

사무장 동물병원과 불법처방으로 얼룩진 수의사처방제는 유명무실해졌다. 주요 항생제가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지정됐지만, 국내 축산분야 항생제 사용량은 생산량 대비 OECD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대수는 봉쇄 방역에서 상생·소통 방역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정책을 소통·공개하여 과학적인 방역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K-축산을 육성하는 핵심으로는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도입과 농장동물병원 육성을 제시했다.

고령화되고 있는 농장동물 임상분야에 젊은 수의사를 유치하고, 노하우가 축적된 퇴직 수의직 공무원을 방역에 활용하기 위해 지역별 거점 농장동물병원을 만들자는 공약이다.

거점 병원에 소, 돼지, 가금 등 가축 진료수의사들이 모이면 주말 응급진료나 방역상황 대응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농장동물 수의사의 워라밸도 개선할 수 있다.

농장동물 수의사의 일상적인 진료환경이 자리 잡으면 방역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금처럼 정부가 일일이 농장을 예찰·관리하려는데서 오는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는 “농장동물 임상수의사를 공공적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지역의 방역·위생·안전센터로서 농장동물병원을 육성하고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약3 포스트코로나 대비 사람-동물질병관리 통합기관 신설

#사람-동물질병관리청 #사람-동물질병관리지원단

감염병의 60% 이상이 동물과 사람을 오가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2년째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도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코로나19는 야생동물은 물론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도 감염된다. 다행히 반려동물에서는 별다른 병증이 없고 사람의 전파원으로도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문제를 일으켰다 한들 정부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을 지는 의문이다.

현행 정부조직기구는 동물 분류별로 담당 부처가 쪼개져 있다. 가축과 반려동물은 농식품부, 야생동물은 환경부, 수생동물은 해수부가 관리하는 식이다.

살처분하는 가축과 달리 개·고양이 인수공통감염병 환자를 격리·치료할 기반은 전혀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멧돼지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도 부처간 협업관리의 미흡함이 드러난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다음 판데믹을 일으킨 질병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대수는 사람과 동물의 질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람-동물질병관리청’을 신설해 관련 연구나 초동 대응 등 인수공통감염병 실무를 수행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공약했다.

청 단위 조직을 당장 만들 수 없더라도 범부처 관련 대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국무조정실 산하에 ‘사람-동물질병관리지원단’을 만들자는 구상도 내놨다.

수의사회가 제시하는 대선 공약 `동물의료·인수공통감염병 기구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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