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수의대, 리옹 수의과대학 및 브뤼셀 자유대학과 협업체계 구축
협업체계 구축 통해 국내 벡터 매개 연구 및 방역전략 수립 추진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유대성 교수(수의공중보건학교실)와 정복기 교수(수의미생물학교실)가 지난 4월 5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와 벨기에를 방문해 벡터 매개 가축전염병에 대한 유럽의 대응 체계를 현장에서 직접 조사하고 돌아왔다.
이번 출장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고위험동물감염병 대응 기술 사업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과제는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과 블루텅병(Bluetongue, BT)을 중심으로 한 선진 방역 사례, 백신 정책, 실험실 진단체계 등을 비교·분석하고, 주요 가축전염병 대응 기술(역학 및 유전자 분석)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신종 가축전염병 대응 체계의 고도화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프랑스 리옹 수의과대학 및 INREA: 백신 자율화와 벡터 확산 모델의 과학적 적용
프랑스에서는 리옹에 위치한 리옹 수의과대학과 INRAE(French National Research Institute for Agriculture, Food and Environment) 기관을 방문했다. 리옹 수의과대학은 18세기에 설립된 전 세계 최초의 수의과대학으로 유럽 수의학의 중심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지 면담에서 블루텅병 방역 정책의 변화가 주목됐다. 과거에는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백신 접종이 의무화되었으나, 혈청형의 다양성과 농장주들의 반발로 인해 현재는 자율 접종 체계로 전환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는 법적 방역 개입보다는 농장 단위의 자율 예찰 및 진단에 의존하고 있으며, 민간 진단기관의 검사 결과를 통해 수의 당국에 통보하는 수동예찰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INRAE의 Guillume 박사(수의역학 전공)는 최근 프랑스에 유행 중인 epizootic hemorrhagic disease에 주요 전파 매개체인 등에모기의 확산을 예측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과 속도, 지역별 환경 조건 등을 반영한 벡터 확산 전파 예측 모델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 모델은 가축전염병이 공기나 벡터에 의해 어떻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향후 국내에서 AI 및 환경데이터를 활용한 유사한 예측 시스템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남대 연구진과 프랑스 연구진은 벡터 매개 가축전염병에 대한 확산 예측을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벨기에 국립 자유대학: 질병 발생의 유전자 및 공간 통합 분석 기술
두 교수는 프랑스에 이어 브뤼셀 소재의 벨기에 국립 브뤼셀 자유대학교를 방문했다. 다양한 가축전염병을 포함한 감염 병원체 유전자 및 발생에 대한 공간 분석을 통해 유수의 저명한 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게재하는 곳이다. DNA 바이러스와 같이 유전자 변이가 적은 질병의 유입 및 전파 경로를 파악하고, 유전자 변이 정도를 통해 실제 감염 규모를 파악한다.
이런 능력은 향후 럼피스킨 유입 경로 파악을 통한 주요 위험지역 방역 관리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두 기관은 서로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복기 교수는 “이번 유럽 출장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한 정책 차이가 아니라 질병에 대한 이해와 관리 수준, 예찰 시스템의 과학적 기반, 백신 품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체계의 정교함이었다”며 “이러한 구조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도입하여 장기적인 방역전략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대성 교수는 “EU 국가들의 통합적 접근 방식과 진단 실험실과의 연계 체계는 수의과학 교육 및 정책연구 측면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다”며 “향후 국내 연구자들과 함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교류와 최신 기술 도입 등 협업체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신종 가축전염병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 수립 과정에도 자문 및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