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욱 이안동물신경센터 센터장을 만나다

개원 20년 이안동물의학센터, 신경센터로 두 번째 도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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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영상의학 분야에 특화된 이안동물의학센터가 개원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주년이 된 올해 이안동물의학센터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바로 이안동물신경센터(Ian Animal Neurology Center)를 6월 10일에 정식 오픈하는 것입니다.

이안동물의학센터에서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마주한 질환은 신경계 질환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이안동물의학센터 의료진은 자연스럽게 신경학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깊어졌고, 이 분야를 더 깊이 탐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이안동물의학센터 이인 원장님은 “저희가 축적해 온 영상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신경학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고자 한다”며 “이미 많은 선배님들과 동료 수의사님들께서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계심을 잘 알고 있다. 저희 역시 이러한 흐름에 힘을 보태어, 신경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고 이 분야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생명에 희망을’이라는 저희의 미션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영상의학센터에 도전했던 것처럼 아직 미지의 영역인 신경센터에 도전한 이안동물의학센터! 국내 유일의 ‘영상센터+신경센터’로 영상검사부터 신경내과·외과까지 반려동물 신경질환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의뢰병원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영상검사 의뢰 케이스는 앞으로도 의뢰병원으로 반드시 돌려보내는 등 영상센터와 신경센터를 엄격하게 분리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안동물신경센터는 신경질환 진단 및 약물치료, 기저질환 연관성 평가, 만성신경계질환 관리 등을 담당할 ‘신경내과’와 뇌수술(뇌종양, 뇌수두증, 두개골 골절등)과 척추내시경 디스크 최초침습수술(ESS, Endoscopic Spine Surgery) 척수수술(IVDD, 종양, 척추기형 수술) 등을 시행할 ‘신경외과’로 구성됩니다.

특히, 신경내과는 과거 해마루동물병원을 이끌었던 김현욱 센터장이 맡았습니다. 김현욱 센터장님의 임상 복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약 4년 만에 임상으로 돌아온 이안동물신경센터 김현욱 센터장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이전에 하던 사업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올해 3월에 모든 정리가 마무리됐습니다. 사업을 2019년 1월에 시작했는데 거의 6년이 걸렸네요.

개인적으로는 자숙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반성도 했고, 신경 쓰지 못했던 몸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했죠. 건강검진도 받았고요. 다시 임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1994년 수의대에 입학하고, 1999년에 수의사가 된 뒤에 2000년 해마루동물병원을 개원해 쭉 운영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해마루동물병원에서 진료를 같이 봤었죠. 2년 정도 뒤부터 진료는 하지 않고 사업에 집중했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임상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실제 환자를 만나서 진단하고 치료하고, 또 환자가 회복되는 과정을 보는 게 수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런 보람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신경 분야를 전문적으로 봐야 해서, 신경 관련 서적과 논문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또 이안동물의학센터에서 촬영한 신경 케이스가 많은데요, 그 케이스들을 보면서 복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안을 받고 숙고를 많이 했습니다. 전반적인 내과 진료를 해야 할지, 특화 진료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신경 분야가 아직 수의영역에서 발전이 덜 되어 있잖아요? 정립되지 않고 구체화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합류를 결정했습니다.

신경계 관련 내과적인 부분은 다 맡게 됩니다. 발작이나 운동이상 환자가 가장 많을 것 같습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다학제 진료(Multidisciplinary care)를 위한 진료실을 꾸렸다는 점입니다. 내과, 외과, 영상, 임상병리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서 환자를 동시에 평가하고, 보호자와 함께 상담하며 진단 과정, 치료 계획을 같이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각 과별 수의사들이 라운드 테이블을 꾸려서 다같이 얘기하는 것이죠. 이런 형태는 국내 동물병원에서는 거의 없었던 시스템 같습니다.

보호자분들이 많은 질문을 가지고 내원할 텐데, 다학제 진료를 하면 각 전문 수의사 선생님들에게 바로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도 함께 논의하면서 더 빨리, 더 나은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선 뇌파검사(EEG, Electroncephalography)를 도입합니다. 뇌의 전기적 신호를 증폭해서 진단하는 장비인데요,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적인 활동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CT, MRI가 형태적인 이상을 평가한다면, 뇌파장비는 기능적인 이상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발작의 경우, 반려동물이 발작하는 모습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데, EEG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도 세팅 중입니다. 예를 들어, 닥스훈트에 특정 유전자 발현이 있으면 IVDD가 많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 UC Davis 수의과대학에서 관련 검사*를 하고 하는데, 실제로 검사를 의뢰해 보고 있습니다.

척추내시경 수술도 시행합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정형신경외과 박사이자 서울대동물병원 임상교수 출신이 이안동물신경센터 외과팀장으로 합류합니다. 단일공 척추내시경 수술에 자신 있는 수의사가 합류하는 만큼 IVDD 척추내시경 최초침습수술이 잘 수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편집자 주 : UC데이비스 수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 2017년 발표한 논문(FGF4 retrogene on CFA12 is responsible for chondrodystrophy and intervertebral disc disease in dogs)에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개의 연골이형성증과 IVDD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UC데이비스 수의유전학연구실(UC Davis Veterinary Genetics Laboratory)에서 관련 유전자 검사를 시행 중입니다. 반면, 해당 유전자 변이와 IVDD가 관련이 없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이안동물의학센터가 지난 20년간 영상센터를 성공적으로 잘 운영해 왔습니다. 이제 두 번째 발걸음으로 신경센터를 시작합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지지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신경학적 진료에 더 매진하며 관련된 연구를 하고, 수의 분야에서 신경 관련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김현욱 이안동물신경센터 센터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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