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 콩그레스가 6월 24일(수) 서울대 수의대에서 막을 올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공동 주최한 이번 콩그레스는 26일(금)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1969년 학회 창립 후 아시아에서 첫 개최
다학제적 연구로 확장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WAHAH, The 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Animal Health)는 1969년 독일 하노버에서 세계수의역사학회(WAHVM)로 출범했다.
수의역사학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학회는 1976년 세계수의사회(WVA)의 정식 회원 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1993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총회를 거치며 국가별 수의역사학회들의 연합체로 구조를 재편했다.
유럽에서 주로 열리던 학회는 21세기 들어 미주 대륙(미국·멕시코)과 아프리카(남아공)로도 개최지를 넓혔다. 아시아에서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의역사학은 국내 수의사들에게도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학회는 수의역사학 교육이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을 넘어 현대 수의사에게도 요구되는 학문적 태도와 윤리적 감수성, 사회적 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학제적인 확장도 강조한다. 학회는 전차 대회인 2024년 프랑스 리옹 총회에서 현재의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대에 이르러 수의학의 역사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고고학, 철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과 교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의학 자체의 역사뿐만 아니라 인간-동물 관계, 동물복지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고 원헬스(One Health)와 인수공통감염병에도 역사적 통찰을 더한다.
26일(금)까지 사흘간 이어질 이번 콩그레스도 ‘동물보건을 위한 과학과 정책의 역사’를 주제로 수의역사학은 물론 동물윤리, 동물질병 정책 등을 다룰 다양한 세션으로 구성됐다.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 앨리슨 스키퍼 회장은 “2년마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수의학과 동물보건 그리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협력해 온 역사에 대한 학술적 통찰을 공유하고 있다”며 다소 낯선 아시아의 수의역사학에 대한 통찰을 접하게 될 이번 학회에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대 천명선 교수와 함께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은 농림축산검역본부 강순례 기획조정과장은 “1969년 학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특별한 행사”라며 “서구 중심으로 발전해 온 수의역사학 연구의 토대 위에 아시아의 경험과 역사적 자원을 더하여 연구의 지평을 넓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역본부가 1세기 넘게 한국의 수의학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발전시켜 오며, 동물보건 분야의 국제 협력을 이끌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이준정 교육부총장 겸 대학원장은 고고학자로서 학회에 깊은 관심을 전했다. 이 부총장은 “고고학자로서 인간 사회가 동물과 어떻게 공존하며, 의존하고, 표현하고, 기억해왔는지 오랜 기간 관심을 가져왔다”며 “천명선 교수를 비롯한 동료 교수와 함께 인간동물학 논의에 참여하며, 수의학이 인문학·사회학·역사학·문학·고고학·윤리학과 만날 때 만들어지는 깊이를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보건의 역사는 단순히 수의학의 역사가 아닌 인간 사회의 공중보건, 농업, 식량 체계와 반려동물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식, 정책, 임상이 어떻게 인간과 동물이 함께 직면한 도전을 해결했는지 탐구하는 일”이라고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