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생 10명 중 3명이 심각한 우울·불안·스트레스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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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의과대학 재학생의 30% 이상이 우울, 불안, 높은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 건국대 수의대 남상섭 교수팀은 ‘한국 수의과대학생의 우울, 불안, 스트레스 요인’에 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수의교육학회지(JVME)에 발표했다. 한국 수의대생의 스트레스 요인과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수의대생 우울·불안, 미국 수의대 1학년 재학생과 비슷하고 일반인보단 높다

학업, 시험, 진로, 학비..스트레스 요인 다양

연구진은 2018년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조사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스트레스 척도를 조사하는 DASS-21 질문지를 활용했다.

설문참여자 1,063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수의과대학 재학생 10명 중 3~4명이 심각한 수준의 우울(depression), 불안(anxiety), 스트레스(stress)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한국 수의대생들이 보인 우울·불안 정도는 미국 수의대 1학년 재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반인들보다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업과 연관된 스트레스 요인을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학업량’에 자주 또는 거의 언제나 노출된다고 응답한 학생은 89.2%에 달했다. 빈번한 시험(82%), 시험 탈락에 대한 두려움(69.1%), 너무 많은 강의(65.7%)가 뒤를 이었다.

실습, 인간관계, 커리어, 환경적인 스트레스 요인도 다수 관찰됐다.

다수의 학생들이 임상실습 과정에서 동물을 다치게 할 것 같다는 두려움(68%), 미래 진로 선택의 어려움(69.2%), 미래 진로에 대한 정보 부족(76.7%), 가족에 가하는 경제적 부담(63.8%)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연구진은 “경제위기 이후로 커리어 계획은 한국 학생들이 겪는 최대의 스트레스 요인”이라며 “E-포트폴리오와 같은 자기주도형 학습지원시스템을 통해 수의대생들이 전문직으로의 수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순히 커리어 관련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는 학생들의 불안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량에 치여 자기를 돌아볼 시간은 없는데 정보만 많으면 오히려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의대 교과 개선하면 학생 스트레스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이제껏 수의과대학은 학생의 스트레스 관리를 개인문제로 치부해왔지만, 수의학교육 커리큘럼과 교육기술을 개선하면 구조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

이는 본과 1~2학년 재학생들이 다른 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본과 1학년에서 갑자기 증가하는 학업량이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초수의학 과목 일부를 예과에 편성하고 본과 초반부 커리큘럼을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수의과대학도 일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로 한국 수의대생들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수의대생의 정신적·심리적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스트레스 요인 대응을 지원하는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음달 초 국제학술지 수의교육학회지(JVME) 온라인판에 게재될 예정이다.

수의대생 10명 중 3명이 심각한 우울·불안·스트레스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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