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5 – 영국 수의사가 들려주는 동물의료계②

등록 : 2021.11.19 14:39:40   수정 : 2021.11.19 14:57:00 데일리벳 관리자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지난번 1편([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4 – 영국 수의사가 들려주는 동물의료계①)에 이어서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편의 첫 번째 질문은 동물 약품, 동물 약국에 대한 영국의 상황인데요, 선생님의 관점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단 동물약품을 위해서는 처방전이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물론 영양제 등의 경우처럼 처방전이 없어도 가능한 약품들이 제한적으로 존재하긴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에서 진료 후 동물약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동물병원에 구비가 안 되어 있는 약인 경우는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24~48시간 안에 주문을 통해서 보호자에게 전달합니다.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는 경우, 사람약국에 동물 전용 약을 따로 구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리고 별도로 동물약국이 가게로 존재하는 것은 보지 못했어요. 사람의 약을 동물에게 처방할 경우 사람약국을 이용하고 온라인으로 보호자가 약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도 수의사의 처방전을 꼭 확인하고 동물 약이 보호자(주문자)에게 전달됩니다.

영국 수의사 이나연 (@yeonnah_)

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동물간호사(동물보건사, 수의테크니션)는 영국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 자격을 가지게 되며,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먼저 수의간호사를 설명하기에 앞서, PCA(Patient Care Assistant)라고 불리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별도의 대학을 나오는 등의 자격이 요구되는 직업이 아니며, 그렇기에 간단한 보정이나 환자 모니터링 정도, 약 경구 투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대한민국의 동물보건사 역할을 하는 수의간호사(**영국 공식 명칭)인데요, 수의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합니다.

1) 3~4년 정도의 정규 대학 교육 후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

2) 1년 정도 PCA로 근무 후 2년 정도 1주일에 1~2회 전문대 등에서 일을 하면서 자격을 취득

으로 나뉘게 됩니다. 두 가지를 결과적으로 비교하였을 때 시간적, 경제적 관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졸업 전 실습 시수 등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수의간호사가 수행하는 업무는 주사, 카테터 삽입, 마취 모니터링, 드물게 스케일링 등이 있습니다. 스케일링은 수의간호사가 하더라도 당연히 치아 검진이나 발치는 수의사가 하고요, 예전에는 수컷 고양이 중성화나 피부 봉합까지도 수의간호사가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요즘은 금지되었지만요!

대한민국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영국은 수의사와 수의간호사와의 관계를 수의과대학에서 배우지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합법적인지 수의대생뿐 아니라 수의사들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물병원에 따라서 수의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동물보험제도에 대한 영국의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질병코드(카테고리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설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 보험을 다루는 상당히 많은 회사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영국에서 보호자가 동물을 처음 입양했다고 동물병원에 동물을 데리고 내원하면 1) 백신, 2) 중성화, 3) 보험 순서로 꼭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수의사들이 많기 때문에 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험 패키지는 종류가 참 다양해요.

1) 1년당 금액 한도를 정해놓은 패키지 (예를 들어 질병에 상관없이 총 5000만원) 2) 특정 질병에 대한 평생 케어 패키지 등 다양한 컨셉을 가진 보험 상품들이 존재한답니다.

수의사가 보험사에 보험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는 명확한 코드를 넣는 것이 아니라 간략하게 질병에 대한 요약을 합니다. 예를 들어, ‘알러지에 의한 피부병’이라는 내용을 보험회사로 전달하면 보험회사에도 수의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질병을 알러지 혹은 피부병 등으로 해당 수의사가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물 보험 가입 비율은 지역에 마다(소득 격차에 따라) 다르지만 제 경험상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0% 정도의 동물들은 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상황에는 앞에서도 언급 드렸지만, 수의사들이 동물을 입양할 때 동물진료비가 절대 가볍지 않고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깊게 잘 생각해보고 입양하라는 식으로 가이드를 해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동물 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단순한 임상이나 연구가 아닌, 영국에 존재하는 동물의료 관련 회사를 하나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https://vvs.vet/

https://vvs.vet/

VVS(Virtual Veterinary Specialists)라는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전문수의사와 일반 수의사를 이어주는 플랫폼인데요, 주로 영상진단의학에서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영국에서는 1차 동물병원에 내원한 환자가 2차 동물병원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2차 동물병원은 1차 동물병원에 비해서 보호자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측면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 인 것 같아요.

1차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VVS를 통해서 2차 동물병원의 전문의에게 의뢰하면, 전문의는 영상과 음성을 통해 현재 환자의 상태를 1차 동물병원의 일반의에게 전달해주면, 그 내용을 일반 수의사는 다시 보호자에게 전달해주는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Cardiology의 경우도 실제로 영국에도 전문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화상 공유와 음성 통화를 동시에 진행해서 전문의가 일반의가 전송하는 초음파 화면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초음파를 45도 돌려주세요” 등으로 컨트롤을 하고 대략적인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진단 결과를 심장전문의는 일반 수의사에게 알려줍니다. 그 이후 일반 수의사는 다시 그 내용을 보호자에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Refer를 보내는 경우보다는 비용이 확실히 덜 들기 때문에 자주 선호되는 편입니다!

단순히 동물의료 뿐 아니라 자연보호(종 다양성) 등의 가치들은 전 세계 수의사들이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수의과대학에서 수의학적 지식 이외에 교육받은 것은 무엇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영국은 수의과대학에 예과, 본과 등의 구분이 없이 5년 동안 수의학(임상, 윤리, 법규)만 배웁니다. 그래서 교양과목을 들어볼 기회도 없었고요, 동물의 복지 등에 대한 수업 또한 없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벌써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동양 / 한방수의학(침술, 약초 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영국의 경우는 어떠한지 알려주세요!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영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수의과대학 면접을 위한 컨설팅을 받았는데 그 당시 선생님이 절대 한의학(동양의학)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수의사가 돼서 보니 침술은 실제로도 어느 정도 호전을 보이는 동물들이 있기 때문에 약초(한약)보다는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하지만 아직까지 영국에서 보편화된 수의학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수의사로 활동 중이신 이나연 수의사 선생님의 인터뷰를 담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못다 한 미국 수의사 편이 아직 남아있는데요. 미래 수의사, 젊은 수의사 선생님들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수의미래연구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외국 수의사와 대한민국 수의사를 이어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프로젝트에 게재된 컨텐츠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수의미래연구소의 동의를 받고 컨텐츠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전체 컨텐츠는 베트윈 홈페이지(https://maily.so/vetwee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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