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기동물 발생은 동물병원 진료비 때문인가―엄밀한 데이터:양이삭

등록 : 2020.06.22 11:17:07   수정 : 2020.06.22 14:03:24 데일리벳 관리자

최근 게재된 데일리벳의 사설, [유기동물 문제를 동물병원 진료비 탓으로 돌리지 말라] (http://www.dailyvet.co.kr/news/132642)는 유기동물 발생 관련 통계상 절대다수가 7년령 이하의 어린 동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확한 근거 없이 정부기관의 공식 보고서에까지 ‘반려동물 치료비용 부담으로 유기동물이 증가한다’는 언설이 등장한 데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동물진료비나 유기동물 보호/관리 정책에 대한 의견은 시민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할 수 있으나, 사회 현안을 바람직한 방식으로 논의하고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현황 파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수의계에서도 3년 전 통계를 간접 인용해야 하는 등 현행화된 데이터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졌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https://www.animal.go.kr/)의 유기동물 공고 데이터를 직접 추출하고 분석하는 간단한 응용프로그램을 작성했다. 그리고 2020년 1/4분기까지의 유기동물(유기견) 발생현황과 입소 동물의 건강상태에 대한 키워드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1. 2017년 이후 발생한 유기견의 (추정)연령대 분포는 어땠나

2017년 1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30만 5천여두의 유기견이 발생했으며, 전체적인 연령 분포는 2017년 분석결과와 유사하다.

전체 유기견의 50% 이상은 1년령 이하의 어린 개체이며, 중증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5년령 초과 유기견은 전체의 10%에 그쳤다.

2. 버려진 반려동물은 진료비 부담이 우려될 정도로 나쁜 상태였나

유기동물의 (추정) 나이대 이외에도 건강상태의 분포를 정량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바로 관할기관 담당자가 직접 입력하는 유기동물의 ‘특징’ 항목이다.

아래 사진과 같이,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는 동물의 특징을 기재할 수 있는 항목이 있는데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 ‘건강상태 불량’, ‘컨디션 나쁨’, ‘기침 증상’ 등 코멘트를 기재해둔다.

그렇다면 전체 유기동물 데이터셋에서 건강상태의 불량을 암시하는 키워드를 포함하는 경우의 비율은 얼마나 되었을까?

* ‘특징’에 기재된 문자열이 9개의 키워드 (불량, 파행, 감염, 나쁨, 사고, 골절, 질환, 다침, 병) 중 어느 하나라도 포함하면 건강상태 불량으로 판정

위와 같이, 담당자의 코멘트를 근거로 보더라도 유기동물의 절대다수는 어리고 건강한 개체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유기견 발생 두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건강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난 유기견의 비율은 오히려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유기동물 발생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이 적어도 개별 반려견의 건강상태 악화 때문은 아니라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유기동물 문제는 누구에게나 감성적으로 안타깝게 다가오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는 이성적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 : 유기동물 데이터 가운데 담당자의 오기재(예를 들어 출생추정연도를 누락하거나, 숫자가 아닌 ‘한 살’ 등으로 입력하거나, 20190 등 존재할 수 없는 수치를 입력한 경우) 등으로 인해 분석이 불가능한 데이터가 드물게 발견된다. 이 경우 전처리 과정에서 해당 데이터를 제외하기 때문에 전산상 통계량과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