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22마리, 철창에서 나와 태평양 건넌다

동물자유연대 ‘사육곰 22마리 구조해 미국 생추어리로 보낸다’

등록 : 2020.07.02 10:40:14   수정 : 2020.07.02 10:40:1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웅담 채취용으로 기르는 사육곰 22마리가 미국 생추어리로 이송될 전망이다.

22마리는 현재 남아 있는 사육곰의 5%에 달하는 규모인데, 민간 동물보호단체가 사육곰을 구조해 해외 생추어리로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사육곰 이주계획을 발표한 동물자유연대는 “정부가 사육곰 문제의 책임을 지고 생추어리 건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농가를 설득해 구조하기로 합의 한 사육곰 22마리를 내년까지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주시킬 계획이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재 미국내 수입허가 절차를 위한 국내 서류 작업을 마치고 TWAS가 현지에서 수입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ITES 1급 수출입 절차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허가가 나오면 국내 수출허가와 검역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입허가에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2021년 이주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사육곰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사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대 정부 주도로 시작된 웅담채취용 곰 사육 산업은 1993년 한국이 CITES에 가입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2014년부터 3년여간 전국 사육곰을 대상으로 중성화 사업을 벌여 더 이상 개체수가 늘어나지는 않게 됐다.

중성화사업 이후 정부는 사육곰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있다. 10년령이 넘으면 웅담채취목적으로 도축할 수 있는 만큼, 번식만 안된다면 곰사육 종식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동물보호단체들은 웅담 수요가 감소해 10년령 이상의 곰들도 계속 사육되고 있는만큼, 열악한 사육환경 속에서 곰들이 죽기를 기다리기 보다 구조 후 생추어리 이주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22마리는 국내 사육곰의 약 5%에 해당한다. 국내에는 중대형 포유류를 위한 보호공간이 없어 해외 생추어리로 이주하지만, 나머지 95%의 사육곰은 국내 생추어리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채일택 정책팀장은 “환경부에서 계획 중인 몰수동물 보호시설은 또 다른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라며 “농가 전·폐업 지원을 통한 산업 종식과 생츄어리 건립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향후 생추어리 이주 과정을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