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동물병원을 찾은 루마니아의 젊은 수의사를 만나다
오아시스정형외과신경외과동물병원 실습에서 만난 로레다나 수바 수의사
낯선 땅에서의 배움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환자를 위한다’는 마음은 같기에,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실습은 더 큰 울림을 남기곤 합니다.
지난 여름, 루마니아에서 온 한 수의학도가 수원에 위치한 오아시스정형외과신경외과동물병원(이하 오아시스동물병원)에서 약 3주간 실습을 진행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출신의 로레다나 수바(Loredana Maria Suba) 수의사입니다. 기자 역시 같은 병원에서 실습을 했던 인연으로 그녀를 만나, 한국에서의 실습 경험과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로레다나 수바입니다. 25살이고요, 루마니아의 티미쇼아라 출신입니다. 이번 여름에 루마니아의 ‘King Mihai I University of Life Sciences’의 수의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루마니아에서 한국에까지 실습을 오는 건 흔치 않은 듯합니다
저희 대학은 수의학 교육 유럽 공인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EU의 학생 교환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Erasmus) 프로그램’을 통해 저 같은 학생들이 여러 유럽 국가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그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아서요, 이번에는 제 스스로와 장학금, 그리고 가족의 도움으로 한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웃음).
하지만 유럽 내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거나 인턴십을 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입니다. 저는 더 많은 수의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한국을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수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젊은 수의학도들에게 정말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동물병원에서 실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 수의과대학에 갈지 고민할 때부터 온라인으로 오아시스동물병원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오아시스동물병원의 멋진 인테리어와 첨단 의료 기기에 대한 인터넷 기사였습니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진료는 제가 지금까지 본 수의학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보여주었고, 그런 병원에서 실습할 기회를 얻은 것은 저에게는 정말 꿈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오아시스동물병원 실습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인턴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전문적인 수의사들의 진료 접근법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여기며 따뜻하고 세심하게 대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환자의 병력을 이해하는 것은 병리학적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오아시스 차재관·정혜련 원장님과의 케이스 디스커션 경험도 더욱 뜻깊었습니다. 원장님들의 세심한 설명과 통찰에서 각자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은 열정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 등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원장님들께서 보호자와는 당연히 한국어로 대화하시지만, 그 와중에도 항상 제게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진료 과정에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정확히 언제 무엇이 필요한지 다른 선생님들만큼 알아차리긴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최대한 배려해 주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서울을 둘러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경하는 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음식도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원래 루마니아에서도 아시아 음식을 즐겨 먹었기 때문에 한국 음식이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이곳에서 훨씬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특히 수원과 서울을 모두 관광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이 도시들의 문화와 건축은 제가 이전까지 경험한 것보다 아주 특별했습니다. 점은 아름다운 궁궐과 같은 역사적 건축물이 현대적인 빌딩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서로 다른 두 시대가 한 곳에서 만나는 듯한 아주 재미있는 경치를 만들더라고요.

한국의 동물병원에서 느낀 루마니아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저는 수의학이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보다 상당히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루마니아에서의 수의 분야 전망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는데, 복잡한 케이스를 다룰 수 있는 전문적인 수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각 환자의 개별적인 요구를 존중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올바른 진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핵심 병태생리학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실습 같은 해외 인턴십의 진정한 가치는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서로 연결되어 아이디어와 지식을 나누고, 그로 인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특히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은 ‘돌봄(care)’의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환자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이 더 강조된다고 느꼈습니다. 원장님들이 매우 친절하고 환자를 정성스럽게 돌보시는 점이 좋았고, 테크니션 분들 역시 환자를 정말 사람이 입원한 것처럼 세심하게 보살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주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실습 경험이 본인의 가치관이나 진로에도 영향을 주었나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곳의 수의사 선생님들이 환자들을 세심하고 온화하게 대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점이 제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선생님들은 매우 꼼꼼하고 철저하셨습니다. 카테터를 삽입하는 작은 과정 하나조차도 대충하지 않고 세심하게 진행하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어떤 것도 가볍게 다루시지 않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병원 환경이 정말 청결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굉장히 깨끗했는데, 병원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오아시스동물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보여주신 세심한 보살핌과 따뜻한 배려를 제 일상적인 진료에도 녹여내고 싶습니다.

루마니아에서 공부하면서 관심있던 수의학 분야나 전공이 있나요?
저는 학업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심장학에 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제 멘토이신 플로린 시미즈(Dr. Florin Simiz)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어요. 심장학 같은 어려운 학문을 이해할 수 있게 차근차근 이끌어주셨죠.
교수님은 제 학위 논문의 지도교수이기도 하셨고, 그 논문 역시 제가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과입니다. 교수님은 독특한 강의법을 가지고 계신데, 주제를 깊이 있고 명확하게, 그러나 단순한 용어로 설명하셔서 이해가 훨씬 쉽죠. 이러한 교수님의 방식은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하고, 심장학의 탄탄한 기초를 쌓게 해주었습니다. 또 이후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훨씬 수월하게 해주었죠.
앞으로 심장학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싶지만,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분야에서 이렇게 든든하게 지원해주시는 분을 만난 것은 큰 축복이라 생각하며,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실습을 함께한 오아시스동물병원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팀의 일원으로 늘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신 병원 전체 스태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한국은 이분들 덕분에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차재관, 정혜련 원장님은 정말 훌륭한 전문가로, 이분들을 멘토로 모실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외국 학생들이 오아시스 동물병원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라며, 또 그래야 할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국 실습 경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요?
매일 특별했고, 아름다웠습니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