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 PED 발생 현황과 국내 백신 개발 상황은˝―윤경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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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돈분야에서는 그 어느때 보다 PED(돼지유행성설사병)발생이 심각합니다. 미국은 PED 발생에 의해 양돈 산업이 거의 초토화됐으며, 국내에서도 PED에 의해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발생하던 PED 바이러스와 현재 PED 바이러스의 상이성이 발견되며 기존 백신에 대한 효능 논란도 크게 일어났고, 일부 양돈농가가 PED 백신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PED 백신이 개발되어 출시됐으며, 몇몇 국내 기업들도 PED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데일리벳에서 한국양돈수의사회 연례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오신 미국 아이오아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윤경진 교수(Vet Diagnostic & Production Animal Med)님을 만나, 미국 PED 발생 상황과 국내 백신 개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윤경진교수님

Q. 미국의 PED 발생 상황은 어떤가.

상황은 상당히 안좋다. 도축장으로 보내져야 하는 돼지 숫자와 실제 도축장으로 보내지는 돼지 숫자를 비교해 피해정도를 추측하고 있는데, 거의 틀린 것 같지는 않다. 폐사된 자돈 수가 7~8백만두 정도 된다.

미국 전체 50개 주 중에서 돼지 생산을 많이 한다는 주는 다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있는 아이오아주 역시 PED 발생 농가가 굉장히 많다. 전반적으로 돼지 숫자가 줄다 보니까 돈가가 올라가고, 결국 돼지고기를 먹는 소비자까지 부담이 가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올 여름을 기준으로 PED 발생이 피크를 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는 발생률이 많이 떨어졌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꼭 유지해야된다) 올 겨울은 숨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

Q. 미국내 PED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증명 못했다. 중국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거의 비슷해서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그래서 사료 원자재가 중국에서 오니까 그게 원인이었다라고 하는 추정이 있긴 했지만 증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미국에 어떻게 바이러스가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바이러스가 이렇게 빠르게 전파된 이유는 2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차량 등에 의한 전파다. 미국은 돼지 이동량이 엄청나게 많다. 평상시에도 주(state)에서 주로 이동되는 돼지 양이 매우 많기 때문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았다.

두 번째는 임상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배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었다. 보통 2주가 지나면 괜찮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 바이러스의 발생 양상을 보니 임상증상이 해결된 뒤에도 2주정도 더 분변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되더라. 이건 미국 수의사들도 잘 몰랐다. 개체 차이가 있지만 감염 후 4주 정도 바이러스를 배출한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분변 1ml에 1백만 이상의 바이러스가 검출될 정도로 바이러스가 분변으로 엄청나게 쏟아진다.

Q.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파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공기 전파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PED는 호흡기로 주로 전달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분변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분변이 굳으며 먼지 형태로 떠올라서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갈 수는 있다. 따라서 가까운 농장 사이는 바이러스 자체가 공기를 타고 전파될 수는 있을 것 같다. 물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공기를 통해 전파가 됐다는 증명은 없다.

Q. 우리나라는 현재 PED 백신을 두고 소송까지 일어났을 정도로 백신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우선 한국의 경우, 예전에 돌아다니던 바이러스와 현재 유행하는 PED 바이러스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염기서열 분석해보니, 기존에 발표된 PED 바이러스와 많게는 5~6%까지 차이가 있었다(벨기에에서 발생했던 과거 초기 바이러스와 5~6% 차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돌아다니던 PED 바이러스는 그 벨기에 유래 바이러스에 가까웠는데, 최근 바이러스는 다른 것 같다. 따라서 기존 백신을 사용하기보다는 교차방어 시험을 먼저 해봐야 한다. 기존 백신이 방어력을 보이는지 아닌지부터 파악을 해야 한다. 현재까지 정보로 봤을 때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기존 백신으로는 방어를 못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Q. 미국은 새로운 PED 백신이 빠르게 개발·출시됐는데.

미국도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피드백(인공감염)을 통해 그 다음부터 예방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한국도 인공감염 방법을 기존에 써왔다고 알고 있다.

이번의 경우 미국에서 PED 백신 개발이 빨랐는데,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양돈 생산자 협회에서 미 농무성에 “어느 회사가 됐던간에 간단한 시험이라도 해서 효능이 입증되면 나머지 데이터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허가를 해줘야한다”는 청원이 많았다. 해리스 백신의 경우 거대한 기업들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백신을 만들었다. 이후에 조에티스가 백신을 만들었는데, 이건 바이러스를 분리해서 ‘분리주’를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

결국 생산자들의 청원과 그 청원을 미국 농무성에서 잘 받아들여서 백신 개발이 빠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허가 조건을 낮춘 것은 아닌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데이터만 가지고 허가를 해준 것이다. 미국내에서도 드문 케이스였다. 계속적으로 상업화된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까지는 1-2개 백신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고, 현재 조건부로(최소한으로) 허가받은 백신들도 full license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백신을 수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업체가 개발하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개발 중인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기존 백신의 항원을 몇 배 강화해서 사용하자는 얘기도 있다.

항원의 양이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존 백신을 접종하면 항체가 잘 형성된다. 그럼 항원의 양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백신에 들어있는 백신주가 현재 한국에 돌아다니는 PED 바이러스와 맞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백신이 현재 돌아다니는 바이러스를 정말 막느냐? 라고 물어봤을 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생독백신 얘기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생독백신이 없다.

Q.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차단방역, 바이러스 인공감염 등으로 막아야겠다.

미국의 경우에도 항상 ‘전세계 최고의 차단방역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다가, 이번에 많은 걸 배웠다.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었지만 구멍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체 돈군에 면역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구멍이 뚫렸다.

그와 함께 차단방역 프로그램 준수정신(compliance)이 그 만큼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서도 방역 시스템을 하나씩 돌아보고 준수정신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교훈이 됐다.

수의사, 생산자, 학계, 산업계가 하나가 되어 여러 가지 토의를 하고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방법을 찾기 위해 매우 노력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한국도 그런식으로 관련된 분야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해결책을 찾아나가면 좋겠다.

 

[인터뷰] ˝미국 PED 발생 현황과 국내 백신 개발 상황은˝―윤경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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