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약국이 어떤 동물병원에 팔았나’, 인체약품 유통 본격 추적

6월 21일부터 인체용전문의약품 동물병원 판매내역 보고 의무화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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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국에서 동물병원으로의 인체용의약품 판매 관리를 강화하는 법안이 시행됐다. 정부는 ‘투명한 의약품 유통관리를 통해 전문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동물병원으로 인체약 공급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인체용 전문의약품 동물병원 판매내역 보고제도’를 21일(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약국은 동물병원에 판매한 전문의약품 내역을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의약품센터)에 전산으로 보고해야 한다. 인체약을 구매한 동물병원 정보, 판매한 의약품 정보(표준코드, 수량, 일자, 금액 등)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판매 내역을 제출하지 않으면, 약사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제도는 약사법 개정에 따라 시행됐다. 지역 약사회 회장을 역임한 약사 출신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부천시갑)이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법 개정 이전에도 약국개설자는 동물병원에 인체용의약품을 판매할 때, 동물병원 명칭, 연락처, 의약품 명칭, 수량, 판매일을 ‘의약품 관리대장’에 기록해야 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판매내역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KPIS)에 전산 보고해야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며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6월 21일 이전에 사용됐던 의약품 관리대장

심평원은 “인체용 전문의약품 동물병원 판매내역 보고제도의 시행으로, 전문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고 국민 안전을 위한 투명한 의약품 유통관리 체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을 고려했을 때 동물병원으로의 인체용 전문의약품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동물병원은 인체용의약품을 약국(소매상)을 통해서만 구매해야 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받는다. 병의원이 도매상에서 약을 바로 구매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불필요한 유통 과정을 한 번 더 거치는 셈이다.

심지어 동물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인체약을 전부 갖춘 약국 자체가 극히 드물다. 한 조사에 따르면, 동물진료에 흔히 사용하는 수액 주사제를 보유한 약국이 단 3%에 그쳤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현재 동물병원은 어쩔 수 없이 소수의 약국을 통해 필요한 인체용의약품을 공급받고 있다. 국정조사 자료에 의하면, 2024년 기준, 19개 약국이 전국 동물병원 5,603개소에 인체용의약품 364만개를 판매했다. 서 의원의 지적처럼 ‘도매상처럼 운영되는 일부 약국’이 동물병원으로의 인체용의약품을 전담하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병원도 도매상에서 바로 인체용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특정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지금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한 업체만 동물병원에 인체용의약품을 직공급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동물병원에 필요한 인체약을 공급할 수 있는 약국이 극히 드문 현실을 고려할 때, ‘동물병원 판매내역 보고제도’ 시행이 자칫, 소수의 약국마저 동물병원으로의 인체약 유통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흘러 나온다.

수의계에서는 “이미 의약품 관리대장 제도가 있고, 도매상에서 직접 동물병원으로 인체용의약품을 공급하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가 시행 중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동물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동물복지가 저하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느 약국이 어떤 동물병원에 팔았나’, 인체약품 유통 본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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