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분야에 수의사 역할 매우 커” abbvie 본사 우승룡 박사 인터뷰
abbvie 면역종양학 그룹 우승룡 박사를 만나다

2003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의약품은 휴미라(성분명 Adalimumab)였습니다. 이 기간 누적 매출액은 2,19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합니다.
휴미라를 개발한 회사는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시카고에 본사를 둔 애브비(abbvie)입니다. 애브비는 “혁신 의약품과 솔루션을 개발·제공하여 복잡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신약 개발과 상용화에 주력하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회사입니다. 휴미라 이외에도 스카이리치(성분명 Risankizumab), 린버크(성분명 Upadacitinib)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죠.
애브비 본사에서 신약개발에 참여 중인 한국인 출신 수의사가 있습니다. 우승룡 박사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신약개발에 대한 수의사·수의대생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데일리벳이 우승룡 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어떻게 수의사가 되셨나요?
대학에 갈 때쯤, 사회적으로 한창 생명공학, 유전공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던 때였습니다. 또한, 고등학교(안양 신성고 졸업) 선생님들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수의대 졸업 후 공직에 종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얼마 동안 하셨나요?
경기도 안양시에 소재한 수의과학연구소 세균과에서 근무했습니다. 연구소는 지금 농림축산검역본부로 통합됐죠. 그 당시 주로 가축의 세균성 질병 진단을 위한 진단액 생산과 진단법 개발 그리고 방역을 위한 연구를 6년 동안 수행했습니다.
그때를 돌아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현장의 문제를 접하고 배우며, 가능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수의대 재학 시절부터 공직이나 연구에 관심이 있었나요?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학부를 졸업할 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독성학교실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계속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수의과학연구소에 취업했습니다.
Q. 미국은 어떻게 가게 되셨나요?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큰 동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도 동물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데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운이 좋게 수의과학연구소의 지원과 국비 유학생 지원으로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면역학 전공으로 박사 공부를 마쳤습니다. 이후 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그리고 시카고대학에서 면역종양학 분야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수행했습니다.
박사 후 연구과정 동안 진로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면역반응의 이해와 종양면역학 쪽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됐습니다.

Q. abbvie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애비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해 있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입니다.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약 5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회사 설립 이후 연구 개발에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에 주력하는 연구 기반 글로벌 바이오제약 회사입니다.
일리노이주 노스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주요 초점 분야는 면역학, 종양학, 신경과학, 그리고 안과 치료입니다.
(*편집자 주 : abbvie는 2025년 포춘 500대 기업 중 77위에 랭크되어 있다).
Q. 회사에서 박사님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면역종양학 그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이용한 암의 치료를 목적으로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해당 업무를 할 때 수의사로서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수의사는 학업과 실습을 통해 전체적인 생명 현상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배우고 습득합니다. 특히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질병의 발생원인, 기전,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에 대해 다양하고 심도 있게 학습하며 배우죠. 당연히 이러한 지식과 경험은 질병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며, 더 나아가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 연구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Q. 흔히 인체용의약품 회사에서 수의사의 역할은 독성시험 연구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차적으로 수의사는 동물에 대한 질병과 안녕을 다루기에 실험동물을 이용해 개발된 신약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기초 분야를 공부한 수의사는 다른 생명공학 분야를 전공한 과학자들처럼 신약의 발견에서부터 개발까지 연구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다른 전공 과학자들과 비교하여 광범위한 생명 현상과 질병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수의사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조금 더 공헌할수 있는 기회를 가집니다.
Q. 글로벌 제약회사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대생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대다수 수의대학생이 장래에 임상수의사를 목적으로 학업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체용 신약개발 분야에서 수의사의 역할과 잠재력은 매우 큽니다. 특히, 기초과학 공부를 통한 신약개발 연구 분야는 수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가까운 장래에 많이 진출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해주세요.
우리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크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선진국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세계 50대 제약회사 중 하나의 기업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일본도 세계 50위안에 들어가는 몇 개의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도 있습니다.
하나의 신약이 한 해에 10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함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적어도 세계 50대 안에 드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적어도 한두 개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수한 학생들이 수의과대학에 진학한다고 들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신약 개발 분야도 수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