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의장교로 오세요 ― 나익주 수의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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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지부 중에는 ‘군진지부’가 있습니다. 군진지부에는 수의사면서 군인으로 복무중인 130여 명의 회원이 속해있는데, 현재 군진지부장은 육군 수의병과장인 나익주 대령님입니다.

육군 수의병과는 올해로 창설 65주년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조직이 확대되어왔으나 최근 수의장교 장기복무자가 부족하여 수의장교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현재 수의장교 장기근무자를 늘리기 위한 장려수당 등 급여 개선, 수의과대학 여학생 군장학생 확대, 위탁교육(수의대 대학원 진학), 국내 연구기관 파견교육 등 다양한 복무 혜택이 늘어나고 있으며, 나익주 대령님이 직접 각 수의과대학을 방문하여 ‘수의장교 소개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육군 수의병과장이면서 국군의무학교 교육단장을 맡고 있는 나익주 대령님을 데일리벳에서 직접 만나, 대령님의 인생과 수의장교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수의대에 진학했는지 궁금하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여 아픈 동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아픔에 고통받는 동물들을 보면 살리고자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항상 앞섰다. 그리고 나의 재능으로 남에게 이로움을 주며 살자는 것이 내 목표인데, 이런 내 목표와 맞아 수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Q. 수의장교의 길을 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다면?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수의장교로 의무복무를 하는 동안, 우리 군에 근무하는 수의사들이 군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분에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2년 복무연장을 선택했고, 더 큰 뜻을 가지고 군에 기여해보고자 장기복무의 길에 들어섰다. 수의사 중 누군가는 군에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 몫 했다.

Q. 최근 수의과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한 사람에게는 ‘수의장교’가 군대체복무 수단으로만 친숙한 것 같다. 일반인에게 수의장교라고 하면, 막연히 군견이나 군마를 치료하는 군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수의장교가 하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수의장교는 군용동물의 진료 외에도 군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식품과 식수에 대한 안전성 검사, 곤충매개질환을 포함한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활동, 혈액관리업무 등을 통해 군 장병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강건한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의장교가 근무하는 곳 또한 사단 수의반, 식품검사대(식검대), 군견훈련소, 군국의학연구소, 군마대 등 다양하다.

Q. 수의장교의 여러 업무 중 대령님께서는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

사단 의무대, 식검대, 군견교육대, 군사령부 등 다양한 제대에 근무하고 지휘하면서 식품 및 수질검사, 방역활동 및 혈액관리업무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우리 군 잘병들에게 질병으로 인한 전투력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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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열린 수의병과장 이취임식

Q. 지난해 12월, 신임 수의병과장으로 취임했다. 수의병과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알려달라.

수의병과장은 말 그대로 수의장교들이 소속된 병과의 장으로서, 병과 장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키고, 병과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수의병과의 건제 유지를 위한 장기자원 확보를 위해 수의장교 처우개선과 홍보활동에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한·미 연합 야전 임상훈련, 미국 위탁교육 및 기술교류 등 미군과의 정례 교류를 통해 한미 수의병과의 친목과 발전을 도모하려고 한다.

아울러 식품 급수원의 안전을 위해 위해 유해물질 검사를 확대하고, 검사장비를 현대화하여 장병의 건강증진 및 전투력 보존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수의병과장은 육군 대령이라고 알고 있다. 수의병과는 육군에만 있는지 궁금하다. 또 현재 수의병과의 편제와 인원현황은 어떠한가.

육해공군 모두 수의사 면허를 가진 수의장교가 복무하고 있지만, 육군에만 수의병과가 존재하고 해공군은 의정병과에 속하여 수의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의병과의 편제와 인원현황에 대해서는 내부사항이라 자세히 언급하기 어렵지만, 대령, 중령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희소성을 가진 소수 병과라고 할 수 있다.

