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34] 심장 특화 닥터서동물심장병원

경기도 일산 닥터서동물심장병원 서상일 원장을 만나다

등록 : 2022.06.11 07:09:31   수정 : 2022.06.11 08:52:31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사람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전문의 제도가 태동하고 있고,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과목을 특화한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심장 특화 ‘닥터서동물심장병원’의 서상일 원장입니다.

수의학 박사이자 미국수의사자격까지 보유한 서상일 원장은 ‘잘하는 전문 분야에 집중해서 높은 진료의 질을 유지하고 싶다’며 지난달 경기도 일산에 ‘닥터서동물심장병원’을 개원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서상일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왜 수의사가 되셨나요?

할아버지가 수의과대학 교수님이셔서 어릴 때부터 수의사라는 직업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졌습니다. 제 친누나도 수의사입니다. 가족의 영향으로 일찍 수의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레 수의대에 진학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심장 분야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학부생 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대부분 선후배 수의사가 그렇듯, 저도 학부생일 때 진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본과 3학년 때 동물병원 실습을 나갔는데, 그때 심장 분야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던 선생님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생명이 죽게 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심장 진료가 멋지게 보였습니다. 전문적으로 심장 특화 진료를 하는 것도 대단해 보였고요.

Q.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셨군요.

공중방역수의사로 근무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공중방역수의사 운영지침에 ‘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학(원)을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대학원이 있는 지역으로 공중방역수의사를 지원했습니다.

공중방역수의사 복무와 대학원 석사과정이 비슷한 시기에 끝났고, 군대체복무 후 박사과정에 진학했습니다.

Q. 이력을 보니, 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에 가서 미국수의사 국가시험을 보셨는데.

네 개인적으로 미국수의심장전문의(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 Cardiology))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미국에 갔습니다. 루이지애나 수의과대학에서 로테이션을 경험하고 미국수의사 국가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Q.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국과 우리나라는 동물병원 임상 환경이 많이 다릅니다. 로컬동물병원을 보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미국 동물병원보다 장비 수준이 높은 것 같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심장초음파가 없는 동물병원도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배운 것과 공부한 부분을 펼치기에 잘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미국 생활이 외롭기도 했고요.

Q. 미국에서 느끼고 배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맞습니다. 미국수의전문의들과 함께 있으면서 자연스레 임상에 대한 견문이 넓어졌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환자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많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동물 부검이 많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 미국에서는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혀내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진단이 계속 발전하고 업데이트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Q.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로컬동물병원에서 내과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 대부분이 노령동물이다 보니 노령동물 진료를 많이 봤습니다. 정형외과 수술과 재활 치료를 많이 하는 병원에서도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는데요, 제가 직접 정형 진료를 보지는 않지만, 노령동물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설명 정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평소 노령 환자가 어디서부터 손을 쓰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 내원했을 때, 조금 빨리 치료를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노령동물의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적으로 관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로컬동물병원에 있을 때는 다른 부분도 신경을 쓰게 되는데, 전문병원에서는 제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보호자와 동물환자를 위해 진료실에서 심장초음파실이 바로 연결되도록 배치했다.

Q. 닥터서동물심장병원에서는 어떤 진료를 보시나요?

심장질환을 중심으로 노령동물의 내과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심장이 안 좋은 환자들은 다른 장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그런 부분까지 챙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Q. 개원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어떠신가요?

진료의 질이 높아진 것 같고, 특화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보호자분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 같습니다.

심장 진료는 100% 예약제로 진행되는데요, 한 타임(1시간 30분)에 딱 한 환자만 받기 때문에,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기실에서 다른 개, 고양이를 만났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는데, 그럴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장이 처음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습니다. 장비 운용이나 직원 채용 등 체계가 잡힐 때까지 결정해야 할 게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개원 전에는 진료 예약이 없을 때 쉴 수 있을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웃음).

닥터서동물심장병원 보호자 대기실 모습

Q. 앞으로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삶의질이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이를 위해 심장질환에 관한 최신정보를 치료에 적극 활용하도록, 끊임없이 공부하며 치료현장에 적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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