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반려견 심장병과 관련된 통상적인 개념을 깨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받고 있다.
반려견 MMVD 환자에서 이뇨제 투여 후 심장 크기가 빠르게 감소하면 장기 예후도 좋을 것이라고 알려졌었지만, 후향적 분석 결과 그렇지 않았다.
MMVD C, D 등급 환자 50마리 후향적 분석
“이뇨제 치료 후 단기적인 심장 초음파 지표 감소는 장기 생존율과 직접적인 관련 없어”
이번 논문은 광주24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중증내과센터 박신욱 센터장(내과과장)과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유경호 원장,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노웅빈·이창민 교수팀 등이 함께 보고했다.
논문은 최근 수의학 분야 SCIE 저널인 Veterinary Quarterly에 게재됐다(Prognostic relevance of short-term changes in body weight, renal indices, and echocardiographic variables after intravenous diuretic therapy in dogs with 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 hospitalized for pulmonary edema).
연구진은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수집된 의료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분류 기준에 따른 점액종성 승모판막질환(MMVD) C단계, D단계이면서 폐수종으로 입원한 반려견 50마리가 분석 대상에 포함됐는데, 31마리는 첫 번째 심부전 발생이었고, 19마리는 이미 경구 이뇨제를 복용 중인 상태에서 심부전이 악화된 ‘재발’ 환자였다.
연구진은 이뇨제의 정맥 투여 전후로 환자들의 체중, 심초음파 지표(LA/Ao, LVIDDN, E peak 등), 신장 지표(BUN, Creatinine 등)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뇨제 투여 이후, 체중, 심장초음파 지표들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다(P < 0.005).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환자의 장기 생존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사람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며, 단기적인 혈역학적 개선이 질병의 근본적인 중증도나 심근의 퇴행성 변화를 역전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기존에서는 정맥 이뇨제 투여 후 심장 크기가 빠르게 감소하는 환자일수록 장기적인 예후도 좋을 것이라는 가설이 널리 받아들여져 왔지만, 이번 후향적 분석 결과는 이러한 통념과는 다른 결론을 제시했다”며 “입원 기간 동안 관찰되는 심장 크기 감소는 실제로는 체내에 축적된 체액이 빠지면서 나타나는 ‘울혈 해소’ 상태를 반영할 뿐, 장기 생존 기간과는 유의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장기 생존율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입원 전 경구 이뇨제 복용 이력’이었다.
전체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MST)은 384일이었으나, 첫 발생군(기존 이뇨제 무투약군)의 평균 생존 기간은 459일(399~519일)이었고, 재발군(기존 이뇨제 투약군)은 194일(0~236일)이었다. 이뇨제 복용 이력에 따라 현저한 생존기간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미 이뇨제를 복용하고 있던 만성심부전 환자의 경우, 입원 치료를 통해 심장 크기나 수치가 일시적으로 개선되더라도 장기적인 예후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울혈성심부전 환자에서 단기적인 수치 변화만으로 예후를 판단하기보다 약물 복용 이력과 질환의 진행 정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광주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중증내과센터 박신욱 센터장은 이번 연구뿐만 아니라 소동물 심장질환 분야에서 지속적인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만 심장질환 관련 연구로 Veterinary Quarterly 오리지널 논문 2편과 Irish Veterinary Journal 케이스 리포트 1편을 발표했으며, 현재도 SCIE 논문 2편 게재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서 반려견 심장질환 포스터 발표도 한다.
박신욱 내과과장은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의문들이 자연스럽게 연구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도 임상 수의사들이 실제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가 단순히 논문 발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과적 접근법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광주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는 연구 성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병원 측은 “기존 이뇨제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인 중증 울혈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투석 장비를 활용한 울혈 완화 치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고, 중증 심부전 및 호흡부전 환자를 위한 인공호흡기 기반 치료 환경 도입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성현 원장은 “광주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는 지역 임상 현장에서 축적된 진료 경험을 연구로 연결하고, 그 연구 성과를 다시 환자 치료에 환류하는 구조를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정교한 진단과 예후 평가, 중증 환자를 위한 치료 환경 고도화를 통해 지역 보호자들에게 한 단계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