수의병과소개_전북대
모교인 전북대 수의대에서 수의병과소개를 한 뒤 후배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한 나익주 대령

Q. 최근 수의장교 지원자(장기복무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들었다. 이와 관련해 전국 수의과대학을 순회하며 수의병과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활동인가.

현재 수의병과 장교의 정원과 전역하는 인원을 고려했을 때, 장기복무자가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장기복무 수의장교를 확보하기 위해 각 수의과대학을 다니면서 수의장교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소개하고, 국내 석사위탁교육, 군사 영어반 및 한미 의무요원 합동교육 등의 각종 혜택을 홍보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석사과정(풀타임)으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수의장교도 있다.

전반기에는 서울대학교 등 6개 수의과대학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고, 후반기에는 다른 4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Q. 수의사는 여러 진로로 진출하는데, 다른 진로에 비해 수의장교가 가지는 매력이나 장점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수의장교는 군이라고 하는 조직속에 근무하는 수의사로, 식품/수질검사, 방역활동, 군용 동물진료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어떻게 보면 공무원 수의사들이 하는 업무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군이라도 하는 특수조직에 근무하면서 국방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앞서 이야기한 각종 혜택(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레바논, 남수단, 필리핀 등 해외파병 활동을 통해 국위선양에 나설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특히, 수의장교 장기복무자가 부족하다보니, 상위 계급으로 진급률이 공무원 조직보다 높다는 장점이 있다.

Q. 수의장교가 되고 싶은 수의대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우선 수의사관 후보생에 선발되어야 한다. 본과 1학년생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수의사관 후보생은 예과 1,2학년 성적, 수능성적, 신체등위 등을 고려하여 선발한다. 수의사관 후보생 중에서도 군장학생, 현역 및 장기복무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현역 수의장교로 분류하게 된다.

따라서 수의장교가 싶은 수의대생은 우선 수의사관 후보생의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학부 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

특히, 수의장교 장기복무를 고려한다면, 군장학생 제도를 통해 본과 4년 과정을 장학금을 받으며 다닐 수 있는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

Q. 공중방역수의사로 군대체복무를 마친 사람도 수의장교(장기복무자) 지원이 가능한가?

현재는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은 수의장교가 될 수 없다. 수의장교는 수의사관 후보생 중에서 선발하고 있으며, 학교를 졸업하고 수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더라도 만 29세 이하의 여성 수의사만 전문사관 제도를 통해 수의장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군 복무를 마친 자도 수의장교 복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선발제도 개선에 노력할 예정이다.

Q. 여성 수의사도 수의장교가 될 수 있다는 건가?

물론이다. 현재 여성 수의장교가 여러명 있다. 우리 군은 1년에 한 번씩 전문사관 선발제도가 있는데, 이 때 수의사면허를 소지한 만 29세 이하의 여성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수의장교를 모집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여성 수의과대학 재학생들의 수의장교 지원을 늘리고자, 수의과대학 여학생도 군장학생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군장핵생이 되면 1년에 650만원 정도의 장학금이 지원되며,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따라서 군에 뜻이 있는 여성 졸업생이나 여성 학부생 여러분들은 이러한 제도를 통해 군 수의장교로 복무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육군모집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가능하다.

Q. 수의병과장 임기가 2년이라고 들었다. 임기가 끝나면 전역하게 되는데, 전역 후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전역 후에는 시민단체나 봉사활동 단체에 가입하여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려고 한다. 군에서 배운 지식과 수의사라는 면허증을 원하는 봉사단체 등에 근무하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기여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수의사,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의장교로 근무한 지 벌써 32년이다. 수의사라는 면허증을 가지고 사회의 여러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여러분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누군가는 있어야 하는 자리에, 내가 힘들더라도 대신 할 수 있는 수의사의 직업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수의병과 전 인원은 한 마음으로 군의 강건한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수의병과창설65주년3
지난 달 12일 개최된 제65주년 수의병과의 날 기념행사. 채준석 교수(서울대 수의대)의 특강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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