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전국 확산 기로‥비발생지역 포획 멧돼지 전수검사해야

영월 ASF 발생에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위 방역대책 제안

등록 : 2021.01.05 16:01:01   수정 : 2021.01.05 17:29:5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양성 멧돼지가 영월에서 발견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강원 북부 발생지역에서 어떻게 전파됐는지 알 수 없는 데다가, 다른 비발생지역도 파악하지 못했을 뿐 ASF가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멧돼지 ASF가 전국 확산의 기로에 선 가운데 상재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호성)는 3일 영월 ASF에 따른 방역강화 대책을 제안했다. 접경지역에만 집중됐던 ASF 멧돼지 대책의 추를 비발생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숨어 있는 ASF 발생지역 또 있을 수 있다

특위, 비발생지역 양돈농장 중심 멧돼지 대책으로 전환해야

영월에서 발견된 멧돼지 ASF는 기존 경기·강원 북부 발생지역으로부터 남쪽으로 85km 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멧돼지 사이의 확산뿐만 아니라 사람·차량으로 인한 기계적 전파 가능성도 추정된다.

멧돼지를 통한 남하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지난달에도 포천, 가평, 인제 등에서 광역울타리 밖에서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됐다. 국내 멧돼지에서 돼지열병(CSF) 항체가 전국적으로 발견된다는 점도 확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겨울철 번식기를 맞이한 멧돼지의 이동이 활발해진다는 점도 요인이다. 지난달 영월에서 최초로 발견된 ASF 멧돼지도 번식기 이동범위가 커지는 수컷이었다.

하지만 기존 발생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의문도 제기된다. 멧돼지가 장기간 이동해야 하는 거리인데, 기존 발생지역과 영월 사이에 위치한 홍천, 횡성, 원주, 평창 등지에서는 ASF 멧돼지가 발견된 바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 지역에 ASF 바이러스가 지나갔지만 파악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발생지역에서의 예찰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위는 “명확한 전파 원인은 추후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접경 지역에서의 단순 확산에서 전국적 확산의 기로에 있다”고 진단했다.

조호성 위원장은 “ASF는 이제 더 이상 접경지역의 질병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국적인 대응체계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멧돼지 관리는 기존의 ‘접경지역 확산방지’ 중심에서 영월을 포함한 ‘비발생지역에서의 양돈장 중심 확산 방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양돈농장을 중심으로 안에서 바깥쪽으로 멧돼지 포획해 나가는 방식이다. 양돈농가에 멧돼지가 접근할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포획되는 멧돼지는 전수검사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기존에 ASF 비발생지역 멧돼지는 단 5%만 검사했는데, 이를 전수검사로 확대해야 비발생지역의 ASF 전파 여부를 예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계적 전파요인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특위는 “수렵인을 포함한 멧돼지 포획 및 폐사체 수색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과 장비에 사후 소독을 포함한 철저한 차단방역 조치를 요구하고 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장 방역, 기존 대책 실제 이행여부에 초점 맞춰야..

멧돼지 확산 방지 기대 어려워, 농장 자율방역이 살 길’

멧돼지 ASF 확산 방지에 한계점이 노출된만큼 양돈농장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선일 강원대 교수는 “국내 멧돼지의 ASF 상재화는 이미 피할 수 없다. 대응시기를 놓쳤다”면서 “결국 ASF를 막는 것은 양돈농장의 책임이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지난해 멧돼지 ASF 대책의 강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목하며 ‘이대로는 내년(2021년) 비발생지역의 산발적 발생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타리 설치, 멧돼지 폐사체 수색, 멧돼지 개체수 저감의 정책 방향은 맞았지만 현장에서의 실행강도가 미흡해 실패했다는 것이다.

박선일 교수는 “(멧돼지 확산 방지에는) 이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 국내외에서 ASF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양돈농장이 자율적인 방역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양돈농장 대책에 대해서는 기존 조치에 방점을 찍었다. 규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새 방역정책을 고안하기 보단, 기존 조치사항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방역당국은 파주, 연천 등 ASF 예방적 살처분 농가의 재입식 조건으로 8대 방역시설을 포함한 강화된 차단방역 조건을 제시했다. 이 같은 차단방역 역량강화가 비단 접경지역뿐만 아닌 전국 양돈농장에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위는 “이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더 이상 ASF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개별 양돈농장 중심의 차단방역시스템에 지자체 방역을 연결하고,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지원하는 ‘농장 중심의 ASF 차단방역 시스템’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