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수의사에게 필요한 태도는? 대동물·소동물임상 진로 탐색한 전남대
백두동물병원 윤창진 원장, 나라동물병원 최홍선 원장 초청 강연 진행

8일(월) 전남대학교동물병원 박남용홀에서 전남대 수의대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 열렸다. 특강에서는 백두동물병원의 윤창진 원장과 나라동물병원의 최홍선 원장이 연자로 나섰다.
경북 김천에서 백두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윤창진 원장은 젖소 농장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번식 검진, 임신 감정, 체형 및 영양 상태 점검, 한우 수정란 이식 프로그램 등을 수행한다.
그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암소 난소 불활화(Ovarian Inactivation) 시술에 대해 강연했다. 난소 불활화 방법으로는 옆구리를 절개해 난소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과 특수 기구를 질 안으로 삽입하는 경질(Transvaginal) 방식을 소개했다. 윤 원장은 “난소 불활화는 단순히 발정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비육 기간 단축과 등급 하락 방지, 생산성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는 실용적인 기술”이라고 전했다.
하루 100kg 이상의 우유를 생산하는 고능력 젖소들이 늘면서 영양·번식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특히 60개월 이상 노령 암소는 발정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빠르게 비육하는 것이 농가 경제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게 윤 원장의 설명이었다.

윤창진 원장에 이어, 1인 동물병원인 분당 나라동물병원의 최홍선 원장이 강의했다. 최 원장은 강아지 후지 파행의 감별 진단 과정과 기본적인 X-ray 판독 원리를 소개하고, 임상 수의사에게 요구되는 ‘진단적 사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슬개골 탈구 등 정형외과 질환을 예로 들며 “질환 자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상 뒤에 숨어 있는 구조적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 슬개골탈구와 전완골 골절 등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임상 수의사의 태도와 사고방식’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동물병원 운영도 사업이기 때문에 수의사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동시에 강한 서비스 마인드도 갖춰야 한다”며 “보호자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어떤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료 방향을 결정할 때는 치료 효과, 비용, 예후 등과 동시에 보호자가 느낄 부담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생 실습의 목적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최홍선 원장은 “병원 실습에서 신기한 케이스를 보려는 것보다 ‘내가 저 원장님의 삶을 살 수 있을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나와 맞지 않으면 과감히 방향을 바꿀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수의사의 필수 역량으로 자기 객관화 능력을 꼽으며 “임상은 모든 사람에게 맞는 길이 아니다. 자신의 성향과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임상 공부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도 필요하다”며, 경제·인문학 공부를 추천했다.
최 원장은 강연 말미에서 “자부심을 갖고 진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라. 그리고 실습을 통해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찾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