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급여 3일 후 급성췌장염으로 사망한 반려견, 소비자분쟁 조정 결과는?

한국펫사료협회, 대한변호사회와 함께 회원사 대상 법률 특강 진행

등록 : 2022.11.22 04:50:32   수정 : 2022.11.22 05:02:07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사)한국펫사료협회(회장 이종복)가 18일(금) 메가주(케이펫페어)가 열린 일산 킨텍스에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법률 관련 교육 및 Q&A’를 진행했다.

▲공정거래, 표시광고, 대리점계약(법무법인 로고스 김주현 변호사) ▲소비자분쟁 해결방법(한국소비자원 이선주 변호사) 2개 강의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법률 특강은 대한변호사협회를 통해 진행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나의 변호사’라는 법률 토크 콘서트를 통해 국민과 소통 중이다.

“우리 회사 목표 매출은 50억 원이야” 괜찮지만, “우리 다음 달에 가격 인상할 거야” 안 돼

첫 번째 강의를 진행한 김주현 변호사는 ‘성장하는 펫푸드 시장, 법적 리스크를 낮추는 노하우’를 주제로 공정거래, 표시광고, 대리점계약 시 주의할 점을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사업자 간 정보교환이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높은 사업자들이 정례적으로 자주 모이거나 가격 의사결정 등 중요한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모일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사동정이나 소비자 성향 분석자료, 최신 업계 트렌드, 목표 성장률, 목표 매출액 등의 정보교환은 문제없지만, 가격, 생산량, 거래조건, 가격인상계획, 판매/재고/출고량 등의 정보는 ‘사업자 간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블로그 마케팅 시 ‘협찬’ 표시 꼭 해야!

펫푸드 회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블로거에게 포스팅 광고를 의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었다.

표시광고법에 따라, 광고주와 추천·보증인과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야 한다. 따라서, 블로그 포스팅에 “협찬을 받아 작성한 글”이라는 내용이 표기되어야 한다. 표기를 하지 않으면 블로거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협찬을 제공한) 사업자도 처벌될 수 있으므로 블로거에게 ‘표기의무 이행’을 꼭 통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리점에 밀어내기(구입강제), 판매목표 강제행위 하면 불법!

대리점법에 따른 제조·수입·공급업자(이하 본사)와 유통사(이하 대리점) 간의 주의할 점도 소개됐다.

우선, 계약 체결 즉시 반품조건, 계약해지 사유 및 절차, 상품대금 지급수단, 지급시기 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본사에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입강제(일명 밀어내기), 경제상 이익제공 강요(계약을 빌미로 금전, 물품 등 요구), 판매목표 강제(대리점에 거래 목표 제시 등), 경영활동 간섭(영업직원 해고 강요 및 특정 직원 채용 요구 등), 보복조치(공정위 신고, 조사 협조를 한 대리점에 거래 정지 등) 등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불법행위다.

두 번째 강의를 맡은 이선주 변호사는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 분쟁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관련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사료 급여 3일 후 2마리 반려견 급성췌장염 진단…소비자분쟁 조정 어떻게?

2020년 11월, 반려견 보호자 A씨는 마트 매장에서 중국산 수입 간식을 구입해 반려견 2마리에 급여했다. 그런데 급여 3일 후 구토 및 혈변 증상이 나타났고 동물병원에서 급성췌장염 진단을 받고 치료했으나, 끝내 1마리는 폐사하고 말았다. A씨는 사료 수입 회사(사업자)를 대상으로 치료비, 장례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손해배상 요구액은 사망한 반려견 치료비 1,028,140원, 장례비 605,000원, 동거견 치료비 52,800원이었다.

A씨는 간식 급여 직후 급성 소화기계 증상이 발현된 점, 간식을 함께 섭취한 동거견도 동일한 증상이 있었던 점, 새로 급여한 간식 이외 환경·식이 변화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간식에 의한 급성췌장염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업자는 완포장 상태에서 감마선 조사 멸균 공정을 거쳤고, 납, 수은, 살모넬라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료 검증 증명서를 제출했다. 또한, 유통기한이 같은 상품을 비교한 관능검사에서도 이상 없음 판정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간식과 반려견의 췌장염 발생 및 폐사 간 인과관계가 쟁점이 된 것이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은 “이 사건 제품은 조단백질, 조지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급성췌장염 발병과 인과관계가 있다”면서도 “모든 단백질, 지방이 급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어 이 제품만으로 특정하여 급성췌장염을 일으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동거견은 어리고 평소 다른 병력이 없어서 비교적 빠르게 치료되었지만, 사망한 반려견은 기저질환(뇌수막염)이 있어 급성췌장염 발생이 합병증으로 진행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바, 기저질환 유무, 나이, 소화력 정도 등에 의해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망한 반려견은 열흘간의 입원,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오연성 폐렴,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전문위원은 최종적으로 “이 사건 제품과 급성췌장염 발생 간 상당한 유의성이 있으나, 직접적 원인이 되어 폐사되었다고 할 수 없다”며 사업자의 책임을 50%로 판단했다.

소비자가 사업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청구했을 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양측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최선의 판결보다 최악의 조정이 낫다”

이 변호사는 이외에도 반려견 하네스 불량 분쟁조정 사례, 반려견 사망으로 인한 펫드라이룸 렌탈 계약 해지 분쟁조정 사례,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한 반려견 용품 구매 분쟁조정 사례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실제 소비자분쟁 조정 사례를 소개해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최선의 판결보다 최악의 조정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실제 소송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 특강에 참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고 다양한 제품·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법적 분쟁이 늘어나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오늘 강의가 매우 도움이 됐다. 사업에 참고할 만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이종복 한국펫사료협회 회장은 “우리 산업이 변화의 시기에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반려동물 산업에 관심이 많아 정책에 반영하려고 한다”며 “우리 업종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전문가들을 통한 법률 교육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편, 가낳지모캣페어, 펫라이프쇼, 펫가전쇼 등과 함께 ‘메가주(MEGA ZOO)’로 규모를 키운 이번 ‘케이펫페어 일산’에는 3일간 무려 5만 5천여명이 참가했다.

케이펫페어는 내년에 수원, 서울, 부산, 송도, 일산 등에서 총 8번의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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