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 찬성‥수의사회 `이해 부족` 일축

일반약값 공개제도 반대하며 동물진료비 표시는 찬성 ‘내로남불’..진료비→유기동물 괴담 되풀이까지

등록 : 2021.03.09 12:18:36   수정 : 2021.03.09 12:18:38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약사회가 8일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 확대 시행과 사전고지제 수의사법 개정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이해 부족’이라며 일축했다.

약사회는 8일 입장문에서 “동물병원마다 다른 진료비가 명확한 기준 없이 책정돼 보호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안겼다”며 “동물진료비 비공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동물진료비가 동물 유기 문제를 급증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괴담을 되풀이했다.

동물진료비로 인해 유기동물이 증가한다는 인식은 근거없는 괴담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버리다 적발된 범법자에게 유기 이유를 조사한 사례도 없을 뿐더러, 유기동물의 90%는 상대적으로 진료비 부담이 적을 가능성이 높은 5년령 이하의 어린 개체로 분석된다.

약사회는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전에 공개된 진료비로 가격을 비교한 후 동물병원을 선택해 동물병원 의료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입법예고한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찬성입장을 밝혔다. 동물진료비 사전고지제가 소비자의 알 권리와 동물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동물병원 간 의료서비스 품질이 다르다는 이유로 보호자가 과도한 의료비 격차를 감수해야만 했다”면서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 전국 확대 ▲진료비 표시항목을 전체 진료로 포함 ▲사전고지제 수의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동물진료비를 두고 가격 공개 의무화와 가격 경쟁을 촉구하는 약사회 입장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약국마다 가격을 책정하는 일반의약품을 두고서는 가격 공개제도나 경쟁 조장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2014년 한국소비자연맹이 약국별 일반의약품 가격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자, 당시 약사회는 “의약품은 질환 발생시 긴급하게 복용해야 되는 특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국의) 판매자가격표시제도는 일반공산품과 같은 약국간 가격 경쟁을 조장해 소비자의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는 당시 매년 다빈도 일반의약품 50종의 가격을 공개하던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조사를 두고 ‘약사들을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매도한다’며 공개제도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진료 표준화 연구와 시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진료항목 표준화에 이어 다빈도 진료부터 동물병원 규모별로 단계적인 자율 게시를 도입하는 방향이다.

이 같은 준비작업 없이는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나 사전고지제 등 가격 정보에 대한 규제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병원별로 진료행위의 내용이 다름에도 마치 같은 진료인양 가격만으로 비교한다면 동물보건을 위협하는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약사회 입장문에 대해 “타 직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존중도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