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영양학회, 심화 세미나에서 반려동물 영양학 최신 트렌드를 말하다
최근 연구를 반영한 영양학 트렌드 살펴보기를 주제로 4개 강의 진행

한국수의영양학회(KSVN, 회장 양철호, 사진)가 11일(일) SETEC 컨벤션홀에서 2025 한국수의영양학회 심화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연구를 반영한 영양학 트렌드 살펴보기’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화세미나에서는 김미령 원장, 정우준 원장, 이윤경 원장, 강민희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한 심화세미나에 맞게 다양한 수의영양학 관련 최신 논문이 소개됐다.

고양이에서 인 섭취와 신장 건강
이승진동물의료센터 마이캣클리닉 김미령 원장은 고양이에서의 ‘인’ 식이에 집중했다. 김 원장은 일반적인 인 식이의 특징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FGF-23 수치와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김 원장은 “개와 달리 고양이는 식이에서 인 함량에 따른 최소, 최대 적정 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다양한 최신 연구 자료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사료들을 토대로, 고양이에서 식이 인과 신장 건강, 무기인의 장기 급여가 고양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 고양이 사료에서 인의 함량과 칼슘:인 비율, 초기 단계 CKD 고양이에서 저인식이 처방의 문제점 등을 소개했다.
김미령 원장은 “환자의 체중, 질환 단계와 더불어 사료, 칼슘-인 비율에 따른 변화를 충분히 모니터링하며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식이를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병증에서 임상영양학적 계획 수립의 중요성
라파동물병원 정우준 원장은 ‘다양한 합병증을 가진 고양이에서의 질환별 영양학적 접근 및 관리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원장은 “단순한 질병이 아닌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질병끼리의 호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질병에 대한 영양학적 치료가 상충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준 원장은 단계를 나눠 영양학적 접근 이후 각 질병에 대한 wish list를 작성하고, 호환성을 평가한 뒤에 적절한 식이를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다양한 합병증 환자의 실제 증례에서 단계에 따라 식이를 선택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영양제의 적절한 활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의 신경계 및 종양 질환에서 케토제닉 식이의 적용 가능성
동물병원 다움 이윤경 원장은 ‘개의 케토제닉 식이 : 신경계 및 종양 질환에서의 적용과 가능성’을 주제로 강의했다.
케토제닉 식이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높인 일명 ‘저탄고지’ 식이를 뜻한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인기를 끈 이후 수의학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케토제닉 식이의 핵심은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여 전신적 경련과 항암제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해외에는 MCT오일이 함유된 다양한 사료가 있지만, 국내에는 한 처방식 제품만 출시된 상황이다.
루게릭병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및 뇌전증에서의 치료는 어느 정도 증례가 있지만, 항암 분야에서는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고, 증례가 적은 것은 한계점이다.
이 원장은 “추후 반려동물에서 더 활발한 연구를 통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소개해 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당뇨 관리의 영양학적 연구에 대한 Short Talk
장안대학교 강민희 교수는 최근 열린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당뇨의 최신 연구 경향을 공유했다. ‘2025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은 4월 15~16일 양일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렸으며, 전 세계 70개국에서 300여 명의 영양학 전문 수의사들이 모였다.
강민희 교수는 비만 개체의 당뇨 발생 확률이 높다며,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또한, 당뇨 환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당뇨 처방사료를 급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환자의 개체 특성과 병발질환은 물론, 체중 조절을 통한 BCS 수치 감소, 보호자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와 췌장염, 혹은 당뇨와 CKD(만성신장질환)를 가진 환자에게는 당뇨 처방식보다 다른 질환을 컨트롤하는 처방식 급여가 더 우선시 된다.
혈당강하제인 SGLT-2 inhibitor에 관해서도 설명한 강민희 교수는 “당뇨 관리에 공식처럼 정해진 것은 없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기호성, 보호자의 스케줄까지 고려한 식이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강원대 수의대 박수현 학생(본4)은 ”막연히 알고 있던 내용을 최신 논문을 근거로 공부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반영한 맞춤형 반려동물 펫푸드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이를 적극적으로 진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수의영양학회는 수의사·수의대생 심화 세미나와 동시에 반려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영양교실(반려묘편)’도 진행했다. “반려묘 영양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열린 이날 영양교실에서는 수의영양학회 소속 수의사들이 강사로 나서 ‘홈메이드 펫푸드’, ‘반려묘 영양’, ‘고양이 유산균’, ‘고양이 체중관리’를 주제로 강의했다.
심화 세미나와 반려동물 영양교실(반려묘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한국수의영양학회는 오는 11월 23일(일) SETEC 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어승현 기자 ecc0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