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별 분리된 수의전문의 도입 움직임‥협회 차원 우산조직 필요

일선 수의사 신뢰 받으려면 가이드 필요..임상수의사 양성 위한 전공의 프로그램 요구돼

등록 : 2020.07.28 13:43:24   수정 : 2020.07.28 13:43:3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24일 한수협 심포지움에서 학부교육·국가시험 개편과 함께
전문의 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진료과목별로 분리된 국내 수의전문의 도입에 협회 차원의 우산조직과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회장 서강문)가 23일과 24일 양일간 쏠비치 삼척 리조트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전문의 제도와 국가시험 개편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빠지지 않았다.

서강문 회장은 “현재는 ‘인증의’ 형태의 제도를 각 진료분과별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후죽순으로 진행되다 보니 일선 임상수의사들 사이에서는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문의 도입 과정에서 설립전문의(founder)·디팩토전문의(de facto) 선정을 두고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문의가 배출되면 전문의 제도가 없던 시절에 개원한 기존 임상수의사와 차별화가 불가피한 만큼 ‘전문의라는 자격을 가질 만 한가’를 두고 기존 임상수의사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를 위해 각 진료과목별 학회나 교수협의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문의 도입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우산조직(Umbrella body)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강문 회장은 “전문의 도입 과정은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굉장히 크다. 우산조직을 통한 가이드가 없다 보니 수의사 사회 내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진료과의 전문의 도입형태가 일선 수의사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우산조직을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의 제도 도입이 임상수의사 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도 지목된다.

살아 있는 동물을 활용한 학부생 임상실습이 열악한 예산과 각종 규제, 동물복지 논란으로 인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수련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전공의 프로그램의 부재를 대체하던 기존 임상과목 대학원 체계도 대학원생 급여 문제로 인해 개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상원 건국대 교수는 “건국대 동물병원은 열정페이 문제가 불거지며 진료수의사 공채 형태로 전환했다. 임상을 배우러 온 대학원생도 진료수의사 TO가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문의제도에 기반한 전공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임상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와 전문의, 임상전담교원 등의 확충을 통해 대학동물병원의 진료역량이 확대되면, 수의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임상교육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법제화, 정부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대한수의사회 정책연구를 거쳐 오영훈 의원이 ‘전문수의사’를 명시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별다른 추가 논의없이 제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기창 한국수의교육학회장은 “의사의 전문의 제도는 사회가 필요로 하니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형태로 도입됐지만, 수의사에게는 동물보호법 규제는 요구하면서 양성을 위한 지원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