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호주 고양이 전문가 Richard Gowan·Amy Lingard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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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일) 서울특별시수의사회(회장 손은필) 2014년도 제 6차 연수교육과 15일(일) 한국고양이수의사회(회장 김재영)의 나이트 미팅 강의를 위해 두 명의 고양이 전문가가 호주에서 입국했습니다.

바로 리처드 고완(Richard Gowan) 수의사와 에이미 린가드(Amy Lingard)수의사가 그 주인공 입니다. 두 명의 수의사는 호주 멜버른의 ‘The Cat Clinic’이라는 고양이만 진료 보는 동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두 수의사 모두 Australian College of Vet Scientists in Feline Medicine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 중 에이미 린가드 수의사는 호주 고양이 전문의이기도 합니다.

데일리벳에서 리처드 고완 수의사와 에이미 린가드 수의사를 만나, 호주 수의계, 고양이 전문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특히 리처드 고완 수의사는 매우 유쾌하고 농담을 잘하는 분이라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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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에이미 린가드와 리처드 고완 수의사.

Q. 한국은 처음인가?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우 춥다는 인상을 받았다(웃음). 호주는 지금 여름인데, 한국은 겨울이다.

강의를 하고, 한국의 로컬 동물병원도 방문해보고 했는데, 한국 수의사들에게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 질문 수준도 아주 높았으며, 인상적이었다.

 

Q. 수의사가 된 계기가 있다면?

돈 때문이다(웃음). 농담이고,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사가 됐다. 특히 동물을 키우게 되면서 더더욱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

15년 전에 무릎을 크게 다쳐서 수술을 했는데, 그 뒤로 개를 들기 어려웠다. 고양이 진료만 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거였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고양이 크기의 작은 개들이 많더라. 언젠가 한국에서 임상을 해봐야겠다(웃음).

 

Q. 호주 수의사는 몇 명인가? 호주의 임상환경이 한국보다 좋다는 의견도 많은데.

1년에 약 950명 정도 졸업생이 배출된다. 수의과대학은 7개가 있고, 몇 개 대학은 졸업 후 4년제, 몇 개 대학은 5년제다. 동물병원은 소동물병원 기준으로 약 4천개 정도 되는 것 같다.

호주에서는 꼭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병원을 방문을 하지 않는다. 예방하러도 많이 온다. 또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 동물병원을 보면 물건을 많이 팔고, 미용을 많이 하더라.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호주에서는 프로페셔널한 서비스에 대해 높은 요금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의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많은 돈을 들여서 공부했는데 페이가 적으면 화난다. 졸업하고 수의사가 되는데 돈이 많이 든다(웃음).

또 전문의 제도가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전문의는 소동물, 대동물, 행동학, 면역학, 병리학 등 다양하게 있다. 총 15개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더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국의 로컬 동물병원 2곳을 방문했었는데, 한국 동물병원은 매우 빠르게 발전한 것 같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장비는 비슷하다. 같은 회사 장비를 쓴다. 예를 들어 초음파는 한국제품을 쓴다. 나는 TV도 한국제품을 사용한다(웃음).

 

Q. 고양이 전문의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또 현재 고양이 전문의는 총 몇 명이 있는가?

호주나 뉴질랜드의 수의과대학 졸업 후 2~3년의 트레이닝 과정(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다음에 펠로우십을 하고 시험을 봐서 전문의가 된다. 전문의 되기가 매우 어렵다. 7~8년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호주 고양이 전문의는 총 13명이 있다. 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학생도 학교에 1명 정도 밖에 없다. 반면 ACVS in Feline Medicine 멤버는 130~140명 정도 된다. 일반의들은 멤버십에만 참가하는 정도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임상에 적용할 수 있다.

고양이 전문의 제도는 미국과 호주에 있다. 유럽에도 있었는데, 2~3년 전에 없어진 걸로 안다. 미국 고양이 전문의는 약 10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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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수의사가 근무하는 The Cat Clinic 홈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 www.catdoctor.com.au)

Q. 현재 근무 하는 병원에서는 고양이 진료만 보는가?

그렇다. 고양이 진료만 본다. 병원 이름도 ‘The Cat Clinic’이다. 개는 받지 않는다. 제너럴 이긴 하지만, 주변 병원으로부터 리퍼도 조금 받는다.

하루에 30~40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방문할 정도로 매우 바쁘다.

진료 케이스는 외과질환부터 당뇨, 만성콩팥병, 행동문제 등 정말 다양하다. 고양이만 진료 보는 병원은 우리 말고도 호주에 더 있다. 시드니에만 3개, 브리즈번에도 3개 있다. 멜버른에는 1개가 있으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Q. 고양이 전문가로서 한국 수의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에도 KSFM(한국고양이수의사회)이 있다. 꼭 전문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먼저 협회 회원이 되어 교육을 받고 더 실력을 쌓아 더 나은 수의사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뒤에 원하면 코스를 추가로 밟아서 전문의가 되면 된다.

전문의 제도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트레이닝 과정과 시험제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학교 교육도 중요하다. 한국 수의과대학에서 어떤 과정을 가르치는지 모르겠지만, ISFM(세계고양이수의사회) 회원이 되면 여러 가지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SFM은 또한 CFC(Cat Friendly Clinic, 고양이친화병원)에 대한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호주 각 지역까지 네트워크를 잘 연결시켜준다.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주신 로얄캐닌코리아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주).

 

 

 

[인터뷰]호주 고양이 전문가 Richard Gowan·Amy Lingard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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