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서는 불법...규제완화 가능성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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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의사 상담 서비스 ‘닥터테일’이 최근 ‘CES 2022’에서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2020년 5월 설립된 닥터테일은 반려동물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 온라인으로 수의사에게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등을 상담받을 수 있는 사전 진료 서비스다.

국내 창업 기업이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반려동물 원격진료 서비스가 등장했고 많은 투자를 받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하 연구원)의 Trade Focus 2022년 1호 ‘성장하는 펫케어 산업 최신트렌드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내용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연구원은 펫케어 산업의 트렌드 3가지로 ▲펫휴머니제이션 ▲펫테크 ▲첨단 동물의료를 꼽았다.

첨단 동물의료를 선택한 이유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방식으로 반려동물의 질병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ICT 기술을 이용해 원격 상담과 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연구원 측은 ‘동물의료분야’를 펫휴머니제이션 문화와 펫테크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융합되어 나타나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원은 “반려동물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도 표현할 수 없어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진단서비스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동물병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채팅·화상 등 원격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상담하고 진료하는 서비스가 크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서는 닥터테일뿐만 아니라 본드벳, 퍼지, 폽, 에어벳 등 다양한 수의사 원격의료 상담 서비스가 운영 중이다.

@Trade Focus 2022년 1호

미국 뉴욕의 스타트업 본드벳(Bond Vet)은 오프라인 동물병원을 기반으로 온라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약 50달러의 비용으로 20분간 화상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뉴욕 내 거주하는 고객들은 처방받은 약을 집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작년까지 누적 투자액은 1억 9천 5백만 달러(약 2300억원)다.

@Trade Focus 2022년 1호

퍼지(FUZZY)는 구독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의사의 원격의료 상담을 제공하고, 수의사 추천 제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

구독료는 월 25달러이며,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24시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반려동물 상태에 맞는 수의사 추천 제품을 홈페이지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지난해 시리즈 B 투자를 거치며 총 8천만 달러(약 96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폽(Pawp), 에어벳(AirVet) 등의 스타트업이 수의사 원격 상담과 의료비 지원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폽은 구독서비스를 통해 수의사와의 실시간 채팅 및 화상 상담을 제공할 뿐 아니라 반려동물당 3천 달러의 긴급 의료비 대출을 지원한다(최대 6마리까지).

에어벳은 장기 구독서비스를 통해 수의사와의 24시간 채팅, 화상 상담과 예방접종·혈액검사 등 일상적 치료비를 650달러까지 지원한다.

네이버 엑스퍼트에서 제공하던 수의사 유료 상담서비스는 불법 논란이 제기되자 없어졌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상황 달라

단순 상담 이상의 원격 진료행위는 ‘불법’…주의 필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가 자리 잡지 못했다. 미국과 상황이 다를뿐더러 불법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집에서 동물병원의 거리가 멀고, 방문 진료 시 시간이 많이 들어 원격을 통한 상담·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미국처럼 영토가 넓지 않고, 동물병원이 5천곳(농장동물 포함)이 넘기 때문에,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동물병원이 없는 곳이 없다.

또한, 원격진료 행위는 수의사법 위반 소지가 크다.

2020년 6월 발표된 <코로나19 사태로 비추어 본 반려동물 원격진료 도입 가능성에 대한 법적 고찰> 연구에서도 “국내법상 동물의 원격진료 행위는 허용되지 않아 IT 서비스를 활용한 보편적인 상담의 형식만 이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네이버 엑스퍼트에 수의사 상담서비스가 있었지만, 수의사법 위반(비대면 진료행위, 상담을 통한 유인행위 등)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현재 서비스는 없어졌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당초 원격진료를 위해 반드시 1회 이상 동물병원을 방문해 수의사를 만나 직접 진료를 받아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었으나, 미국 FDA가 2020년 3월부터 대면 진료 의무를 면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가 사람의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국무조정실도 지난해 11월 ‘규제챌린지’를 통해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 조제 관련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시적 규제완화 속에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달 서비스 ‘닥터나우’는 런칭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60만 건, 누적 이용자 90만을 기록할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반려동물 분야에서 규제 특례가 적용된 사례는 작년에 나왔다.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2021년 제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반려동물 사료 즉석 조리판매’에 대한 규제특례를 적용했다.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 관련 변화가 생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 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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