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학장 `글로벌 수의대로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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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신임학장으로 김재홍 조류질병학 교수가 3월 1일 취임했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재홍 신임학장을 데일리벳이 만나 미국수의사회(AVMA) 교육인증, 제2반려동물병원 신축, 산업동물임상연수원 및 생명공학연구동 신설 등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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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신임 집행부의 인선은 마무리됐는지 궁금하다.

집행부 인선은 완료된 상황으로 현재 인수인계가 진행 중이다. 서울대 수의대가 추진해오던 여러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하면서 연구 분야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이번 집행부 구성의 주 골자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기존 교무부학장과 기획부학장에 더해 연구부학장직을 새로이 신설했다. 연구부학장으로 강경선 교수를 선임했다. 강경선 교수가 연구부학장과 함께 서울대 수의대 수의과학연구소의 부소장직을 겸임하여 일사분란하게 연구역량 강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교무부학장은 한호재 교수, 기획부학장은 박세창 교수가 담당한다.

AVMA 교육인증준비와 관련 교육과정 개선작업, 동물병원 신축 등에서는 사업추진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TF팀 형식의 AVMA 인증추진단을 조직해 그 동안 인증사업을 중추적으로 추진해왔던 류판동 전 학장에게 단장직을 부탁했다. 윤정희 전 부학장도 수의학교육실장으로서 역할을 계속해주실 예정이다.

현재 준비 중인 반려동물병원 신축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서강문 교수가 동물병원장을 연임하기로 결정됐다.

  

Q. 학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안을 소개해주신다면.

크게 3가지 현안이 있다. 건립을 준비 중인 제2반려동물병원과 생명공학연구동, 산업동물임상연수원이 바로 그 것이다.

현재 수의대 건물 옆에 지어지고 있는 생명공학연구동은 공사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르면 4월 중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생명공학연구동에는 외부 연구소도 들어올 수 있어 수의대 교수와의 협력연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연구동 6층에는 BL3 등급의 생물학적 안전시설이 들어선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 등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한 실험연구가 가능해진다.

또한 연구동에는 마우스표현형 국가연구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 대학 성제경 교수가 미래창조과학부의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 단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연구센터에서는 휴먼 게놈 프로젝트와 같이 마우스의 게놈 표현형 연구를 추진한다. 실험동물의 유전자 연구의 중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평창의 산업동물임상연수원도 올해 7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연수원에서 진행할 임상교육프로그램도 현재 준비 중이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연수원은 평창 바이오그린캠퍼스 목장과 동물병원을 활용하여 목장의 질병관리와 위생, 산업동물 임상교육에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Q. 제2반려동물병원 신축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신축 동물병원의 설계작업이 완료됐다. 착공비용도 국가 예산으로 확보했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동물병원은 늘어난 임상교육과 진료수요에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 올해 착공하여 2016년 초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제2반려동물병원은 연면적 5,700㎡로 지하 2층, 지상 3층의 높이로 신축될 예정이다.

신축에 맞추어 소프트웨어적으로도 현대화된 선진 동물진료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러한 준비작업이 연속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 서강문 교수가 동물병원장을 계속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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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한국수의정책포럼에서의 김재홍 학장
김재홍 학장은 한국수의정책포럼 상임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Q. 서울대 수의대의 지난 집행부는 세계 일류의 수의과대학을 목표로 VISION 2020을 설정했다. AVMA 인증 예비실사, 교육과정 개선, 산업동물 임상교육 기반시설 확충 등의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도 이 비젼은 유지되나.

물론 유지된다. 장기적인 비전을 자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 VISION 2020 각 분야의 진척상황 하나하나를 점검해보지는 못했다. 당장 현안추진과 인수인계가 더 급한 상황이다. 신임 부학장 등 집행부가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생명공학연구동과 임상연수원 건립과 관련한 추가 예산 확보 문제도 있다.

급한 불을 끄고 나면 VISION 2020에 따른 세부 추진 계획을 차차 점검해볼 생각이다.

   

Q. 수의학 교육의 역량 설정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서울대 수의대 내부적으로 졸업생이 갖추도록 교육하는 역량이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이 부분은 AVMA 교육인증을 추진하면서 정립할 계획이다. AVMA가 요구하는 핵심이 바로 역량 중심의 교육, 성과 중심의 교육이다.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학생이 받아 적는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에 정말 변화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제대로 유도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요구된다.

AVMA 인증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류판동 전 학장을 인증추진단장으로 하여 실무적인 부분을 위임했다. 물론 학장으로서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인증 준비에는 교육과정의 개편이 필연적이다. 윤정희 전 부학장이 교육실장으로 연임하여 함께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 지난해 AVMA로부터 예비실사를 받아보니 지적사항이 적지 않았다. 각 임상과목별로 최소 3명의 교수는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적사항들 중 대부분은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반려동물병원과 산업동물임상연수원을 신축하면서 외형적인 임상교육환경도 곧 크게 개선될 것이다.

 

Q. 많은 수의과대학에서 교수진 확충이 절실하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할 정도로 어렵다고 들었다.

맞다. 어렵다. 하지만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AVMA 인증과 같이 교육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서울대학교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려면 꼭 필요하다. 한미 FTA 하에 수의사 면허 상호인증과도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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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진행된 AVMA 인증평가단의 예비실사

Q. AVMA 인증과도 연관되어 최근 몇 년간 서울대 수의대가 임상교육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는데,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임상교육과 비임상교육의 밸런스를 합리적으로 맞춰나가야 한다.

임상교육을 강화하는 기본 기조를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교육은 지속적으로 보강해나갈 것이다. 이는 AVMA 인증 추진과도 연계된 부분이다.

하지만 졸업생 대부분이 임상에 종사하는 미국과 임상수의사가 40% 이하에 그치는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나머지 60%의 수의사는 정부기관이나 관련 업계, 연구 등에 다양하게 종사한다.

40% 임상에만 맞추어 교육하면 나머지 60%의 분야에서 수의사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상 외의 관련 업계에서 요구하는 교육을 하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다. 임상을 하지 않을 생각인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아예 임상교육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임상역량의 기본은 갖추되 비임상분야를 보충하는 커리큘럼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도 본과 4학년 로테이션 중 심화교육과정에서는 비임상 분야를 원하는 학생들이 임상로테이션이 아닌 다른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윤정희 교육실장이 이러한 부분을 개선했지만, 워낙 임상교육에 치우친다는 인상을 주다 보니 아직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라가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Q. 마지막으로 데일리벳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서울대 수의대에 계신 43분들의 교수님들이 한 분 한 분 개인역량은 뛰어나지만, 하나로 결집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잠재한 갈등요소를 해소하면서 전 교직원이 마음을 맞춰 수의대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싶다.

수의과대학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도 노력하고자 한다. 결국 대학의 수요자는 학생이다. 하지만 서울대 수의대가 실시하고 있는 졸업생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만족도가 낮다.

직접 학생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요구사항을 듣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서울대 수의대가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틀을 닦고자 한다. 수의 관련 업계와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많은 협조와 조언을 부탁드린다.

[인터뷰]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학장 `글로벌 수의대로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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